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22 청운초4-9 아이들의 황샘 스케치
등산객들, 대통령에 “자연은 우리 것이 아닙니다”
황경상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 댓글 7

  • 4
  • 0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엽서쓰기’

“대통령님, 자연은 우리 것이 아니옵니다. 당신 것두 아니구요.”

지난달 31일부터 엿새동안 지리산 국립공원 노고단대피소 앞에서는 이색적인 ‘엽서쓰기’ 운동이 펼쳐졌다.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모아 이명박 대통령과 이만의 환경부장관에게 전달하기 위한 자리였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모임이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는 등산객들에게 받은 3131장의 엽서. 수신자는 이명박 대통령과 이만의 환경부장관이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모임 제공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이 주최한 행사에서는 엿새동안 3131명의 등산객들이 엽서를 썼다. 이 대통령에게 2180장, 이 장관에게 보내는 엽서가 951장이었다. 시민의모임 윤주옥 사무처장은 “준비한 2000장의 엽서가 동이 나 즉석에서 엽서를 더 만들어 나눠줬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부산 영도구의 장만수씨는 “지리산이 울고 있어요. 어머님의 가슴에 대못을 박지 말아 주세요”라는 엽서를 썼다. 서울 노원구의 유덕상씨는 “케이블카 설치는 대통령님께서 주장하시는 녹색 성장과는 역행하는 길입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소중히 생각하십시오”라고 적었다.

윤 사무처장과 3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한 엽서 모으기는 새벽 5시30분부터 시작됐다. 여름휴가 기간에 자원봉사에 나선 이행래씨(37)는 “새벽 등산객부터 맞다보니 힘들었지만 공감을 표해주는 분들이 많아 기뻤다”고 말했다.

장애인과 어린이들이 쓴 것도 많았다. 광주 광산구에서 온 강은주씨는 “저도 다리가 불편해 장애인을 위해선 (케이블카가) 필요하겠지만 그보다 자연이 다른 방법으로 좋은 걸 주실 거라 믿거든요. 반대합니다”라고 썼다. 서울에서 온 민윤홍군은 “지금도 사람 많은데 너무 늘리려고 욕심 부리지 마세요”라고 일침을 놓았다.

7살, 9살 아이를 데리고 충북 음성에서 온 장현순씨는 “7살 아이가 힘들어해 중도에 포기도 하고 싶었지만 정상에 올라 뿌듯해하며 행복해 하는 모습을 봤다. 쉽게 갈 수 있다면 이 기쁨을 느껴보지 못할 것 같다”라는 엽서를 남겼다.

환경부는 지난 5월1일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기준을 완화하는 자연공원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자연보존지구 내 케이블카 거리 규정이 2㎞에서 5㎞로 완화돼 지리산 입구에서 정상 부근까지 케이블카 설치가 가능해진다. 현재 지리산 인근 전북 남원시와 전남 구례군, 경남 산청군 등이 법 시행을 기다리며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 중이다.

시민의모임은 모아진 엽서 3131장을 매일 100장씩 대통령과 환경부장관에게 보낼 계획이다.

<황경상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바늘구멍 사진기’로 찍는 세상?
경기도미술관 여름미술학교



특별한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는 ‘예술영재’들이 있다.
경기 안산시 경기도미술관에서는 4일부터 도내 초등학교 3, 4학년 어린이 25명을 대상으로 ‘2009 현대미술체험 어린이 여름미술학교’를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미술관이 시각 예술영재 발굴을 위해 올해 처음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경기도교육청의 협조로 초교 학교장에게서 ‘미술 분야에 재능 있는 어린이’를 추천받아 25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8일까지 ‘동굴 벽화에서 미디어아트까지 미술을 통한 소통’을 주제로 현대미술작가 5명의 지도로 다양한 미술창작 과정을 체험한다. 미디어아티스트 후루가와 기요시 도쿄예술대 교수와 함께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작품을 만들어보고, 설치미술가 고금산 씨와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만든다.
어린이들의 창작품은 8∼31일 미술관 1층에 전시된다.
첫 수업 날인 4일 오후 ‘카메라로 소통하는 세상’과 ‘카툰의 세계’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미술 영재’ 25명 선발… 톡톡 튀는 문자그림-캐리커처도

○ “사진에 마음을 담아 찍었어요”
‘바늘구멍 사진기’가 찍은 세상은 어떨까.
“빛의 투과와 상이 맺히는 원리 등 카메라의 기본 원리를 배워 볼까요?”(사진작가 한성필 씨)
어린이들은 깜깜한 실내에서 ‘바늘구멍 사진기’ 속에 인화지를 넣은 뒤 사진기의 뚜껑을 닫았다. 건물 밖으로 나간 어린이들은 무엇을 찍을지 잠시 고민한 뒤 자리를 잡았다. 구멍을 막은 테이프를 조심스레 떼어 사진기 속에 넣은 인화지를 빛에 노출시켰다. 1분여가 지났을까. 테이프로 다시 구멍을 막은 뒤 어린이들은 암실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우와∼ 상이 뜬다, 떠∼. 이건 나무, 이건 건물….”
인화용액에 담긴 인화지에 상이 나타나자 어린이들은 신기해했다.
“상이 상하좌우 거꾸로 맺혔고 실제 밝은 부분은 검게, 어두운 부분은 밝게 나오는 ‘반전’이 일어났어요.”(한 씨)
5일에는 자신이 상상한 것을 그리거나 지점토로 만든 뒤 그것을 사진으로 찍어 하나의 스토리로 완성하는 수업이 진행됐다.


