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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12.28 '똑' 소리 나는 아이로 만드는 요즘 논술 교육법-키즈맘2014.12.23
- 2014.11.24 學院·과외로 끌어올린 성적표.. '공부 흥미度'는 세계 최하위권-조선일보2014.11.24
- 2014.10.19 "아이에게 미술은 어떤 의미일까"-베스트베이비2014.10.17
- 2014.10.19 나는 '집착'하는가 '애착'하는가 집착의 가면을 벗자-헬스조선2014.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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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 소리 나는 아이로 만드는 요즘 논술 교육법키즈맘입력2014.12.23 11:06수정2014.12.23 11:07
[ 김예랑 기자 ] 논리적인 글쓰기, 비판적인 사고, 풍부한 어휘력을 기르는 교육은 바로 논술이다. 특히 초등학생 시기의 논술은 언어능력 뿐만 아니라 평생의 학습 습관을 만들어 준다. 인문학적 소양과 과학적 창의성을 겸비한 인재는 초등학교 시기의 논술 교육에서 비롯된다는 것. 한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는 통합적인 사고방식을 기르는 것이 논술의 힘이다. 예전의 핵심적인 기술로 풀어나가던 논술에서, 교육 트렌드는 이미 변했다. 융합형 인재로 만드는 요즘 논술 교육법.
융합교육의 기초가 되는 배경지식을 쌓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독서다. 다양한 주제의 책을 통해 포괄적인 지식들을 아울러 이해하는 통합적 사고방식이 길러질 수 있다.
아이가 재미를 느끼게 하려면 수업과 관련된 내용부터, 역사, 고전, 문학, 철학 분야까지 점차 수준을 높여가며 다양한 책을 읽도록 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배경지식이 형성되고 논리적인 말하기가 이뤄지면 논술 학습은 반 이상 된 셈이다.
◆ 3분 스피치로 자신감 키우기
자신감이 없는 아이는 자기주도적인 활동은 물론 친구와의 관계형성도 서툴다. 이러한 학생들은 말하기에 중점을 두어서 자신감을 키워주는 것이 좋다. 말하기는 일방적인 웅변이 아니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대화이다. 그래서 논술 공부를 할 때는 대화할 상대가 있는 것이 좋다. 소그룹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책을 읽고 3분 스피치를 하도록 한다. 같은 책을 읽었더라도 아이들이 스피치 내용은 각자 다르기 마련이다. 그러면 이런 차이를 통해 서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
처음 토론을 시작하면 부끄러워서 말을 못하거나, 또는 흥분해서 자기 주장만 내세우고 싸우기도 하는데, 점차 다른 친구들의 얘기를 듣다 보면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의문점이 생겨 질문을 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화법을 터득하고, 대화의 기본이 되는 경청도 자연스럽게 훈련된다. 이처럼 말하기 훈련을 하면 자신감과 발표력이 늘어서 학교생활도 잘하게 되고 조별과제 등 함께하는 과제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 대화와 토론, 글쓰기 통해 사고력 증진
사고력과 언어 구사력이 뛰어난 학생이 다른 과목의 수업 능력도 뛰어나다. 다음 학년의 학습 내용을 선행학습하기 보다는 독서를 통해 사고력을 향상시켜 주는 것이 성적 향상에 더 이롭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만약, 책을 많이 읽었는데도 국어를 못한다는 학생이 있다면, 그것은 독후 활동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은 후에 생각을 끌어내는 과정이 필요한데, 대화와 토론, 글쓰기가 도움이 된다. 토론 후에는 그 내용을 토대로 주제를 정하고, 독서일기로 기록하도록 한다.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고 그 내용에 대해 대화하고, 논쟁이 될만한 부분에 대해 토론하며 글로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을 가지면 생각하는 힘이 길러진다.
책과 독후활동에서 접했던 내용이 학교 수업에서 나오면 자연스럽게 발표를 많이 하게 되는데, 토론을 통해 이미 익힌 지식을 자기 논리로 발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식을 입력 받아 암기한 것에 비해 더 자신 있게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논리를 세우고 주장을 펼쳐나갈 수 있으며, 이를 글로 기록할 수 있으면 논술 실력의 기초 발판은 마련된 셈이다.
◆ 창의적 체험활동
글에서 본 것을 실제 눈으로 볼 수 있는 현장학습 기회를 적절하게 제공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사전에 논술 훈련이 된 아이들이라면, 현장학습을 가기 전에 그 장소의 이름 유래와 역사적 의미 등 사전조사를 미리 하도록 한다.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에 실제 그 장소에 갔을 때 사전조사에서 관심이 있었던 부분과 궁금한 점을 확인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점을 수월하게 정리할 수 있게 되어 사고와 시각의 폭이 넓어진다.
