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보고 잊어 버리는 수업은 그만!

■ 교원대·새교육개혁포럼 '신학기 수업을 바꾸자'
국어 시간 아이들에게 원하는 직업 선택하게 한 뒤
수질 오염 해결책 찾게 하자 융합수업이 저절로
독서 지도와 연계한 인성교육 사례도 눈길
입력시간 : 2014.02.18 21: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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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대림초 4학년 1반 한 학생이‘쓰지 않는 약품을 버리지 맙시다’라는 문구를 직접 염색한 흰 티셔츠를 입고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고 있다. 대림초 제공
"선생님, 약사와 수질 오염이 무슨 관계가 있어요?"

지난해 서울 동작구 대림초등학교 4학년 1반의 국어 교과 '서로 다른 의견' 단원 수업. 약사가 되고 싶은 우연경양이 담임 강성복 교사에게 물었다.

강 교사는 아이들에게 직업을 하나씩 고르게 한 후 수질 오염을 해결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보도록 했다. 처음에는 갈피를 잡지 못했던 아이들은 잠시 후 스스로 방법을 찾아냈다.

"선생님, 가정에서 버려지는 약이 엄청난 수질오염을 일으킨대요." 우양은 인터넷으로 관련 정보를 검색하고, 보건복지부 담당자에게 이메일로 질문을 보내기도 했다. 반도체 전문가가 되기 위해 '수학, 과학만 열심히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했던 박재한군은 이제 "수질 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친환경 반도체 제조법을 밝혀내는 반도체 공학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반도체 공장의 폐수가 심각한 수질 오염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깨우치고, 진로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까지 생긴 것이다.

단순하게 각자의 의견만 내세우고 말았던, 자칫 따분할 수 있는 국어 수업은 이렇게 바뀌었다. 아이들은 친환경 방식으로 티셔츠도 직접 만들었다. 우양은 '안 먹는 약은 약국으로 GOGO씽~'이라는 문구를 티셔츠에 새겼다. 강 교사는 "각자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는 캐릭터 티셔츠를 직접 만들어 입고, 자신이 선택한 직업의 입장에서 발표해 봄으로써 흥미로운 수업이 됐다"며 "아울러 진지한 진로탐색의 계기도 됐다"고 말했다. 수질 오염을 주제로 국어, 사회, 과학, 미술, 진로탐색까지 녹여낸 훌륭한 융합수업이 이뤄진 것이다.

1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새교육개혁포럼과 한국교원대 주최로 열린 '신학기, 수업을 바꾸자' 공동포럼. 수업의 방법과 질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는 교사들의 생생한 수업사례들이 공유됐다.

독서 지도와 교육과정을 연결한 경기 진접초등학교의 인성교육 수업 사례도 눈길을 끌었다. 정소정 교사는 "교사들이 수업에 들어갈 때마다 '지옥에 들어간다'고 했던, 아무도 맡지 않으려고 했던 3학년에 이 수업을 적용했는데 학생들 간의 싸움이 감소하는 등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나눔, 바름, 어울림, 살림이라는 큰 주제를 중심으로 국어, 미술, 도덕, 과학, 체육 등 관련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다채로운 활동으로 꾸몄다. 아이들이 쓰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단어 2개를 일주일간 쓰지 않도록 하는 식이다. 어겼을 때에는 '반성의 종이'에 대체어를 써서 '금지어 상자'에 넣도록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반성문이 줄어들었다. 정 교사는 "'짜증나' '아이 씨' '어쩌라고' 등의 말을 안 쓰니 너무 좋더라며 2학기에는 아이들이 먼저 하자고 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주제강연을 한 이원춘 경기 성호중 수석교사(건국대 겸임교수)는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는 창의성 교육을 하기 위해서 융합수업을 만들어야 한다"며 "융합교육은 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은 물론 인문, 사회, 체육, 진로 등의 다양한 생각을 자연스럽게 융합하고 체험하는 유형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학교 가기 싫다는 중학생 아들, 어떡하죠?

법륜스님의 희망이야기 2014.02.13 원문 더크게


자녀가 사춘기가 되면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합니다. 특히 아이가 학교 가기 싫다며 떼를 쓸 때, 이럴 땐 어떻게 아이와 대화해야 하고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법륜 스님의 지혜로운 답변입니다. 



