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논술<6>
일관성 있는 글의 흐름 위해
생각 꺼내고 묶는 과정 필요

소진권(금성초등교사·논술교육전문가)

◇개요 짜기


어떤 주장을 할 때엔 근거가 타당해야 설득력을 더 갖게 됩니다.

그런데 어린이들의 주장하는 글을 보면 '타당'과는 거리가 먼 내용이 많습니다. 글을 쓰면서 그 내용에 대한 생각이 지나치게 앞서 나가기 때문에 주장하려는 내용에 대한 근거가 아닌, 자기의 생각이나 느낌, 각오만을 쓰게 됩니다.

예를 들면, '교실에서는 조용히 해야 합니다. 큰 소리로 떠들면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됩니다. 그래서 나는 떠들지 않기로 했습니다. 우리 모두 교실에서 떠들지 맙시다.'처럼 쓰는 것입니다.

이 글을 쓴 어린이의 생각의 흐름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위의 글처럼 되는 까닭은 글을 작성할 때 쓸 내용을 메모하거나 개요를 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면서 자기가 쓴 글에 도취돼 감정을 쓰거나 각오를 쓰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처음에 쓰려고 한 내용과는 거리가 먼 글이 됩니다. 즉 바른 문단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주장에 대한 근거를 쓰다가 생각이 다른 곳으로 가게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예를 더 들어보겠습니다.

일요일은 쉬는 날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매일 학원을 다니기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을 아무것도 못하여서 힘드니까 일요일에는 쉬어야 합니다. 하지만 계속 텔레비전을 보고 게임만 하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시력이 안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위의 글은 일요일은 쉬는 날로 하자고 해 놓고 텔레비전만 보고 게임만 하면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일요일에 쉬자는 이유로 알맞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쓰는 까닭은 주장에 대한 근거를 쓰다가 생각이 다른 곳으로 옮겨 갔기 때문입니다. 일요일에 쉬자고 주장을 하면서 일요일에 쉴 때 텔레비전만 보면 안 된다든지, 컴퓨터 게임을 하면 안 된다는 걱정이 떠올랐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쓴 것입니다.

한 가지 예를 더 보겠습니다.

수요일은 숙제 없는 날로 정합시다. 왜냐하면 우리들도 쉬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공평합니다. 왜냐하면 선생님은 쉬는데 학생들만 공부하란 법은 없습니다. 학생들도 쉬어야 할 때가 필요합니다.


위 어린이는 수요일에는 숙제 없는 날로 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도 쉬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 내용은 중심 문장과 어울리는 내용인데 그 다음의 문장부터는 중심 문장과 거리가 멀어져 갔습니다. 선생님은 쉬는데 어린이들만 숙제를 한다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썼으며, 선생님은 쉬는데 어린이들만 공부하라는 법은 없다고 말하였습니다.

이 내용은 우선 어린이들이 쉬어야 하는 이유로 '선생님도 쉬시니까' 우리도 쉬어야 한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또 선생님이 쉬는지, 바쁘게 일을 하는지 잘 알지 못하며 선생님은 쉰다고 단정을 한 내용도 타당한 근거가 아닙니다.

이렇게 글의 흐름이 다른 방향으로 가지 않게 하려면 개요를 잘 짜야 합니다. 그 과정은 '생각 꺼내기-생각 묶기-글쓰기-고치기'의 순입니다. '일요일은 쉬는 날로 정하자.'는 주장을 문단으로 구성하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Tip




문단을 만들 때 중심 문장에서 벗어나지 않는 뒷받침 문장을 쓰려면 개요를 짜서 써야 합니다. 개요를 짜지 않고 쓰면 생각의 방향이 다른 쪽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의 잘못 쓴 글들에서 보는 것처럼 중심 문장과 어울리지 않는 뒷받침 문장을 쓴 것은 개요를 짜지 않고 썼기 때문입니다.

'생각 꺼내기-생각 묶기-글쓰기-고치기'의 과정에서 생각을 꺼내고 생각을 묶는 과정이 바로 개요를 짜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며 글을 쓰면 문단도 바르게 구성되고 수준이 더 높은 글이 됩니다.



입력시간 : 2009/04/05 14: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