<참조 : 푸르넷>
키즈맘 김예랑 기자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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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르는 내 아이] 學院·과외로 끌어올린 성적표.. '공부 흥미度'는 세계 최하위권
조선일보 최경운 기자 입력 2014.11.24 05:56 수정 2014.11.24 09:02
서울 반포동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4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은 중학생 딸이 걸어온 전화를 받자마자 "너 지금 어디야?"라고 소리를 질렀다. 스마트폰으로 흘러나오는 아이 목소리는 무슨 죄라도 지은 듯 주눅이 들어있었다. 이 여성은 "엄마가 너한테 사과받자고 이러는 줄 알아? 빨리 수학 학원으로 못 가니!"라고 쏴붙였다.
우연히 이 장면을 목격했다는 연세대 김주환 교수는 "아이가 쫓기듯 학원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며 "안타까운 건 이 학생이 공부를 끝까지 잘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학업 성취도는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공부에 대해 갖는 흥미와 자신감은 심각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OECD가 3년마다 회원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의 만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한국 학생들은 최상위권 성적을 내고 있지만 공부에 대한 흥미도는 최하위권으로 나타난다. 수학의 경우 한국 학생들의 성적은 2000년 이후 OECD 회원국 가운데 1~2위를 놓치지 않고 있지만, 수학에 대해 갖는 흥미도는 분석 대상 40개국(2003년 기준) 중 31위, 수학이 자신의 인생에 유용하다고 믿는 정도는 38위였다.
현재 서울의 한 고교 1학년 학생 300여명을 대상으로 '긍정적 정서'와 '학업 성취도' 간의 상관관계를 연구하고 있는 김 교수는 "한국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흥미도가 반비례하는 것은 아이들의 학업 동기가 부모들의 압박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그는 "고등학생들에게 왜 수학 공부를 하는지 물어보면 상당수가 '부모님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라고 답한다"며 "이런 식으로는 '진짜 공부'를 잘할 수 없다"고 했다.
우리나라 중·고교생들이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나 수학올림피아드 등에서 세계 최상위권의 성적을 내는 것을 두고 "아이 공부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독친(毒親)'들의 교육열 덕분"이란 분석에 별다른 이론은 없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연세대 교육대학원 김은주 교수는 "극성스러운 엄마들의 열성이 아이로 하여금 어느 정도의 성적은 낼 수 있지만 궁극에 가서는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아이들 학력 수준 높지만 흥미도는 최하위
OECD가 총 65개국(회원국 34개국, 비회원국 31개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2012년에 실시한 PISA에서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수학 1위, 읽기 1~2위, 과학 2~4위를 차지했다. 수학 평균은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고, 읽기는 일본 다음이었다.
이 평가에 우리나라 140개 고교와 16개 중학교 학생 5200여명이 참여했고, 2000년 이후 줄곧 PISA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청소년들의 학력 수준이 세계 최정상급이란 점은 분명한 셈이다.
PISA는 OECD가 회원국 등 세계 수십개 국가의 15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3년에 한 번씩 실시한다.
하지만 이런 객관적 성취도와 달리 학습 동기나 공부에 대한 태도 등을 측정하는 정서적 지수는 정반대의 결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팀이 2012년 PISA에 나타난 한국 학생들의 공부에 대한 정서적 태도를 분석한 결과, 수학에 대한 흥미도와 효능감, 자신감 등이 OECD 평균보다 낮게 나타났다.
반면 수학에 대해 느끼는 불안감과 스트레스 지수는 OECD 평균보다 높았다. 그만큼 학생들이 공부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독친이 밀어붙인 공부의 한계
OECD의 PISA 결과를 '빅데이터' 분석 기법으로 연구해온 김은주 교수는 "한국 언론에선 세계 최상위권 학업성취도를 보인 한국 청소년들의 우수성을 평가하지만 공부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이 최하위권으로 나타난 점을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한국 청소년들의 이런 특성에 대해 "이는 한국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부모의 강요 등으로 공부에 내몰리면서 공부를 스스로 하고 싶은 '즐거운 활동'이 아닌 스트레스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른 나라의 경우 대체로 학업성취도가 높으면 학업 흥미도도 높다"면서 "이런 비정상적 결과는 다른 쪽에서 왜곡 현상을 낳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한국 청소년들의 높은 자살률과 낮은 행복감 등이 그 방증이란 것이다.
