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99%, 9조 기부한 그는 임대살며 1만원 시계 차고 다녔다

"빈털터리 됐지만 행복합니다" 평생 모은 돈 기부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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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일궈온 재산을 아무 조건 없이 사회에 환원하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사회 발전과 진정한 부의 가치 실현을 위해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기업인이 있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국내외 ‘기부왕’ CEO를 알아봤습니다.


◇”부유한 죽음은 불명예스럽다” 억만장자의 두 얼굴


미국의 억만장자 찰스 척 피니(89)는 9월14일(현지시각) 자신의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평생의 목표를 이뤘습니다. 피니는 1960년 면세점 그룹 DFS(Duty Free Shoppers)을 창립한 사업가입니다. 면세점 사업으로 큰돈을 벌었던 피니는 살아있는 동안 재산을 모두 사회에 내놓겠다고 말해왔습니다. 이날을 마지막으로 자신의 자선재단 ‘애틀랜틱 필랜스로피’에 남은 돈을 모두 기부하고 재단을 해체한 겁니다. 지난 40년 동안 기부한 금액은 80억달러(9조3600억원)에 달합니다. 아내와의 노후를 위해 200만달러(23억4000만원)만 남겨놓고 평생을 모은 전 재산의 99%를 기부했습니다. 

찰스 척 피니가 지난 40년간 기부한 금액은 80억달러(9조3600억원)에 이른다.

출처플리커

피니는 미국뿐 아니라 베트남, 남아공 등 전세계 곳곳의 자선단체, 대학, 재단 등에 꾸준히 기부했습니다. 교육, 인권, 건강 등 사회에 꼭 필요한 곳에 큰돈을 쾌척했습니다. 그는 재단 해체 문서에 서명하면서 “빈털터리가 됐지만 더없이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생전에 목표를 이룰 수 있어 만족스럽고 좋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전 재산을 기부할지 궁금해했던 사람들에게 ‘해봐라, 정말 좋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실 피니는 두 얼굴의 억만장자로 불립니다. 사업 성공으로 큰돈을 벌었지만 돈에 유달리 집착해 비난받기도 했습니다. 모임에서 돈을 내지 않으려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법적 소송에서 어떻게든 변호사 비용을 깎으려고 했다는 등 여러 일화가 전해졌습니다. 1988년 미국의 한 경제지는 그를 향해 “돈밖에 모르는 억만장자”라고 비꼬기도 했죠. 그런데 1997년 그의 진짜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당시 면세점 매각 법정 분쟁에 휘말렸고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비밀 회계장부가 발견된 겁니다. ‘뉴욕컨설팅 회사’라는 이름으로 15년간 약 2900회의 지출내용이 있었습니다. 지출 금액은 총 4조5000억원에 달했습니다. 알고 보니 모두 기부에 쓰인 돈이었습니다. 그가 1982년 기부재단을 설립해 몰래 기부를 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큰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동시에 그의 검소한 생활 습관도 화제였습니다. 피니는 자신의 명의로 된 자동차나 집도 없이 부인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임대 아파트에 살면서 15달러(1만7000원)짜리 플라스틱 시계를 차고 다녔다고 합니다. 또 비행기도 이코노미 클래스만 탔습니다. 평소 자선사업가인 앤드루 카네기가 했던 ‘부유한 죽음은 불명예스럽다’라는 말을 늘 마음에 새기면서 살았다고 합니다. 피니는 “죽어서 하는 기부보다 살아서 하는 기부가 더욱 즐겁다”고 말했습니다.


◇자선단체 만들어 기부 문화 만들어가기도


자선단체를 만들어 부호들의 기부를 독려하는 CEO도 있습니다. 빌 게이츠(65)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워런 버핏(90)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입니다. 세계 부호인 두 사람은 2010년 자선단체 ‘기빙 플레지’를 설립했습니다. 자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기로 약속한 사람들이 가입하는 기부 클럽입니다. 직접 나서서 부자들의 기부 문화를 만들어가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이들의 뜻을 함께한 ‘착한 부자들’ 명단에는 MS공동창업자 폴 앨런,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 CNN 창업자 테드 터너,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 호텔 재벌 힐튼 가의 좌장 배런 힐튼 등이 있습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좌),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우)

출처CNBC, 플리커

실제로 버핏 회장도 죽기 전 재산의 99%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말해왔습니다. 2006년부터 꾸준히 기부하고 있습니다. 이미 기부금으로 370억달러(43조2900억원)를 내놨습니다.


빌 게이츠도 마찬가지입니다. 2010년 당시 560억달러(65조5200억원) 재산 중 99%를 기부하고, 세 자녀들과 아내에겐 각 1000만달러(117억원)씩만 남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는 1994년부터 부인과 자신의 이름을 딴 빌앤멜린다게이츠 재단에 MS 주식과 현금을 기부해 왔습니다.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기부금은 총 500억달러(58조5000억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5년 미국의 ABC뉴스는 “빌 게이츠가 지난 20년간 기부한 금액을 일 단위로 환산하면 하루에 50억원씩 기부한 셈”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전 재산 기부 선언한 국내 CEO

(왼쪽부터)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강석창 미네랄바이오 회장, 이수영 광원산업 회장.

