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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논술
부자로 살면 그만큼 행복해질까요?
이대희, 세종고, 통합논술, 국민소득, 인간개발지수, 행복
(가)
맹자가 고향으로 돌아와 만년을 보낼 때의 일이다. 고향에서 가까운 곳에 ‘등’이라는 작은 나라가 있었는데 그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은 등나라 문공은 그를 국정의 고문으로 초빙하였다. 맹자가 오자 그는 대뜸 나라를 다스리는 방책을 물었다. 백성을 위하는 정치 이념에 투철하였던 맹자는 왕도정치(王道政治)의 첫걸음은 백성들의 의식주를 만족하게 해 주는 데 있다고 주장하였다. 즉, 그는 제 아무리 인의(仁義)나 도덕을 강조한들 백성들이 굶주리고 있다면 사상누각(沙上樓閣)에 불과할 뿐이라며 민생의 안정을 강조하였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매우 빠른 속도로 경제 성장을 이룩해 왔다. 경제 성장은 우리의 절대적 빈곤을 줄여 주었으며, 평균 수명과 여가 기회를 늘리고 상급 학교 진학률을 높이는 등 물질적인 발전을 이루어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였다. 일반적으로 1인당 국내 총생산이 높을수록 평균 수명과 문자 해독률이 높게 나타나며, 영아 사망률과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서태열 외) 중에서>
(나)
![](http://nimg.ahaeconomy.com/news/8/8466/5b249f1570966990c89665482f9446a3.jpg)
(다)
사람은 극단적인 좌절에 빠지지 않는 한 외부 세계에 대한 자연스러운 흥미를 유지할 것이며, 흥미를 유지하는 한은 자유가 부당하게 침해되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인생은 즐거운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의 삶에는 반드시 자유가 필요하다. 문명화된 사회 속에서 열정을 잃게 되는 주된 원인은 바로 자유에 대한 제한이다. 미개인들은 배가 고프면 사냥을 한다. 이런 모습은 직접적인 충동에 순종하는 것이다. 아침마다 일정한 시간에 일하러 나서는 사람들도 근본적으로는 같은 충동에 의해서 움직인다. 생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욕망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현대인의 경우, 충동은 충동을 느끼는 바로 그 순간에는 직접적으로 행사되지 않고, 이론이나 신념, 결단을 거쳐서 간접적으로 행사된다. 막 출근길에 나선 사람은 방금 아침을 먹었기 때문에 배가 고프지 않다. 그러나 그는 배가 고파질 것을 알고 있고, 직장에 나가는 것은 앞으로 맞게 될 허기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충동은 불규칙한데, 문명사회의 습관은 규칙적이다. 미개인들 사이에서는 집단적인 활동조차도 자연스럽고 충동적이다. 부족의 전쟁에 나설 때면 북소리를 울려서 전의를 불러일으킨다. 현대의 활동은 이런 식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몇 시 몇 분 기차가 출발할 시간이 되었을 때 조잡한 음악을 연주한다고 해서 역무원이나 기관사, 신호수의 활동 욕구가 치솟을 리가 없다. 이들이 각자 맡은 일을 하는 이유는 그것이 자기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이들의 동기는 간접적이다. 그들은 그런 활동 자체에 대해서는 아무런 충동도 느끼지 못하고, 그 활동의 최종적인 대가에 대해서만 충동을 느낀다. 대부분의 사회적인 활동은 이와 동일한 결점을 가지고 있다. 사회적인 활동에서 사람들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욕구 때문이 아니라, 협동을 통해서 얻고자하는 최종적인 이득 때문에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문명인은 삶의 모든 순간마다 충동을 억제해야 하는 상황에 구속된다. 아무리 기분이 좋아도 길거리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출 수도 없고, 아무리 슬퍼도 길바닥에 주저앉아 울 수 없다. 그런 행동은 행인들의 통행을 방해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어려서는 학교에서, 어른이 되어서는 직장에서 내내 자유를 제한 받는다. 결국 열정을 유지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행복의 정복 중에서>
(라)
나는 지난해 여름까지 이름 있는 난초 두 분을 정성스레 정말 정성을 다해 길렀었다. 3년 전 거처를 지금의 다래헌(茶來軒)으로 옮겨 왔을 때 어떤 스님이 우리 방으로 보내준 것이다. 혼자 사는 거처라 살아 있는 생물이라고는 나하고 그 애들뿐이었다. 그 애들을 위해 관계서적을 구해다 읽었고, 그 애들의 건강을 위해 하이포텍슨가 하는 비료를 바다 건너가는 친지들에게 부탁하여 구해오기도 했었다. 여름철이면 서늘한 그늘을 찾아 자리를 옮겨 주어야 했고, 겨울에는 필요 이상으로 실내 온도를 높이곤 했었다. 이런 정성을 일찍이 부모에게 바쳤더라면 아마 효자 소리를 듣고도 남았을 것이다. 지난해 여름 장마가 개인 어느 날 봉선사로 운허노사를 뵈러 간 일이 있었다. 아차! 이때에야 문득 생각이 난 것이다. 난초를 뜰에 내놓은 채 온 것이다. 모처럼 보인 찬란한 햇볕에 늘어져 있을 난초 잎이 눈에 아른거려 더 지체할 수가 없었다. 허둥지둥 그길로 돌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잎은 축 늘어져 있었다. 안타까워하며 샘물을 길어다 축여주고 했더니 겨우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어딘지 생생한 기운이 빠져버린 것 같았다. 나는 이때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속으로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그렇다, 나는 난초에게 너무 집념해버린 것이다. 이 집착에서 벗어나야겠다고 결심했다. 난을 가꾸면서는 산철(승가의 유행기(遊行期))에도 나그네 길을 떠나지 못한 채 꼼짝 못하고 말았다. 밖에 볼일이 있어 잠시 방을 비울 때면 환기가 되도록 들창문을 조금 열어 놓아야 했고, 분을 내놓은 채 나가다가 뒤미처 생각하고는 되돌아와 들여놓고 나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말 지독한 집착이었다. 며칠 후, 난초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무소유 중에서>
(마)
