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서 '피라니아' 발견.."사람 공격 어종"

SBS|입력2015.07.04. 20:42

<앵커>

아마존에서 서식하는 열대어들이 강원도의 저수지에서 발견됐습니다. 사람을 공격해서 식인물고기로 공포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피라니아도 있었습니다.

G1 강원민방, 박성은 기자입니다.

<기자>

횡성의 한 저수지입니다.

물고기 3마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길이 30cm가량의 큰 물고기 한 마리와 17cm가량의 작은 물고기 두 마리인데, 특히 작은 물고기의 생김새가 심상치 않습니다.

날카로운 이빨과 등지느러미 앞 가시, 열대 육식어종인 '피라니아'로, 국내에서 야생 상태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수환/국립생태원 연구원 : 톱니처럼 굉장히 날카로운 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육식성이죠?) 피라니아는 육식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함께 잡힌 큰 물고기는 최대 1m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진 '콜로소마 레드 파쿠'입니다.

레드 파쿠는 사람의 치아와 비슷한 이빨을 가져 '인치어'라고도 불리는 잡식어종입니다.

둘 다 사람을 공격하는 어종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 제 손에 들려 있는 것은 영화 소재로도 쓰여져 널리 알려진 피라니아라는 열대 어종입니다.

여기에 사촌격인 레드 파쿠라는 어종까지 같이 잡히면서, 국내 시골 저수지가 열대 수족관이 된 모양새입니다.

이곳 저수지에서 잡힌 열대 어종은 모두 9마리.

포획된 물고기를 해부해 보니, 올챙이 사체와 배스 전용 미끼가 발견됐습니다.

누군가 관상용으로 키우다 풀어놓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환경부와 횡성군은 해당 저수지를 폐쇄하는 한편, 주변 하천과 저수지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설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심덕헌 G1)
 

강원도 저수지서 피라냐 발견...방생 추정

  • ...월동 가능성 낮으나 정밀조사 착수
강원도 마옥저수지에서 발견된 피라냐 (자료=국립생태원)
강원도의 한 저수지에서 남미가 원산지인 피라냐와 유사어종인 레드파쿠가 발견됐다. 관계 당국은 누군가 이들 외래어종을 관상어류로 키우다 버린 것으로 추정하고 정밀 조사에 들어갔다.

국립생태원은 강원도 횡성군 마옥저수지에서 남미가 원산인 피라냐 3마리와 그 유사어종인 레드파쿠가 국내 자연 생태계에서 최초로 발견됐다고 4일 밝혔다.

생태원은 마옥저수지에 외래어종이 서식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3일부터 이틀동안 투망과 자망, 낚시 등을 이용해 조사한 결과, 설치된 자망에 피라냐 3마리와 레드파쿠 1마리가 포획됐다.

피라냐 등은 낚시에도 4차례 가량 잡혔으나 걷어올리는 도중 날카로운 이빨을 이용해 모두 줄을 끊고 도망쳤고, 결국 자망으로 포획에 성공했다.

강원도 마옥저수지에서 포획된 레드파쿠와 피라냐 (제공=국립생태원)
피라냐는 육식어종으로 날카로운 이빨을 갖고 있고, 아마존강 일대에 서식하며 크기는 최대 30~40cm까지 자란다. 레드파쿠도 피라냐와 친척뻘인 물고기로 80~100cm까지 자란다.

생태원은 피라냐와 레드파쿠를 누군가 관상어류로 키우다 버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올 겨울을 나기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생태원 위해생물연구부 김수환 박사는 “두 어종 모두 월동이 힘들 것으로 생각되나 만일에 대비해 정밀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가뭄으로 인해 수위가 낮게 유지되고 있어 물이 넘쳐나 주변 하천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장마로 인해 수위가 올라갈 경우 하류로 확산될 우려가 있어 환경부와 횡성군, 생태원 등 관계기관이 신속히 협조해 관리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태산이와 복순이, 7월 6일 마침내 제돌이 곁으로

2009년 불법포획... 천신만고 끝에 제주 앞바다로 돌아갑니다

15.07.04 17:04l최종 업데이트 15.07.04 17:04l
 
지난 5월 14일 제주도 함덕 가두리로 옮겨져 자연적응 훈련을 받아온 제주 남방큰돌고래 태산이와 복순이의 최종 방류일이 마침내 7월 6일로 정해졌습니다.

