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가 한국사회에 던져준 교훈(경향2006년 04월 10일)

[대입논술 가이드]워드가 한국사회에 던져준 교훈
입력: 2006년 04월 10일 16:01:22
미국 슈퍼볼 최우수선수로 뽑힌 하인스 워드가 지금 우리 사회와 국민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있다. 스포츠 스타에게 열광하는 현대인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미국 국적의 혼혈인인 그에게 환호하고 깊은 감명을 받은 데에는 아주 특별한 까닭이 있기 때문이다. 펄벅 재단에서 혼혈인 자녀를 둔 두 명의 한국 여성을 만난 워드의 어머니가 20여분 간 아무런 말도 없이 눈물만 흘린 사실에서 우리는 그 까닭이 무엇인지를 잘 알 수 있다. 워드의 어머니는 “미국에서 살지 않고 한국에 돌아왔다면 워드는 거지밖에 안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의 폐부이자 아킬레스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언급이다. 얼마 전에는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이 학연에 따른 파벌 때문에 귀국 환영 행사장에서 볼썽사나운 추태를 보인 바 있다. 선수의 아버지가 대표팀 코치와 빙상연맹 고위 인사에게 행패에 가까운 항의를 하는 장면이 TV 뉴스 화면을 어지럽게 장식했다. 같은 스포츠 스타인 하인스 워드의 귀국에서 느꼈던 감동은 찾아볼 수 없었고 오로지 절망감만이 우리 가슴을 무겁게 억누를 뿐이었다. 나와 다른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연고주의의 전형을 보여준 사례라 할 것이다. 이런 우리 사회에 혼혈인 워드는 진정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같은 국민에 혼혈도 아닌 사람들끼리 혈연, 지연, 학연 등의 연고에 따라 패를 갈라 갈등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이런 패거리 문화나 연고주의 문화에 익숙해진 일반인들이 혼혈 국민에게 따뜻한 시선은 차치하고 동등한 사람으로서 인정하고 대우해주기를 기대하기는 애초에 불가능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국제 결혼이 일반화돼서 혼혈인이 급증한 오늘날까지도 혼혈인에 대한 냉대와 차별이 여전할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문제 의식을 애써 외면해왔던 것이다. 워드의 귀국 이후 행보에서 우리가 얼마나 편협한 가치 체계 속에 갇혀 살아왔는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쇼트트랙 대표팀 귀국 행사장 추태는 그런 우리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준 것 같아 씁쓸할 뿐이다. 그나마 한국계 혼혈 미국인인 워드가 우리에게 혼혈인과 타인종에 대한 차별 문화에 대한 반성의 계기를 준 것이 다행이다. 비록 그가 한국계로서 슈퍼볼 스타로 부상한 탓에 우리 국민이 그를 환호하고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었지만, 절반의 한국인이랄 수 있는 그를 통해 우리 사회와 문화의 단점을 깊이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한 데서 우리 사회의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다. 이 가능성이 현실화될 때 우리는 스스로 자긍심과 자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일부 국민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이런 인식이 일회적인 경험으로 그치지 않고 이를 기회로 다원화 다문화 다인종 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덕목을 사회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교육을 통해 배운 오천년 단일 민족으로서의 역사를 가진 국가라는 자부심에 갇힌 채, 외국인이나 타인종은 물론이고 혼혈인에 대한 차별과 멸시를 당연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살아왔다. 혼혈인이 학교에서 모욕을 당하고 직업을 얻지 못해 가난하게 사는 것을 보면서 포용하고 관용하기는커녕 내가 혼혈인이 아닌 것에 안도해왔다. 이제는 교육을 통해 포용과 관용의 덕목을 생활화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 환경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이와 아울러 혼혈인 차별 금지법의 제정 등 제도로써 차별을 시정하는 노력을 병행할 때 우리의 단점은 장점으로 전환될 것이다. 1. 순혈주의의 문제점을 혼혈인 차별과 연관지어 논의해보라. 2. 혼혈인 차별의 원인과 극복 방안을 논술해보라. 3. 하인스 워드가 우리 사회에서 던져준 교훈을 논술해보라. 〈최윤재/서울디지털대학 문창학부 교수·한국논리논술연구소장 klogic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