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와함께하는톡톡튀는 논술학교](10)2016 JDC 전국 중·고등학교 논술대회

 

- 중학교 독서·고전
  • 입력 : 2016. 09.30(금)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 문제]다음 제시문을 읽고 문제에 답하시오. [문제 1~2]

(가)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길조로 사랑을 받아 온 까치가 요즘 들어 흉조의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어서 마음이 아프다. 과일이나 곡식 등 농작물을 모두 망치고, 전봇대에 둥지를 틀어 매일같이 정전 사고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일부 지방자치 단체들은 더 이상 까치를 그 지방을 상징하는 새로 삼으려고 하지 않는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인간의 간사함이 그저 씁쓸할 뿐이다.

"솔개가 까치집 빼앗듯 한다."더니 누가 누구를 탓하는 것인지 참으로 어이가 없다. 최근 들어 까치들이 전봇대에 집을 짓는 것은 우리가 그들이 둥지를 틀기에 알맞은 나무들을 모두 베어 버렸기 때문이다. 까치의 둥지는 아래에서 올려다볼 때와는 달리 실제로 올라가 보면 상당히 크다. 그래서 까치들은 그 큰 둥지를 안전하게 받쳐 줄 수 있도록 튼튼한 가지들이 한꺼번에 여러 방향으로 뻗어 있는 나무를 선택한다. 그리고는 되도록 주변에 가지들이 무성하여 아늑하게 감싸 줄 수 있는 곳에 둥지를 튼다. 까치들이 전봇대가 좋아서 그곳에 집을 짓는 것은 결코 아니다.

- 출처: 최재천 '까치의 기구한 운명'(중학교 국어교과서)

(나) 젓가락을 사용하는 나라는 중국과 일본, 베트남, 몽골 등 매우 많고, 사용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약 30퍼센트나 됩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러한 나라들에서 일회용 나무젓가락의 사용량이 점점 늘어나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매년 중국에서는 450억 개, 일본에서는 360억 개, 우리나라에서는 25억 개의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은 양이지요? 그런데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이러한 일회용 나무젓가락의 90퍼센트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여 사용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중국에는 나무젓가락을 만드는 공장이 많고 노동력이 풍부하여, 나무젓가락의 재료가 되는 숲이 많기 때문이에요.

이 숲에서,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만들기 위해 백양나무, 자작나무 등의 큰 나무들을 매년 2,500만 그루 이상 벌목하고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들은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차피 다른 나라에 있는 나무를 베어 쓰는 것이니까 우리나라의 환경에는 별 문제가 없겠지?"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지나친 벌목으로 숲이 사라지면, 그 땅은 점차 모래 언덕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렇게 생긴 모래 언덕에 강한 바람이 불면, 그 모래가 대륙을 지나고 황해를 건너 한반도로 날아드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의 하늘을 누렇게 물들이며 대기를 오염시키는 황사입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황사는 중국 신장 동쪽의 황하강 상류 지역 등지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이곳에서는 안개처럼 뿌연 황사가 아니라 무시무시한 모래 폭풍이 일어나는데, 강한 바람과 함께 모래 먼지가 일면 한 치 앞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대륙을 거쳐 온 황사에는 공장 지대에서 나오는 아황산가스나 카드뮴, 납, 알루미늄, 구리, 다이옥신 같은 오염 물질도 섞여 있어서 그렇지 않아도 탁한 한반도의 공기를 더욱 오염시키고 있어요.

(중략)

일회용 나무젓가락의 포장을 찢고 음식을 다 먹는 데는 넉넉하게 잡아도 1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버려진 나무젓가락이 완전히 썩는 데는 20년이나 걸린다고 합니다. 나무젓가락을 한 번만 쓰고 버리는 것도 아깝지만, 우리가 쉽게 쓰고 버리는 나무젓가락 때문에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숲을 이룬 아름드리나무들이 허무하게 사라진다는 것은 더더욱 안타까운 일입니다.

- 출처: 박경화 '일회용 나무젓가락과 황사'(중학교 국어교과서)

(다) 곶자왈의 곶은 '숲', 자왈은 '덤불'을 뜻한다. 풀어쓰면 숲이나 덤불을 포함하는 식생지대를 의미한다. 지형적으로는 용암이 흐르며 만들어낸 크고 작은 암괴지대라고 할 수 있다.

