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요즘 까치를 해로운 동물로 여기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까치가 농작물을 쪼아 먹거나 전신주에 집을 지어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지요. 피해를 줄이기 위해 까치를 잡아야 할까요? 다음의 글을 참고해 자신의 생각을 써 보세요. (600 자 안팎) |
[글 1] 옛 사람들은 아침에 까치 소리를 들으면 하루 종일 좋은 일이 생긴다고 믿었으며, 환자가 있는 집 울타리에 까치가 날아와 앉아 우짖으면 병이 나을 징조라 여겨 크게 반겼다. 특히 우리 나라 까치들은 칠월 칠석날 오작교를 놓아 견우와 직녀의 만남을 도와 주는 사랑의 메신저로, 구렁이로부터 새끼를 구해 주고 죽을 고비에 처한 선비를 위해 목숨을 던지는 보은의 새로, 방방곡곡 기쁜 소식을 전하는 새로 사람들의 정서와 전설 속에 살아 숨쉬고 있다. /수필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중에서 [글 2] 까치가 농작물을 훼손하는 대표적인 '해조(害鳥)'로 전락, 매년 8만 마리씩 목숨을 잃고 있다. 전통적인 '길조(吉鳥)'에서 '천덕꾸러기'로 입장이 바뀐 것이다. 14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까치 포획량은 2002년 8만 2509 마리, 2003년 9만 9938 마리, 2004년 6만 1615 마리 등 3 년간 모두 24만 4062 마리로 집계됐다. 매년 8만 마리 이상이 사람들에게 붙잡혀 목숨을 잃는 등 수난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는 길조로 사랑받던 까치가 이처럼 수난을 당하는 이유는 사과ㆍ배ㆍ포도 등 과일을 닥치는 대로 쪼아 먹어 과수원 농가에 매년 50~60억 원의 손실을 입히고 있기 때문이다. /경향신문 2005년 8월 15일자 기사 중에서 [글 3] "원장님! 밖에 좀 보세요. 전공(전기 수리공)들이 전주 위에 까치 둥지를 아스팔트 위로 내동댕이쳐 까치 새끼들이 날개와 다리가 부러져 허우적거리며 죽어 가고 있는데 아무도 그것을 보면서 말 한마디 하지 않네요." 행복한 까치 가족의 파멸이구나! 나는 길거리로 뛰어나가 전주 위에 매달려 일하는 전공에게 "무엇하고 있어요?"하고 크게 소리쳤다. 일하던 전공이 뒤돌아보며 전주에서 내려와 "저 던져진 까치집을 보세요. 대부분 쇠붙이잖아요. 까치 둥지를 전주에 둘 수 없는 이유입니다. 전주에 둥지를 두었기에 정전 사고가 많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우리 한전에서는 까치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정전 사고는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 생산공장에도 지장을 주기에 까치 둥지를 철거하는 것이고요. 언젠가 원장님도 정전으로 환자 진료에 지장이 있어 전화하신 적이 있다고 들었기에 이렇게 합니다." 나는 할 말이 없었다. /동화 '어느 까치 가족의 수난' 중에서 |
[예시글] 사람이 까치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 때다 ‘솔개가 까치집 빼앗듯 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갑자기 남의 것을 빼앗아 간다는 뜻이다. 까치가 자신들에게 피해를 준다며 잡아 없애는 요즘 사람들에게 들어맞는 속담 같다.
예부터 우리 나라는 까치를 행운의 상징으로 여겼다. 옛 이야기에서 까치는 칠석날 오작교를 놓아 견우와 직녀의 만남을 돕고, 구렁이로부터 새끼를 구해 준 선비에게 은혜를 갚는다. 아침에 까치가 울면 귀한 손님이 온다고도 했다(글1).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까치는 행운을 불러 오는 길조에서 해조로 추락했다. 무려 매년 8만 마리 정도가 사람들에 의해 목숨을 잃을 지경이다. 까치가 과실 등을 쪼아 먹어 입은 농작물 피해가 매년 50~60 억에 이르고, 전신주의 까치집이 정전 사고를 일으키기 때문이다(글2ㆍ글3).
까치가 해로운 새가 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생태계의 파괴로 인한 현상은 아닐까? 사람들이 농약을 뿌려 까치의 먹이인 벌레가 사라지자 과일을 쪼게 되고, 나무를 베어 내 큰 나무가 사라지자 전신주에 집을 짓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까치는 생존을 위해 습성과 환경을 바꿨을 뿐이다.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고 해서 무조건 잡아 없애는 일은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다. 생태계 보전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서둘러야 할 일이다. 이제는 사람이 까치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 때다.
[강평] ‘과학과 문명’ 항목에 해당하는 문제입니다. 최근 까치나 멧돼지 등 산 속에 살던 야생 동물들이 사람이 사는 마을까지 내려와 피해를 주는 일이 종종 있지요. 사람들의 무분별한 환경 개발이 불러 온 문제입니다. 제시문의 요점을 잘 파악해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했고, 답안 분량도 잘 맞추었습니다.
[다음 회 주제] 다음 회에는 ‘국가 유공자 가산점 제도, 폐지하는 게 옳을까?’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미리 생각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