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마스크 100만장 생산하는 개성공단, 놀려야겠습니까”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은 9일 개성공단의 섬유봉제업체들을 즉각 가동시켜 세계 마스크 대란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제공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은 9일 개성공단의 섬유봉제업체들을 즉각 가동시켜 세계 마스크 대란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제공
2020.03.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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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김진향 이사장 “국제사회에 가동 설득”

“국내 굴지 봉제업체들은 개성공단에 모여 있습니다. 한 달에 100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마스크 전문 제조업체가 있고 면마스크를 만들 수 있는 업체는 50여개 사나 되죠. ‘마스크 대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니 지금이야말로 개성공단 빗장을 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은 9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감염병 공포를 불러왔지만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생산시설과 숙련공까지 대기
봉제업체는 방호복 생산 가능

김 이사장은 ‘개성공단 재개’가 실현 가능하다고 본다. “방역 물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곳은 개성공단이 세계에서 유일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대규모 생산시설이 갖춰져 있는 데다 언제든지 일할 수 있는 수만명의 숙련공이 대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마스크 1일 생산량은 1000만장인데 수요는 3000만장 이상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대유행)으로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팬데믹 초입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에서도 마스크 구입 5부제까지 시행하고 있잖아요. 미국도 이미 지역 감염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 내 마스크 제조업체는 전무합니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하면 마스크와 방호복 등의 품귀 대란이 예상돼요. 벌써부터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에 미국과 유엔 등에서 구입 문의가 오고 있지 않습니까. 얼마든지 미국을 설득할 수 있다는 방증이지요.”

그는 단기간에 급속히 확산되는 코로나19 전파력과 달리 방역 용품은 즉각 공급이 불가능한 체계라고 진단했다. 마스크 제조 설비 구축에 3~4개월 소요되는 데다 KF94 등의 마스크 생산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에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량생산이 가능한 개성공단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생방호복까지 만들 수 있는 70여개의 봉제업체들이 3만5000명에 달하는 북측 노동자들과 작업하면 세계 마스크 시장의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어요. 장담컨대 정부 의지만 있다면 한 달 안에 공장이 가동될 수 있습니다.”

김 이사장은 “개성공단에서 마스크를 생산해낼 수 있다면 1석3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했다. 나락에 빠져 있는 입주기업들을 구해 경제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고, 마스크 대란을 막아 세계 감염병 예방에 기여하게 되며, 남북관계 복원에도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땐 세계적 품귀
제조업체 전혀 없는 미국서
한국에 마스크 구입 문의도

“팬데믹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위원회 등 국제사회에 개성공단 가동을 설득하기 가장 좋은 시점입니다. 통일부는 북한과 공단 가동을 협의하고, 외교부는 유엔과 미국의 예외 인정 설명절차를 동시에 거치면 됩니다.”

개성공단은 원칙적으로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부수적인 금융, 물품, 서비스 제공 문제가 제재와 연관될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김 이사장은 북한에 직접 지원하는 게 아니라 공단에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걸림돌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사스와 메르스 때도 개성공단은 정상적으로 돌아갔다. 우리 정부가 ‘그게 되겠느냐’라는 태도로 일관하면 아무것도 만들어낼 수 없다”면서 “현 위기를 기회로 삼아 마스크 공급체계를 갖추면서 남북교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진정성으로 대처하면 분명 좋을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스크 대란' 기술로 해결해보자..코로나19 극복 나선 '디지털 네이티브'

정윤경 기자 입력 2020.03.08.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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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알리미·코로나 마스크 등 마스크 정보공유 사이트 봇물
영리 목적 아닌 사회문제 해결 위한 공익 실현에 나선 개발자들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6일 오후 강원 원주시 무실동의 한 약국 앞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있다. 2020.3.6/뉴스1 © News1 장시원 인턴기자

(서울=뉴스1) 정윤경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마스크 품귀 현상에 마스크 구매를 돕는 사이트와 앱들이 등장하고 있다. 정부가 공적판매를 확대하며 수급 개선에 나섰지만 일선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대란'이 지속되자 소비자들이 서로 정보 공유에 나선 것이다.

6일 화제가 된 '마스크 알리미'는 '코로나 알리미'를 만든 고려대학교 학생 4명과 '천재해커' 이두희 멋쟁이사자처럼 대표가 함께 만든 사이트다. '마스크 알리미'는 위치 기반 서비스를 토대로 편의점에서 마스크를 판매하는 곳을 알 수 있다. 궁금한 지역을 검색하면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마스크의 재고 현황을 알 수 있다. 품절이 된 곳은 '품절(Sold out)'이라고 뜨며 마스크 재고가 남아있는 곳은 파란색으로 '24hrs'이라고 뜬다.