(중략)

곶자왈은 원시림에 가까운 생태적 가치를 지녔지만 개발 열풍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2000년대 이후 중산간을 중심으로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면서 곶자왈 곳곳이 파헤쳐지기 시작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유지나 마을목장 형태로 넓은 면적을 한꺼번에 개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토지 가격도 곶자왈 훼손에 악영향을 미쳤다. 곶자왈 전체 면적 중 훼손 규모는 29.6㎢로 전체의 31.9%를 차지한다. 훼손사례를 보면 골프장 건설이 8.5㎢로 가장 넓다. 관광시설은 7.4㎢, 택지 개발도 4.1㎢에 이른다.

(중략)

제주특별법 제295조 제1항과 제주도 보전관리조례 제10조에 따르면 생태계 보전 3등급 지구는 사업대상지역 내 등급면적 30% 이내에서만 산지전용이 가능하다. 반면 서귀포시는 사업부지 내 생태계 보전 3등급 면적에 대한 훼손율이 42%를 넘었음에도 개발사업 시행 승인과 변경 승인을 내줬다. 훼손 면적만 47만㎡를 넘는다. 서귀포시는 산지전용이 불가능한 임야 32만2191㎡에 대해 체육용지로 지목변경허가를 내주기도 했다. 결국 골프장측은 산지전용허가 없이 리조트 개발을 위해 곶자왈을 파헤쳤다. 감사원은 2015년 4월 제주도 기관운영감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히고 서귀포시에 주의 처분을 내렸지만 이미 수십만㎡의 곶자왈이 훼손된 후였다.

(중략)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공원 등 관광지 개발을 위한 부지 정리로 603만5000㎡의 곶자왈이 훼손됐고 서귀포시 대정읍 영어교육도시 택지 개발 등으로 422만2000㎡가 사라졌다.

- 출처: '난개발에 사라지는 제주의 허파 곶자왈의 눈물'

* 산지전용: 산지를 정해진 용도 혹은 목적과 다르게 사용하는 것

** 지목변경허가: 토지의 사용 목적을 바꾸도록 허가해주는 것



[문제 1] 위의 제시문 (가), (나), (다)에서 파악할 수 있는 공통적인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각각의 제시문에서 밝히고 있는 문제점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시오. (600자 내외)

[문제 2] 제시문 (가), (나)를 참고하여 제시문 (다)의 상황이 계속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상황을 예측하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논술하시오. (600자 내외)

[■ 우수답안]노형중학교 3학년 고다영(대상)

고다영

[문제1]

위의 제시문에서 파악할 수 있는 공통적인 문제점은 '인간이 나무를 지나치게 베어버림에 따라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이다.

(가)의 경우, 인간이 까치가 둥지를 틀기에 알맞은 나무들을 모두 베어버렸기 때문에 까치들의 둥지를 틀어야 하는 공간이 훼손되어 전봇대 위에 둥지를 트는 현상으로 이어진 것을 지적한다.

(나)의 경우, 공장이 많고 노동력이 풍부하며, 나무젓가락의 재료가 되는 숲이 많다는 이유로 나무젓가락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이러한 행위로 인하여 숲이 사라지고 그 땅은 모래 언덕으로 변하게 되므로, 황사가 발생하여 우리나라 공기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다)의 경우, 원시림에 가까운 생태적 가치를 지닌 곶자왈이 넓은 면적을 한꺼번에 개발할 수 있고, 토지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유로 대규모 개발이 이루어져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생태계 보전 3등급 지구는 사업대상지역 내 등급면적 30% 이내에서만 산지전용이 가능하다."라는 법이 존재하지만 서귀포시는 훼손율이 넘었음에도 이를 그냥 넘어가고 있다는 문제점도 지적하고 있다.

[문제2]

(다)의 상황이 지속되었을 경우, 곶자왈에 살고 있던 생물들의 터전이 사라지게 되고 이것이 또다시 어떤 문제로 이어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숲이 훼손되었기 때문에 곶자왈은 사라진 숲이 담당하던 환경 보호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고, 이것은 황사나 홍수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즉, 결국 피해는 사람들에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회용품을 절약하는 습관의 형성과 그런 습관 형성을 촉진시키는 제품의 개발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서, 휴대도 간편하지만 위생적이며, 씻고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다면 환경 보호를 적극적으로 실현할 수 있다.

