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재미있는 그림 읽기  어린이강원(20175)

 

 

 

 

세상 모든 것이 예술이다

 

소쿠리로 쌓은 탑

 

 정답없는 기법 최정화 작가

   최정화 선생님은 국내 기획전시 뿐 만 아니라, 도시의 조형물, 설치물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세계적인 비엔날레에서 꼭 초대하고 싶은 작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의 작품은 고귀하고 엄숙한 주제를 다루거나, 일반인이 생각하기 힘든 특별한 기술과 예술적 영감으로 창조한 결과물이 아니라는 사실이 우리의 상식을 당황하게 만듭니다.

 

  선생님작품의 주장은 예술의 특별한 조건과 영역은 그 무엇도 없으며, ‘세상 모든 것이 예술이다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흔히 갖고 노는 장난감이나 풍선 등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 모든 것들이 바로 창조의 소재가 됩니다. 또 그의 작품은 우리가 학교에서 환경 정화활동을 할 때 쓰레기로 줍게 되는 각종 비닐과 포장지도 작품의 재료로 사용되었는데요, 변두리 골목집의 유리병 담장도 그의 작품이 되었습니다.

 

 

 

총천연색

 

 

  예술은 누가 하는 것인가요? 예술가는 예술을 전공하고 특별한 예술철학과 물감과 조각을 다루는 뛰어난 기술이 있어야하는 만 예술을 할 수 있나요? 최정화 선생님의 작품에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조형예술의 기법과 과정은 어디에도 찾아보기 힘들며, 또 작업의 결과로 전달하고자하는 메시지도 결코 엄숙하지 않습니다. 그의 작품과정과 사용된 재료는 주변에 너무나 흔한 우리에게 그 어떤 특별한 느낌도 주지 못하는 조잡한 것 들입니다. 병뚜껑과 시골 5일장에서 가득 실은 프라스틱 생필품 리어카 등 유치한 싸구려들이 최정화 예술의 원천이 되었으며, 소쿠리장수 생선장수 배추 장수가 예술창조의 멘토가 되었습니다. 실재 그는 예술가가 되기 위해 미술대학을 나왔지만, ‘내가 학교에서 배운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학교를 오가며 주변의 길거리에서 보고 느낀 것이 전부라고 말했습니다.

여러가지 두껑

 

 

청소하는 꽃

 

  ‘청소하는 꽃은 먼지털이, 비자루, , 자루걸레, 칼고리 등 일상적인 여러 가지 청소도구를 모아 프라스틱 바케스에 담아 전시장에 내 놓았는데요, 마치 꽃을 담은 화병을 연상케 합니다. 여기서 먼지 털이 하나를 생각해보죠. 이 먼지 털이는 그럴듯한 기업체에서 만들어졌다기보다 몇 명 이내의 소규모 가내수공업자의 손에서 만들어졌을 겁니다. 하지만 빨강 파랑 노랑 등의 색을 결정하기까지 전문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나름 심사숙고를 거치고 또 이웃이나 주변사람들에게 보여주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보는지 자문도 구했을 겁니다. 보잘 것 없지만 사물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과 생각들을 함께 모아 마치 화병처럼 우리에게 보여주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꽃꽂이작가 개인의 영감이 아니라, 이렇게 많은 각각의 생각들이 담긴 꽃병이 풍기는 향기는 무엇일까요? 여러분의 상상으로 한번 정리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날의 찬란한 문화예술을 꽃피운 현대미술의 출발점은 마르셀 뒤샹의 변기에서 나왔습니다. ‘창조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를 최정화 선생님의 작품으로 다시 한번 분명하게 확인합니다.

<삼척 정라초 교사 황흥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