김 교수는 또 'PISA' 성적이 주는 착시(錯視)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 청소년의 PISA 성적이 최상위층에 있는 건 맞지만 이는 하위층 학생이 적어 전체 평균이 높기 때문"이라며 "각국의 상위 5% 성적을 내는 학생들의 데이터를 따로 떼어내 분석해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성적은 중상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또 "PISA가 15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입시에 매달리는 고교 고학년이나 입시 해방감에 책을 손에서 놓는 대학생들의 학력 수준은 세계 최상 수준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아직 나오지 않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얘기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우연히 이 장면을 목격했다는 연세대 김주환 교수는 "아이가 쫓기듯 학원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며 "안타까운 건 이 학생이 공부를 끝까지 잘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학업 성취도는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공부에 대해 갖는 흥미와 자신감은 심각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OECD가 3년마다 회원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의 만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한국 학생들은 최상위권 성적을 내고 있지만 공부에 대한 흥미도는 최하위권으로 나타난다. 수학의 경우 한국 학생들의 성적은 2000년 이후 OECD 회원국 가운데 1~2위를 놓치지 않고 있지만, 수학에 대해 갖는 흥미도는 분석 대상 40개국(2003년 기준) 중 31위, 수학이 자신의 인생에 유용하다고 믿는 정도는 38위였다.
우리나라 중·고교생들이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나 수학올림피아드 등에서 세계 최상위권의 성적을 내는 것을 두고 "아이 공부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독친(毒親)'들의 교육열 덕분"이란 분석에 별다른 이론은 없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연세대 교육대학원 김은주 교수는 "극성스러운 엄마들의 열성이 아이로 하여금 어느 정도의 성적은 낼 수 있지만 궁극에 가서는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아이들 학력 수준 높지만 흥미도는 최하위
이 평가에 우리나라 140개 고교와 16개 중학교 학생 5200여명이 참여했고, 2000년 이후 줄곧 PISA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청소년들의 학력 수준이 세계 최정상급이란 점은 분명한 셈이다.
PISA는 OECD가 회원국 등 세계 수십개 국가의 15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3년에 한 번씩 실시한다.
하지만 이런 객관적 성취도와 달리 학습 동기나 공부에 대한 태도 등을 측정하는 정서적 지수는 정반대의 결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팀이 2012년 PISA에 나타난 한국 학생들의 공부에 대한 정서적 태도를 분석한 결과, 수학에 대한 흥미도와 효능감, 자신감 등이 OECD 평균보다 낮게 나타났다.
반면 수학에 대해 느끼는 불안감과 스트레스 지수는 OECD 평균보다 높았다. 그만큼 학생들이 공부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독친이 밀어붙인 공부의 한계
OECD의 PISA 결과를 '빅데이터' 분석 기법으로 연구해온 김은주 교수는 "한국 언론에선 세계 최상위권 학업성취도를 보인 한국 청소년들의 우수성을 평가하지만 공부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이 최하위권으로 나타난 점을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다른 나라의 경우 대체로 학업성취도가 높으면 학업 흥미도도 높다"면서 "이런 비정상적 결과는 다른 쪽에서 왜곡 현상을 낳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한국 청소년들의 높은 자살률과 낮은 행복감 등이 그 방증이란 것이다.
김 교수는 또 'PISA' 성적이 주는 착시(錯視)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 청소년의 PISA 성적이 최상위층에 있는 건 맞지만 이는 하위층 학생이 적어 전체 평균이 높기 때문"이라며 "각국의 상위 5% 성적을 내는 학생들의 데이터를 따로 떼어내 분석해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성적은 중상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또 "PISA가 15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입시에 매달리는 고교 고학년이나 입시 해방감에 책을 손에서 놓는 대학생들의 학력 수준은 세계 최상 수준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아직 나오지 않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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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미술은 어떤 의미일까"
베스트베이비입력2014.10.17 14:52
미술은 일상 속에서 아이가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놀이이자 예술의 한 분야다. 하지만 미술을 가르치고 작품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무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이에게 미술이 주는 의미는 무얼까. 미술을 어떻게 누리고 즐겨야 할까.
체험학습이라는 이름으로 미술관 나들이 프로그램 티켓이 인기리에 팔리고 '컬처맘'이라는 용어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시대가 되었다. 미술교육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면서 해외 유명 작가의 전시회가 열릴 때면 고사리 같은 아이 손을 잡고 미술관을 찾는 부모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이에게 미술을 어떻게 알려주고 접근시켜야 할지, 미술교육에 대한 엄마들의 고민은 여전하다. 시간 내어 미술관에 데려가도 그림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우리 아이를 어찌해야 할지, 또 어떤 그림이 잘 그린 그림이고, 어떻게 지도하는 것이 좋을지 비전문가인 부모로서는 판단이 안 설 때가 많다.
미술평론가 이주헌은 미술을, 예술을 감상하는 법을 가르치려 애쓰는 부모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는 것은 느끼는 것만큼 중요하지 않다. 무언가 가르치려 애쓰는 대신, 그저 바라보고 느끼도록 내버려두면 아이들은 스스로 그림을 그리고 만들 것이다."
