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싸우지 않고 책 읽히기

2014.01.28 | 키즈맘

[ 김예랑 기자 ]아이와 싸우지 않는 겨울방학 독서지도(3)

프랑스의 작가 다니엘 페낙은 독서 교육에 관한 에세이 『소설처럼』에서 '읽다'라는 단어는 '사랑하다'가 그렇듯 명령법이 먹혀들지 않는 동사라고 했다. 글자를 보고 뜻을 생각하고 감상을 정리하는 행위는 머릿속에서 일어나므로, 아무리 강력하게 명령한다 해도 억지로라도 따를 수가 없다는 말이다. 아이에게 "책 좀 읽어라!" 하고 큰 소리를 내 본 엄마라면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일, 책을 읽게 하는 일을 싸우지 않고 해낼 방법은 없을까?

책 읽기 좋은 시간을 찾자

아이에게 "책 좀 읽어라!" 하고 외친 순간을 돌아보자. 당연히 아이가 책을 안 읽고 TV나 레고 등 딴 일에 몰두해 있을 때일 것이다. 그런데 놀이에 몰두해 있는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떨까? 한참 재밌을 때 자꾸 "책 읽어라!" 하는 말을 듣는다면? 당연히 독서에 반감을 갖게 된다.

책을 읽는 시간은 정해져 있는 편이 좋다. 그 밖의 시간에도 책을 읽기를 바란다면 더욱, 처음에는 이런 방법이 필요하다. 일주일에 서너 번이라도 좋다. 상담을 하다 보면 종종 "우리 아이는 벌써 정해진 시간에 책을 읽고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잘 때는 꼭 책을 읽어줬거든요."라며 뿌듯해하는 엄마들을 만난다. 자기 전에 엄마 아빠와 함께 책을 읽는 것은 부모 세대 대부분이 누려 보지 못한 행복이다. 정서 안정을 위해서는 아이가 그만 두라고 할 때까지 이 일을 계속 해주는 것이 좋다. 다만 아이가 '책은 자기 전에 읽는 것'으로 오해하게 해서는 안 된다. 부모 역시 잠자리 책 읽기는 '독서 시간'과 별도로 생각해야 한다.

책 읽기에는 역시 아침 시간이 좋다. 생체리듬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두뇌 효율이 가장 높은 오전 시간에는 이메일을 확인하는 것조차 미루라고 권한다. 가장 집중해야 하는 일을 하라는 것이다. 방학 때라도 아침 시간을 책 읽는 시간으로 정해 보자. 하루 20분이어도 좋다. 지키지 못했을 때는 다른 시간이라도 정해야 할 텐데, 외출 전후나 친구가 놀러오기 전후처럼 들떠 있는 시간은 피해야 한다.

왕도는 없다, 부모도 읽어라

정해진 독서 시간에는 반드시 부모도 함께 책을 읽도록 한다. 잡지나 신문도 좋고, 심지어 요리책이어도 된다. 부모 자신의 관심 분야 책이면 제일 좋고, 아이 책이어도 된다. 부모가 먼저 책 읽는 모습을 보이는 것 외에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하기'의 지름길은 없다. 부모 스스로 지금껏 책읽기를 소홀히 해왔다면 지금부터 시작하자. 다행히 요즘은 좋은 어린이 책이 아주 많이 있다.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좋아할 수 있는 책, 그림책을 읽는 것으로 독서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 우선 내가 독서의 즐거움을 알아야 아이에게도 전할 수 있다. '추천도서목록'을 들여다볼 시간에 아이 책을 먼저 읽자. 책을 읽다 울고 웃고 감탄하는 엄마 아빠를 보면 아이도 컴퓨터를 끄고 그 책을 들여다보게 되어 있다.

읽어주기 Vs 읽기 독립

학부모 사이에서 많이 쓰는 말이라지만, 나는 아직도 '읽기 독립'이라는 말이 낯설다. 더 솔직히 말하면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도 못했다. '읽기 독립'이 아이가 혼자 책을 읽게 하는 것임을 안 뒤에는 그것을 위해 많은 엄마들이 전전긍긍한다는 것에 또 놀랐다. 혼자서 책을 읽는 것은 언젠가 '하게 될 일'이지 특정 시기에 '시켜야 할 일'이 아니다.