앞서 '코로나 알리미' 서버비용을 지원한 바 있는 이두희 대표는 "앞으로 위기상황에서 정보기술(IT) 분야는 제일 중요한 수단으로 바뀔 것"이라며 "전파속도 등을 생각하면 가장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이 이 분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재난 상황에서 개발자가 근본적인 해결까진 못하겠지만 극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확실하다"라며 "근본적인 해결은 정치인들이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마스크 알리미(캡처)© 뉴스1

학우 3명과 함께 '코로나 알리미'를 개발한 김준태씨(23)는 "쇼핑몰에 있는 마스크 재고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는 봤지만 오프라인상으로 마스크를 어디서 팔고 있으며 현재 재고가 남아있는지를 알려주는 곳이 없어서 개발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인이나 SNS에서 '마스크 재고가 있단 말에 찾았는데 헛걸음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라며 "깜빡하고 집에 마스크를 두고 외출했을 경우 급하게 주변에서 살 수 있는 곳을 알려주는 사이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이트인 '코로나 마스크'는 온라인 쇼핑몰 상에서 판매 중인 사이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주요 제품은 마스크, 손 소독제, 알코올솜 등이다. 코로나 마스크의 경우 입고 시간을 표기해 마스크를 찾는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 장점이다.

이 사이트를 개발한 이들은 마스크를 파는 쇼핑몰을 찾느라 5시간을 찾아 헤매다 직접 사이트를 만들게 됐다.

같은 회사 동료 직원인 이들은 지난달 27일 퇴근 후 3시간 만에 사이트를 개설했다.

개발자 이모씨(29)는 "처음엔 만들어도 일회성으로 끝날 것 같아 고민했지만 해볼 만한 일이라 생각했다"라며 "평소에도 이런 부류의 사이트를 만들면서 운영하는 것이 취미"라며 "'코로나 마스크'를 만들 때도 이 경험을 토대로 빠르게 개발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운영하면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정확한 정보였다. 이씨는 "우리가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연락이 잘 닿지 않는 판매자의 정보를 제공하거나 쇼핑몰 로그인 여부에 따라 이용자별로 가격이 다르게 보이는 일이 있어서 곤란했다"라며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개설된 웹사이트 '마스크쇼핑'은 마스크를 판매 중인 쇼핑몰을 실시간으로 정리해 제공 중이다.

마스크쇼핑은 재고가 생기는 마스크를 우선순위로 상단에 노출해주고 있다. 마스크의 가격과 재고를 위주로 소개해주고 있으며 링크를 통해 판매하는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 마스크 정보의 최종 업데이트가 언제 이뤄졌는지도 초 단위로 알 수 있다.

또 대화창을 운영해 마스크를 찾는 소비자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이날 오후 기준 3000명이 넘는 이용자가 사이트에 접속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마스크 구매처 정보를 알 수 있는 앱도 등장했다.

'마스크 실시간 구매처'는 마스크를 살 수 있는 쇼핑몰을 상단에 노출하고 이를 클릭하면 해당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는 마스크의 정보를 보여주고 있다. 검색어를 따로 입력하지 않아도 마스크에 대한 정보만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6,000여 명을 돌파한 6일 서울 종로5가 인근 약국에 마스크 품절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0.3.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전문가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의 뛰어난 정보 공유 능력과 정부의 미흡한 대처에서 기인한 현상이라 분석한다.

지난해 한 세미나에서 디지털 네이티브·Z세대에 대해 중점을 두고 발표한 바 있는 김재환 PWC컨설팅 파트너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게 익숙해진 사람들"이라며 "개발을 통해 고마움을 느끼고 기뻐하는 성향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스크의 판매 위치와 재고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마스크 맵' 사이트를 개발한 대만의 39세 오드리 탕 디지털 총무정무위원(장관급)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대만의 경우 개발의 상황을 아는 사람이 장관의 역할을 하고 있으니 실행력이 엄청 빠르지만 우리 정부는 '언제 만들고, 언제 배포하느냐' 이런 생각을 할 것"이라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토대로 국가 재난상황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보완돼야 할 것을 강조했다.

v_v@news1.kr

연합뉴스

개학 연기 장기화 가능성..학교에 장기대책 가이드라인 배포

이효석 입력 2020.02.25. 16:57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학교 개학이 일주일 연기된 가운데 교육부가 개학 연기 사태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보고 일선 학교에 장기 대책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냈다.

