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 HD] 한국철도 스위치백 마지막날 주행영상(상행) - YouTube

 

'거꾸로 가는 열차' 73년만에 추억속으로 후진

영동선 스위치백 구간 어제 마지막 운행
강원도 험한 지형 때문에 지그재그로 열차 운행
수학여행 학생들과 70년대 경제성장 원동력인 석탄·시멘트 실어날라
입력 : 2012.06.27 00:30
  • "잠시 후 국내 유일의 스위치백 구간입니다. 기차가 거꾸로 운행하게 됩니다. 스위치백은 오늘을 마지막으로 추억 속으로 사라집니다."

    26일 오후 4시쯤. 강릉을 출발해 청량리로 향하던 무궁화호 1640호 열차가 삼척 나한정역에 도착했을 때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6량의 객차에 타고 있던 400여 승객이 밖을 내다봤다. 송인덕(49) 기관사가 열차 운행 방향을 전환하는 '역전간'을 후진으로 조작하자 전진하던 열차가 서서히 뒤로 밀려가며 산길을 올랐다.

    송 기관사는 4분 정도 뒤로 가다가 흥전역에서 다시 원래 진행 방향으로 역전간을 바꿔 전진했다. 산간 지형의 특성 때문에 만들어진 국내 유일의 지그재그형 선로인 '스위치백(Switch―Back)'이다. 송 기관사는 지난 1987년 코레일에 입사한 이후 스위치백이 있는 영동선을 주로 운행했다. 지금까지 스위치백을 한 달 평균 30회씩 9000여 차례 운행했다고 한다.

  • ▲ “그동안 수고했습니다.” 26일 삼척 도계 역에서 마지막 스위치백을 하는 영동선 열차를 향해 시민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 이날을 마지막으로 스위치백 열차는 사라진다. /이범석 객원기자 sejamai@chosun.com
    송 기관사는 스위치백을 '수학여행단, 수산물, 석탄과 시멘트'라는 세 가지로 기억하고 있었다. 지난 1989년 석탄산업 채산성 악화로 강제폐광 정책이 실시됐던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이전까지 석탄은 대부분 스위치백을 통해 전국으로 유통됐다. 이후론 수학여행단이 단골이었다. "열차에 탄 학생들은 스위치백에 오면 자는 친구들을 깨웠어요. '와! 기차가 거꾸로 간다'며 환호성을 올리고, 손뼉을 쳤죠."

    동해안 생선장수 아주머니들도 주요 고객이었다. 동해안의 명태, 문어, 오징어를 광주리에 담아 머리에 이고 와서 내륙지방에 팔았다. 송 기관사는 "아주머니들이 생선 비린내 때문에 미안하다고 간식을 건네기도 했다"면서 "이제는 모두 추억이 됐다"고 했다. 시멘트의 상당량도 영동선 스위치백을 통해 수송했다.

    일반적으로 열차가 오를 수 있는 한계는 1㎞마다 높이 30m 이내다. 하지만 도계와 통리역 사이의 거리는 6㎞에 고도 차이가 435m나 됐기 때문에 스위치백이라는 특별한 선로가 만들어졌다. 도계역 박상수(51) 부역장에 따르면 스위치백은 지난 1939년 도계와 통리역 사이의 나한정과 흥전역 구간에 개통됐다. 73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 박 부역장은 "흥전역 다음에 있는 심포리역과 통리역 구간도 지난 1963년까지만 해도 철로가 없어 통리역에서 로프를 연결해 열차를 두 칸씩 매달아 끌어당기고, 승객들은 심포리역에서 내려 통리역까지 1.1㎞를 걸어 올라가던 '인클라인' 방식으로 운행했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27일부터 도계~통리 구간 대신 솔안터널이 지나는 도계~동백산역(통리 다음 역)을 운행한다. 솔안터널은 나선형 산악터널로 지난 1999년 착공해 5368억원을 들여 올해 완공됐다. 이 구간 운행 시간은 기존 36분에서 16분으로 20분 단축된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