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논술교실]서강대 2012 수시2차 일반전형(논술) 문제해설
    기사등록 일시 [2012-09-14 06:00:00]
【서울=뉴시스】

<서강대 2012학년 수시2차 일반전형(논술) 인문계/영미문화계/커뮤니케이션학부 문제 해설>

※ 반드시 기출문제를 내려 받아 읽고, 해설을 읽어주세요.
2012학년도 논술문제 바로가기(서강대학교 입학처)
http://admission.sogang.ac.kr/susi/exam.asp?bseq=1&sc=&sc2=&st=&ss=&ft=&bu=/susi/exam.asp&page=1&no=144&t=V

2012학년도 서강대의 논술고사는 수시2차 일반전형에서 실시됐다. 인문계열은 인문계·영미문화계·커뮤니케이션학부와 동아시아문화계·EU문화계·경영학부 그리고 사회과학계·경제학부의 세 단위로 나눠서 치뤘다. 이중 이번 해설은 인문계, 영미문화계, 커뮤니케이션학부에서 실시된 논술문제를 해설하고자 한다.

서강대는 모집정원의 50%씩을 각각 우선선발과 일반선발로 나누어 선발하는데, 우선선발이 수능최저등급이 높은 반면 논술고사 성적의 반영비율이 70%로 50%를 반영하는 일반선발 보다 그 비중이 크다. 2013학년도에도 큰 틀에서는 변화가 없을 듯하다. 다만, 전형명이 ‘논술전형’으로 바뀌었고, 우선선발의 학생부 반영비율이 교과, 비교과 영역 각각 15%로 변경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2013학년도 입시요강을 확인하기 바란다.
일반적으로 서강대의 논술고사는 제시문의 난이도가 높은 편이며, 답안의 작성 분량도 많다. 이를 고려하여 철저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서강대 2012학년도 수시2차 논술(인문계/영미문화계/커뮤니케이션학부)의 특징
-출제 문항: 2개
-답안 분량: <문제 1> 800~1000자 / <문제 2> 1300~1500자
-배점: <문제 1> 40% / <문제 2> 60%
-제시문: <문제 1> 제시문 5개 / <문제 2> 제시문 5개 총 10개
-고사 시간: 120 분

◇예술이란 무엇인가

<문제 1>은 두 가지 논제로 구성되어 있다. 예술 일반에 관한 세 제시문 [가], [나], [다]의 논지를 통합하여 요약·정리하는 논제와 이를 활용하여 제시된 두 작품 [라], [마]를 설명하는 논제이다. 제시문 [라]는 르네 마그리트가 그린 ‘이미지의 배반’이라는 그림이고, 제시문 [마]는 이인성이 쓴 ‘당신에 대하여’라는 소설의 일부분이다.

첫 번째 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시문 [가], [나], [다]를 각각 요약만 해서는 곤란하고, 세 제시문에서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논지를 종합할 수 있어야 한다.

제시문 [가]에서는 ‘사실’과 ‘느낌’을 대비시켜 예술은 주관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예술은 일상적인 삶과 그 진행방향이 반대라고도 말한다. 우리들의 일상적인 삶이 주관적인 느낌과 영감들을 일반화하여 사실로 정리하고, 자유롭고 개별적이기 때문에 위험해 보이는 것들을 보편적 안전으로 이행시킨다. 그러나 예술은 이렇게 박제화된 사실에서 느낌을 되살려내는 것이다. 즉 잃어버린 영감과 생명력을 되찾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시문 [나]에서는 일반적으로는 우리 주변에 펼쳐진 사물들과 현상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심하며, 이러한 것들에 의문을 품은 선각자들만이 중요한 발견들을 한다고 말한다. 예술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결국 익숙한 것들 속에서 발상의 전환과 새로운 시각을 통해 예술은 탄생된다고 주장한다.

제시문 [다]에서는 일상적인 지각과 언어는 자동적이고 습관적인 틀 속에 갇혀 있다고 말한다. 예술은 이렇게 타성에 젖은 인식 틀을 깨고 사물을 낯설게 봐 본래의 모습을 찾아주는데 목적이 있다고 주장한다.

세 제시문이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바는 익숙하고 타성에 젖어 우리가 잃어버린 사물의 본성과 느낌들을 새롭게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예술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 논제는 앞에서 정리한 논지를 활용하여 [라], [마]의 두 작품을 설명하는 것이다. 두 작품 모두 기존 예술작품의 관행과 형식을 파괴하고 있다. 이는 제시문 [가], [나], [다]의 공통 논지와 부합되는 것이다. 이러한 두 작품의 공통점을 분명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먼저 두 작품의 공통적 특성을 설명한 후 각 작품의 특성을 설명해나가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라]의 그림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담배파이프를 그린 후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문구를 같이 적어놓았다. 작가는 평범한 담배파이프 그림을 통해 우리의 타성과 습관을 흔들고자 한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이 그림을 보고 “담배파이프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아래 적힌 문구를 보고 의아해할 것이다. “담배파이프가 아니라구?” 여기서 무엇인가 낯선 느낌과 의문을 가질 것이다. 이 그림은 담배파이프가 아니다. 그것을 그린 그림일 뿐이다. 우리가 습관적으로 생각하는 타성에 충격을 가하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파이프가 아니라는 문구는 맞는 말이다. 익숙한 소재를 낯설게 바라보면서 의문을 갖고 잃어버린 본성과 느낌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이 그림은 제공하고 있다. 앞선 세 제시문에서 밝힌 예술의 목적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마]의 소설은 ‘쓴다’와 ‘읽는다’는 행위가 동시적으로 일어나는 것처럼 사용하는 우리의 언어습관이 틀렸다는 것을 지적한다. 또한 소설의 형식에서도 기존 틀을 파괴하고 있다. 이야기를 쓰는 작가와 읽는 독자라는 전통적인 틀에서 벗어나 작가가 독자에게 대화를 시도한다. 일방적으로 작가가 제시하는 이야기와 관점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소설을 읽는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볼 것을 요구한다. 이 소설도 관습적인 것을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이다. 위에서 밝힌 예술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다.