교육부는 24일 시·도 교육청과 각급 학교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2020학년도 신학기 학사운영 방안'을 보냈다고 25일 밝혔다.

교육부가 학교 휴업이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 휴업 단계를 나눠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상 첫 전국 단위 개학 연기(휴업령)에 대한 후속 조처다.

교육부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학교 휴업을 1∼3단계로 나눴다.

1단계 휴업은 학기가 시작된 후 평일 기준 15일(3주일) 이내로 휴업하는 것이다. 이번에 전국 학교에 조처를 내린 일주일 개학 연기는 여기에 포함된다.

1단계 휴업 때는 수업일수를 감축하지 않는다. 대신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이 줄어든다.

2단계 휴업은 학기 개시 후 16∼34일(4∼7주일)이 지날 때까지 계속 휴업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가라앉지 않아 개학이 5주까지 미뤄질 경우 이 경우에 해당하게 된다.

2단계 때는 교육 당국이 수업일수 감축을 허용한다. 법정 수업일수(유치원 180일, 초중고 190일)의 10% 범위에서 수업일수를 감축할 수 있다.

3단계 휴업은 8주 이상 휴업하게 되는 경우다. 이 경우 교육 당국과 각 학교는 '휴업 장기화 대책'을 새로 설계하게 된다.

문 걸어잠근 초등학교 [연합뉴스 자료사진]

교육부는 배포한 가이드라인에 휴업 단계별 학습 지원 방안도 안내했다.

3주 이내로 휴업하는 1단계 때 교육청·학교는 온라인 학습방을 개설하거나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학생들에게 예습 자료 등을 제공한다. EBS·에듀넷 등 집에서 공부할 수 있는 학습 사이트도 안내한다.

휴업이 장기화해 2단계가 되면 온라인 학습도 학교 수업처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학습 시간을 관리하도록 하고, 개별 학생 맞춤형 수업을 제공한다. 수행평가 등 평가계획도 만든다.

휴업이 8주 이상으로 길어질 경우에는 교육 당국이 수업 시수, 교육과정 운영, 대학 입시 일정 등을 고려한 장기화 대책을 만든다.

학생들은 학교 수업 시간표에 준해 온라인 학습을 하게 된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위한 지원 방안도 만들어진다.

교육부는 코로나19 대응 단계가 '심각' 단계로 상향됐으므로 입학식·현장체험학습·수련활동 등 학교 단체 행사는 연기하거나 취소하라고 안내했다.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이 일선 학교에 금지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교육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개학을 1∼2주일 더 미뤄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이대로 이어진다면 추가 개학 연기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상황이 변화하는 추이를 보면서 판단하겠다"라고 말했다.

hyo@yna.co.kr

초등 입학 3개월 가이드…색연필 12색, 바른 자세 앉아있기는 필수

등록 :2020-02-10 18:27수정 :2020-02-1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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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초등 입학 3개월 가이드

입학 전엔 아이와 학교 둘러보고
3월 열리는 학교 설명회 필참해야

알림장·가정통신문 매일 확인
기초 생활습관 잘 잡도록 돕고
읽기·쓰기·말하기 등 신경 써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한 어린이들이 입학식이 끝난 뒤 1년 동안 생활할 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한 어린이들이 입학식이 끝난 뒤 1년 동안 생활할 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예비 초1 학부모 이정우‧정혜영씨는 요즘 아이 초등학교 입학 준비에 한창이다. 나름 준비된 부모라고 생각했는데, 초등 입학 첫걸음이 아이의 학교생활 12년에 줄 영향을 생각하니 조바심이 든다.

숭실대의 찐이 궁금하다면?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부모도 함께 1학년이 된다. ‘자녀가 몇 학년인지에 따라 부모의 계급도 달라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그래서 이정우‧정혜영씨는 ‘선배 학부모’에게 조언을 받기로 했다. 2학년 아이를 둔 김서영씨와 함께 초등 입학 준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우유갑 따기, 용변 처리 연습하자

“용변 본 뒤 스스로 뒤처리하고 물 내리기 등 단순하지만 중요한 규칙들을 부모가 차근차근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 김서영씨의 말이다. 김씨는 “8살 아이들이 공동체 안에서 규칙을 지킨다는 건 참 힘든 일”이라며 “가정에서 밥 먹은 뒤 식기 정리 등을 해냈다면 칭찬해주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전했다.

