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4. 3. 금요일  맑음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밭 갈기, 정말 힘들다.

몇년이나 묵은 땅이라 삽이 바로 튕겨져 나온다.

관리기(밭가는 기계)라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루에 완성은 도저히 힘들겠다.

풀 뿌리의 길이도  굵기도 장난 아니다.

  -이것이 모두 산삼이라면**-

 

각종 오물과 쓰레기는 모두 주워내고

비록 땅은 작지만 청정 밭을 만들어야지**

 

 

쑥과 민들레를 보니  너무 잘 컸다. 

이대로도  좋은 약초 밭인데?

 

 

 

"선생님 도와 드릴까요"

 다영이와 준혁이가 방과 후를 마치고 지나가다

함께 거든다.

"땡뀨**"

 

"선생님, 여기 지렁이 있어요, 징거러워요."

"다영아, 지렁이가 밭을 얼마나 좋게 만드는데"

 

이 때 

"앗 ! 선생님!"

"선생님 삽에 지렁이가 두 토막이 났어요!"

"피나요! 어떻해요!!"

"어! 정말"  

" 괜찮아, 살 수 있을거야"

  - 지렁아, 정말 미안하다.-

 

 

 

"선생님 이게 뭐예요?"

"아이구,  돼지감자네!"

"돼지야, 밭 완성되면 다시 심어줄게"

 

그 동안 이곳의

돼지감자 민들레 냉이 쑥 지렁이 땅벌레 친구들이

얼마나 신나고 행복하게 잘 살았을까?

 

졸지에 나타난 이 무지 막지한 침략자를

얼마나 원망할까?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2015.3.24 화요일 맑음 '잡초 밭 발견'

 

텃밭을 찾아

학교 구석구석을 헤매다

드디어, 급식소 뒷편 구석에서 15평 정도의 잡초밭 발견!

 

학교 울타리 안쪽의 모든 곳을 살펴 봤지만,

그래도 여기가  제일 낫다.

 

풀들이 자리잡은 상태를 보니

최소 5년 이상 방치된 것 같다.

그러나 건물 뒷편 치고는  햇볕도 좋고 양호하다.

 

그런데 오후가 되니

어디서 나타났는지

시꺼먼 그림자가 햇볕을 슬슬 밀어내고 있다.

이제 겨우 오후 2시,

이시간에 벌써 저렇게 되면 작물이 제대로 자랄수 있을까?

 

그러나 시간이 없다.

아이들에게 다음 주까지  멋진 밭을  약속했기 때문에

더 이상 깊게 생각하고 갈등 할 여유가 없다.

 

좀 안 좋은 조건은 

땀과 노력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여기를 올해의 텃밭으로  무조건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