정부기관과 시민단체 등이 다섯 차례에 걸쳐 남방큰돌고래 민관방류위원회를 개최했고, 현재 태산이와 복순이의 건강 상태와 자연 방류 여부, 방류 가능 시기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였습니다.

그리고 여러 자료들과 상황들을 검토한 결과 오는 7월 6일 월요일 오후 3시에 남방큰돌고래 태산이, 복순이가 있는 가두리 문을 열어 방류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아마 태풍이 불거나 하는 등의 커다란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날 태산이와 복순이가 드디어 그렇게 그리워하던 원래 고향 제주 앞바다로 완전 방류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복순이와 태산이는 매일 싱싱한 활어 약 30kg씩을 먹어 치우고 있습니다. 좁은 수조에서는 냉동 고등어만 먹거나 이마저도 잘 먹지 않던 이 돌고래들이 고향인 제주 현지에 오자마자 오래전 바다에 살 때 먹던 흰살 생선들을 매우 좋아하며 잘 먹고 있다고 합니다.

고래연구소에서는 다양한 어종을 먹이로 주는데, 가오리 정도만 빼고 나머지 오징어를 비롯해 온갖 생선들은 남기지 않고 잘 먹고 있다고 합니다. 육안으로 확인한 건강상태도 매우 양호하며, 과학자들이 여러 지침서에 따라 작성한 방류 적합성 검토 기술위원 의견서를 보더라도 당장 방류해도 괜찮은 것으로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 시작된 '쇼돌고래 해방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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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함덕 가두리로 이송된 태산이와 복순이 자연적응 훈련을 위해 고향 바다로 이송된 돌고래 태산이와 복순이가 가두리 안에서 힘차게 헤엄치는 모습입니다.
ⓒ 핫핑크돌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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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불법포획되어 돌고래쇼장에 갇혀 있다가 천신만고와 우여곡절 끝에 이곳 고향 제주 바다로 돌아온 태산이와 복순이가 오랜 고통을 이겨내고 건강을 회복해서 정말 다행입니다. 이 소문이 널리 퍼졌는지, 친구 돌고래들도 함덕 가두리에 자주 찾아와서 하루종일 머문다고 합니다.

이제 정말 돌아갈 준비가 된 셈이죠. 이제 며칠 후면 가두리 문이 열리고, 태산이와 복순이가 제돌이를 비롯한 친구, 가족 돌고래들과 감격적인 재회를 하게 될 거예요. 이 역사적인 순간을 마주하며 한국에서 '쇼돌고래 해방운동'을 처음 시작한 시민단체로서 몇 가지 소회를 밝히고자 합니다.

핫핑크돌핀스는 2011년 7월부터 돌고래쇼 중단과 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뉴스에서 '20년간 멸종위기 돌고래들이 불법으로 포획되어 제주도 돌고래쇼장에 팔리고 있다'는 어이없는 소식을 들은 뒤 바로 현장으로 향한 것입니다.

직접 들어가 살펴본 제주 퍼시픽랜드의 실태는 충격적이었습니다. 국제 보호종 남방큰돌고래들이 5미터 가량의 좁은 수조에 갇혀 있었습니다. 넓은 바다를 헤엄치며 무한한 생명력을 뽐내던 돌고래들이 목욕탕 같은 곳에서 인간의 오락을 위해 동물 쇼에 동원되는 신세로 전락한 것입니다.

핫핑크돌핀스는 다음날부터 '돌고래를 바다로' 사회적 캠페인을 시작하였고, 지금까지 남방큰돌고래와 고래상어 등 멸종위기에 처한 대형 해양 동물들을 보호하고, 나아가 해양생태계 전반을 지키는 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수조에 갇힌 돌고래들을 바다로 돌려보내려면 어떻게 활동해야 할까? 저희들에겐 모든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서명운동과 1인시위 그리고 돌고래쇼장 가지 않기 캠페인을 벌였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했을 뿐입니다.

