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학생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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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학년도 부산대 효원인재전형 심층면접에서 입학사정관이 수험생에게 질문하고 있다.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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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이찬웅 사정관은 합격생의 공통적인 특징에 대해 "지원하는 학과와 관련된 꿈과 희망, 열정을 일찌감치 가꾸어 온 경우가 많다. 스펙의 양보다 지원한 학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여부, 즉 자신의 꿈을 향해 일관되게, 꾸준하게 향상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가톨릭대 원성현 사정관(입학홍보처장)은 "외고 출신 2명과 외국 고교 출신 1명 등 3명이 지원했는데 눈에 띄는 점이 없어 모두 탈락했다"며 "특목고 출신이라고 해서 무조건 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울산과학기술대 박상도 사정관은 "교과 성적과 비교과 영역, 서류 평가는 물론 면접에서도 아주 우수한 성적을 보였으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불합격한 학생도 있다"고 소개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입학사정관 전형도 있다.
■예비 고3 대비법
부경대 임창근 사정관은 "이번 겨울방학 동안 자신이 지원할 분야를 확고하게 결정해 자신의 활동 자료를 차근차근 모아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부산대 이찬웅 사정관은 "고3은 현실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희망하는 대학과 학과의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어떤 비교과활동 실적을 더 중시하는지를 체크해 맞춤식으로 대비하자"고 제안했다. 울산과학기술대 박상도 사정관은 "희망대학과 학과 2~3개 선정한 다음 자신의 우수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자기소개서 등 제출서류를 미리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경상대 김종환 사정관은 "선생님이나 친구들과 모의면접을 통해 심층면접에 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예비 고1·2 대비법
부산대 이찬웅 사정관은 "우선 자신의 진로계획부터 설계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 보고 보완해야 할 부분을 점검하자. 독서활동을 중요한 평가요소로 반영하는 대학이 많으므로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책을 꾸준히 읽으면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부경대 임창근 사정관은 "자신이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은 학문 분야나 사회에 진출해 꿈을 이루고 싶은 직업을 탐색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소질을 파악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울산과학기술대 이진령 사정관은 "직업과 진로에 대한 탐색과 아울러 내신를 철저히 관리하고 다양한 독서·동아리·체험활동을 하는 것이 합격의 지름길"이라고 지적했다.
▶설문참여 입학사정관 명단
부산대=김정숙 김연경 민수영 박채진 이찬웅 조형숙 부경대=임창근 최유주 허진영 동아대=김수진 오대위 이창수 동의대=남은미 부산가톨릭대=원성현 울산과학기술대=박상도 이진령 경상대=김종환 진주교대=구경호
# 오해와 진실
- 잠재력 중요하지만 기본 교과목 성적 무시 못해
입학사정관제에 관한 오해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교과 성적은 뛰어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교과 성적은 대학 수학능력을 판별하는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이다. 대학 수학능력을 평가하는 핵심 서류는 학교생활기록부다. 따라서 기본 교과목인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성적은 매우 중요할 뿐 아니라 지원 희망 학과의 전공과 관련된 교과목 성적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부산가톨릭대 원성현 사정관은 "면접에서 우열을 가르기 힘들 때 학생부 교과 성적이 누가 높은지에 따라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올해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스펙에 관한 오해도 많다. 사교육에 의존하면 얼마든지 꾸밀 수 있다는 것도 잘못된 생각이다. 화려한 실적이라도 수험생 자신이 지원한 학과·전공과 관련이 없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특히 사교육을 통해 '만들어진' 스펙은 면접으로 쉽게 들통날 수 있다. 과장되거나 지어낸 스펙도 금물. 오히려 자신의 진로를 확실히 정하고 나서 그와 연관된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길이다. 중요한 것은 백과사전식으로 스펙을 쌓기보다 자신이 해왔던 활동을 꼼꼼히 기록하는 일이다.
부산대 조형숙 사정관은 "사교육에 한눈 팔지 않고 일상적인 학교생활 속에서 자기주도적 학습과 활동을 충실하게 해 나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스펙을 쌓을 수 있는 비법"이라고 강조했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주관적인 요소에 좌우된다는 공정성 논란도 있다. 기본적으로 전형이 서류평가와 심층면접 등 다단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느 한 사람에 의해 당락이 결정될 수 없다는 게 입학사정관의 공통된 설명이다.
# 전형요소 분석
입학사정관제의 전형 요소를 분석해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도 합격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동의대 남은미 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관 전형은 다양한 전형 요소를 모아 일관성 성실성 가치관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어느 하나 소홀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내신성적= 대학 수업을 이해할 수 있는 만큼의 기본적인 학습능력은 필요하다. 비록 저학년 때 성적이 부진했다고 하더라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상승곡선을 그려준다면 학습에 대한 의지가 있다고 평가될 수 있다.
▶면접= 활동 경험과 진로 계획의 연관성은 면접의 주요 평가요소가 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한지와 자기소개서에 쓴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게 좋다. 이를 위해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 면접내용이 서로 일관되어야 한다.
▶봉사활동= 봉사활동은 한 분야를 꾸준히 했다거나 '사랑의 집 짓기' 등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봉사활동이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단지 봉사 시간만 많고, 봉사활동에 관한 뚜렷한 특징을 찾아볼 수 없다면 곤란하다. 특히 봉사활동은 시간의 많고 적음보다는 그 경험이 지니는 내용과 의미가 더욱 중요하게 평가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자.
▶독서활동= 비교과 영역이나 독서 분야에서 지원학과와 관련한 어떤 경험도 찾아볼 수 없는 끼워맞추기식 진로 계획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정치인이 꿈인 지원자의 학생부 독서활동 기록에 사회과학 관련 서적을 읽었다는 근거가 없다는 건 지원 분야와 열정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수상=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연계해 얼마나 열정을 갖고 극대화 했는지를 보여줘야 좋은 스펙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수상경력을 나열하기보다는 그것이 자신의 학습에 얼마나 도움이 되어왔는지를 부연설명하거나, 비록 수상하지 못했다하더라도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점과 자신의 노력 등을 상세하게 피력하는 것이 좋다.
▶자격증 및 인증= 지원 분야의 관심도와 열정을 보여 줄 수 있는 부분인 만큼 계획성을 갖고 준비하자.
▶출결= 성실도의 측정 근거가 될 수 있으므로 결석하지 않아야 한다.
◇ 입학사정관제 대비 요령
①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파악하라.
②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진로를 선택하라.
③ 전체 교과를 열심히 하되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교과에 더 집중하라.
④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된 비교과 활동 및 다양한 대외활동을 하라. 특히 진로와 관련된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꾸준하게 하자.
⑤ 독서를 통해 진로와 관련된 역량을 길러라.
⑥ 학교생활기록부 대외활동, 자신의 교육환경에 근거해 자신의 특성과 지원학과에 대한 열정을 담을 수 있는 서류를 직접 작성하라.
⑦ 면접에서 자신의 특성과 지원학과와 관련된 활동 및 열정을 차분히 설명하고 자신의 강점을 자신있게 부각하라.
⑧ 학교 선생님과 상의해서 면접에 대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