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다한 ‘고리원전 1호기’ 폐쇄돼야
시사&이슈 | 2012-04-09 | 73호 | 조회수: 23

최근 부산광역시청으로부터 동쪽으로 25㎞ 떨어진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고리원전 1호기)에 전원공급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반경 30㎞ 안에 사는 주민들에게 즉각 대피령이 내려졌던 것을 감안하면 아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의 관계자들은 사고 사실을 감추기에 급급했다.

1978년 가동을 시작한 고리원전 1호기에는 그동안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졌다. 최근에는 치명적인 사고를 은폐하는 일까지 벌어져 인근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고리원전 1호기가 있는 부산 기장군 장안읍 주민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고리원전 1호기와 더불어 원자력 발전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고리원전 1호기를 폐쇄해야한다는 입장에는 찬성한다. 설계수명을 5년이나 넘긴 고리원전 1호기는 안전의 문제를 생각했을 때 폐쇄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폐쇄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원전의 가동을 멈출 때 경제적 손실이 크게 발생한다고 말한다. 다른 지역 원자력 발전소의 설계수명이 끝났을 때 고리원전 1호기처럼 가동을 중단시키라는 여론이 커질까 두려워 반대하기도 한다.

하지만 경제적 손실을 따지기 전에 고리원전 1호기 인근의 부산, 울산광역시의 주민에게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5년 더 가동하려다 5만 년 동안 피해가 지속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등 유럽의 선진국은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하거나 폐쇄결정을 내리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이미 원전 2기의 가동을 중지시켰고 2022년까지 나머지 원전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나라의 원전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원자력 발전 전체를 놓고 본다면 원자력 발전을 당장 그만두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에너지 기술로는 원전을 대체할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1기의 원자력 발전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원전은 국내 총발전량의 약 31%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 요구되는 건 모든 원전의 폐쇄보다는 오래된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하고 원전의 안전을 철저히 점검해야한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할 게 아니라 정직하고 투명한 안전 점검의 과정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제적 이득을 따지기보다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내세워 원전에 대한 국민의 두려움이 더 이상 커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 국장은 “고리원전 1호기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국내 전체 발전량의 1%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1%의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고리원전 1호기 주변 주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삼는 일은 하루빨리 멈춰야 한다.





•황정문 P·A·S·S 고교생 기자·광주 광덕고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