부모나 교사와 함께 책 읽기를 즐기던 아이가 혼자서라도 책을 읽어야겠다고 결심한 순간 진정한 읽기 독립이 일어난다.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것은 아무도 그 순간을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아이 스스로도 이 중대한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스스로 읽으면 더 많은 책을 읽을 것 같지만, 혼자 읽기를 억지로 또는 등 떠밀려서 시작한 경우 책 읽기의 재미는 급격히 떨어진다. 글자를 아는 것과 뜻을 아는 것이 다른 문제이고 설령 책을 이해했다 하더라도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도 엄마한테 자꾸 책을 읽어달라고 해요. 언제까지 읽어줘야 하나요?" 라는 질문을 받으면 나는 단호하게 말한다. "아이가 읽어달라고 하면 고등학생이라도 읽어 주세요." 아이는 듣기를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얻는다. 읽기 독립을 했든 안 했든, 아이가 읽어달라고 하면 언제든 읽어 주자. 나아가 먼저 "책 읽어 줄까?"라고 물어보자. 공이 들겠지만, 효과는 기대해도 좋다.

충분한 리액션 이외의 보상은 금지

"책 한 권 다 읽으면 게임하게 해줄게." "나가서 놀려면 이 책 먼저 다 읽어."라는 말은 하지 말자. 나는 심지어 읽은 권 수에 따라 스티커를 주는 것에도 반대한다. 책 읽기에 보상이 따르면 아이 심리에 잘못된 순위가 생긴다. 독서보다 게임이, 동화보다 학습만화가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다. 순간에는 간편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〇〇이가 책 읽는 것 보니까 기분 좋다." "이 책 글이 많아서 다 못 읽을 줄 알았는데 대단하네!" "아빠도 이 책 진짜 좋아하는데!" 하는 리액션은 얼마든지 해도 좋다. '독서는 기쁜 것, 내가 성장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해야 한다. 책은 책대로, 놀기는 놀기대로 좋아야 한다. 굳이 경쟁한다면 책은 언제나 '놀기'에 진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자. 사실, 어른도 그렇지 않은가.

글 / 김소영 선생님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과를 졸업한 뒤 시공주니어, 창비에서 그림책과 동화책을 만들었다. 어린이책 전문 편집자로 일하며 < 김소영 독서교실 > 에서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연감 동화분과 기획편집위원.

기획 / 강은진 객원 기자@

[신문과 놀자!/고희정 작가의 과학 돋보기]철새들은 왜 V자로 날아갈까요?

기사입력 2014-01-22 03:00:00 기사수정 2014-01-22 09:02:17

‘겨울 손님’ 철새의 비밀

‘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 글: 고희정 그림: 서용남 가나출판사

 

 

이맘때면 하늘 높이 V자 모양을 그리며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철새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주로 들판이나 저수지, 강 유역에 철새가 많이 날아오는데요. 지난주부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다시 발생했고 그 원인이 철새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떠들썩합니다. 동아일보 20일자 A10면에도 ‘AI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오늘은 새가 하늘을 나는 원리와 철새들이 매년 같은 곳을 찾아오는 비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조류란?


새, 즉 조류는 등뼈가 있는 척추동물로 날개가 있고, 몸이 깃털로 덮여 있는 동물을 말합니다. 또 딱딱한 부리가 손을 대신하는 역할을 하고 비늘로 덮인 다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알을 낳아 기르는데, 알은 딱딱한 껍데기에 싸여 있죠.

새는 대부분 뼈가 가볍고 가슴근육이 몸무게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발달되어 있습니다. 또 방광이 없어서 노폐물을 곧 배설해 버리기 때문에 몸을 가볍게 할 수 있고, 무거운 이빨과 턱 대신 속이 비고 가벼운 부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벼운 몸을 가졌기 때문에 새는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새가 하늘을 나는 데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날개입니다. 날개는 앞다리가 변형된 것으로 깃털이 붙어있는데, 저마다 독특한 색깔과 모양의 깃털을 가지고 있습니다. 깃털의 구조와 크기는 새의 생활 형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 새가 날 수 있는 이유는?