그리고 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을 통제하는 기관을 여러 곳 두어야 한다. 서귀포시에서만 지목변경허가의 권리가 있다면, 허가가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인가, 합법적인가를 감시하는 기관을 여러 곳 두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기관들의 검토를 모두 거친 후에 허가를 낼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개발하는 것도 우리지만, 결국 피해를 보는 것도 우리다.'라는 인식을 확대해야 한다. 즉, 물질적인 이득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생명들을 존중하는 마음 역시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개인, 단체, 사회의 노력이 공존할 때 우리는 환경을 더욱 적극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 해설]

출제의도

이번 논술대회의 중학생 논술문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제주도의 환경 파괴와 보존 방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을 제시문으로 활용하였다. 'JDC'가 주최하는 논술대회라는 취지에 맞춰 중학생 논술문제 만큼은 매년 제주와 관련된 제재나 주제를 다루고자 하는 것이 논술문제 출제위원의 입장이다.

문제 해설

[문제 1]은 세 개의 제시문에서 공통적으로 파악되는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각각의 제시문에서 밝히고 있는 구체적인 문제점들을 간략하게 설명하도록 하는 문제이다. 중학생들에게는 다소 어려운 개념일 수 있으나 연역적 사고와 귀납적 사고를 동시에 평가하고자 하는 논제이다. 참가 학생들은 연역적 사고와 귀납적 사고의 개념과 사고 과정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이러한 논제를 해결하면서 저절로 연역적 사고와 귀납적 사고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위의 '제시문 해설'에서 설명한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 1]에서 논술할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시문 (가), (나), (다)에서는 공통적으로 인간들에 의한 환경 파괴의 문제점을 말하고 있다.

제시문 (가)에서는 까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게 된 실질적인 원인을 말하고 있다. 인간들이 나무를 마구 베어버렸기 때문에 까치들은 둥지를 틀 나무들이 없어서 전봇대에 둥지를 틀고, 이로 인해 정전 사고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제시문 (나)에서는 인간들이 쉽게 쓰고 버리는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만들기 위해 마구 벌목되는 현실과 이로 인한 환경 파괴의 문제를 말하고 있다.

제시문 (다)에서는 제주도의 개발 열풍으로 곶자왈이 파괴되고 자연 환경이 크게 훼손되는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제주특별법의 허용 기준보다 훼손율이 높고, 심지어 법규를 어긴 개발 때문에 훼손되는 곶자왈도 있어서, 곶자왈 전체 면적의 30% 이상이 훼손되었다는 것이다.

[문제 2]는 "[문제 1]에서 논술한 내용을 참조하고 제시문 (다)를 바탕으로 하여, 지금과 같이 제주도 개발이 계속 이루어진다면 제주도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논술하고, 제주도의 자연환경을 보존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안을 제시"하라는 논제이다. 이 논제는 중학생들의 수준에서 자연을 훼손시키는 개발로 인한 제주도의 변화상과 제주도의 자연 환경 보존에 대한 의견을 자신의 관점에서 얼마나 논리적으로 진술했는가를 평가하기 위한 논제이다. 어떤 견해이든지 논술자 자신의 입장에서 논리적으로 타당한 의견을 진술한다면 좋은 평가를 하게 될 것이다.

※ 제시문 본문은 한라일보 홈페이지(www.ihalla.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0년 경기도 논술능력평가(중학교) 문제지

2012. 1. 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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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학년도 경기도 논술능력평가(중학교)

문 제 지

( )중학교 ( )학년 ( ) ( )번 성명 ( )

  < 답안 작성시 유의 사항 >  
   
1. 시험 시간은 60분임
2. 논술문의 제목은 쓰지 말고,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 쓰지 말 것
3. 답안은 검정색 펜으로 작성하고, 수정할 때에는 원고 교정부호를 사용할 것
 

 

 

 

 

 다음 제시문을 읽고 논제에 답하시오.