인터뷰는 파주 헤이리에 자리한 그의 작업실이자 집인 '바우재'에서 진행되었다. 바우는 그의 둘째 아들의 아명(兒名)이기도 하고, 열 살 먹은 이 집 백구의 이름이기도 하다. 바우가 살고 있는 집이라 '집 재(齋)' 자를 붙여 '바우재'가 되었는데, 영어로는 20세기 미술사의 한 획을 그은 예술운동체이자 조형학교인 '바우하우스'와 동명이기도 하니 실로 절묘한 작명이다. 그림이 마냥 좋아 화가의 꿈을 품고 미대에 진학한 뒤 신문사 문화부 미술 담당 기자를 거쳐 여러 차례 미술관 관장을 지내고, 또 사람들에게 미술을 좀 더 쉽게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주헌. 그는 20여 년 전 일찌감치 두 살, 네 살 어린 아들을 데리고 유럽 미술관을 여행하며 미술 기행서 <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학고재)을 펴내기도 했다. 요즘에야 어린 자녀를 동반한 배낭여행이 꽤 늘었다지만 당시로서는 유모차 밀고 다른 곳도 아닌 유럽의 미술관 곳곳을 다닌다는 건 정말 보기 드문 발상의 여행이었다. 그의 삶 자체가 미술과 함께해온 여정이라는 방증인 셈이다. 오랜 기간 미술평론가이자 '아트 스토리텔러'로 활동해오고 있으며, 예술을 사랑하는 가족의 한 아버지로서 살고 있는 그에게 '미술이란,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이 우리 아이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었다.
◆미술평론가 이주헌에게 들은 '그림과 예술 이야기'
1. 미술 하는 아버지의 감성을 물려받은 걸까. 큰아들이 직접 그린 자화상과 친구들의 초상.
2. '3인치' 그림으로 유명한 강익중 작가가 '강익중 한글체'로 가족의 이름을 완성해 주었다.
3. 아이의 머리 속에는 무한한 상상의 세계가 있다. 그 상상이 세상 밖으로 펼쳐질 때 아이는 자유로움을 느낀다. 종이로 만든 집은 아이들이 초등학생 시절 만든 상상 속의 집.
그림은 마음으로 보는 것입니다
보고 만지고… 미술도 하나의 언어입니다. 미술은 느낌을 표현하고 그 느낌을 얻는 행위에요. 그림을 그리고 만드는 것들이 전부 일종의 자기표현이지요. 언어 능력이 미흡한 아이들은 자기가 생각한 것, 느낀 것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느낀 그대로 그리거나 만들며 표현하는 게 쉽지요. 그런데 아이가 그린 그림을 보며 아이만의 느낌을 발견해주기보다 '색깔을 끝까지 칠해야지', '그건 그렇게 그리면 안 돼' 하며 어른의 눈으로 '잘 그렸다 못 그렸다'를 판단하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아이는 그림 그리는 데 흥미를 잃습니다.
그릴 마음이 싹 가시고 마는 겁니다. 미술이, 예술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행복은 바로 '자유'예요. 세상의 질서와 규범에서 벗어나 마음껏 상상하고 표현하는 자유…. 미술과 친해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 자유를 잘 지키고 가꾸어나가도록 돕는 겁니다. 그러려면 부모님부터 그림을 볼 때 '잘 그렸다, 못 그렸다, 닮았다, 닮지 않았다'라고 말하기보다 '이 그림을 보니까 이런 느낌이 들어', '저 그림은 저런 느낌이 나서 참 좋아' 이렇게 생각하고 느낀 것을 나누고 소통하려 애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술, 어떻게 감상해야 할까요?
요즘은 아이들과 함께 미술관을 찾는 부모들이 참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엄마부터 미술에 대한 지식이 짧다는 생각에 미술 감상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고민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미술관에서 지식을 얻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부담 없이 그림을 보고, 그림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편하게 나누며 '즐거운 경험'을 쌓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미술관에 도착하기까지 아이는 이미 차 안에서 옴짝달싹 못한 채 답답했을 겁니다. 그런데 다시금 조용한 전시관 내에서 움직이지 말고 조용히 가만히 있으라 하면 아이는 결국 지치게 됩니다. 미술관을 갑갑하고 재미없는 곳으로 여기게 되지요. 나무라지 말고 즐겁게 볼 수 있도록 아이의 리듬에 맞춰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예술의전당에 갔다면 우선 야외 공간에서 마음껏 뛰어보는 거죠. 카페에서 맛난 간식도 사주고요. 그림을 보기에 앞서 '이렇게 나들이 오니까 참 즐겁다'라는 인상을 주는 겁니다. '미술관에 올 때면 엄마 아빠가 내 얘기도 많이 들어주고 맛있는 것도 먹더라. 참 즐겁고 재미난 곳이더라'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즘은 삼청동, 성북동, 평창동 등에 가면 개성 넘치는 작은 갤러리들이 참 많습니다. 익숙해지도록 아이와 자주 찾아가 보면 어떨까요.
