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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을 통한 미술의 이해
안녕하세요, 회원님,
오늘은 그림감상을 통해 미술에 보다 가까이 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고 몇 작품을 소개합니다.
미술작품은 소설 영화 연극 음악등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작가가 우리에게 말을 거는 언어 입니다.
따라서 작품 감상은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표현물(그림)을 통해서 나에게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관찰하고 생각하는 활동입니다. 오늘 꽃을 주제로 한 두작가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강조하고 싶은 팁을 드린다면 이글과 작가의 의도에 관계없이 회원님 모두 자유롭게
'나에게는 어떻게 보이는가?'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작가의 작품은 최종적으로 오로지 독자에 의해서만 완성되기 때문이죠.
즐거운 시간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행복 뒤에는 누가 있나요? ’
<어린이강원 2016.6.16 >
*화려한 백합 ‘순수한 사랑, 번영’
오늘은 멕시코의 천재작가 ‘디에고 리베라’의 시리즈 작품 ‘꽃 파는 사람’을 소개합니다. 아래 작품을 감상 해볼까요. 우리 친구들은 이 그림에서 무엇이 제일 먼저 보이나요?
디에고 리베라 ‘꽃 파는 사람’ 연작
선생님은 맑고 흰 백합의 우아한 색감이 눈에 확 들어오네요. 화려한 칼라가 화면 전체를 환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백합향기가 금방이라도 화면 밖으로 흘러 나올 것만 같습니다.
백합꽃의 꽃말을 찾아보니 ‘순수한 사랑’이랍니다. 결혼선물로 신랑이 신부에게 선물하거나, 남녀의 참사랑을 고백하는 의미를 담고 있답니다. 또 부와 번영을 기원하고, 프랑스 궁전의 공식 문양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하네요. 오늘 누군가 이 탐스런 백합꽃으로 사랑과 기쁨으로 가득할 행복한 분위기가 저절로 그려집니다.
*아름다움을 짊어진 일상
아, 그런데 이 그림에 엄청난 아름다움 아래 땅 바닥에 꿇어 앉은 여인의 모습도 보이네요. 밤새 백합꽃 정리작업을 끝내고, 생생한 색감과 향기를 조금의 상함도 없이 온전하게, 그리고 지체없이 시장으로 운반 해야합니다. 백합의 완벽한 아름다움을 위해서는 잠시의 휴식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지친 피로에 잠깐 눈이라도 붙인다면, 백합꽃은 사정없이 시들고 말겁니다.
무엇보다 이 꽃을 피우기 위해 들어간 빚과 당장 오늘 하루도 부모와 아이들과 함께 먹고 살아야하는 일상을 생각하면, 쉼 호흡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엄청난 백합 무더기를 등에 업고 일어서기가 여간 어렵지 않네요. 남편도 백합 무더기를 맨발로 끌어안고 안간 힘을 보탭니다.
“자! 여보, 한번 일어서봐!”
이렇게 부부는 아름다움 꽃을 위해 막중한 노동을 짊어지고 살아 간답니다. 백합이 미래의 번영을 상징한다고 하지만, 백합꽃 노동자는 미래의 꿈은 커녕, 오늘 하루도 지탱하기가 숨이 찹니다. 이 순간에도 백합은 우아한 자태를 마음껏 뽐내고 있네요.
*꽃을 즐기는 사람과 꽃을 파는 사람
이 그림은 꽃바구니를 지고가던 남편이 쓰러져 있는 작품입니다. 아내는 행여 꽃들이 상할까, 급히 바구니를 붙들고, 동시에 남편이 다치지는 않았는지 고개를 내밀어 남편을 쳐다보는 모습이 안쓰럽습니다.
“여보 괜찮아?”
그러나 남편은 무어라 대답할 기력조차 없습니다.
디에고 리베라 ‘꽃 파는 사람’ 연작
리베라는 이렇게 ‘꽃 파는 사람’이라는 연작을 통해 아름다운 꽃과 그 것을 키우고 팔아야하는 고달픈 삶을 동시에 화면에 담았습니다.
어쩌면 꽃의 화려함에 감춰진 꽃을 피우기 위한 고통을 좀 더 의도 한 듯 합니다. 한편에서는 프랑스의 상징문양인 백합을 통해 프랑스의 식민지로 겪는 멕시코 민중들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고발한 작품이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꽃의 화려함과 그꽃을 피우는 노동자의 대비를 통해서 말입니다.
자, 우리친구들, 리베라의 작품을 보면서 우리가 누리는 맛있는 음식, 좋은 옷, 행복의 뒷면에 보이지 않는 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땀이 배여 있다는 사실을 꼭 깨달았으면 합니다.
오늘 하루도 강원어린이 여러분, 모두 모두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행복을 위해 애쓰신 분들을 순간이라도 떠올리며.