출처조선DB

우리나라 기업가 중에도 전 재산 기부를 선언한 CEO가 있습니다. 이준용(82) 대림산업 명예회장은 2015년 자신의 전 재산 2000억원을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에 내놓겠다고 했습니다. 이 회장은 2014년 아내인 한경진 여사를 먼저 떠나보낸 후 기부를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는 1995년 대구 지하철 공사현장 폭발사고 때도 피해 복구와 유가족 성금으로 20억원을 기부했습니다. 당시 재계에서 낸 기부금 중 가장 많은 액수였죠. 이 명예회장은 후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통일이기에 전재산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기부를 하기 위해 사업을 한다’고 말하는 기업가가 있습니다. 강석창(59) 미네랄바이오 회장입니다. 소망화장품 창업자이기도 한 강 회장은 지난 20년간 100억원이 넘는 돈을 기부했습니다. 2017년엔 사업을 그만두면 전 재산의 99%를 내놓겠다는 약속도 했습니다. 고등학교 중퇴 후 10여년간 화장품 회사 영업 사원으로 일했던 그는 더 많은 기부를 하기 위해 창업했다고 합니다. 강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월 1만5000원이면 아프리카 한 가족이 한 달을 먹을 수 있습니다’라는 기사를 본 후 꾸준히 기부를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필요한 사람에게 돈이 돌아가는 건 당연하다면서 기부 이유를 전했습니다.


이수영(84) 광원산업 회장은 지난 7월 평생을 모은 재산을 연구 기금으로 써달라면서 676억원을 카이스트(KAIST)에 기부했습니다. 그는 법대를 졸업한 기자 출신 사업가입니다. 1971년 광원목장을 설립해 축산업으로 첫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1988년 광원산업을 창업해 부동산 사업으로 자산을 모았습니다. 이번 기부는 지난 2012년 미국에 있는 80억원 상당의 부동산과 2016년 10억원 상당의 미국 부동산을 유증한 것에 이은 세 번째 기부입니다. 총 기부액은 개교 이래 최고액인 766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첫 기부를 한 후 2013년부터는 카이스트발전재단 이사장을 맡았습니다. 그는 세 번째 기부를 하면서 “카이스트에서 꼭 국내 첫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도록 해달라. 세계적인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고 대한민국의 이름을 세계에 드높이는 일에 값지게 써줬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신혼여행 중인 경찰관과 간호사 부부, 바다 빠진 시민 구했다

신진호 입력 2020.09.22. 10:56 수정 2020.09.22. 11:00

지난달 29일 제주 신혼여행 때 시민 구조
허태정 대전시장 "용기 있는 행동에 감사"


대전경찰청 김태섭 경장, '의로운 시민' 표창

제주도 신혼여행중 바다에 빠진 시민을 구한 대전지방경찰청 김태섭 경장이 22일 대전시에서 '의로운 시민' 표창을 받았다. [사진 대전경찰청]

대전경찰청 소속 김태섭(32) 경장은 지난달 29일 결혼식을 올린 후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아내와 함께 제주도 중문 색달해수욕장 해변을 걷던 김 경장은 바다 위에 떠 있는 검은색 물체를 발견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바다에 빠진 20대 남성이었다.

당시는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높은 파도와 강한 바람이 불어 당장 구조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김 경장은 즉각 오리발을 끼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수중과학수사 요원으로 수영에 능숙한 그였지만 강한 파도 속에서 남성을 구조하느라 진땀을 쏟아야 했다.

해변에서 남편의 구조 모습을 지켜보던 김 경장의 아내는 119에 신고했다. 바다에 빠진 남성은 김 경장이 해변으로 구조해낸 뒤에도 의식을 찾지 못했다. 이때 김 경장의 아내는 “얼굴을 들어줘야 한다”며 침착하게 조언했다고 한다. 아내의 직업은 간호사다.

제주도 신혼여행중 바다에 빠진 시민을 구하는 대전지방경찰청 김태섭 경장 모습. 김 경장은 22일 대전시에서 '의로운 시민' 표창을 받았다. [사진 대전경찰청]



간호사인 아내는 곁에서 침착하게 조언
김 경장 아내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는 CPR(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다행히 남성은 물을 토한 뒤 의식을 회복했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구급대원들이 심폐소생술을 할 때 김 경장의 아내는 남성의 맥을 짚어보며 상태를 확인했다고 한다.