집에서 미술 관련 책을 보여주는 것도 부담 갖지 마세요. 이해가 잘 안 된다면 그림만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마음을 사로잡는 그림이 있다면 그 그림을 깊이, 천천히 음미하듯 바라보는 거죠. 이때에도 지식을 알려 애쓰기보다 감상을 통해 감성적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카소의 그림인지, 어느 사조의 그림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림책을 보듯, 아이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보세요. 아이는 그림을 보고, 부모의 이야기를 듣고, 자기의 이야기를 하게 될 겁니다. 제아무리 유명한 화가의 그림을 본들 아이는 그 그림이 왜 중요한지, 그들이 왜 위대한 예술가인지 아직 잘 모릅니다. 하지만 자꾸자꾸 보다 보면 그 그림이 가진 아름다움에 익숙해지고 그 아름다움의 가치를 창조적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리하여 결국 미술 작품이 가진 아름다움의 본질을 자기만의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하며 주체적인 감상자가 되는 것이지요. 미술도 소위 예능교육의 코스가 되면서 학원이나 방문학습 등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겨났습니다. 직접 들여다보거나 경험한 것이 아니라 뭐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만 학원을 다니며 미술교육을 받는다는 건 분명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때조차 절대 지식을 주입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좋은 미술학원, 좋은 미술 프로그램을 어떻게 구분하느냐고요? 한마디로 답하자면 선생님이 창의적이면 당연히 미술 수업도 창의적으로 이루어질 겁니다. 물론 창의적인 선생님을 알아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부모님이 유심히 잘 살피는 수밖에요.
1, 2. 주로 글쓰기 작업이 이루어지는 공간.
3. '대중의 언어'로 알기 쉽게 미술을 이야기하는 많은 책들이 이 공간에서 탄생하였다.
자연스럽게 미술을 접하게 해주세요
저희 부친께서는 출판 계통에서 일하셨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집에 책이 굉장히 많은 편이었지요. 나가서 뛰노는 대신, 저는 집에서 책을 읽거나 책을 집처럼 쌓으면서 혼자 놀기를 좋아했어요. 그래서 책에 대한 낯가림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미술책을 접하게 되었어요. 유명한 화가의 그림도 보고 풍경화도 보면서 미술의 세계에 들어간 거지요. 이론적으로 생각을 하며 본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조금씩 익숙해진 거예요. 그때의 경험이 지금 미술과 책에 관련된 일을 하게 해준 것 같아요. 아이가 아직 어리다면 집에서 충분히 미술놀이를 즐길 기회를 주며 자연스럽게 미술을 접해 보세요. 다양한 재료를 내어주며 마음껏 그림을 그리고 같이 만들어보는 거예요. 무엇보다 아이에게 '부모의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림을 그리고 뭔가를 만들고 표현하는 것이 '밥 먹는 것과 비슷한 거구나'라고 느낀다면 이걸로 충분한 미술교육이 될 겁니다.
◆예술이 아이에게 주는 것…
예술을 알고 즐기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자신의 느낌과 감정에 충실해지기 때문이죠. 어릴 때부터 예술을 가까이 두고 누리며 즐겨온 아이는 감각이 발달하게 되고 직관력과 통찰력이 생깁니다. 사실 대부분 어린아이들은 처음에 이런 능력을 타고납니다. 그러니 아이의 잠재력을 사장시키지 않고 잘 키우고 싶다면 지식을 쌓는 것 못지않게 아이의 감성적 능력을 발달시켜줘야 합니다. 감성이란 어떠한 자극이나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느끼는 겁니다. 감성이 섬세하고 풍부한 아이일수록 자극의 변화에 민감하고 자신을 둘러싼 주변 환경을 잘 이해합니다. 타인에게 공감할 줄 알고 자기 자신을 존중할 줄 압니다.