기자회견도 개최하고, 아이들과 그림편지 보내기 운동도 전개했습니다. 누구보다 아이들은 돌고래를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돌고래가 바다에 있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아이들로부터 시작해 부모님들까지 대상을 넓혀 돌고래 보호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동화책도 쓰고, 생태교육도 하고, 환경영화도 상영하고, 신나는 돌고래 노래도 만들어 부르고 다녔습니다. 고래의 모습을 형상화한 모자를 쓰고 노래를 부르며 기자회견을 하는 등 누구나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시민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멸종위기 남방큰돌고래는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2013년, 대법원의 돌고래 '몰수'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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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초 돌고래 재판이 제주법원에서 시작됐다 2012년 2월 8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최초로 돌고래 재판이 시작됐고, 핫핑크돌핀스는 자연방류를 촉구했습니다.
ⓒ 핫핑크돌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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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사이 2012년 2월 제주법원에서 '돌고래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법원의 판결이 어떻게 날까? 만약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되고, 판사도 집행유예 같은 애매한 판결을 내리면 이 돌고래들은 그냥 이대로 좁은 욕탕에서 생을 마감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들었습니다.

저희들은 적극적인 재판 모니터링을 진행했고, 1심에서 대법원 판결까지 모든 공판에 참가했습니다. 담당 재판부와 검찰 그리고 심지어 돌고래쇼 업체가 고용한 변호사 사무실에까지 의견서와 청원서를 제출하고 전화를 걸어 호소했습니다.

언론에서도 점차 고래 포획과 돌고래쇼장의 문제점을 조명하는 특집기사를 내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제주 돌고래 제돌이가 바다사자 두 마리와 맞교환되어 서울대공원에 왔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다시 한 번 시민단체들이 모여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제돌이 방류를 촉구했고, 마침내 2012년 3월 제돌이 방류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책임감 있는 그의 결정에 정말 기쁘고 고마웠습니다.

길거리 캠페인에 익숙하던 핫핑크돌핀스는 어느새 제돌이 방류 시민위원회에 참가하여 여러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뒤지지 않으려면 공부도 열심히 해야 했습니다. 고래류 전반에 대해서 열심히 책과 논문을 읽었고, 해외 사례들도 인터넷을 통해 많이 참고했습니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도 운영하기 시작했고, 남방큰돌고래와 고래상어의 날 행사도 기획했습니다.

2013년이 되어 마침내 대법원은 돌고래들을 몰수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살아 있는 생물을 국가가 몰수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히 그 생물이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소한의 인간적인 조치겠지요. 그리고 자연에서 잡혀 왔다면 다시 그곳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인간적인 도리가 아닐까요?

마침 제돌이도 바다 적응 훈련을 시작해야 될 상황이었습니다. 몰수된 돌고래들과 제돌이를 함께 바다로 돌려보내자! 하지만 많은 돈을 들여 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것은 낭비라는 의견도 있었고, 특히 퍼시픽랜드 측에서는 돌고래들이 바다에서 잘 살지 못할 테니 방류해서는 안 된다는 염치없는 주장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고민이 많았지만, 결국 돌고래의 생명력을 믿기로 했습니다. 좁은 수조에서 볼품없어 보이던 돌고래들이 일단 바다에 만들어놓은 자연적응 가두리로 옮겨지자마자 힘차게 물살을 가르며 헤엄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역시 넓고 푸른 바다가 키워낸 그 자연의 힘은 탐욕스런 인간이 아무리 창살 안에 가두려 해도 쉽사리 빼앗기 힘든 것입니다. 고향 바다에 돌아왔다는 감격을 돌고래들도 분명히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는 것을 느끼며 우리는 제대로 된 자연공부를 했습니다. 글과 말로 전달할 수 없는 펄떡이는 생명의 힘 앞에서 우리는 너무도 고맙고, 또 너무도 미안했습니다.