 

 

 

 

 

[]

호명아, 내 애기 좀 들어 봐. 우리 엄마는 왜 그렇게 나를 못마땅해 하시는지 모르겠어. 요즘 유행하는 청바지를 사 달라고 했더니, 옷이 많은데 뭘 또 사냐고 나무라시는 거야. 또 애들하고 놀다가 집에 조금 늦게 들어갔더니, 요즘같이 험한 세상에 늦게 다니면 어떻게 하냐며 꾸중하시더라고. 그리고 평소에 친구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면 너 남자 친구 사귀니?”하고 의심의 눈초리로 보시더니 이번엔 아예 내 휴대전화를 빼앗아 한 달 간 사용금지라며 어딘가에 숨겨두셨어. 유료 서비스를 많이 이용해서인지 휴대전화 요금이 엄청 많이 나왔더라고. 엄마는 내가 공부는 안하고 휴대전화만 붙잡고 있다고 잔소리가 심하셔. 오늘은 또 말야, 나중에 대학 안 가고 내 적성에 맞는 다른 진로를 알아보겠다고 했더니, 엄마는 내가 어려서 뭘 모른다며 내 애기는 들으려고 하지도 앟으셔. 지난번에 학교에서 실시했던 적성검사 결과도 함께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대학은 꼭 가야한다는 말만 되풀리하셔. 정말 엄마랑은 말이 안 통해.

      

                                                                         - 중학교 1학년 도덕 교과서 -

 

 

 

 

 

[]

동맥경화란 혈액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동맥 혈관에 이물질이 끼어 혈관이 좁아지는 상태를 말한다. 지방 성분을 많이 포함한 피가 돌아다니면서 저밀도 콜레스테롤(LDL)과 같은 지방 성분이 혈관벽에 달라붙게 되면 혈관의 지름이 작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누구에게나 일어나지만, 적절한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혈관벽에 이물질이 계속 쌓이게 되면, 결과적으로 인체의 여러 부위에 혈액 공급이 충분하지 못하게 된다. 특히 뇌와 심장은 혈액 공급이 잠시만 차단되어도 인간의 생명이 위협 받을 수 있다       

                                                                           <동맥경화의 진행 과정>

 

 

 

[]

여우가 생일날 두루미를 초대했다. 식탁에는 콩국이 담겨있는 납작한 접시가 있었다. 여우는 혓바닥으로 국을 먹었다. 그러나 두루미는 접시에 부리를 쿡쿡 찍기만 하고 먹을 수가 없었다.

왜 못 먹고 있니? 내가 먹어도 될까?”

여우는 두루미의 콩국까지 모두 먹어 버렸다. 두루미는 화가 나서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며칠 후 두루미는 여우를 초대했다.

식탁에는 목이 긴 병이 놓여 있었다. 두루미는 긴 부리를 병 속에 넣고 잘 먹었지만 여우의 뭉툭한 주둥이는 병 속에 들어가질 않았다. 여우가 화가 나서 소리쳤다.

너는 내 주둥이가 짧은 걸 알면서 왜 목이 긴 병에 국을 담아 놓았니?”

그럼, 너는 내 부리가 길다는 것을 알면서 왜 납작한 접시에 국을 담았니?”

여우는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다. 이후 여우는 두루미를 초대할 때 목이 긴 병을 내놓았고, 두루미도 여우를 위해 납작한 접시를 준비하였다.

                                                                                      - 이솝 우화 -

 

 

 

[]

1762, 프랑스 툴루즈에서 상인 장 칼라스의 아들이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장 칼라스는 아무런 증거도 없이 아들을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신교도인 그가 가톨릭 신자인 아들과 종교 문제로 말다툼을 벌였는데, 그 일로 살인을 했다는 것이다. 가톨릭 신자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이 지방의 여론은 그를 살인자로 못박았다. 이에 볼테르는 비록 그 자신도 가톨릭 신자였지만, 단순히 종교적 차이 때문에 변론의 기회도 얻지 못했던 칼라스를 약 3년에 걸쳐서 옹호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나는 당신을 반대한다. 그러나 목숨을 걸고 당신이 말할 권리를 수호하겠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 신념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에 대해 존중하는 태도를 일컫는 똘레랑스는 이렇게 싹을 틔우게 되었다.

                                  

                                                                      - 중학교 1학년 사회 교과서 -

 

 

 

 

[논제]

제시문 []에 나타난 문제 상황을 제시문 []를 활용하여 진단하고, 이의 해결 방안을 제시문 [] []를 참고하여 논술하시오.