감성적인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대개 직관력과 통찰력을 타고나는데, 직관력은 어떠한 것을 파악하거나 판단할 때 논리적인 사고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입니다. 어떤 문제를 마주했을 때 그것을 분석하기도 전에 본질을 꿰뚫어봅니다. 또 곁에 있는 사람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속마음을 알아챕니다. 이러한 직관력을 육감(六感, Sixth Sense)이라 하지요. 우리 몸의 다섯 가지 감각이 오감이라면 그다음의 여섯 번째 감각은 '육감'이라 합니다. 육감은 눈, 코, 입, 귀, 피부와 같은 신체 감각기관이 아닌, 온몸으로 느끼는 직관적인 감각입니다. 직관력은 또 다른 말로 영감이라고들 하는데, 영감이 뛰어난 사람은 뛰어난 감각으로 떠오르는 영감을 재빨리 낚아채지요. 이때 아이의 감성을 키우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이 예술입니다. 예술은 감각을 발달시키는데 매우 훌륭한 매개가 됩니다. 우리는 눈으로 그림을 보고 귀로 음악을 듣습니다. 이렇듯 예술 작품을 즐기고 감상하다 보면 감각 능력의 수준을 높이 끌어올리게 되고, 또 이를 통해 세계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통찰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굉장히 창의적으로 해결을 하게 되죠. 세계의 모든 위대한 예술가들이 그러하였듯 말이지요.
자연을 바라보듯 미술을 감상하자
감상이란 '마음에서 느껴 일어나는 생각'입니다. 예술, 좀 더 좁게는 미술을 감상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자연을 바라보듯 감상하는 겁니다. 자연을 감상할 때 우리는 경직된 의식으로 대상을 바라보지 않잖아요. 편안하게, 열린 시선으로 바라볼 뿐입니다. 미술 작품도 마찬가지예요. 그렇게 대하는 것이 가장 좋아요. 미술을 잘 모른다고, 아는 것이 없다고 마음의 문을 닫을 필요는 없습니다. 붉게 물든 노을을 본 순간 우리는 직관적으로 '아름답다'라고 느끼지, 누구도 빛의 원리를 생각하며 노을의 아름다움을 느끼진 않습니다. 그저 노을을 본 순간 자연스럽게 아름답다는 감정이 생깁니다. 미술도 마찬가지예요. 그림을 보며 자연스럽게 반응하고 감상하는 거지, 머리로 이해하라고 미술이 존재하는 건 아니지요.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미술 작품을 대해서는 안 돼요. 큰 감동을 주는 작품 하나와 진지하게 만나는 것이 미술 전반에 관한 많은 지식을 얻는 것보다 훨씬 의미 있는 일일 수 있습니다. 지식은 감동을 불러오지 못하지만, 감동은 삶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게 마련입니다. 미술을 보고 감상하며 아이가 그 느낌의 주인공이 되고, 내가 내 삶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은 참으로 행복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된 아이는 아주 작은 것에도 기쁨을 맛보고 내밀한 행복을 느낍니다. 그렇게 자주 충만함을 느끼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질수록 아이는 스스로 주체가 되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될 겁니다.
글 박시전 | 사진 김진섭 | 참고도서 <오감이 자라는 꼬마미술관>(이주헌 지음, 파랑새)
체험학습이라는 이름으로 미술관 나들이 프로그램 티켓이 인기리에 팔리고 '컬처맘'이라는 용어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시대가 되었다. 미술교육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면서 해외 유명 작가의 전시회가 열릴 때면 고사리 같은 아이 손을 잡고 미술관을 찾는 부모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이에게 미술을 어떻게 알려주고 접근시켜야 할지, 미술교육에 대한 엄마들의 고민은 여전하다. 시간 내어 미술관에 데려가도 그림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우리 아이를 어찌해야 할지, 또 어떤 그림이 잘 그린 그림이고, 어떻게 지도하는 것이 좋을지 비전문가인 부모로서는 판단이 안 설 때가 많다.
미술평론가 이주헌은 미술을, 예술을 감상하는 법을 가르치려 애쓰는 부모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는 것은 느끼는 것만큼 중요하지 않다. 무언가 가르치려 애쓰는 대신, 그저 바라보고 느끼도록 내버려두면 아이들은 스스로 그림을 그리고 만들 것이다."
◆미술평론가 이주헌에게 들은 '그림과 예술 이야기'
2. '3인치' 그림으로 유명한 강익중 작가가 '강익중 한글체'로 가족의 이름을 완성해 주었다.
3. 아이의 머리 속에는 무한한 상상의 세계가 있다. 그 상상이 세상 밖으로 펼쳐질 때 아이는 자유로움을 느낀다. 종이로 만든 집은 아이들이 초등학생 시절 만든 상상 속의 집.