대전경찰청 과학수사계에서 일하는 김 경장은 “수중과학수사훈련을 받은 덕분에 긴급한 상황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며 “당황하지 않고 곁에서 침착하게 도와준 아내가 고맙다”라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접한 대전시는 공적심사위원회를 열고 김 경장을 ‘의로운 시민’ 수상자로 선정했다. 신혼여행 중 자신의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용기 있는 결정으로 소중한 생명을 구했고, 시민들에게 귀감이 됐다는 취지에서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22일 오전 접견실에서 김 경장에게 직접 의로운 시민 표창패를 전달했다. 김 경장은 “시민을 위한 경찰이 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 신혼여행중 바다에 빠진 시민을 구한 대전지방경찰청 김태섭 경장이 22일 대전시에서 '의로운 시민' 표창을 받았다. 사진은 대전경찰청 청사. [사진 대전경찰청]

허 시장은 “위험을 감수하고 적극적으로 인명을 구한 김태섭 경장의 용기 있는 행동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이런 의로운 행동을 실천해 서로를 보호하고 보살피는 아름다운 마음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

[아직 살만한 세상] "15층 생수 배달한 날, 손편지를 받았습니다"

김지은 입력 2020.09.12. 06:30

MBC뉴스 캡처


충남 천안에서 경기도 평택을 오가며 생수 배달을 하는 이대영씨는 최근 편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그 내용이 너무 감동적이고 뭉클해서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과연 어떤 내용일까요.

10일 MBC에 따르면 이 사연은 지난 7일 태풍 하이선이 한반도를 지나가던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날은 아침부터 우중충했습니다. 대영씨는 어김없이 생수 배달에 나섰죠. 이날따라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고객이 많아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한 아파트에서 제가 배달하는 시간에 전기를 점검하더라고요. 배달할 곳이 15층이었는데 전기 점검이 끝나는 시간에 배달을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굳이 지금 올려달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15층까지 힘들게 올라갔던 기억이 나요.”

MBC뉴스 캡처


그렇게 마음도, 몸도 힘든 배달을 마친 뒤 대명씨는 또 다른 가정집에 방문했습니다. 그는 생수를 가져다 놓고 나오는데 문 앞에 쇼핑백을 발견했습니다. 그 안에는 샌드위치와 우유, 그리고 손편지 하나가 놓여 있었습니다.

“태풍으로 인해 위험한 상황에 상품 주문하여 죄송합니다. 내일로 배송하심이 좋을 듯하다고 문자 남겼는데 답이 없어 죄송한 마음에 글로 대신합니다. 여기 빈 페트병 수거용과 함께 직접 만든 샌드위치와 우유를 함께 놓아뒀습니다. 저의 작은 정성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택배기사님들 물량이 많이 늘어나 많이 힘드시다고 방송에서 들었습니다. 항상 고맙고 감사합니다. 저의 작은 성의로 드시고 힘내주세요. 화이팅 입니다. 손하트.”


대영씨는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고 합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이 헛된 일은 아니구나, 많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받는 직업이구나라는 생각에 기분이 무척 좋았다고 하는데요.

“그날은 날아갈 듯이 일을 했죠. 하하하. 특히나 코로나 때문에 다들 힘들고 지친 시기를 지나가고 있죠. 제가 받은 경우처럼 위로를 해주거나 염려를 해주는 일들이 서로서로에게 계속된다면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택배 노동자의 업무량은 약 30%이상 늘었다고 합니다. 지난 1월 이후 과로사로 사망한 택배 기사만 7명이 넘는다고 하는데요. 어려운 시기일수록 택배 기사에 대한 작은 배려, 격려의 메시지가 이들에게는 큰 힘이 되지 않을까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김지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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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아직 살만한 세상

정옥래-후불제상조 (주)하늘자리 대표
♡2020년 8월24일(월) 아침편지

<당당하게 바라보는 눈>
넓은 초원에 소를 방목하는 아프리카에서는
사자나 표범 등의 맹수가 소를 잡아먹는
일이 항상 걱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축을 맹수에게서
지키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여느 때처럼 사자가 초원의 소들을 향해
살그머니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고양잇과 동물은 사냥감이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은밀히 다가가 단숨에 기습하는 방식으로
사냥합니다.

들키지 않고 소의 등 뒤에 접근한 사자는
소에게 달려들려고 했지만, 그 순간 커다란 눈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습니다.

기습에 실패한 사자는 미련 없이
사냥을 포기하고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소는 사자가 다가온 것을
조금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사자가 마주친 그 커다란 눈은 실제 눈이 아니라,
사람들이 소 엉덩이에 그려 넣은
눈이었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 보츠와나 북서부 오카방고 삼각주 지역은
풍요로운 생태계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돼
야생동물이 보호되고 있지만, 사자와 표범 등이
주변의 가축을 공격하는 일이 잦아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곳입니다.

이를 위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UNSW)의 연구진은,
가축을 공격하는 사자나 표범 등이 사냥을 할 때,
목표물과 눈만 마주칠 때 포기하는 사례가 있어서
소 양쪽 엉덩이에 눈 그림을 그려놓고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결과는 놀랍게도 4년 동안 엉덩이에
눈 그림을 그려 놓은 소는 사자의 습격이 거의 없었고
또한, 눈 대신에 커다랗게 'X' 표시를 해놓은
소들도 습격이 적었다고 합니다.
때로는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보다
말없이 바라보는 눈빛이 더 강력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이 가짜 눈이 주는 착시효과라도
말입니다.

고속도로에서 작동이 되지 않는
속도 단속기 앞에서 차의 속도를 줄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