자식들의 재산 다툼과 사업 확장에 걱정이 많았던 한 부자가 길을 가다가 동네 주민 한 사람을 만났다. 그는 산에서 약초를 캐는 사람으로 성실하기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한참 일할 때였음에도 먼 산을 지긋이 바라보고 앉아 있는 약초꾼을 보고 부자는 의아해서 물었다. “아니, 자네 산에서 약초 캐지 않고 이리 이른 시간에 뭘 하는 겐가?” “아, 어르신, 안녕하세요. 오늘은 약초를 많이 캐서요. 이 정도면 됩니다.” “아니 그걸 말이라고 하나? 더 캐서 더 많은 돈을 벌면 나같이 부자가 될 수 있지 않겠나.” “부자가 된 다음에는 무엇을 할까요?” “허허, 이 사람. 부자가 되면 그냥 앉아서 인생을 편안히 즐길 수 있지 않은가!” 약초꾼은 빙긋이 웃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지금 그렇게 앉아서 인생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눈에는 부자인 어르신은 그렇지 못한 거 같은데요.”
[예시문제]
문제 1. 제시문 (나)를 이용해 제시문 (가)의 주장을 평가하세요.
문제 2. 제시문 (라)를 바탕으로 제시문 (다)에서 주장하는 행복의 조건을 서술하세요.
문제 3. 제시문 (마)의 약초꾼이 부자에게 하고픈 말을 제시문 (가)~(라)를 참고해 800자 안팎으로 쓰세요.
[예시답안]
1. 제시문 (가)에서 맹자는 “유항산(有恒産)이면 유항심(有恒心 )입니다. 즉, 변치 않는 재산이 있으면 변치 않는 마음도 있는 법입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백성들이 어느 정도 풍요로워야 백성들이 행복하고 국가가 안정적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는 국민소득이 늘어난다고 해서 행복한 사람의 비율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주장에 반하는 것으로 경제 발전과 행복 사이에는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말한다. 제시문 (나)를 보면 행복 지수의 하나인 UN의 인간개발지수가 세계 20위권 안에 있는 국가들의 1인당 국민총생산 역시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20위권 안에 있음을 통해 증명된다. 즉, 잘 사는 나라들이 그만큼 행복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잘산다고 무조건 행복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잘산다는 것이 최소한 행복하기 위한 필요조건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2. 제시문 (다)에서는 인간이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서는 자유로워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대인은 개인의 열정과 자유가 사회의 영향에 의해 자유와 열정이 제한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시문 (다)에서는 인간의 자유와 열정을 제한하는 것이 소유욕임을 보여준다. 제시문 (다)의 나는 난초를 기르기 시작함에 따라 행동에 제한받게 된다. 하지만 난을 소유하려는 내가 오히려 난에 의해 소유당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난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게 된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많은 것을 필요로 하고 필요로 한 물건을 소유하게 되지만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만드는 주객전도 현상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행복의 조건은 무엇인가를 소유하려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3. 제시문 (마)에서 약초꾼은 부자와 달리 적절한 재산과 적절한 여가를 갖는 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제시문 (가)보다 제시문 (라)에 부합하는 자세로 내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 하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행복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사회학자인 게오르그 짐멜은 그의 저서에서 돈은 그것을 추구하고 소유하는 사람에게 심리적 안정과 평온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돈은 인간 사회에 오랫동안 이어져오던 자연, 사물, 인간 사이의 보이지 않는 관계의 끈을 끊어버리고 오로지 돈에 대한 이해관계로만 얽힌 새로운 세상을 창출해낸다. 무엇인가를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돈의 마력에 의해 사물과 사람의 질적 가치가 양적 가치로 전환되고 사회적 판단의 기준 또한 ‘가치가 있는가’에서 ‘돈에 의한 가치가 얼마나 되는가’라는 쪽으로 빠르게 변한다. 교환의 수단으로 탄생한 돈이 삶의 궁극적 목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는 돈이 인간의 자유를 억누르는 사회적 압력으로 변해버린 모습을 나타낸다.
따라서 인간이 더욱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자유를 억압하는 사회적, 관습적 압력으로부터 벗어나야 하며 이러기 위해서는 돈을 비롯한 물질이 삶의 목적이 아닌 행복하기 위한 삶의 수단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제시문 (다)는 우리에게 이러한 점에서 교훈을 준다. 무엇인가를 소유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자신의 자유와 욕구를 억압하고 제한하는 것으로 이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인간이 행복해지는 길이다. 하지만 제시문 (가), (나)에서 이야기하듯이 물질적 풍요가 인간의 행복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진정한 행복을 원한다면 제시문 (마)의 약초꾼과 같이 물질적 풍요의 추구와 여가나 휴식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 이대희 경기 세종고 교사 / info@ahaeconomy.com > 2012-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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