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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갑작스럽게 쓰러진 70대 노인을 살리고 홀연히 떠난 간호사의 이야기가 전해져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울산 중부소방서는 지난 18일 오후 4시28분쯤 “사람이 실신했다”는 신고를 받았다고 합니다.
구급차가 도착하자 이 여성은 자리를 내주며 구급대원들이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침착하게 환자의 휴대전화를 찾아 환자 가족에게 전화를 건 뒤에는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될 것 같다”고 알려주기도 했죠.
그녀의 조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여성은 구급대원들이 환자에게 수액을 투여하려고 하자 환자의 정맥로 확보를 돕기도 했습니다. 이를 본 구급대원들은 여성에게 “누구시냐”고 물었습니다. 여성은 구급대원의 물음에 “간호사”라고 답한 뒤 이들을 묵묵히 보조했습니다.
여성은 구급대원들이 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일 동안에는 현장에 남아 구급대가 사용하던 기도삽관 장치, 수액 세트 등을 정리했습니다. 여성은 구급대원들의 뒷정리까지 모두 돕고 나서는 조용히 현장을 떴습니다.
소방 당국은 “이 여성의 초기 조치 덕분에 환자를 살릴 수 있었다”면서 “감사를 전하고 싶지만 아직 여성을 찾지 못했다”고 토로했습니다. 간호사라는 직업과 20대로 추정되는 나이 말고는 알려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중부소방서 관계자는 “급박한 심정지 상황에서 초기 심폐소생술은 아주 중요하다”면서 “스스럼없이 도움을 주신 시민께 감사 인사를 드리며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환자는 병원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맥박이 돌아왔고, 지금은 비교적 안정된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길거리의 한 간호사는 쓰러진 남성을 본체만체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그가 무사히 병원으로 옮겨질 때까지 정성껏 도운 뒤 이름도 밝히지 않고 자리를 떠났죠. 이날 한 생명은 때마침 자신의 옆을 지나던 간호사 덕택에 목숨을 건졌습니다. 자신의 앞에 쓰러진 환자를 살려내고서야 발걸음을 옮긴 간호사. 얼굴도 모르는 70대 노인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며 그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녀의 마음은 읽을 수 없지만 한가지만은 분명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침착하게 환자를 구하고 홀연히 사라진 그녀는 그 누구보다 유능하고 마음 따뜻한 간호사일 겁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