◇보편성과 특수성, 무엇이 중요한가

<문제 2>는 세 가지 논제를 포함하고 있다. 첫째, 제시문 [가], [나], [다], [라], [마]를 각각 요약하는 것이며, 둘째, 개념의 사용방식을 기준으로 다섯 개의 제시문을 두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셋째, 그 타당성을 논하는 논제이다.

첫째 논제와 관련하여, 각 제시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시문 [가]는 자유주의에 대한 견해 중 차이성만을 강조하는 견해를 비판하고, 유사성과 차이성을 동시적으로 긍정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말한다. 이러한 동시적 긍정이란 “문화적 다양성 속에서 공유되고 있는 공통의 인간적 가치들에 대한 긍정적 관심”이라고 주장한다. 자유주의의 공통분모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즉, 각각 개별의 특수성 보다는 이를 관통하는 보편적 특징을 강조하는 견해이다.

제시문 [나]의 경우, 서양의 종교적 관점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중국에 종교가 없다고 주장하는 견해는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중국에서는 종교와 윤리도덕이 분화되지 않은 채 존재하기 때문에 서양의 잣대로 평가할 수 없으며, 중국 고유의 종교는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보편성 보다는 중국의 특수성을 강조하는 견해이다.

제시문 [다]에서는 민주주의를 협소한 개념으로 국한하는 것에 반대하며, ‘인격자 민주주의자들’의 견해를 인용하여, 개인 보다는 집단의 결정이 우수하고, 개인의 자율성이 아니라 상호성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각각의 개인(특수성) 보다 집단의 공통성(보편성)을 강조하는 견해이다.

제시문 [라]는 칸트의 개념으로 유교를 해석하려는 시도가 잘못된 것이며, 이러한 무리한 시도의 결과물은 유교에 대한 연구라고 말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무리한 일반화에 반대하는 견해로서, 유교의 특수성을 존중해야한다는 전제를 갖고 있다.

제시문 [마]의 경우, 다른 학문이 그렇듯이 철학도 보편성을 지닌 학문이라고 말한다. 한국만의 특수성을 강조하는 ‘한국철학’이라는 용어는 잘못된 것이며, 철학의 보편성 아래에서 한국의 전통을 말하는 것이 옿다고 주장한다. 특수성 보다는 보편성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두 번째 논제와 관련하여, 다섯 개의 제시문은 보편성을 강조하는 [가], [다], [마]와 특수성을 강조하는 [나], [라]로 분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논제를 살펴보도록 하자. 여기서 타당성을 논하라는 것은 보편성과 특수성 가운데 어떤 것을 강조하는 것이 옳은 지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라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양자 중 어떤 것을 강조하는 것이 옳으냐는 것은 학문 연구 과정에서 늘상 존재하는 것이다. 학문적 경향이나 시대적, 역사적 상황에 따라 강조점이 변해왔던 것이다. 어설프게 양자를 절충하려거나 양비론의 태도를 취하는 것은 좋은 결과를 내기 힘들 것이다. 수험생 본인이 맞다고 생각하는 입장을 분명히 선택하고, 그 입장에 따라 논지 전개를 일관성있게 해야 한다. 이런 학문적 입장은 한 측면이 다른 측면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다. 사물이 가진 양면적 속성 중 어떤 것이 중요한 것인가를 강조하는 것이다.

먼저, 보편성을 강조하는 입장에 선다면, 특수성을 강조할 때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지적할 수 있다. 특수성을 모두 인정하면, 개념적 혼란에 빠질 위험이 있다. 중국의 종교정신과 서양의 종교정신을 종교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서양이든 중국이든 종교라는 공통분모로 설명할 수 있는 보편적 개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이럴 때에만 인류 공통의 진리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특수성이 중요하다는 견해의 입장에서는 보편적인 개념으로는 각각의 사례(특수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설명할 수 없으며, 무리한 일반화의 오류가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유교를 무리하게 칸트의 개념으로 설명하려는 시도가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또한, 서양의 종교관를 기준으로 중국에는 종교가 없다고 주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각각의 개별사례를 연구해야만 개념과 진리는 풍부해질 수 있는 것이다.

박태신 (스터디앤가이드 콘텐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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