아이가 등교를 거부하거나 무서워하는 것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서다. 3월 입학 뒤 첫 3개월을 잘 보내야 하는 이유다. 원인은 신발 바로 신는 것부터 우유갑 혼자 따기, 점심시간에 맞춰 밥 먹기 등 낯선 상황을 두려워하는 데 있다.

예비 초1 학부모는 입학 전 자녀를 학교에 데려가 교실에서 화장실까지의 동선을 알려주고 ‘낯선 건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줘야 한다. 입학 뒤에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여분의 바지와 속옷 등을 사물함에 넣어두는 것도 중요하다.

■ 제출 서류는 꼼꼼하게 준비하자

학생상담 기초자료, 우유 급식, 식품 알레르기 조사, 학생건강 기초조사, 시엠에스(CMS) 자동이체 출금 동의서,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서 등 초등 1학년 1학기 초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는 꽤 많다. 관련 서류 제출 건 등으로 거의 매일 가정통신문이 나가기 때문에 되도록 아이가 하교한 뒤 알림장 등을 확인해 바로 사인하거나 서류를 준비해주는 것이 좋다. 알림장도 보호자가 학교나 교사와 소통하는 채널인 만큼 매일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3월에 열리는 학교 설명회는 꼭 들어야 한다. 학교 관리자의 교육관을 비롯해 어떤 방과 후 프로그램이 있는지, 학부모회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학교 설명회가 끝나면 아이의 담임교사를 만나는 시간이 진행된다. 또한 1학년 학부모 총회를 구성하는 시간이 이어지기 때문에 꼭 참석해야 한다.

학생상담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한 ‘상담 주간’은 약 7일 동안 이뤄진다. 담임교사와 보호자가 수업 후부터 저녁 시간까지 면담을 통해 아이의 특징과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상황에 따라서는 전화 상담도 가능하다. 3월 상담은 특히나 보호자가 아이들의 장점과 특기 등을 교사에게 전달해줄 수 있는 기회라 놓치면 안 된다.

녹색어머니회, 학교운영위원회, 급식 도우미 등 단체 활동도 예비 학부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다. 김씨는 “아이들 등굣길 교통안전 지도를 하는 녹색어머니회나 급식 도우미 등은 순번제”라며 “급식 도우미, 학교운영위원회, 도서관 명예교사, 녹색어머니회 가운데 현실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한두 가지 모임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했다. 보통 ‘반장 엄마’가 도맡았던 학부모회 같은 경우 요즘엔 자발적으로 조직하기 때문에 크게 임원 엄마라고 부담 갖지 않아도 된다.

학교운영위원회는 학교 예·결산, 학칙 제정 등에 관여하고 의결까지 하는 ‘국회’ 구실을 한다. 바쁘게 돌아가기 때문에 보호자가 퇴근 뒤 시간을 따로 내거나 휴가를 써야 할 때도 있지만, 학교생활과 운영을 큰 그림으로 볼 수 있는 기회라 충분히 의미가 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입학식이 끝난 뒤 학부모들이 교실 밖에서 입학생들을 보고 있다. &lt;한겨레&gt; 자료사진
서울의 한 초등학교 입학식이 끝난 뒤 학부모들이 교실 밖에서 입학생들을 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 돌봄교실‧방과후학교는 뭔가요?

돌봄교실은 ‘오후 돌봄’과 ‘저녁 돌봄’으로 나뉜다. 오후 돌봄은 방과 후부터 오후 5시까지, 저녁 돌봄은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진행한다. 학교마다 돌봄교실 운영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전화 등으로 꼭 확인해야 한다. 학교에 따라 오전 돌봄을 해주는 곳도 있으니 누리집 등을 통해 알아보면 된다.

돌봄교실은 아이들이 정규 수업을 마친 뒤 음악 줄넘기, 전래 놀이, 축구, 종이접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단체활동을 할 수도 있고 숙제와 독서, 일기 쓰기, <교육방송> 시청 등의 활동도 가능하다. 비용은 교육비 지원 대상 학생은 전액 무상이며, 그 외 학생은 학교 여건에 따라 급식비와 간식비를 보호자가 부담한다. 이런 돌봄교실은 학교 밖에도 많이 있으니 해당 지역 교육청을 통해 ‘학교 밖 돌봄교실’을 알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방과후학교는 3월, 6월, 9월, 12월, 즉 분기마다 학생들을 모집한다. 주로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하며 방학 중에도 운영해 보호자와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만큼 경쟁률이 높아서 빠르게 신청해야 한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학기 중과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해당 학교 학부모들의 요구와 만족도 조사를 바탕으로 개설하는 만큼 수학, 영어, 과학, 발명, 예체능, 독서 방법, 학습법, 로봇 등 다양한 수업이 열리고 만족도도 높다.