- 질문자 : “중학교 3학년 둘째 아들이 학교 가기 싫다고 합니다. 아들 말로는 학교도 선생님도 마음에 안 드니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하겠다고 합니다. 저는 고등학교는 반드시 다녀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는 중입니다. 생각해 보니 지난 세월 내가 옳다 고집하고 남편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원망하면서 살아왔는데 그 과보를 받는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이렇게 받게 돼 다행이다 싶습니다만, 좀 더 지혜롭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요. 지금 참회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법륜 스님 : “참회 기도를 더해야 합니다. 지금 하고 계신 것에서 열 배는 더해야 합니다. 짓기는 태산같이 지어놓고 받기는 조금만 받겠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지금 겪고 있는 일이 아무것도 아니고 앞으로 갈수록 더 괴로운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옛말에 액땜한다는 말이 있지요. 이미 나에게 일어난 일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서 액땜한다고 말하지요. 교통사고를 당해 몸이 많이 다쳤어도 ‘아이고 원래는 죽을 운명이었는데 이 정도로 액땜하고 넘어가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이렇게 말하곤 하지요. 이게 긍정적 사고입니다.


나에게 주어진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이 상황이 앞으로 더 이상 불행의 조건이 되지 않도록 하는 길입니다.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내가 받아야 할 과보는 이것보다 훨씬 더 큰데 기도를 한 덕택으로 요 정도로 끝나는구나. 정말 다행이다’ 이런 마음으로 살면 어떤 큰일이 닥쳐도 거기에 휘둘리지 않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지난 세월 동안 내가 옳다고 고집하고 남편을 별 이유도 없이 못마땅해하고 원망하면서 살아왔지요. 그런데 지금 아들을 보면 아들이 별 이유도 없이 방황한다고 생각되지만 아이 입장으로 돌아가서 생각해 보면 지난 세월 내가 남편에게 가졌던 그러한 마음이 아이의 마음에 심어져 그로 인해서 아이가 방황을 하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아이의 이러한 방황을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문제로 생각하고 깨우치면 좋지만 아이는 미성년자니까 아직 그럴 만한 힘이나 책임이 없어요. 그러니까 아이가 스무 살이 넘어 자기 스스로 뭔가 깨우칠 때까지는 엄마가 아이의 문제까지도 대신 참회해야 합니다. 이럴 때 내가 참회하고 수행하는 대상은 남편입니다. 아이에게 발생한 문제라고 아이에게 어떻게 하려 하면 안 됩니다. 내가 남편에게 참회할수록 그 공덕으로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덕이 됩니다.


그리고 아이가 이런저런 저항을 할 때 야단을 치거나 때리거나 화를 내거나 하면 안 됩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지은 인연으로 네가 힘들게 사는구나’ 이렇게 이해하는 마음을 내십시오. 


이해하는 마음을 낸다는 것은 아이의 행동이 옳다는 말이 아닙니다. 이해하면 내 마음이 편해집니다. 어차피 그 일은 일어나는 건데 그 일을 보는 내 마음이 편안하다는 거지요. 아이는 앞으로도 사춘기를 지나면서 이런저런 말썽을 피우고 방황을 할 거예요. 내가 아이를 이해하게 되면 아이의 그런 말썽이나 방황을 편안하게 지켜봐 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엄마가 이해를 못 하면 휘둘려서 일을 더 크게 만들어버릴 수가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남편에게 참회 기도를 하면서 아이를 가만히 지켜보십시오. 학교 안 가겠다는 것도 지켜보고 공부 안 하겠다는 것도 지켜보세요. 그러면서 엄마의 성질 대로가 아니라 아이를 이해하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바른길을 천천히 일러주는 게 좋습니다. ‘네가 학교 가기 싫은 건 이해하지만 내가 싫다고 다 안 하는 게 세상살이가 아니다. 세상은 싫어도 해야 될 때가 있고 좋아도 안 해야 될 게 있다’ 하는 식으로 차근차근 일러주면 됩니다. 이럴 때에도 너무 세세하게 작은 일까지 내 생각으로 개입하면 안 되고, 큰 틀에서만 아이가 바르게 갈 길을 편안한 마음으로 일러주는 게 엄마입니다.


그대로 기도하면서 아이 문제는 편안한 상태에서 이해하면서 얘기도 해주고 아이 이야기를 들어주도록 하세요. 아이를 이해하는 마음으로 내가 편안한 상태에서 얘기하면 오히려 전보다 더 설득력도 있을 것이고, 설령 아이가 내 말을 안 듣더라도 내가 편안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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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섭 기자 icon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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