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저 사람한테 냄새나는데, 쫓아내면 안돼요?”


“아무리 냄새가 나더라도, 승객을 열차에서 쫓아낼 수는 없습니다”

열차장은 단호했습니다. 그렇다면 승객에게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빗발치는 동안 그를 쫓아내지 않고 어떻게 난관을 극복했을까요. 중국 신문화보에서 23일 보도한 한 15년 경력의 베테랑 열차장의 미담을 소개합니다.

16일 밤, 중국 난닝에서 창춘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악취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승객들은 극심한 불편을 호소했습니다. 승무원이 열차 구석구석 방향제를 살포했지만 소용없었죠.

견디다 못한 승객 몇몇이 열차를 돌아다니며 냄새의 원인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10호차에 들어선 순간 단박에 냄새 발생지를 특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 허름한 옷차림을 한 남성이 잠들어있었고 그의 몸에서 지독한 냄새가 풍겨나오고 있었죠. 이유를 찾아낸 승객들은 승무원과 열차장에게 항의하며 그를 쫓아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열차장은 그럴 수 없다고 거절했습니다. 냄새가 나는 승객일지라도 자신의 열차에서 내보낼 수 없다면서 방법을 찾아보겠노라 약속했고요.


열차장은 그가 깨어나길 기다린 후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그가 전한 사연은 이렇습니다. 그는 2년 동안 단 한 번도 씻은 적이 없었습니다. 2년 전 아내가 사망했고 그 충격으로 떠돌이 생활을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형편에 씻는 것은 사치였다고 했고요.

열차장은 이제 자신이 해야할 일을 분명히 안 듯 조용히 일어서서 세면대로 가 대야에 따뜻한 물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비누로 그의 몸 구석구석을 씻겨주었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승객 일부는 자신들의 여벌 옷을 그에게 건네기도 했습니다. 그는 열차장 덕에 깨끗하게 씻을 수 있었고 승객들 덕에 말끔한 옷을 차려입을 수 있었습니다.

열차장은 목욕을 마친 그에게 도시락을 제공하며 고단함을 달래주었습니다. 그는 “2년 만에 가장 편안한 하루였어요.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밝게 인사했습니다. 열차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승객을 돕는 것은 승무원의 책임입니다”라며 덤덤하게 소감을 전했다고 하고요.

만약 열차장이 그를 내쫓았다면 어땠을까요. 그는 다시 살아갈 용기를 낼 수 없었을지 모릅니다. 그날 분주했던 열차 안에서 어려운 이에게 따뜻한 손을 내민 열차장과 승객들. 이들 모두에게 편안한 하루가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2871718&code=61131111&cp=du

 

죽은 향고래 뱃속에 일회용 컵 115, 비닐봉지 25-한겨례2018-11-21

 

19일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남동부 카포타 섬 해안에 죽은 채 떠밀려온 향고래에서 다량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견됐다. 세계자연기금 인도네시아 지부 트위터 갈무리.

 

19일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남동부 카포타 섬 해안에 죽은 채 떠밀려온 향고래에서 다량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견됐다. 세계자연기금 인도네시아 지부 트위터 갈무리.

일회용 플라스틱 컵 115, 비닐봉지 25, 생수병 4, 슬리퍼 2

죽은 향고래의 뱃속에서 확인한 물건들이다. 세계자연기금(WWF) 인도네시아 지부 활동가는 19일 와카토비 국립공원의 카포타 섬 주민으로부터 죽은 향고래가 떠밀려 왔다는 제보를 받았다. 당국과 함께 현장에서 확인한 고래의 뱃속에서는 모두 5.9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나왔다.

가장 큰 무게를 차지한 것은 라피아란 포장재로, 라피아야자의 질감을 흉내 낸 폴리프로필렌 재질이다. 크고 작은 플라스틱 조각 1000여 점도 함께 나왔다. 길이 9.5m의 향고래는 죽은 지 꽤 지난 듯 많이 부패한 상태였다.

이 단체 해양보전 활동가인 드위 수프라프티는 아직 이 고래의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눈에 보이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충격적이라고 통신사 에이피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향고래 뱃속에서 나온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 폐기물. 세계자연기금(WWF) 인도네시아 지부 트위터 갈무리.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플라스틱 폐기물을 많이 환경에 배출하며,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320t의 플라스틱 폐기물 가운데 129t이 바다로 흘러간다는 연구결과가 지난 1월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리기도 했다.