 

(800±100, 띄어쓰기 포함)

 

 

 

4강-그림논술.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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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 이삭줍는 여인들

인간의 세 시기<티치아노>

 

<그림의 의미 추론하기 참고작품>

행복한 눈물<리히펜스타인>

<르네 마그리트>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피카소> 우는 여인

"천사 그려라? 없는 걸 어떻게" 쿠르베는 혁명 그 자체였다

입력 2021/04/03 15:00
 
 
[죽은 예술가의 사회-73] 귀스타브 쿠르베(화가, 1819~1877)

◆세상을 흔드는 사람들

세상을 바꾼 사람 몇 명만 나열해보자. 현대 미술사에서 피카소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그는 기존 회화규칙을 산산조각 냈다. 부서진 조각을 그러모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조합했다. 그렇게 입체주의 사조가 탄생했고, 현대 미술은 빅뱅을 맞았다. 운동의 세계에선 마이클 조던이 있다. 모든 스포츠계를 통틀어서도 조던만큼 천재로 추앙받는 스타는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조던은 물리법칙에서 해방된 인간처럼 허공 위로 뛰어올랐고, 날았다. 조던이 점프할 때마다 전 세계 팬들 가슴에선 뜨거운 무언가가 끓어올랐다. 스티브 잡스는 어떤가. 2007년 그는 스마트폰이라는 발명품을 공개했다. 우리는 모두 그의 유산 속에서 살고 있다.

피카소, 조던, 잡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겸손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강한 확신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직설적이고, 고집이 셌으며, 성격은 불같았다. 그래서 때론 모난 돌처럼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결국 세상을 지배했다. 19세기 프랑스 화가 구스타브 쿠르베도 이 부류의 사람이었다.



'안녕하세요, 쿠르베씨'(1854) / 파브르 미술관 소장


◆안녕하세요, 쿠르베 씨

쿠르베가 1854년에 그린 작품 '안녕하세요, 쿠르베 씨'는 화가의 성격을 단번에 보여준다. 그림 왼쪽엔 잘 차려입은 남자 두 명이 있다. 오른쪽엔 평범한 일상복을 입고 화구를 짊어진 남자가 있다. 그는 구두를 신은 왼쪽 두 남자와 달리 흙이 묻은 지저분한 신발을 신었다. 옷도 군데군데 해졌다. 이 인물은 쿠르베 자신이다. 왼쪽 두 남자는 쿠르베의 후원자였던 사람과 그의 하인이다. 제목처럼 두 남자는 쿠르베를 환대하고 있다. 하인은 고개를 숙인 채 인사를 하고, 후원자는 모자까지 벗으며 쿠르베에게 예의를 갖추는 중이다.

반면 쿠르베는 살짝 턱을 들고 두 남자의 인사를 받는 중이다. 살짝 거만해 보인다. 그림을 자세히 뜯어보면 왼쪽 두 남자는 그림자에 파묻혔고, 쿠르베는 온전히 햇살을 맞고 있다. 쿠르베는 이 작품에 '천재에게 경의를 바치는 부(富)'라는 부제를 붙였다. 쿠르베는 후원자와 화가 중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후원자 쪽이라고 봤다. 보통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물질적인 지원을 하는 사람 앞에서 본능적으로 주눅 든다. 하지만 쿠르베는 정반대였다. 그는 오히려 자신과 같은 천재를 지원하는 것 자체가 영예라고 여겼다.

강철 같은 자존감을 가진 이 남자는 1819년 프랑스 동부 오르낭에서 부농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10대 때부터 미술을 배웠다. 화가가 되기 위한 진지한 미술교육은 아니었다. 아버지는 아들이 법률가가 되길 원했다. 쿠르베는 법률학교 입학을 위해 파리로 유학을 왔다. 그러나 그는 루브르에 걸린 거장의 작품 앞에서 압도됐다. 쿠르베는 갑갑한 법복을 입는 대신 붓을 잡기로 했다. 이 결심을 아버지에게 전했다. 아버지는 기꺼이 아들의 변심을 지지했다.



'검은 개를 데리고 있는 쿠르베'(1844) / 프리 팔레 미술관 소장


◆혁명의 공기로 가득했던 파리

쿠르베가 파리에 입성했을 때 낭만주의 화풍이 대세였다. 엄숙한 계몽주의에 질려버린 젊은 화가들은 꿈, 환상, 신화를 주제로 몽환적인 그림을 그렸다. 신비로움이 감도는 이 그림들은 관객의 감성을 자극했다. 쿠르베도 낭만주의에 영향을 받았다. 금세 결실을 얻었다. 1844년에 '검은 개를 데리고 있는 쿠르베'라는 작품으로 살롱전에 입선했다. 낭만주의 흔적이 짙은 작품이다. 가장 권위 있는 미술전에서 선택받았다는 건 주류 세계로 들어간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그는 편하고 안락한 길을 택하지 않았다.

