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첫 대면을 했던 사람의 얼굴을 잠자리에 누워서 떠올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특히 쌍꺼풀 수술이라도 했는데 아직 자리잡지 못하여 마주보기에 부담스러웠던 얼굴이라면 되살려내기가 더욱 어려울 겁니다. 퉁퉁 부은 눈두덩이나 기억날까... ㅎ ㅎ ㅎ 여러분들도 원장이 쓴 앞의 내용들이 기억 속에 별로 안 남아 있죠? 논술이란 것을 처음 대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더 생각이 잘 나지 않을 것입니다.논술은 쉬운 것이란 말이나 기억이 날런지... 논술이란 놈의 얼굴을 확실히 익히기 위해 조금만 더 뜯어봅시다.
논리적으로 서술한 글’이란 말을 좀 더 곱씹어 봐야겠군요. 논술에서 요구하는 ‘논리적’이란 것은 앞에서 밝혔듯 내용이 이치에 맞아야 한다는 것과 그런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하여 논술문 전체의 짜임새를 아귀가 맞게 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논술의 이러한 성질들을 내용의 논리성, 그리고 표현(글의 전개)의 논리성이라 합니다. 이 두 가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논술의 생명은 바로 이 논리성에 있는 것이니만큼 많은 분량을 이것에 대한 설명에 할애해야 할 것 같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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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서술’이란 말인데, 이것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어떤 사실에 대하여 차례를 좇아 적음”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서술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 속에 ‘차례를 좇아’란 말이 들어감으로써 표현의 논리성이 한 번 더 강조되어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그러면 이제 위의 내용을 이용하여 논술이란 단어를 풀어서 적어 봅시다. “이치에 맞는 내용을 차례를 좇아 적은 글”이 되겠죠? 맞습니다. 일단 맞고요-. 그러나 뭔가 빠진 게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 이유는 ‘이치에 맞는 내용’에 대해 구체적이지 못해서 그런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이치에 맞는 내용’이란?
바로 이 ‘이치에 맞는’이란 말 때문에 논술에서 펼쳐내는 생각들은 보편타당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누가 보더라도 ‘맞아, 이럴 수도 있겠군.’하는 반응을 불러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따라서 논술에서는 남들이 수긍할 수 없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다음으로는 이 말에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속뜻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즉, ‘이치에 맞는 내용’ 중에는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일이라서 이치에 맞거나, 누군가의 연구 결과에 의해 입증되었기 때문에 이치에 맞는 그런 내용들을 다루어야 한다는 의미가 숨어 있는 것이지요.이런 내용들을 글 속에 제시하게 되면 그것을 ‘논거’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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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치에 맞는 내용’이란 말 속에는 논거를 제시하라는 말이 포함되어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이치에 맞는 내용’이란 말은 ‘논술자의 생각이나 주장을’이라는 뜻이 생략되어 있기도 하답니다. 왜냐하면 어떤 장르의 글이 됐건 주제가 담겨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논술자의 생각이나 주장’이 그 논술문의 주제가 될 것이므로 굳이 조건으로 넣지 않았더라도 논술문을 쓸 때는 논술자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밝혀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논술자의 생각이나 주장’이 갖추어야 할 조건이 있습니다. 즉, 남들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뻔한 말이 아니라 그 논술자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바라본 독특한 견해를 제시하란 것입니다. 이 조건이 갖추어지면 ‘창의적인 글’이 되지요. 다만, 앞에서도 밝혔듯이 논술문에서 요구하는 창의성은 보편타당한 것이어야 합니다. |
이제 위의 모든 내용들을 종합하여 논술에 대한 정의를 내려 보겠습니다. 논술이란 “논술자의 독창성 있는 견해나 주장에 대하여 이치에 맞는 논거를 제시하면서 짜임새 있게 적은 글" 이 되겠습니다.
여기저기서 논술, 논술해도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명확한 뜻을 몰랐는데 이제 우리 회원들께서는 최소한 그런 일은 없겠죠?
조광제 중앙일보 논술평가원장 (출처 : http://ww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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