향고래가 어떻게 플라스틱 폐기물로 위협받는지는 아직 제대로 밝혀져 있지 않다. 김현우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박사는 향고래는 일반적으로 깊은 바다에서 오징어 등을 잡아먹기 때문에 어떻게 플라스틱 폐기물을 섭취하게 됐는지는 정밀 조사를 해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플라스틱 폐기물에 의한 고래 피해는 최근 들어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주제라고 말했다. 그는 바닷물을 걸러 먹는 밍크고래나 비닐을 해파리로 오인해 먹는 바다거북의 피해 사례는 많이 밝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고래가 플라스틱 폐기물을 먹고 죽은 사례는 지중해에서 한 건이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호나우두 데 스테파니스 등 스페인 연구자들은 2013년 과학저널 해양오염 회보에 실린 논문에서, 전해 지중해 그라나다에서 죽은 채 해변에 떠밀려온 향고래 한 마리를 부검한 결과 인근 해안 비닐하우스에서 홍수로 떠내려온 플라스틱 폐기물을 먹고 장 파열을 일으킨 것이 사인으로 추정된다라고 밝혔다.

 

2012년 지중해 해안에 좌초한 향고래 뱃속에서 나온 비닐하우스 폐기물. 스테파니스 외 (2013) ‘해양오염 회보제공.

 

2012년 지중해 해안에 좌초한 향고래 뱃속에서 나온 비닐하우스 폐기물. 스테파니스 외 (2013) ‘해양오염 회보제공.

이 향고래의 뱃속에선 각종 비닐폐기물 8.1이 나왔다. 연구자들은 향고래는 바다 바닥에서 먹이를 찾기 때문에 다른 고래보다 폐기물을 잘못 먹을 위험이 크다그러나 물에 뜬 비닐조각도 먹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지난 2월 스페인 남부 해안에 좌초한 고래에서 29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나와 충격을 준 일이 있다(관련 기사: 플라스틱 먹고 죽은 고래뱃속에 쓰레기 29있었다). 이 고래는 비닐봉지와 로프, 그물이 장을 막아 복막염을 일으킨 것이 사인으로 추정됐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

 

 

 

 

 

사육장 탈출 황새, 일본서 발견..복원 사업 후 처음-JTBC2018.11.22[앵커]

 

황새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였지만 1970년에 모습을 감춘 뒤로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됐고, 복원 사업도 현재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9월 충북 청주 사육장을 탈출한 황새가 최근 일본에서 발견됐습니다. 복원 사업을 시작하고 처음 있는 일입니다.

 

정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길고 가느다란 다리에 까맣고 긴 부리.

 

멸종위기종인 황새 한 마리가 길 위에 서서 뱀을 쪼아 먹습니다.

 

지난 9월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사육장에서 탈출한 개체명 A29라는 황새입니다.

 

사육장에서 태어나 올해 6살이 된 수컷입니다.

 

사육사들은 개체명과 비슷한 '아이쿠'라는 별명을 붙여줬습니다.

 

'아이쿠'GPS를 달고 있지는 않았지만 다리에 개체명이 적힌 고리로 전국 곳곳에서 목격됐습니다.

 

지난 15일 전북 고창의 한 논에서 미꾸라지를 먹는 모습이 찍힌 뒤 모습을 감췄습니다.

 

그런데 지난 20일 일본 나가사키 현 고토시에서 일본 연구자들에 의해 발견된 것입니다.

 

1996년 황새 복원 사업을 시작한 이후 일본까지 건너간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입니다.

 

전문가들은 황새가 야생 환경에 적응한 좋은 사례라고 말합니다.

 

[백운기/국립중앙과학관 조류학 박사 : 러시아에서 우리나라를 찾아와서 월동하고 다시 북상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새로운 이동 경로를 만들고 개척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황새는 농약사용과 환경오염으로 1970년대 모습을 감췄습니다.

 

세계적으로도 3000여 마리만 남아있는 멸종위기종입니다.

 

(화면제공 :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영상디자인 : 박지혜)

 

[아직 살만한 세상] “이웃집서 학대 당하는 반려견 데리고 귀농했어요”

입력 : 2018-11-16 06:00


반려동물.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을 가리킵니다. 가축이나 애완동물과는 다릅니다. 반려족에게 반려동물은 가족입니다. 아프면 간호를 하고, 잘못을 저지르면 대신 사과를 하기도 합니다. 최근엔 반려동물이 중병을 진단 받자 치료를 한다며 귀농까지 한 견주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dc인사이드 멍멍이 갤러리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엔 “반려견 때문에 귀농한 지 1년”이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지난해 10월 반려견인 위키와 함께 경북의 조그마한 시골로 이사를 했다고 합니다. 위키가 2년 전 중증근무력증을 진단 받아 걷지 못하게 됐기 때문인데요. 맑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다보면 조금 더 빨리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무턱대고 귀농을 결정한 겁니다.