쿠르베라는 인물을 이해하려면 당시 프랑스 사회에 대해 짚어야 한다. 그가 태어나기 30년 전 프랑스에는 무슨 일이 있었나. 화가 난 시민들은 왕정을 무너뜨렸다. 황제와 왕비는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했다. 프랑스에는 제1공화국이 탄생했다. 프랑스대혁명은 근대 유럽사에서 가장 뜨겁고, 잔혹한 사건이었다. 권력을 잡은 혁명가들은 이제 서로에게 칼을 겨눴다. 그들 역시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리고 나폴레옹이 등장했다. 다시 황제가 탄생했다. 공화국은 무너졌다. 하지만 혁명의 여진은 잦아들지 않았다. 공화주의자들은 호시탐탐 전복을 모색했다.

쿠르베를 바꾼 사건은 1848년에 일어났다. 그해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크고 작은 혁명이 동시다발로 일어났다. 유럽 전체가 팔팔 끓었다. 파리에 모인 공화주의자들은 다시 한번 왕정을 무너뜨렸다. 제2공화국이 탄생했다. 쿠르베는 평범한 사람들이 힘을 모아 거대 권력을 무너뜨리는 모습에서 깊은 영감을 얻었다. 그는 이 혁명에서 자신이 추구해야 하는 예술을 봤다. 그는 낭만주의라는 아름다운 옷을 훌훌 벗어서 던져버렸다.



'돌 깨는 사람들'(1849) / 2차 세계대전 중 소각


◆평범한 사람들을 그리다

대혁명 이후 프랑스 사회는 급진적으로 변했지만, 미술만큼은 비교적 느린 보폭으로 변화를 따라왔다. 낭만주의 화가들 역시 중세시대 미술을 비판하며 등장한 반항아였지만, 그들은 여전히 신과 귀족을 그렸다. 쿠르베는 이 고리를 완전히 끊으려 했다. 평범한 사람들이 목숨 걸고 권력과 싸울 때, 그들의 등 뒤에는 천사도 신도 없었다. 오직 뜨거운 피를 가진 인간이 두려움에 떨면서도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갔다. 쿠르베는 실제로 본 적도 없는 천사의 후광보다는 고단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주름진 손등에 집중하기로 했다.

1848년 이후 쿠르베 그림은 혁명적으로 변했다. 그는 집요하게 평범한 사람을 그렸다. 그것도 종교화처럼 거대한 캔버스에 그렸다. 1849년 쿠르베는 잠시 파리 생활을 접고 고향 오르낭에 갔다. 거기에서 두 점의 그림이 탄생했다. '돌 깨는 사람들' '오르낭의 장례식'이라는 작품이다. '돌 깨는 사람들'은 제목 그대로 돌을 깨는 노동자를 그린 작품이다. 채석장에서 해진 옷을 입은 노동자 한 명이 무릎 꿇고 망치로 돌을 깬다. 그 옆에선 소년이 힘겹게 돌을 나르는 중이다. 누추한 노동자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렸다. 고된 노동을 과장하지도 미화하지도 않았다. 사진 찍듯 현실을 치밀하게 기록했다.

'오르낭의 장례식'은 등장인물이 40명이 넘는다. 가로 길이만 7m에 가까운 대작이다. 시골마을 장례식 장면을 묘사한 이 그림은 도발적이다. 서양화에서 죽음은 단골 소재였다. 예수의 죽음을 그린 그림은 얼마나 많은가. 서양화 속에서 죽음은 신성화됐다. 그런데 쿠르베가 묘사한 죽음의 장면은 푸석푸석하다. 이 그림에서 관객은 누가 죽었는지조차 알 수 없다. 시신이 담긴 관은 이미 구덩이 안에 들어가 있다. 그저 한 죽음이 있고, 이 죽음 곁에 살아있는 사람 수십 명이 모여 있을 뿐이다. 슬픈 얼굴로 고인을 애도하는 사람도 몇 명 없다. 대부분 사무적인 표정을 하고 있다. 장례식이 얼른 끝나기를 바라는 듯한 한 얼굴도 있다. "보통 사람의 죽음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라고 말하는 듯하다.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당시 프랑스에서 미술을 향유하는 사람들 대다수는 기득권이었다. 그들은 하층계급을 그린 쿠르베 작품 앞에서 당황했다. 시골 마을 평범한 장례식 풍경화 앞에서도 고개를 저었다. 그들에게는 밑바닥 삶이란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진실이었다. 그들은 쿠르베에게 "당신의 그림은 예술이 아니다"라며 공격했다.

