서울대 논술문항 “교과서와 연계 뚜렷”
입력: 2006년 06월 15일 18:28:58
15일 발표된 서울대 논술 예시 문항은 계열별 특성이 강화되면서도 통합 교과적인 양상을 보였다. 연세대, 고려대 등 다른 학교와 비교하면 ‘교과서와의 연계’가 두드러졌다. 입시 전문가들은 서울대 논술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교과서에 나오는 주요 개념과 원리를 확실히 익혀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인문계열에서는 여러 가치가 충돌하는 상황하에서 스스로 조건을 부여하여 판단하고 선택하는 창의적인 해결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들이 많았다. 존 캐리의 ‘지식의 원천’을 300자 이내로 요약하라는 5번 문항은 지난 1차 예시문항에는 없었던 유형이다.

논술 주제는 환경 문제와 관련된 사회적 이슈부터 예술, 기술 문명과 인간 삶의 변화에 대한 역사적 상상력, 문학 작품의 감상과 윤리적 선택,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문과생들이 치르는 시험이지만 1번 문항은 수험생들의 수리 사고력을 자연스럽게 측정할 수 있게 했다.

제시문이 다양한 교과 영역으로 확대됐다는 점도 특징이다. 사회·국사 교과서는 물론 시, 소설, 신문기사, 미술작품(안견의 몽유도원도, 정선의 인왕제색도), 지도(김정호의 동여도) 등으로 제시문의 형태가 매우 다양해졌다.

특히 제시문에 교과서의 내용이 직접 포함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번 문항의 (다)새만금 간척사업의 연구결과와 (라)영월 다목적댐 건설 찬반론, 3번 문항의 (나)조선 후기 포구의 상거래 등이 대표적인 예다.

자연계열의 경우 1차 예시문항과 비교해 특별히 달라진 부분이 없다. 1·2번 문항은 포물선, 쌍곡선의 개념과 미분법의 정의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하지만 정답을 요구하는 형태가 아니므로 본고사 논란은 비켜갈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2차곡선 문제가 연속해서 출제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 1차 예시문항에는 타원이 나왔고, 이번에는 포물선과 쌍곡선이 출제됐다. 3번 문항과 5번 문항은 범교과적 통합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제시문도 피아노 음반 그림이 나오는 등 이전보다 더욱 다양해졌다.

청솔학원 오종운 평가연구소장은 “자연계 문항들은 모두 수학, 과학 교과형 통합문항이 제시됐다”며 “직접 답을 구하는 것보다는 개념을 설명하거나 문제의 해결 상황에 대한 논리적인 설명, 과학적 원리에 대한 서술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창민기자 risk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