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강원 9월 >

생태 예술의 걸작 죽서루

 

 죽서루 (보물 제213호 강원도 삼척시 소재)

 

   강원도와 경상북도에는 뛰어난 경관 8곳을 일컫는 관동팔경이 있습니다. 그 중 강원도 삼척에 있는 죽서루(竹西樓)는 관동팔경 중 제1경으로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룬 최고의 건축입니다. 죽서루는 건물의 웅장함과 함께 자연건축기법, 역사성(고려시대)등이 인정되어 보물 제213호로 지정되어 있답니다.

 

* 임금님도  찬양한 죽서루

 

죽서루(김홍도)

 

죽서루 (정선)

 

 

  죽서루의 명성은 옛날부터 전국에 알려져 이이, 이승휴, 송강 등 유명 인사들이 줄지어 찬양하였는데요, 이들이 남긴 시, 현판, 글귀 등 28개의 작품이 죽서루에 걸려 있답니다. 또 조선의 정조와 숙종께서는 죽서루의 소문을 듣고, 손수 시를 지어 하사하셨고, 특히 정조는 죽서루를 얼마나 보고 싶어 하셨는지 당시 최고의 화가 김홍도를 시켜 그림으로 담아오게 하였답니다.  이밖에도 강세황 정선 등 많은 유명화가들이 죽서루의 절경을 경쟁하듯 화폭에 담았습니다.

   여러 화가들의 그림에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만 죽서루가 관동팔경의 최고인 이유는 주변 자연과의 절묘한 조화입니다. 굽이쳐 흐르는 오십천과 수직으로 가파른 절벽 위에 걸터 앉은 정자는 그 자체만으로 하나의 그림이죠. 또 죽서루 마루 난간에서 강쪽을 바라보는 경치는 한마디로 장관입니다. 시원한 바람과 저 아래 돌아 치는 강물을 따라 노니는 배와 짝지어 나르는 한가로운 백로를 보고 있노라면 세상 근심과 잡념을 말끔히 씻어 준답니다.

 

* 마루 밑의 감동

   그런데 죽서루의 진짜 감동은 마루 위가 아니라, 마루 밑에 있답니다. 건축의 기초가 되는 주춧돌과 기둥을 자세히 살펴 볼까요. 여기 저기 버려진 듯 자연바위 위로 죽서루 마루의 수평을 떠 받치는 기둥의 길이는 짧았다 길었다 제각각이고, 아예 기둥이 없는 곳도 있답니다자연 바위의 모습 그대로가  죽서루의 기둥과 주춧돌이 되었지요. 목수는 자연 바위의 높이에 맞추어 기둥의 길이를 재단하였고, 울퉁불퉁 바위 생김새에 따라 기둥  나무바닥을 일일이 조각하여 세웠답니다. 그 어떤 자연도 훼손하지 않으려는 목수의 의도를 분명하게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또 이런 생태건축 기법은 400년의 풍파에도 한치의 흔들림과 기울임 없이 당시의 모습 그대로를 꿋꿋하게 지켜온 힘이 되었답니다.

 

죽서루의 주춧돌과 기둥

 

과연 죽서루를 세운 목수는 누구일까요 죽서루에는 죽서루를 찬양하는 수 많은 현판이 걸려있지만, 정작 위대한 건축가의 이름은 보이지 않네요죽서루는 자연과 인간이 함께 빚어 낸 생태 예술의 걸작품입니다.

 

 

삼척 정라초 교사

황흥진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