쿠르베는 의기양양했다. 추한 그림을 멈추고 종교화나 그리라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에게 천사를 보여 달라! 그러면 천사를 그리겠다." 쿠르베가 남긴 이 말은 화가의 철학을 요약한다. 그는 자신의 망막에 비친 현실만 그리기로 했다. 쿠르베는 힘겨운 노동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봤다. 이것이 현실이고, 그것을 그렸다. 단 한 번도 주인공이었던 적이 없었던 평범한 사람들이 쿠르베 그림에 등장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인물을 소재로 삼는 것만으로도 쿠르베는 이단아가 됐다. 쿠르베 스스로도 자신이 규칙을 깨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인식했다.



'오르낭의 장례식'(1849~1850) / 오르세 미술관 소장


◆사실주의 화풍이 탄생했다

1855년 파리에서 만국박람회가 열렸다. 쿠르베는 이 잔치에 그림을 출품했다. 주최 측은 쿠르베가 보낸 그림 중 몇 점을 거부했다. 당시 만국박람회는 유럽 국가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예술, 과학, 기술을 뽐내는 경연장이었다. 국력 과시가 목적인 무대에 쿠르베 그림은 맞지 않았다. 누추한 노동자가 힘들게 일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어떻게 프랑스의 국력을 자랑할 수 있겠는가. 거절당한 쿠르베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거대한 도발을 실행했다. 박람회장 바로 앞에 보란 듯이 개인 전시장을 열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그림 수십 점을 걸었다. 쿠르베는 이 전시에서 처음으로 '사실주의(Realism)'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여전히 기득권에게 쿠르베는 성가신 존재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추종자도 늘었다. 쿠르베는 동시대에 살아가는 화가들 가운데 자신만큼 민중의 삶을 제대로 이해하고 표현하는 예술가는 없다고 확신했다.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을 향해 오히려 크게 비웃었다.

그는 혁명가가 됐다.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정말로 혁명에 가담했다. 1871년 3월 프랑스에는 다시 한번 혁명이 일어났다. 쿠르베 그림에 등장하는 노동자 계급이 봉기를 일으켰다. 그들은 파리에 자치정부를 세웠다. 역사상 처음으로 노동자 계급이 세운 정부가 탄생했다. 이 정부를 파리코뮌이라고 부른다. 쿠르베 역시 혁명에 가담했고, 파리코뮌에서 중책을 맡았다. 쿠르베는 문화와 관련한 정책 전권을 손에 쥐었다. 박물관 관리와 살롱전 개최 권한까지 얻었다. 하지만 유토피아는 잠깐이었다. 권력은 무섭다. 선량한 사람도 권력을 쥐면 변하기 쉽다. 파리코뮌 지도자들은 과격해졌다. 프랑스대혁명 직후 공화주의자들이 서로에게 칼을 겨눴듯이 파리코뮌 안의 공기에도 사나운 기운이 가득했다. 결국 쿠르베는 직함을 내려놓고 파리코뮌을 떠났다. 이후 혁명 세력은 나폴레옹 황제를 기념하는 기념물을 파괴했다.

파리코뮌은 단명했다. 탄생 두 달 만에 정부군에게 무참히 진압당했다. 실패한 혁명에는 막대한 비용 청구서가 따라온다. 파리코뮌이 붕괴된 후 쿠르베는 체포당했다. 나폴레옹 기념 건축물을 붕괴하는 데 일조한 혐의로 6개월간 옥살이를 했다. 감옥에서 나온 이후에는 막대한 벌금형도 맞았다. 쿠르베는 빈털터리가 됐다.



'송어'(1872) / 취리히 미술관 소장


◆쿠르베가 지킨 원칙, 인상주의를 꽃피웠다

1872년 쿠르베는 '송어'라는 그림을 그렸다. 낚싯바늘에 꿰어져 뭍으로 나온 송어의 눈동자는 절박하다. 쿠르베는 절벽으로 몰린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며 이 그림을 그렸다. 그럼에도 그는 신념을 꺾지 않았다. 여전히 이 세상의 주인공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믿었다. 쿠르베는 정치적인 박해를 피해서 1873년 스위스로 망명을 갔다. "나는 단 한순간이라도 나의 원칙을 벗어나거나 양심에 어긋나는 짓은 하고 싶지 않네"라고 말하던 화가는 고국을 떠난 지 4년 후 타국에서 객사했다.

