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샘블로그

〈전태일 평전〉을 집필한 인권변호사.

경기고등학교 3학년 때 한일회담 반대시위를 주도하다 정학 처분을 받았다. 서울대학교 전체 수석으로 법과대학에 입학했다. 대학 재학 중 삼성재벌 밀수 규탄, 삼선개헌 반대 등 학생운동을 주도했다. 졸업 후 사법시험을 준비하다가 노동자 전태일의 분신 사건을 접했다. 1971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에서 연수 중 '서울대생 내란음모사건'으로 구속되어 1년 반 동안 투옥되었다.

1974년 '민청학련사건'으로 수배되어 6년간 숨어 지내면서 〈전태일 평전〉을 집필했으나 국내에서는 출판하지 못했다. 이 책은 1978년 일본에서 〈불꽃이여! 나를 태워라!〉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가 1983년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이란 제목으로 국내에서 출간되었는데, 당시 저자의 이름을 밝힐 수 없어 '전태일기념관 건립위원회'의 이름으로 나왔다. 저자의 이름이 밝혀진 것은 그의 사후인 1991년으로, 〈전태일 평전〉이란 이름으로 1차 개정판이 나왔을 때였다.

1980년 3월 수배가 해제되면서 사법연수원에 다시 들어갔다. 1983년 변호사 사무실을 열고 망원동 수재사건 집단소송, 이경숙사건(여성 조기정년제 철폐사건), 박길래사건(상봉동 진폐증사건), 〈한겨레신문〉 압수수색 취소청구사건 및 보도지침사건 등을 변론하며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날렸다. 1990년 12월 폐암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진실을 영원히 감옥에 가두어둘 수는 없습니다〉(1991), 〈조영래 변호사 변론 선집〉(1992)이 사후에 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