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바다서 극희귀 부리고래 포착.."베일에 싸인 신비종"

권윤희 입력 2021. 03. 09. 14:01 수정 2021. 03. 09. 14:11 댓글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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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8일 뉴질랜드텔레비전(TVNZ) 1뉴스는 뉴질랜드의 남극기지인 스콧기지 부근에 희귀 아르누부리고래 무리가 나타났다고 보도했다./사진=뉴질랜드남극연구소

남극에서 보기 드문 ‘아르누부리고래’가 포착됐다. 8일 뉴질랜드텔레비전(TVNZ) 1뉴스는 뉴질랜드의 남극기지인 스콧기지 부근에 희귀 아르누부리고래 무리가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날 뉴질랜드남극연구소(Antarctica New Zealand) 측은 스콧기지 인근에서 촬영한 정체불명의 고래 사진을 공개했다. 스콧기지 과학 기술자 제이미 맥가우는 “기지 근처에 처음 보는 고래 2마리가 나타났다. 부랴부랴 카메라를 챙겨 들고 나갔다”고 밝혔다.

12마리 정도로 구성된 고래 무리는 굉음을 내며 남극 바다를 가로질렀다. 맥가우는 “불과 몇 킬로미터 앞바다에서 고래가 떼지어 헤엄치고 있었다. 꼬리로 수면을 치며 공중으로 솟구치는 ‘브리칭’(Breaching) 행동도 관찰했다”고 말했다. 몸을 세워 공중으로 힘껏 치솟은 고래가 다시 수면과 부딪힐 때마다 주변 바다에 굉음이 울려 퍼졌다고도 덧붙였다.

사진=뉴질랜드남극연구소

사진=뉴질랜드남극연구소

하지만 정확히 어떤 고래인지는 파악이 어려웠다. 공식 확인을 위해 관련 부서에 사진을 보내 분석을 의뢰한 스콧기지 연구팀은 해당 고래가 희귀 ‘아르누부리고래’라는 답변을 받았다. 뉴질랜드 환경보호부(DOC) 해양생물 과학자문 안톤 반 헬덴은 “엄청난 사진을 건졌다. 사진 속 고래는 아르누부리고래”라고 확인했다.

아르누부리고래는 1851년 뉴질랜드에서 발견된 두개골이 신종으로 보고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남반구에서 가장 큰 부리고랫과로 약 10m 길이까지 자란다는 것 외에 드러난 바가 거의 없다. 마지막으로 목격된 건 5년 전 스콧기지 부근에서였다.

헬덴 고문은 “2012년 내가 남극 대륙 깊숙이 자리한 로스해에서 본 고래들과 같은 아르누부리고래다. 개체 수는 물론 생활방식 등 알려진 게 거의 없는 미스터리한 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록되지 않은 목격담에 주로 의존해 고래의 삶을 추측할 뿐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과학 고문 레베카 맥닐 역시 “베일에 싸인 신비한 고래다. 아르누부리고래를 목격하는 건 분명 흔치 않은 일”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과거 포착된 아르누부리고래 무리.

영국 고래보호협회(WDC) 설명도 비슷하다. WDC는 아르누부리고래를 두고 관련 정보가 많지 않은 비밀스러운 고래라고 밝히고 있다. 대개 6~10마리, 많게는 80마리까지 무리를 지어 다니며 수면에 바짝 붙어 천천히 헤엄친다는 게 그나마 알려진 정보다. 또 물속에서 한 시간까지 머무를 수 있는 것으로 추측되며, 일단 한 번 물 밖으로 나오면 거친 브리칭으로 수면을 타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매우 보기 드문 아르누부리고래인 만큼, 이번 사진 자료의 과학적 가치도 높다고 입을 모았다. 뉴질랜드남극연구소도 “사막에서 바늘을 찾은 격”이라며 “운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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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채로 '낚싯줄 지옥' 빠진 왜가리..쓰레기 무덤이 된 발리 (영상)

권윤희 입력 2021. 02. 08. 11:36 댓글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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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포오션 측은 지난달 20일 젬브라나 이조가딩강 정화작업 도중 쓰레기 더미에 홀로 널브러진 왜가리 한 마리를 발견했다. 강가에 쌓인 쓰레기 더미에 내려앉았다가 그만 낚싯줄에 발이 묶여버린 왜가리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낚싯줄에 발이 묶여 옴짝달싹 못 하던 왜가리가 구조됐다. 국제환경기업 ‘포오션’ 측은 인도네시아 발리 쓰레기 수거작업 현장에서 아사 직전의 왜가리 한 마리를 구조해 자연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포오션 측은 지난달 20일 젬브라나 이조가딩강 정화작업 도중 쓰레기 더미에 홀로 널브러진 왜가리 한 마리를 발견했다. 강가에 쌓인 쓰레기 더미에 내려앉았다가 그만 낚싯줄에 발이 묶여버린 왜가리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사람이 접근하는데도 제대로 된 날갯짓 한 번을 하지 못했다.