○ “그림으로 표현해볼까요?”
“문자를 그림으로 표현해 볼까요?”(만화가 김동범 씨)
김 씨는 칠판에 ‘야구’라고 쓴 뒤 시범을 보였다. 자음 ‘ㅇ’은 폭죽과 야구공이, 모음 ‘ㅑ’는 야구방망이가, ‘ㄱ’은 야구글러브 그림이 됐다.
어린이들은 흰 종이 위에 연필로 자신의 이름이나 좋아하는 것을 적었다.
한 어린이는 ‘만화’라고 쓴 뒤 ‘ㅁ’은 만화책으로, 모음은 붓과 연필로 변신시켰다. ‘ㅎ’에는 눈 코 입 모자를 그려 넣어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를 만들었다.
한 어린이는 도넛 딸기 수박 등의 그림으로 ‘요리왕’이라는 단어를 완성했다.
네임펜으로 덧그린 뒤 크레파스 사인펜 등으로 색칠하자 멋진 ‘문자 그림’이 탄생했다.
또 어린이들은 나무판 위에 자신의 캐리커처를 그렸다. 큰 머리, 붉은 입술, 큰 눈 등 자신의 특징이 강조된 개성 있는 작품들이 나왔다.
김 씨는 “어린시절 사고력의 작은 차이가 어른이 된 뒤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틀에 얽매이지 않는 창의적인 사고를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준우 군(경기 오산시 원일초 4)은 “다양한 미술체험 활동을 하면서 배우니 신난다”고 말했다.
< 안산=임선영 기자 sylim@donga.com >

○ 어떤 선발심사 거쳤나 선발심사에서는 창의력 협응력 발표력 등이 주요 기준이었다.
눈에 띄는 시험 종목은 ‘연필 깎기’.
양원모 경기도미술관 교육팀장은 “요즘 칼로 연필을 깎아본 아이들이 적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참가자들 중 연필을 한 번이라도 깎아본 아이는 10명 중 1명에 불과했다고. 연필을 예쁘게 깎는지가 아니라 주어진 상황 속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끈기가 있는지 등이 심사대상이 됐다.
발표력과 논리력 평가를 위한 프레젠테이션 테스트도 있었다. 양 팀장은 “미술학원 선생님의 머리에서 나온 것인지, 기획부터 완성까지 아이 스스로 즐거워하며 만든 작품인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창의력은 도형이 그려진 종이를 나눠주고 떠오르는 형상을 완성하게 해 평가했다.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印尼에 '한글섬' 생긴다…세계 첫 사례>

2009년 08월 06일 (목) 06:35 연합뉴스

한글, 한반도 넘어 '세계문자'로 도약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한민족 외에 한글을 공식문자로 받아들인 첫 민족이 나오면서 과학적인 표음문자인 한글의 우수성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부톤섬이 추진하고 있는 '한글로 된 찌아찌아어(語) 교과서' 보급과 한글 표지판 설치 등의 작업이 제자리를 잡으면 이 섬은 세계 속의 '한글 섬'으로 변모하게 된다.

가장 독창적이고 우수한 문자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민족문자'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던 한글이 드디어 한반도를 벗어나 세계에 진출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 민족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전 세계와 공유하는 길인 동시에 '문맹 타파'라는 세종대왕의 창제 이념을 받들고 더욱 발전시키는 길이기도 하다는 것이 한글 관련 학계의 공통적인 평가다.

세계적으로 문자를 갖지 못한 소수민족 언어가 대부분 사멸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례를 적절하게 활용하고 전파할 경우 앞으로 세계 곳곳에 '한글마을'이 퍼져 나갈 가능성도 있다는 기대도 높여주고 있다.

찌아찌아족 한글 보급 사업을 추진한 훈민정음학회장 서울대 언어학과 김주원 교수는 "이번 사업으로 사라져가는 언어와 문화를 실제로 살려낸다면 인류 문화사적으로 굉장히 의미 있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최종 목표는 지구상 최초의 한반도 밖 `한글마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아직은 시작 단계라 5년 정도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처음부터 우호적으로 출발했기에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글의 해외 전파는 다양한 실리도 함께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유례없는 새로운 방식의 국제협력을 통해 해당 지역과 깊은 유대가 형성되고 경제ㆍ사회ㆍ문화 등 다방면에 걸친 교류가 늘면서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훈민정음학회는 이런 점을 감안해 애초 대상 민족을 선정할 때부터 한류 영향권에 있고 한국과의 경제교류를 원하는 지역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유역의 오로첸족(族)이나 태국 치앙마이의 라오족, 네팔 체팡족 등에게 한글을 전파하려 한 이전의 시도가 지역ㆍ중앙 정부나 현지 지도층의 협조 부족으로 실패했다는 점에서 정부와 민간이 다각적인 협조 체제를 구축할 경우 한글의 세계화를 더욱 확대하고 가속화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교수는 "이들 민족이 한글로 전통과 문화를 후세에 남긴다면 훈민정음을 창제한 선조의 본뜻과 같은 것이라 우리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 이런 민족을 더 찾아 한글 보급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hwangch@yna.co.kr

(끝)

<실시간 뉴스가 당신의 손안으로..연합뉴스폰> <포토 매거진>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