새가 날 수 있는 이유는 몸이 가볍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날개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날개의 깃털을 잘 살펴보면, 구부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날개가 공기 사이를 움직일 때 위쪽의 구부러진 표면의 공기는 날개 아래쪽의 공기보다 빠르게 흐르게 됩니다. 결국 날개 위아래에 공기의 속도 차이가 생기면서 날개가 위로 들어 올려지는 거죠. 이 원리를 이용한 것이 바로 비행기의 날개입니다.


○ 철새란?


철새는 번식지와 월동지를 오가는 조류를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보내고 봄에 추운 북쪽으로 날아가는 새들을 ‘겨울 철새’라고 합니다. 기러기 고니 독수리 두루미 등이 있습니다. 반대로 여름에 우리나라에 머물다가 겨울에 떠나는 새들을 ‘여름 철새’라고 하는데 물총새 백로 꾀꼬리 뻐꾸기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철새들은 어떻게 언제 떠나야 하는지, 또 언제 돌아와야 하는지를 아는 걸까요?

과학자들은 새의 몸속에 특수한 생물시계가 있기 때문에 그 시계에 따라 새들이 움직인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럼 철새는 어떻게 수천 km 떨어진 곳을 매번 찾아오는 걸까요? 이것 역시 아직 정확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가설이 있습니다. 태양이나 별의 위치를 보고 목적지를 찾아간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 철새들이 V자로 비행하는 원리는?

최근 영국 왕립수의대의 스티븐 포르투갈 박사팀은 철새들이 V자로 비행하는 원리를 처음으로 밝혀냈습니다. 철새들이 혼자 날 때보다 V자로 날 때 에너지 소모가 줄어든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어떤 원리를 이용하는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포르투갈 박사팀은 오스트리아 빈의 동물원에서 나는 법을 배우고 있는 어린 붉은볼따오기 14마리의 몸에 위치와 날갯짓의 각도, 속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달았습니다. 그리고 소형 비행기를 타고 새와 함께 날며 새들의 비행 대형 속의 위치와 속도, 날갯짓 횟수 등을 기록하고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맨 앞 대장이 날갯짓을 하는 순간 공기가 소용돌이치며 몸통 바로 뒤에는 하강기류가, 날개 양옆에는 상승기류가 일어납니다. 이때 뒤따르는 새들이 날개 양쪽으로 서는 V자 비행을 하면 앞선 새가 만드는 하강기류를 피해 상승기류를 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상승기류에서 날갯짓을 하다 보면 더욱 쉽게 날 수 있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겁니다.


○ 철새가 조류인플루엔자(AI)의 원인?

그런데 겨울이면 반기던 철새가 최근에는 별로 환영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바로 얼마 전 전북 고창과 부안에 AI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고창과 부안의 오리농장과 불과 5k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고창의 동림저수지에서 100마리에 가까운 철새가 떼죽음을 당한 것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는데요.

20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림저수지에서 수거한 철새 사체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결과 고창과 부안의 오리농장에서 발생한 AI(H5N8형)와 같은 것으로 확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AI가 철새(가창오리)로부터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된다는 것인데요. 철새가 이동하는 모든 경로에 전염병이 번질 염려가 높아짐에 따라 방역뿐 아니라 철새 관찰하기, 먹이 주기 행사 등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습니다.

사람이 AI에 걸리면 열을 동반한 기침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몸이 오삭오삭 떨리고 근육통도 나타나 감기, 독감과 비슷합니다. AI에는 여러 유형이 있지만 이번에 국내에서 발생한 H5N8형은 아직 인체에 감염된 기록이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을 위해 개인위생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비누로 손을 씻고 양치질을 자주 하고,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고희정 작가

[신나는 공부]“밀려있는 일기, 독서 감상문 어떻게 지도하죠?”

기사입력 2014-01-21 03:00:00 기사수정 2014-01-21 03:00:00

동아일보DB

 

 

학부모 조모 씨(38·서울 은평구)는 최근 초등학교 3학년 자녀의 책상 위에 놓여 있던 겨울방학 숙제를 우연히 보고 적잖이 당황했다. 평소 학교에서 ‘말을 조리 있게 잘한다’고 칭찬받던 아이가 독서 감상문은 짧은 줄거리만 적어 놓았고, 일기는 며칠째 밀려 있었던 것.