 

작업자들은 왜가리 몸을 칭칭 옭아맨 낚싯줄을 한 줄 한 줄 끊어냈다. 날카로운 줄에 날개와 다리를 베인 왜가리는 부상 때문인지 한동안 주춤하다 곧 위태로운 비행으로 강가를 빠져나갔다.

왜가리가 구조된 이조가딩강은 발리 해양 오염의 주요 경로로 꼽힌다. 발리 해안 플라스틱 쓰레기 중 12%가 이조가딩강을 통해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양 정화를 위해 바다와 맞닿은 강 하류에 저지선을 설치하고 밀려온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왜가리가 구조된 이조가딩강은 발리 해양 오염의 주요 경로로 꼽힌다. 발리 해안 플라스틱 쓰레기 중 12%가 이조가딩강을 통해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양 정화를 위해 바다와 맞닿은 강 하류에 저지선을 설치하고 밀려온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특히 10월~3월 우기마다 제대로 된 처리 과정 없이 아무렇게 버려진 쓰레기가 밀려드는 탓에 일대는 그야말로 ‘쓰레기 무덤’이 된다.

이로 인한 생태계 피해는 막심하다. 여러 해양동물이 쓰레기장으로 변한 서식지에서 고통받고 있다. 쓰레기 영향으로 죽은 바다거북 사체가 나뒹굴고, 낚싯줄에 입이 둘둘 말린 돌고래가 아사 직전 겨우 구조되는 상황이다. 포오션 측이 구조한 왜가리처럼 강과 바다 주변에 서식하는 조류도 쓰레기의 습격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다.

발리 쿠타 해변에 밀려든 쓰레기 사이에서 바다거북의 사체가 보인다./사진=EPA 연합뉴스

포오션 측은 “바닷새의 생존은 해양 환경에 크게 좌우된다. 때문에 바닷새는 바다의 건강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지난 60년간 전 세계 바닷새 개체 수가 급감했다. 인류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바닷새 절반은 개체 수가 꾸준히 감소 추세이며, 일부는 이미 멸종 단계에 접어들었다. 일례로 알바트로스과 조류 22종 중 절반이 넘는 15종이 벌써 멸종위기다. 탄광의 카나리아가 다가올 위험에 대해 경고하듯, 바닷새 개체 수 감소는 바다 건강이 나빠졌다는 적신호”라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는 현재 많게는 하루 60t의 바다 쓰레기가 수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인들이 바다에 내다 버리는 쓰레기양은 연간 62만t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분리수거와 재활용이 미미한 열악한 쓰레기 처리 시스템이 낳은 결과다. 이에 중앙 정부가 나서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발리 해변의 오염 실태는 계속 나빠지는 모양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콜롬비아의 툰베리' 11세 소년 살해 위협에 공분

  • 송고시간 2021-02-02 13:00:41

 

'콜롬비아의 툰베리' 11세 소년 살해 위협에 공분

[앵커]

남미 콜롬비아에서는 환경이나 인권 운동가들이 앙심을 품은 범죄조직들로부터 살해되는 일이 드물지 않은데요.

최근에 11살짜리 환경 운동가에게도 살해 위협이 가해져 공분이 일었습니다.

멕시코시티에서 고미혜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기자]

앙증맞은 마스크를 쓰고 공원의 동식물을 유심히 살피는 이 소년, 콜롬비아의 11살 환경 운동가 프란시스코 베라입니다.

스웨덴의 환경소녀 그레타 툰베리와도 자주 비교되는 베라는 200명이 넘는 회원을 둔 환경단체를 이끌고 있습니다.

2년 전 학교 친구 6명과 마을에서 쓰레기를 주우며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호소한 것을 시작으로 환경과 아동인권에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2019년엔 콜롬비아 상원에서 연설하기도 했습니다.

<프란시스코 베라 / 환경·아동인권 운동가> "안녕하세요. 존경하는 상원의원 여러분. 먼저 말할 기회를 주신 상원의장께 감사드립니다."

이런 베라에게 얼마전 트위터를 통해 정체 불명의 살해 위협이 날아들었습니다.



원격수업을 받는 아이들을 위해 인터넷 접근성 개선을 호소하는 베라의 영상에 달린 메시지였습니다.

단순한 악플로 치부할 수 없는 것이, 콜롬비아에선 환경운동가나 인권운동가들이 자신들의 신념을 펴다 위협을 받거나 실제로 살해되는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어린 소년에게까지 살해 위협이 가해진 것이 알려지면서 콜롬비아 안팎에선 공분이 일었고 베라에겐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가 쏟아졌습니다.

대통령도 나서서 협박 범인을 찾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전에도 인터넷상에서 조롱과 근거없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베라는 당찬 신념을 굽히지 않습니다.

<프란시스코 베라 / 환경·아동인권 운동가> "중요한 문제들을 어른들끼리만 논의해서는 안돼요. 어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어린이와 젊은 사람들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멕시코시티에서 연합뉴스 고미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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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