국어는 교실살이를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생존 교과’다. 읽고 듣고 말하고 쓰는 법은 모든 학습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보호자가 1학년 교과서에 실린 주요 작품을 눈여겨보고 아이와 함께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국어는 교실살이를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생존 교과’다. 읽고 듣고 말하고 쓰는 법은 모든 학습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보호자가 1학년 교과서에 실린 주요 작품을 눈여겨보고 아이와 함께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 출결 관리와 학습 방법은?

기본적으로 학년 수료 기준은 수업 일수(190일)의 3분의 2 이상을 출석하는 것이다. 교외 체험학습이라고 해서 현장 체험학습, 친인척 방문, 가족 동반 여행, 고적 답사 등은 출석으로 인정해준다. 교외 체험학습은 수업 일수의 10%(19일)를 초과할 수 없다. 또한 평일 5일까지의 체험학습만 출석으로 인정하며 6일부터는 무단결석 처리된다.

입학 뒤 한달 동안은 학교생활 적응에 관해 배운다. 교실에서는 주로 사람, 동물 등 그리기를 많이 하고 체육 활동으로는 줄넘기를 하는 편이니 미리 연습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초등 1학년은 일주일에 22시간 수업을 받게 되는데, 부모 세대의 슬기로운 생활, 바른 생활, 즐거운 생활이 ‘통합교과’로 묶여 있다. 통합교과 수업 시간엔 교사가 아이들에게 경험한 것을 발표시키는 경우가 많다. 발표력을 높이려면 가정에서 교과서를 미리 톺아보고 아이가 어떤 체험을 했는지 상기시켜주는 것도 방법이다.

국어는 교실살이를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생존 교과’다. 읽고 듣고 말하고 쓰는 법은 모든 학습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보호자가 1학년 교과서에 실린 주요 작품을 눈여겨보고 아이와 함께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가 방식으로는 받아쓰기와 수학 단원 평가, 관찰평가 등이 있다. 평가 내용은 학교 누리집에 올라와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 가족회의부터 시작해보자

입학 뒤 3개월 동안의 학습능력을 키우기 위해 집에서 연습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로 많은 초등교사가 ‘가족회의’를 꼽는다. 하나의 주제를 두고 보호자와 아이들이 대화를 주고받는 연습을 하면 발표력이 높아지고 정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서기록을 만들어 가족회의 내용을 아카이빙하면 우리 가족의 한해살이가 담긴 멋진 기록물이 된다.

이밖에 집에서 일기 쓰기, 공부 계획표 작성, 글씨 쓰기, 책 읽기, 바른 태도로 앉기 등을 꾸준히 연습하는 게 좋다. 특히 바른 태도로 앉기가 입학 뒤 첫 3개월 동안 가장 힘든 부분이다. 수업 시간 40분 동안 바로 앉아 있고, 쉬는 시간 10분을 기준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집에서도 연습해보면 좋다.

■ 준비물은 어떻게?

초등 입학 전 챙겨야 할 학용품으로는 연필, 가위, 풀, 공책 등이 있다. 부모 입장에서는 사소해 보이는 문구류지만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들에게는 수업 참여 태도를 가르는 중요한 준비물이다. 떨어뜨렸을 때 큰 소리가 나는 철제 필통이나 게임 기능이 있는 필통은 학습 방해 요소가 되기 쉽다. 헝겊이나 플라스틱 필통으로 준비해주자. 연필은 1교시당 연필 한 자루를 기준으로 하루에 다섯 자루를 준비하는 게 좋다. 크레파스는 24색, 색연필과 사인펜은 12색 정도면 충분하다. 토시와 앞치마도 함께 준비하자. 48색 구성은 책상 자리만 많이 차지하고 무거워 실용성이 떨어진다. 그림물감도 미리 준비할 필요가 없다. 1학년 교실에서는 거의 쓸 일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 개인 물품에 이름을 써서 붙여주면 분실했을 때 쉽게 찾을 수 있다. 크기는 3㎝×1㎝가 적당하다. 이름 스티커를 붙여준 뒤 학용품 각각의 제자리는 어디인지 함께 알려주며 정리정돈법을 익힐 수 있도록 하자.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도움말: 김서영씨(학부모), 이서윤 교사(유튜브 ‘이서윤의 초등생활 처방전’), 김민아 교사(병점초)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927702.html?_fr=mt3#csidx2815101431c72659a8f8944d5d96ed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