실제로 적지 않은 초등생이 방학숙제 중 독서 감상문과 일기를 어려워한다. 일기는 ‘오늘 하루는 특별한 일이 없어서 쓸 말이 없다’고 고민을 하고, 독서 감상문은 대부분을 줄거리로만 채우고 마지막에 ‘주인공은 참 훌륭한 사람인 것 같다’, ‘참 재미있었다’고 쓰는 경우가 많다.

초등생 자녀의 겨울방학 독서 감상문과 일기 지도는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지 살펴보자.


제목, 표지도 독서 감상문 소재


독서 감상문 내용의 대부분을 줄거리로 채우고 마지막에 간단한 느낌을 쓰는 초등생이 적잖다. 이럴 경우엔 독서활동을 통해 사고력을 높이는 학습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초등생 자녀에게 ‘책을 읽고 느낀 점과 배운 점을 적어 보라’처럼 이야기해도 막연하게 느낄 가능성이 높다.

책의 제목부터 표지 등 독서 감상문에 쓸 수 있는 내용은 무궁무진하다. 예를 들어 책 제목이 ‘불량아빠 만세’라면 제목을 보고 불량아빠는 어떤 모습일지 자녀에게 상상해 보게 할 수 있다.

이언정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책임연구원은 “예를 들어 ‘불량아빠’라는 말은 부정적인 뜻인데 그 뒤에 ‘만세’라는 말이 붙어서 꼭 불량아빠가 나쁘게만은 그려지지 않은 것 같다는 식으로 책을 읽기 전 자녀가 생각한 내용을 쓰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표지도 독서 감상문의 소재가 된다. 책 표지에 ‘불량아빠’를 그린 그림을 관찰하고 보통 아빠와 다르게 옷차림이 특이하다, 머리가 길다,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 등 떠오르는 생각에 대해 같이 대화해 보자. “이 책에서 주인공이 왜 아빠를 ‘불량아빠’라고 부를까?” 하고 자녀에게 물어보면서 독서 감상문 지도를 할 수 있다.


‘왜?’라는 질문 던져야

독서 감상문을 쓸 때 중요한 포인트는 자녀가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쓰도록 하는 것. 자녀가 “내 생각은 이렇다”라고 썼으면 학부모는 반드시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봐줘야 한다. 초등 자녀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생각할 기회를 주면 자연스럽게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책 줄거리는 독서 감상문 전체 분량의 2분의 1 또는 3분의 1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제목을 쓸 때도 단순히 ‘불량아빠 만세를 읽고’라고 쓰지 말고 ‘불량아빠, 명품 아빠 되다’와 같이 창의적인 제목을 붙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좋다.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친구나 동생에게 자기가 읽은 책을 소개하는 편지 쓰기 △주인공에게 편지 쓰기 △주인공 입장에서 쓰는 상상일기 △책의 뒷이야기 상상해서 써보기 △책 줄거리를 시로 쓰기 △책 내용을 바탕으로 좋아하는 노래 가사 개사해 보기 등 새로운 형식으로 색다르게 독서 감상문을 쓰도록 도와주면 좋다.


주제별로 다양한 일기에 도전

자녀가 ‘특별한 일이 없다’며 일기에 뭘 써야 할지 고민한다면 △관찰일기 △편지일기 △반성일기 △학습일기 △감상일기 등 주제별로 종류를 달리해 도전하게 해보자.

관찰일기는 특정 대상을 관찰하고 일기에 쓰는 법. 냉장고에 있는 과일이나 채소, 날씨의 변화, 집에서 기르는 식물, 기르는 애완동물 등 소재는 다양하다. 예를 들어 사과를 관찰했다면 사과를 잘라 보고, 먹어 보고, 냄새를 맡아 보고 일기에 글로 옮기는 식이다.

편지일기는 가족, 친구, 선생님 등 주변 사람에게 평소 하고 싶었던 말을 편지 형식으로 일기에 쓰는 것. 일기를 통해 편지글 형식도 익히면서 글쓰기 실력도 높일 수 있다. 자녀가 잘못한 점이 있다면 질책하기 전에 잘못한 일을 스스로 돌아보면서 반성일기를 쓰게 할 수 있다. 아빠와 한 약속을 어긴 일, 선생님께 혼난 일, 친구와 싸운 일 등이 주제가 될 수 있다. 끝에는 앞으로 그런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다음부터 어떻게 할 것인지 각오를 적어보게 하는 것이 좋다.

