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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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총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 행복한 경제학

고윤진, 배명고, 통합논술, 국민총행복, 정신적 풍요, 경제적 성장




제시문 (가) 어린왕자는 장미꽃을 보러 갔다

 

“너희들은 나의 장미와 하나도 닮지 않았어. 너희들은 아직은 아무것도 아니야.” 그들에게 말했다. “아무도 너희들을 길들이지 않았고 너희들 역시 아무도 길들이지 않았어. 너희들은 예전의 내 여우와 같아. 그는 수많은 다른 여우들과 꼭 같은 여우일 뿐이었어. 하지만 내가 그를 친구로 만들었기 때문에 그는 이제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여우야.” 그러자 장미꽃들은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너희들은 아름답지만 텅 비어있어” 그가 계속해서 말했다. “누가 너희들을 위해서 죽을 수 없을 테니까. 물론 나의 꽃은 지나가는 행인에겐 너희들과 똑같이 생긴 것으로 보이겠지. 하지만 그 꽃 한 송이는 내게는 너희들 모두보다도 더 중요해. 내가 그에게 물을 주었기 때문이지. 내가 벌레를 잡아준 것(나비 때문에 두세 마리 남겨둔 것 말고)도 그 꽃이기 때문이지. 불평을 하거나 자랑을 늘어놓는 것을, 또 때로는 말없이 침묵을 지키는 것을 내가 귀 기울여 들어 준 것도 그 꽃이기 때문이지. 그건 내 꽃이기 때문이지.” 그리고 그는 여우에게로 돌아갔다. “안녕.” 그가 말했다. “안녕.” 여우가 말했다. “내 비밀은 이런 거야. 그것은 아주 단순하지. 오로지 마음만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건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가장 중요한건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잘 기억하기 위해 어린왕자가 되뇌었다. “너의 장미꽃을 그토록 소중하게 만드는 건 그 꽃을 위해 내가 소비한 그 시간이란다.”, “……내가 내 장미꽃을 위해 소비한 시간이란다.” 잘 기억하기 위해 어린왕자가 말했다. “사람들은 그 진리를 잊어 버렸어.” 여우가 말했다. “하지만 넌 그것을 잊으면 안 돼. 너는 네가 길들인 것에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게 되는 거지. 너는 네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나는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잘 기억하기 위해 어린왕자는 되뇌었다.

 

 

제시문 (나) 꽃(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제시문 (다) 한국인 노동시간 OECD 중 가장 길고 생산성은 최하위권

 

한국 근로자의 노동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가들 중에서 가장 길지만, 노동생산성은 최하위권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OECD의 ‘경제 정책 개혁 2012년’ 보고서에 따르면 OECD 34개 회원국 중 1인당 국내총생산(GDP) 상위 17개국의 평균 노동요소 이용(1인당 총노동시간)과 한국의 노동요소 이용을 비교한 결과 한국이 37.5%나 높았다. 이는 노동자 1인당 총노동시간이 OECD 상위 17개국에 비해 37.5%나 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노동시간은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긴 것이다. 한국 다음으로 노동시간이 긴 국가는 스위스로 OECD 상위 17개국보다 23.5% 길었다. 한국은 2위인 스위스와 비교해도 14.0%포인트나 높은 셈이다. 스위스에 이어 룩셈부르크(16.5%), 아이슬란드(14.9%) 등이 노동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국가에 속했다. 한국 근로자의 노동시간이 OECD 회원국 중 가장 긴 데 반해 노동생산성은 크게 낮았다.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OECD 1인당 GDP 상위 17개국 평균에 비해 49.3%나 적었다. 한국 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이 상위 국가 노동자들 생산성의 절반에 불과한 것이다. 이는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28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문화일보. 2012.03.28.>

 

제시문 (라) “국민총생산, ‘국민총행복’으로 대체하자” 부탄 총리

 
국민총생산(GNP) 지표를 ‘국민총행복(GNH, Gross National Happiness)’으로 대체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AP통신은 2일(현지시간) 지그메 틴리 부탄 총리가 이날 유엔 회의에서 GNP를 국민총행복이라는 GNH로 대체할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틴리 총리는 현재 전 세계 사람들이 자기파괴적 행동을 하고 있다면서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GNH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탄은 히말라야 산맥 동쪽에 있는 인구 70만의 작은 산악 국가로, 국민소득은 20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무상의료와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국민의 행복지수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진 나라다. 부탄은 특히 1972년 이후 GNH를 국정의 기본철학으로 삼고 있어, 부탄 국민의 97%는 현재 행복하다고 말한다. 미국의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 역시 1974년 “경제성장(GNP)과 행복수준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논문을 발표하며 GNP를 대체할 새로운 지표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 성장이 불가능해지고 양극화가 심화되자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도 GNP를 대체할 새로운 국가지표를 찾고 있다. <헤럴드경제. 2012.04.03.>

 



[활동하기]

문제 1. 제시문 (가)와 제시문 (나)의 작품을 ‘시간’과 ‘관계’라는 단어를 써서 해석하세요.(300자 안팎)

 

문제 2. 제시문 (다)에서 한국 노동자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가정한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서술하세요.(400자 안팎)

 

문제 3. 제시문 (라)의 행복이 갖는 의미를 앞에서 말한 예시문항 1, 2번의 결론과 연결해 정의하고 이런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게 뭔지 서술하세요. (1천 자 안팎)

 

[예시답안]

문제 1. 어린왕자의 장미와 김춘수 시인의 꽃은 모두 관계를 통해 정의되고 규정되는 것이다. 즉, 어린왕자의 장미가 유의미한 것은 그가 꽃에게 시간을 두고 관계 맺기를 형성해 정의되는 것이고, 김춘수 시인의 꽃의 의미도 누군가가 꽃을 꽃이라고 불러줄 때 드디어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 관계의 맥락에서 볼 때, 사람의 행복은 관계 맺어짐으로부터 시작되며, 관계는 시간을 동반한다고 보아진다.

 

문제 2. 우선 제시된 글의 내용은 노동시간이다. 노동시간이 OECD 가입국 최장이란 것은 나머지 삶에 대한 여유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생산성이 낮다는 것은 임금수준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즉, 오랜 노동시간에 비해 임금이 낮게 되는 것이다. 이는 정신적 행복과 물질적 행복 양면 중 어느 한 면도 충족시켜주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 노동자의 삶이 행복하지 않다는 결론에 대한 증거라고 할 수 있겠다.

 

문제 3. 제시문 (라)의 글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경제적 성장이 반듯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생산능력이 커질수록 물질적 풍요는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정신적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수 있다. 우리가 실제 경제학적으로도 노동시장에서 노동시간과 임금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 즉, 경제성장의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성장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각자의 영역에서 경제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만일 이러한 노력이 끊임없는 경쟁과 불안에만 노출된다면 경제성장의 동력이 지속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행복한 경제학이란 물질적 풍요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풍요로움이 공존하는 사회를 의미하는 것이다.

 

< 고윤진 서울 배명고 교사 / info@ahaeconomy.com > 2012-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