돌고래들이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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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산이 복순이를 바다로! 시민캠페인 2014년 12월 14일 동물자유연대와 핫핑크돌핀스가 공동으로 '태산이 복순이를 바다로!' 시민행사를 개최하고 정부에 돌고래 방류를 촉구했습니다.
ⓒ 핫핑크돌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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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인간과 자연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요? 핫핑크돌핀스는 이 질문을 화두로 삼아 활동을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조금씩 성장해갔으며, 여전히 그 질문을 붙잡고 있습니다.

처음 퍼시픽랜드의 뒷문을 통해 들어가 발견한 후줄근한 수조를 보았을 당시엔 잘 몰랐지만, 그 때 찍은 사진을 보니 거기엔 태산이와 복순이도 있었습니다. 몰수판결을 받긴 했으나, 냉동 생선을 잘 먹지 않으며 인간과의 접촉을 꺼리는 등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2013년 여름 방류대상에서 제외된 비운의 돌고래들이었습니다. 이것은 감금 상태의 돌고래들에게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우울증입니다.

핫핑크돌핀스는 이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역시 고향 바다와 돌고래 친구들밖에 없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민위원회에서는 이 둘을 서울대공원으로 보내 건강을 회복시키자고 했고, 결국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나긴 수조 생활이 연장되었습니다.

태산이와 복순이에게 정말로 미안했습니다. 친구들은 돌아갔는데, 둘만 남겨진 상태에서 다시 시작된 낯설고 좁은 수조의 생활. 돌고래들의 얼굴은 항상 웃고 있는 듯 보이지만, 어쩐지 우리는 그 고통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 주겠다고, 확약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돌고래들에게 나지막이 하지만 굳게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온갖 우여곡절과 천신만고 끝에 7월 6일 태산이와 복순이도 마침내 제주 앞바다로 온전히 돌아갑니다. 이미 2년 전 방류된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가 다가와 너희들도 어서 빨리 돌아오라고 가두리 앞에서 재촉합니다.

우리는 2009년까지 바다를 누비던 이 돌고래들이 수년 만에 다시 재회하는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최초의 쇼돌고래 자연 방류죠. 원래 한 가족, 한 친구들이었다가 인간의 탐욕으로 뿔뿔이 흩어졌던 돌고래들이 원래 살던 고향 제주 바다에서 다시 만나는 기쁨은 얼마나 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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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산아, 복순아 신나게 잘 살아! 2015년 7월 6일 남방큰돌고래 태산이 복순이가 자연방류되어 넓은 바다에서 건강하게 잘 살아가길 바라는 소망을 담았습니다
ⓒ 이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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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큰돌고래는 한국에서는 제주도 연안에서만 삽니다. 겨우 1백 마리 정도 남아 있습니다. 이 생명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겠죠? 급격한 산업화 이윤추구의 그늘 속에 바다는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 지표가 되는 것이 고래류입니다. 한국 바다에서 고래류는 급격하게 개체수가 감소되어 이제는 대부분 멸종위기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대형고래는 찾지도 않게 됐습니다. 고래 고기도 먹고, 돌고래 쇼도 보면서 박수 치는 사이에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와 해양산성화가 심각해졌습니다.

가치가 점점 보수화되고, 모든 것의 중심에 돈이 놓인 무참한 시대에 이 돌고래들은 꿋꿋하게 버티며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그 메시지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각자의 몫이겠지만, 인간 세계에 잡혀와 모진 시간을 보내다 돌아간 돌고래들이 전하고픈 말은 어쩌면 매우 단순하고 명쾌할 것 같습니다. '내가 살지 못하면 너희도 살 수 없다', '같이 살려고 하지 않으면 모두가 멸종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돌고래들이 돌아간 제주 바다만 보더라도 신항만, 각종 리조트와 카지노, 연안 매립과 난개발 그리고 해군기지 건설로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돌고래들만 돌려보낸다고 서식처가 그대로 보호되는 것은 아닙니다. 생태계 파괴로 인한 생존의 위협은 이제 인간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같이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진정으로 이 바다에서 돌고래들과 같이 살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길이 350cm '그 놈', 금강은 시궁창이 되었다
[10만인 현장리포트-금강에 살어리랏다③] 보트 위에서 띄우는 편지