학습일기는 무언가를 배우는 과정에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이나 어려웠던 것 등을 일기 소재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국어, 영어, 수학뿐 아니라 운동, 악기, 요리 등 어떤 것이든 소재가 될 수 있다. 학습일기는 배운 것에 대해 새롭게 다짐하고 그날 배운 내용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녀와 함께 TV프로그램이나 영화를 봤다면 그것도 일기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 감상일기가 그것. 줄거리, 등장인물에 대해 자녀와 함께 대화해 보고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이었는지 쓰게 해 보자.

이영신 기자 lys@donga.com

[공부는 전략이다] 신문을 친구처럼 가까이 하라

꾸준히 읽으면 어휘력·독해력 좋아져 국어 성적의 토대 역할
흥미있는 기사 읽기부터 시작… 사설 등 참고해 글쓰기 도전

송인섭(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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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힘 즉 사고력을 발전시키는 방법은 다양하다. 어렸을 때부터 책과 같은 인쇄 매체를 통해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 대표적인 본보기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기능에 크게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신문이다.

일반적으로 교육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독서다. 독서는 인간의 인지 기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사고를 정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책읽기는 대학 시험과도 관련이 깊다. 현재 많은 대학이 논술고사를 입학 시험으로 치른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입시가 가까워지면 글짓기 학원을 간다든지 아니면 논술을 잘하는 기법을 배우기 위해 노력한다.

논술은 곧 국어 능력이다. 공식을 외우듯 짧은 시간에 내 것으로 만들면 좋겠지만 결코 그럴 수 없다.

그 대신 많은 학부모로부터 자녀의 논술 실력을 키우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질문에는 신문을 가까이 하라고 말한다. 신문을 친구처럼 날마다 보면 국어 능력과 관련한 읽기, 쓰기 그리고 듣는 능력까지 저절로 향상된다.

신문은 또 많은 흥미를 자아낸다. 그 흥미는 독서 능력을 키우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개인의 상식을 풍부히 해 주는 자양분으로 작용한다. 그러니 국어 성적은 자연히 올라갈 수밖에 없다.

오늘의 초점은 주로 국어 성적과 관련한 신문 읽기다.

국어 성적처럼 짧은 기간에 점수를 올리기 어려운 과목도 없다. 계속해서 국어 성적이 잘 안 나오는 학생들은 어떤 부분을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신문 읽기에 도전해 보자.

처음에는 내용도 어렵고 생소한 용어도 많아 쉽지 않다. 그러나 꾸준히 읽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휘력과 독해력이 좋아진다.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신문 읽기는 글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중심 생각이 무엇인지 알아 낼 수 있는 눈을 키워 준다. 이는 '국어 100점'을 향한 단단한 토대가 될 수 있다.

그럼 신문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먼저 흥미를 가질 만한 부분부터 읽자. 학생들은 신문을 읽는다고 하면 어른 신문의 사설을 꼭 읽어야 하는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사설은 딱딱한 게 사실이다. 이런 사설을 학생에게 매일 읽으라고 강요한다면 신문 읽기는 고역이 된다. 어렵게 느끼는 것을 억지로 읽어봤자 당장 국어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안 된다. 어린이라면 더 더욱 어린이 신문을 찾아,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기사부터 읽을 것을 권한다.

신문 읽기에 익숙해졌다면 신문을 글쓰기 교재로 이용하자.

논리적인 글쓰기는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 글쓰기에 있어 신문만큼 좋은 교재도 없을 것이다.

기사나 칼럼 중 몇 개를 골라서 어떻게 쓰여졌는지 탐색해 보자. 중심 내용이 무엇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보들은 어떤 것인지를 찾다 보면 자연스럽게 글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어른 신문의 사설은 주장이 담긴 본보기 글로 참고할 만하다. 핵심 문장을 찾고, 흐름(서론-본론-결론)을 따라 글이 어떻게 펼쳐지는지, 주장하는 내용은 무엇인지, 그 이유와 부연 설명은 어떻게 이뤄졌는지 파악해 보자.

동시에 사설과 관련한 기사도 찾아 읽어 보자. 그리고 사설 밑에 반드시 자신의 의견을 적는다.

그러면 주어진 자료를 읽은 뒤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는 글쓰기는 어려움 없이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입력시간 : 2012/06/17 1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