그는 “나는 돈도 정말 없고, 지금 사는 곳에 연고도 없다. 우리 둘이 행복하게 잘 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들어 귀농했다”며 “농사를 짓는 부지와 집은 임차한 것이고, 좋은 이웃을 만나 신세를 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dc인사이드 멍멍이 갤러리

온라인 커뮤니티 dc인사이드 멍멍이 갤러리

다행히 결과는 매우 좋았습니다. 위키는 현재 병마를 털어내고 시골의 넓은 들판을 마음껏 뛰어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매일 아침 한 시간씩, 오후엔 두 시간씩 산책을 한다. 사과랑 감이 많이 나는 동네라 주워 먹는 게 많다. 여름엔 집 앞의 냇가에서 물놀이를 한다”고 전했습니다.

글쓴이는 또 위키와의 첫 만남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처음엔 이웃 주민으로 만났다고 합니다. 개 짖는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찾아간 옆집에서 말입니다. 그러나 그곳에선 상상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한 남성이 위키를 학대하고 있었던 겁니다. 글쓴이는 그 자리에서 덜컥 “내가 키우겠다”고 말한 뒤 위키를 데리고 나왔다고 합니다.

당시 위키의 건강상태는 심각했습니다. 파보 바이러스에 감염돼 생명이 위중했습니다. 수의사는 글쓴이에게 “살 가능성이 높지 않으니 그냥 놔둬라”라고만 했다고 합니다. 주변에서도 위키가 사람을 극도로 경계하고, 대소변조차 가리지 못하는 탓에 다 나아도 문제가 된다고 말했고요.

그러나 글쓴이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수의사에게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라며 치료를 부탁했습니다. 다행히 4일 뒤 위키는 기적적으로 살아났습니다. 이후에도 심장사상충에 감염되고, 중증근무력증에 걸렸으나 모두 이겨냈습니다.

그는 “위키를 키우면서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솔직히 거짓말이다. 하지만 위키는 내 인생을 바꿔줬다”며 “누구나 행복해야 한다는 것, 누군가는 한없이 나를 사랑해준다는 것, 나는 위키를 통해 배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나도 위키를 키우지만, 위키도 나를 키우고 있지 않나. 경제적으론 어렵지만 행복하다. 위키가 좋아하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전형주 객원기자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2843311&code=61121111&sid1=soc

[아직 살만한 세상] 만원 지하철 꾸벅꾸벅 조는 할머니 본 청년이 한 행동 (영상)

입력 : 2018-11-10 07:30

 

GIPHY 영상 캡처

발 디딜 틈 없이 승객으로 가득 찬 지하철. 우리는 ‘지옥철’이라고 부릅니다. 만원 지하철 안에서 사소한 일에도 기분이 상할 수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신체 접촉에 목소리를 높여 언쟁을 벌이기도 하죠. 하지만 이 청년의 신체 접촉은 달랐습니다.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이 청년은 이미지 공유 사이트 이머저(imgur)에 올라온 중국의 만원 지하철 영상에 등장했습니다. 트위터·페이스북에서 10일 현재 화제가 되고 있는 영상입니다. 영상을 퍼뜨리는 SNS 이용자들은 “중국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영상을 보면 10~20대로 추정되는 남성은 자신의 앞에 있는 손잡이 기둥에 손을 대고 있습니다. 조금은 부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왜 이런 행동을 한 걸까요.

곧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꾸벅꾸벅 졸고 있는 백발의 할머니 한 명이 청년 앞에 있었습니다. 청년은 혹여 할머니가 손잡이 기둥에 머리를 부딪힐까 걱정이 됐던 것 같습니다. 그는 손바닥으로 할머니의 머리를 보호합니다. 할머니가 기둥에 부딪혀 다치거나 잠에서 깨는 일이 없도록 ‘손바닥 베개’를 만들어준 겁니다.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서 청년은 한 손으로 기둥을 잡고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를 지그시 바라보며 조용히 다른 손을 대주고 있죠. 처음 본 사람의 머리가 손에 닿는 것은 그다지 유쾌한 상황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청년은 전혀 괘념치 않았습니다. 할머니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청년의 두 눈에 가득 담겨 있습니다.

영상 이후의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아마 청년은 자신의 목적지에서 내렸을 것이고, 할머니는 그 상황을 모른 채 잠에서 깼을지도 모릅니다. 만약 할머니가 청년의 배려를 알아챘거나 뒤늦게 이 영상을 봤다면 분명 고맙게 생각했을 겁니다. 청년의 선행은 작은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실천하기에 쉽지만은 않은 일입니다. 이 배려가 세계인의 마음에 온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2829670&code=61131811&cp=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