오마이뉴스 기자 쪽지보내기 | 15.06.25 11:31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이 주최하고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주관해서 특별기획 '금강에 살어리랏다'를 진행합니다. 보트를 타고 페이스북 등 SNS 생중계를 하면서 현장을 고발하고 기획 보도를 통해 대안도 모색합니다. 이 기획은 충청남도와 충남연구원이 후원합니다. [편집자말]
금강 보트 탐사보도팀 : 김종술, 이철재, 정대희, 김병기

▲ 24일 오후 충남 서천군 연꽃단지 인근 금강에 발생한 녹조에 돌을 던지자 곤죽이 왕관모양을 보이며 튀어 오르고 있다. ⓒ 이희훈

이명박근혜' 대통령님, 이 사진 어떤가요? 금강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녹색 왕관'입니다.

<오마이뉴스> 10만인리포트 팀이 24일 하루 동안 보트를 타고 금강을 누비면서 찾아낸 '희귀한 현상'입니다. 비단결 같이 흐른다고 해서 이름 붙은 금강이 이렇게 변했습니다. 녹조 곤죽에 돌을 떨어뜨렸더니 기막힌 모양이 연출되더군요.

시궁창 냄새 풍기는 '녹색 강'

흐르지 않는 강. '녹색강' 금강에선 썩은 내가 진동했습니다. 물 속에서는 시궁창 냄새를 풍기는 큰빗이끼벌레가 숨쉬고, 물 위에 걸쭉한 녹조가 '떡'처럼 떠서 금강을 점령해가고 있습니다. 이뿐이 아니죠. 4~5m 물 속 바닥은 시커먼 뻘입니다. 그 속에 시궁창에서나 볼 수 있는 시뻘건 것들이 꿈틀대고 있었습니다. 금강은 '실지렁이 밭'이었습니다.

4대강 사업을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고, 국회 예산안을 날치기로 통과시키면서 한몸이 되었던 '이명박근혜' 대통령님. 지금부터 당신들을 위해 만든 아주 특별한 '금강 보고서'를 생생한 사진과 동영상으로 엮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24일 금강을 탐사하면서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했던 것들입니다(☞ 페이스북 생중계 바로 가기).



24일 아침, 쌍신공원에 도착한 취재진은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큰빗이끼벌레가 죽은 나무에 덕지덕지 붙어서 자라고 있었습니다. 물 속에 들어가 길이를 재어보니 길이가 무려 3m 50cm에 달했습니다. 한 개의 작은 개체들이 다른 개체에 엉겨 붙어서 한몸을 만든 것입니다. 시궁창 냄새가 진동해 오래 들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 24일 오전 충남 공주시 공주보 상류 1키로미터 지점에서 확인한 큰빗이끼벌레가 3미터가량 되는 나무에 줄지어 붙어 있다. ⓒ 이희훈

금강, 사실상 '공기 제로' 지대

충격적인 그림을 당신들에게 보다 자세하게 보여드리려고 잠수까지 했지만 수중촬영은 결국 실패했습니다. 깊은 곳도 아니었는데, 불과 10cm 앞도 내다볼 수 없었습니다. 대신 수면 위에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그놈'들에게 다가가 겨우 수중 영상을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 동영상을 보여드립니다.



우린 보트에 올라탔습니다. 쌍신공원 앞에서 출발해 공주보와 백제보 사이에서 5~6m 수심 밑바닥을 조사했습니다. 충남연구원의 저질토 채취기로 바닥흙을 긁어 올렸더니, 아뿔싸~ 시커먼 뻘이 한 가득 끌려 올라왔습니다.