그림은 마음으로 보는 것입니다
보고 만지고… 미술도 하나의 언어입니다. 미술은 느낌을 표현하고 그 느낌을 얻는 행위에요. 그림을 그리고 만드는 것들이 전부 일종의 자기표현이지요. 언어 능력이 미흡한 아이들은 자기가 생각한 것, 느낀 것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느낀 그대로 그리거나 만들며 표현하는 게 쉽지요. 그런데 아이가 그린 그림을 보며 아이만의 느낌을 발견해주기보다 '색깔을 끝까지 칠해야지', '그건 그렇게 그리면 안 돼' 하며 어른의 눈으로 '잘 그렸다 못 그렸다'를 판단하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아이는 그림 그리는 데 흥미를 잃습니다.
그릴 마음이 싹 가시고 마는 겁니다. 미술이, 예술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행복은 바로 '자유'예요. 세상의 질서와 규범에서 벗어나 마음껏 상상하고 표현하는 자유…. 미술과 친해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 자유를 잘 지키고 가꾸어나가도록 돕는 겁니다. 그러려면 부모님부터 그림을 볼 때 '잘 그렸다, 못 그렸다, 닮았다, 닮지 않았다'라고 말하기보다 '이 그림을 보니까 이런 느낌이 들어', '저 그림은 저런 느낌이 나서 참 좋아' 이렇게 생각하고 느낀 것을 나누고 소통하려 애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술, 어떻게 감상해야 할까요?
요즘은 아이들과 함께 미술관을 찾는 부모들이 참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엄마부터 미술에 대한 지식이 짧다는 생각에 미술 감상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고민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미술관에서 지식을 얻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부담 없이 그림을 보고, 그림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편하게 나누며 '즐거운 경험'을 쌓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미술관에 도착하기까지 아이는 이미 차 안에서 옴짝달싹 못한 채 답답했을 겁니다. 그런데 다시금 조용한 전시관 내에서 움직이지 말고 조용히 가만히 있으라 하면 아이는 결국 지치게 됩니다. 미술관을 갑갑하고 재미없는 곳으로 여기게 되지요. 나무라지 말고 즐겁게 볼 수 있도록 아이의 리듬에 맞춰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예술의전당에 갔다면 우선 야외 공간에서 마음껏 뛰어보는 거죠. 카페에서 맛난 간식도 사주고요. 그림을 보기에 앞서 '이렇게 나들이 오니까 참 즐겁다'라는 인상을 주는 겁니다. '미술관에 올 때면 엄마 아빠가 내 얘기도 많이 들어주고 맛있는 것도 먹더라. 참 즐겁고 재미난 곳이더라'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즘은 삼청동, 성북동, 평창동 등에 가면 개성 넘치는 작은 갤러리들이 참 많습니다. 익숙해지도록 아이와 자주 찾아가 보면 어떨까요.
집에서 미술 관련 책을 보여주는 것도 부담 갖지 마세요. 이해가 잘 안 된다면 그림만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마음을 사로잡는 그림이 있다면 그 그림을 깊이, 천천히 음미하듯 바라보는 거죠. 이때에도 지식을 알려 애쓰기보다 감상을 통해 감성적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카소의 그림인지, 어느 사조의 그림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림책을 보듯, 아이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보세요. 아이는 그림을 보고, 부모의 이야기를 듣고, 자기의 이야기를 하게 될 겁니다. 제아무리 유명한 화가의 그림을 본들 아이는 그 그림이 왜 중요한지, 그들이 왜 위대한 예술가인지 아직 잘 모릅니다. 하지만 자꾸자꾸 보다 보면 그 그림이 가진 아름다움에 익숙해지고 그 아름다움의 가치를 창조적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리하여 결국 미술 작품이 가진 아름다움의 본질을 자기만의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하며 주체적인 감상자가 되는 것이지요. 미술도 소위 예능교육의 코스가 되면서 학원이나 방문학습 등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겨났습니다. 직접 들여다보거나 경험한 것이 아니라 뭐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만 학원을 다니며 미술교육을 받는다는 건 분명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때조차 절대 지식을 주입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좋은 미술학원, 좋은 미술 프로그램을 어떻게 구분하느냐고요? 한마디로 답하자면 선생님이 창의적이면 당연히 미술 수업도 창의적으로 이루어질 겁니다. 물론 창의적인 선생님을 알아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부모님이 유심히 잘 살피는 수밖에요.
3. '대중의 언어'로 알기 쉽게 미술을 이야기하는 많은 책들이 이 공간에서 탄생하였다.