황흥진 선생님<삼척정라초 교사 >
오순환의 향기
-오순환 12회 개인전서문 (2003년10월)-
존재의 거울
우리교실에 가면 거울 위에 ‘마음까지 깨끗이’ 라고 써 놓았습니다. 그러나 우리아이들은 ‘선생님, 마음을 어떻게 봐요?’ 하면서 마음보기를 어려워합니다. 어른인 나 역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관찰은 힘이 들고, 특히 내 마음을 보는 것은, 우리아이들보다 더 어렵습니다. 어쩌면 거울처럼 반짝반짝 빛날수록 그리고 더 많은 것을 보아 온 나 같은 눈일수록 ‘나 보기’는 더욱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는 간혹 시나 소설 등 예술작품을 통해서, ‘나 보기’를 위해 억지를 써봅니다만 쉽지 않습니다. 아직 세상을 헤아리는 나의 부족 탓도 있겠지만, ‘존재의 거울’로 예술을 가름하는 나의 기준에 미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술에 대한 여러분의 방식이 별도로 있듯이 이것은 순전히 나의 방식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예술들이 우리가 감각할 수 있는 실체를 통해, 존재의 세계를 펼치고는 있습니다만 작가의 특별한 주관이기 쉽고 이런 경우 작가가 우리 독자의 일상적 삶과 철학적 수준이 달라 상호소통이 힘들어 질 때가 있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결국 세상에 대한 보편적 소통인데요, 이것이야말로 예술이 치열하게 고민해야할 작가의 숙제가 아닌가 합니다. 또 이것은 작가가 시간과 공간을 버티는 유일한 기둥이기도 합니다.
오순환은 사물을 비추기 위해 반짝거리지 않습니다. 소리 내어 주장도 않습니다. 그는 그의 소리보다 독자인 우리의 존재를 담고 빙그레 웃을 뿐입니다. 이와 같이 내가 오순환의 작품에 끌리는 첫째 이유는, 그의 작품이 좋아서가 아니라, 우리의 보편적 삶을 비추는 존재의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때 나의 표현은 ‘참 좋다’라고 합니다. 오늘 여기 그의 작품을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정말 좋습니다.
독자의 작품 내가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진짜 이유는 다음이 아닌가 합니다. 도대체 좋은 예술이란 어떤 예술인가요? 나름대로 이것저것 온갖 예술개론을 뒤적이고, 이 글을 위해서 수많은 작품집도 살폈습니다만 해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동서를 막론하고 100이면 100으로 말해지는 것이 예술이고 보면, 각자의 기준에 따라 정의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일반 독자의 위치인 나로서는 ‘작품은 독자에게 읽혀져야 된다’는 사실을 필수로 말하고 싶습니다. 작품이란 어차피 독자에 의해서, 독자를 위한 작가의 행위결과라고 보면 독자에 대한 배려가 최우선 되어야함은 당연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예술작품이 알 수 없는 암호와 음어로 위장하고, 특별한 몇몇 문화귀족들만 누리는 사치물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오순환의 작품은 여러분이 한눈에 확인하다시피 철저한 여러분의 작품입니다. 그 어떤 공식과 논리와 해답을 필요치 않습니다. 아마 그에게 물어봐도 별도의 정답지 따위는 아예 없을 겁니다. 작품은 더 이상 예술종사자들의 것만이 되어서는 곤란하며, 우리 모두가 누리고 사랑할 수 있는 작품이야말로 진정 좋은 작품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데 우리주변의 수많은 예술을 보지만 ‘존재의 거울’ 이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은 참 드뭅니다. 나는 그와 진정한 전업 작가의 작품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작품에 등장하는 화자에게 작가의 인생관과 신념을 철저히 일치시키려는 미련보다, 작가가 의도한 메시지를 마음껏 연출시켜보기를 권합니다. 마치 영화감독처럼 말입니다. 작품은 개인의 습관과 본능적 행위가 아니라, 세상에 대한 이성적 판단이기 때문에, 작가의 삶을 작품과 일치시키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작가도 밥 먹고 살아야하는 우리와 똑 같은 인간이기에 공자말씀 같은 가혹한 예술가들의 규율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순환을 만나 본 사람의 얘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그의 삶과 작품이 똑 같다’라고 말합니다. 그의 작품이 우리의 존재를 쉽게 보게 하는 힘은, 어쩌면 그 자신이 작품 속의 화자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도 그의 작품을 보면서, 그를 보는 착각에 종종 빠지기도 합니다.
비춰진 ‘나’
이렇게, 오늘 불혹의 그가 우리의 가장 초보적이고 단순한 모습으로 거대도시 중심 이곳에 왔습니다. 사각과 수평수직이 한치의 오차도 없는 첨단 디지털박스 안으로 꾸부정하고 삐딱하게 균형을 잡고 터벅터벅 걸어서 왔습니다. 우리가 편리와 인간주의를 위해, 개념과 관계를 업그레이드하며 밤을 새워 폴더를 생성할 때, 그는 자르고 떨어내고, 뭉게고, 지워서 단순을 빚어, 우리가 버린 주변을 오히려 보듬고 여기에 왔습니다.
우리가 보다 더 ‘좋고 많음’을 위해, 이토록 경쟁하며 악착같이 픽셀을 담아 모을 때, 그는 우리에겐 너무나 쉬운 ‘없음’을 향해, 붙이고, 깎고, 파고, 칠하고, 고민하며,
나는 그가 담아 놓은 꽃잎 대신 나의 이데아를 담으려 하나, 무엇을 담아야 할 지 모릅니다.
아, 그러고 보니 부끄럽게도 나는 아직 그릇조차 없군요. 오늘 그의 작품에 비친‘나’를 똑똑히 확인하고 갑니다.
황흥진 <강원청운초등학교교사>
<오순환선생님의 약력>
* 두분의 작가가 현재 국내 전시되고 있습니다.
오순환전(스페이스나무6.28-7.21)
http://spacenamu.com/?page_id=328&uid=105&mod=document
디에고 리베라전(세종문화예술회관5.28-8.28 )
http://www.sac.or.kr/program/schedule/view.jsp?seq=26243&s_date=2016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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