취재진과 함께 보트를 타고 조사한 국토환경연구소 이현정 박사는 "3년 전에 채취했을 때는 모래가 90% 이상인 사질이었는데, 작년부터는 훨씬 고운 실트가 대부분을 차지해 공기가 통하지 않는 혐기성 상태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공기 제로 지대'가 됐다는 말입니다. 그곳은 금강에서 제일 비경으로 꼽혔던 곰나루 백사장이 있던 곳입니다.

시커먼 흙 속에 꿈틀대는 시뻘건 실지렁이들

▲ 저질토에서 꿈틀거리는 실지렁이. ⓒ 김병기

더 황당했던 것은 10여 차례 시료를 채취했는데, 한 번도 빠짐없이 실지렁이들이 나왔다는 겁니다. 흙을 퍼담는 채취기의 면적은 25㎝×25㎝. 시커먼 뻘 흙 속에 새빨간 실지렁이들이 많게는 대여섯 마리가 꿈틀거렸습니다. 시궁창에서나 볼 수 있는 실지렁이 외에 다른 생명체를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에 더 놀랐습니다. 이 실지렁이는 환경부도 수질오염 지표종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보트를 타고 금강탐사 취재팀과 공동조사한 정우혁 충남연구원 물환경센터 책임연구원도 "지금의 뻘 상태는 담수 후 30년 정도 지난 것처럼 보인다"면서 "지난해만 해도 시료 채취할 때 실지렁이를 거의 보지 못했는데, 지금 조사해 보니 오염 농도가 상당히 높고 부패되어 있다는 게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명박근혜' 대통령님, 이 손 한 번 보아주실래요?

▲ 24일 오후 4대강 사업 이후 금강 실태 취재에 나선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충남 서천군 금강하굿둑 부근에서 곤죽 상태인 녹조에 손을 담가 보고 있다. ⓒ 권우성

녹색 페인트를 뒤집어 쓴 게 아닙니다. 충남 서천 금강에 손을 한 번 담갔더니 김종술 기자의 손이 이 모양이 됐습니다. 이곳에선 녹조가 끓고 있었습니다. 그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궁금하신가요? 수면 위에는 녹조가 창궐했고, 그 아래로 내려가자마자 칠흑같은 어둠이었습니다. 녹조 때문에 물속에 산소공급이 차단됐습니다. 현장에서 39초 동영상에 생생하게 그 모습을 담았습니다.



하늘에서 본 금강

실감이 나지 않나요? 이번에는 비행기를 태워드리겠습니다. 무인기가 하늘에서 찍은 금강의 모습입니다. 당신들은 당신들의 손으로 한 일이 믿기지 않겠지만 4대강 사업을 한답시고 보를 세워서 비단결처럼 은빛으로 반짝이던 금강에 녹색 페인트를 퍼부은 겁니다.



금강 보트 탐사보도 첫날의 마지막 코스는 새들목이었습니다. 금강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하중도입니다.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뒤에 환경단체가 나서고 시민들의 지지로 지켜낸 곳이기도 합니다. 하루종일 금강의 죽음을 목격한 취재팀은 이곳에서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희귀조류인 아물쇠딱따구리가 서식했고 삵의 흔적도 발견했습니다. 원앙새 가족이 물 밖으로 고개만 빼꼼히 내민 우스꽝스런 광경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늠름한 자태로 나무 위에서 새들목을 내려다보는 한 쌍의 황조롱이가 눈앞에 나타난 순간엔, 얼음이 됐습니다.

그리고 내려다 본 발 밑, 기생초와 개망초, 이름을 알 수 없는 꽃들이 어우러져 새들목을 형형색색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한가롭게 그 꽃밭을 누비며, 사진을 찍는 여자들의 표정도 밝았습니다.

▲ 금강의 마지막 남은 하중도, 새들목에서... ⓒ 박용훈

▲ 새들목에서 본 황조롱이. ⓒ 박용훈

장마가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비가 올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25일에도 보트를 타고 아픈 금강을 누빕니다. 이를 페이스북(☞ 생중계 보기)으로 생중계 할 예정이오니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