자연스럽게 미술을 접하게 해주세요
저희 부친께서는 출판 계통에서 일하셨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집에 책이 굉장히 많은 편이었지요. 나가서 뛰노는 대신, 저는 집에서 책을 읽거나 책을 집처럼 쌓으면서 혼자 놀기를 좋아했어요. 그래서 책에 대한 낯가림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미술책을 접하게 되었어요. 유명한 화가의 그림도 보고 풍경화도 보면서 미술의 세계에 들어간 거지요. 이론적으로 생각을 하며 본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조금씩 익숙해진 거예요. 그때의 경험이 지금 미술과 책에 관련된 일을 하게 해준 것 같아요. 아이가 아직 어리다면 집에서 충분히 미술놀이를 즐길 기회를 주며 자연스럽게 미술을 접해 보세요. 다양한 재료를 내어주며 마음껏 그림을 그리고 같이 만들어보는 거예요. 무엇보다 아이에게 '부모의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림을 그리고 뭔가를 만들고 표현하는 것이 '밥 먹는 것과 비슷한 거구나'라고 느낀다면 이걸로 충분한 미술교육이 될 겁니다.
◆예술이 아이에게 주는 것…
예술을 알고 즐기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자신의 느낌과 감정에 충실해지기 때문이죠. 어릴 때부터 예술을 가까이 두고 누리며 즐겨온 아이는 감각이 발달하게 되고 직관력과 통찰력이 생깁니다. 사실 대부분 어린아이들은 처음에 이런 능력을 타고납니다. 그러니 아이의 잠재력을 사장시키지 않고 잘 키우고 싶다면 지식을 쌓는 것 못지않게 아이의 감성적 능력을 발달시켜줘야 합니다. 감성이란 어떠한 자극이나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느끼는 겁니다. 감성이 섬세하고 풍부한 아이일수록 자극의 변화에 민감하고 자신을 둘러싼 주변 환경을 잘 이해합니다. 타인에게 공감할 줄 알고 자기 자신을 존중할 줄 압니다.
감성적인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대개 직관력과 통찰력을 타고나는데, 직관력은 어떠한 것을 파악하거나 판단할 때 논리적인 사고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입니다. 어떤 문제를 마주했을 때 그것을 분석하기도 전에 본질을 꿰뚫어봅니다. 또 곁에 있는 사람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속마음을 알아챕니다. 이러한 직관력을 육감(六感, Sixth Sense)이라 하지요. 우리 몸의 다섯 가지 감각이 오감이라면 그다음의 여섯 번째 감각은 '육감'이라 합니다. 육감은 눈, 코, 입, 귀, 피부와 같은 신체 감각기관이 아닌, 온몸으로 느끼는 직관적인 감각입니다. 직관력은 또 다른 말로 영감이라고들 하는데, 영감이 뛰어난 사람은 뛰어난 감각으로 떠오르는 영감을 재빨리 낚아채지요. 이때 아이의 감성을 키우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이 예술입니다. 예술은 감각을 발달시키는데 매우 훌륭한 매개가 됩니다. 우리는 눈으로 그림을 보고 귀로 음악을 듣습니다. 이렇듯 예술 작품을 즐기고 감상하다 보면 감각 능력의 수준을 높이 끌어올리게 되고, 또 이를 통해 세계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통찰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굉장히 창의적으로 해결을 하게 되죠. 세계의 모든 위대한 예술가들이 그러하였듯 말이지요.
감상이란 '마음에서 느껴 일어나는 생각'입니다. 예술, 좀 더 좁게는 미술을 감상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자연을 바라보듯 감상하는 겁니다. 자연을 감상할 때 우리는 경직된 의식으로 대상을 바라보지 않잖아요. 편안하게, 열린 시선으로 바라볼 뿐입니다. 미술 작품도 마찬가지예요. 그렇게 대하는 것이 가장 좋아요. 미술을 잘 모른다고, 아는 것이 없다고 마음의 문을 닫을 필요는 없습니다. 붉게 물든 노을을 본 순간 우리는 직관적으로 '아름답다'라고 느끼지, 누구도 빛의 원리를 생각하며 노을의 아름다움을 느끼진 않습니다. 그저 노을을 본 순간 자연스럽게 아름답다는 감정이 생깁니다. 미술도 마찬가지예요. 그림을 보며 자연스럽게 반응하고 감상하는 거지, 머리로 이해하라고 미술이 존재하는 건 아니지요.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미술 작품을 대해서는 안 돼요. 큰 감동을 주는 작품 하나와 진지하게 만나는 것이 미술 전반에 관한 많은 지식을 얻는 것보다 훨씬 의미 있는 일일 수 있습니다. 지식은 감동을 불러오지 못하지만, 감동은 삶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게 마련입니다. 미술을 보고 감상하며 아이가 그 느낌의 주인공이 되고, 내가 내 삶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은 참으로 행복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된 아이는 아주 작은 것에도 기쁨을 맛보고 내밀한 행복을 느낍니다. 그렇게 자주 충만함을 느끼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질수록 아이는 스스로 주체가 되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될 겁니다.
글 박시전 | 사진 김진섭 | 참고도서 <오감이 자라는 꼬마미술관>(이주헌 지음, 파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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