쿠르베가 고수한 원칙은 그가 떠나고도 살아남았다. 쿠르베가 만국박람회 옆에 전시회를 차렸을 때, 이곳을 찾은 젊은 화가들이 있었다. 그들은 쿠르베가 묘사한 진실 앞에서 전율했다. 신화, 종교, 귀족처럼 고귀한 것들만 그리는 시대가 저물었음을 확신했다. 그들은 '나도 이 화가처럼 지금 이 시대를 그리겠다'라고 다짐했다. 이들은 훗날 인상주의라는 새로운 혁명을 일으켰고 미술사를 바꿨다.

미국인 작가 필립 로스의 작품 '에브리맨'은 제목처럼 '모든 사람'에 관한 소설이다. 특별할 것 없고, 흔해 빠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모두 늙고 병들어 언젠가는 소멸하지만, 그럼에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건조한 문장으로 묘사한다. 책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영감을 찾는 사람은 아마추어이고, 우리는 그냥 일어나서 일을 하러 간다." 쿠르베는 그냥 일어나서 일을 하러 가는 수많은 사람을 위한 화가였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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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눈물`이 뭐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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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2-01 16:41:12 수정 :  2008-02-01 18:3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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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에서 이끌어낸 미학 350억원 호가
삼성 비자금 의혹 사건으로 세간에 화제가 된 '행복한 눈물(Happy Tears)'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1964년 작품이다. 크기는 95×95㎝이며 세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물감인 마그나를 사용해서 캔버스 위에 그린 그림이다. '행복한 눈물'은 원화를 그대로 옮긴 전형적인 팝아트 작품. 원작은 '마이크 세코스키'가 그린 만화다. 만화와 비교해 보았을 때 머리색깔이 검정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행복한 눈물'에서 눈물은 슬픔보다는 기쁨을 표현하듯 주인공의 입꼬리는 살짝 올라가 있다.

리히텐슈타인의 작품 특징은 '점'. 모든 회화는 수없는 붓자국에 의해 완성이 되면서 작품이 완성된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붓 자국에 의한 표면의 질감과 표현을 배제하고 만화의 단순한 표현으로 재구성했다.

언뜻 보기에 단순하게 표현된 점 하나하나는 회화에 대한 작가의 고된 노동력과 현대사회의 팝아트를 보여주고 있다. 또 대중적인 만화에서 미학 끌어낸 인물이기에 리히텐슈타인의 미술사적 의미는 크다.

홍지윤 롯데갤러리 큐레이터는 "리히텐슈타인이 그린 여러 작품 중에 눈물을 흘리는 여주인공을 제작한 작품이 여러 점 있는데 모두 표정과 눈물은 무관해 보인다"며 "작가는 내면의 슬픔을 만화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행복한 눈물'이 국내에 들어온 시기는 2002년. 2002년 11월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가 뉴욕 크리스티경매에서 715만달러를 주고 구입했다. 미술계는 '행복한 눈물'의 현재 가격을 35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행복한 눈물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해 11월. 삼성그룹 구조본 전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26일 "이건희 삼성 회장의 부인 홍라희 씨가 서미갤러리 등을 통해 삼성 비자금으로 고가미술품을 구입했다"며 "홍 여사 등이 구입한 미술품 중에는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등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미술품 대금 지급금액, 대금 수취인, 수취 은행명 등이 기록된 미술품 리스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삼성 측은 즉각 반박했다.

삼성 측은 같은 날 "홍라희 관장이 개인적으로 미술품을 구입할 때는 개인 자금으로 구입한다"며 "삼성미술관과 홍라희 관장은 서미갤러리로부터 작품을 구입한 적이 없고, 다만 '행복한 눈물'은 홍 관장이 개인 돈으로 구입해 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은 곧이어 "홍라희 관장은 '행복한 눈물'을 구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삼성 이건희 회장 부인 홍라희 씨를 대신해 크리스티 경매에서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등 고가 미술작품을 구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홍송원 갤러리서미 대표는 작년 11월 28일 "당시 크리스티 경매 구입 작품 중 홍라희 씨에게 판 것은 한 점도 없다"며 "'행복한 눈물'은 현재 내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