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스마트폰으로 놀수록 공격적
“놀이목적, 교육목적으로 전환해야”
등록 :2016-07-07 11:48수정 :2016-07-0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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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6.28 04:40
수정 : 2016.06.28 04:40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아이의 부정적 감정을 인정하고 수긍해주는 것이 욱하지 않는 아이로 키우기 위한 육아의 제1 원칙이라고 말했다. "아이가 노는 게 더 재미있다고 하면 '그렇지' 수긍해주세요. 어떻게 노는 게 더 재밌지 공부가 더 재밌겠어요."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내가 자주 욱한다면, ‘나는 왜 자존감이 낮을까?’에 대해서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한다. 이 말에 ‘내가 무슨 자존감이 낮아? 내가 얼마나 잘났는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화가 난다면 자존감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
이 문장에 밑줄을 그은 후 조용히 전화 수화기를 들었다.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에게 인터뷰 요청을 넣기 위해서다.
그의 새 책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코리아닷컴 발행)에 나오는 이 대목은 ‘묻지마 살인’과 보복운전, 아동학대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신문 사회면에서 빠지지 않는 이 ‘분노공화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순간적으로 욱해서 저지르는 것이 어디 강력범죄뿐이랴. 뒤끝 없다고 자처하는 나의 ‘욱’은 주위에 감정의 오물을 튀기고, 소중한 사람들의 내면을 할퀴며, 사랑하는 내 아이의 영혼에 깊은 내상을 입힌다. 그렇게 터트린들 내면에 화평이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죄책감을 느끼고 반성을 다짐하지만 어느새 분노 게이지는 높아져 나도 어찌할 새 없이 터져버리기가 반복된다. 분노는 그렇게 힘이 세다.
오은영 박사를 24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어떻게 하면 ‘욱’을 없앨 수 있을까 물었다. 지난달 발간된 그의 책은 온라인 서점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위협하며 2위에 올라 있다.
-욱하는 것과 자존감이 무슨 관계인가?
“자존감이란 내가 나를 생각하는 개념이다. 자신감과는 다르다. 자존감이 높고 건강한 사람들은 혼자 있을 때나, 이상한 사람과 섞여 있을 때나, 누가 날 공격할 때나 변화가 없다. 실패, 성공, 위기 상황에서도 별로 편차가 없다. 이런 사람들은 좌절을 잘 이겨내고, 누가 날 좋아하지 않아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땡큐’도 잘하고, ‘쏘리’도 잘한다.
반면 한국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난 자존심이 센 사람이야’는 자존감이 낮다는 증거다. 상대를 이기지 않으면, 승복을 받지 않으면 못 견디는 사람들이다. 부정적인 타인의 감정이 나에게 왔을 때, 이걸 공격이라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자꾸 화를 낸다. 충고나 피드백도 잘 안 받아들인다. 내가 자꾸 욱하고 화를 낸다면 나의 자존감과 감정조절 문제를 잘 점검해 봐야 한다.”
-국어사전은 ‘욱하다’를 ‘앞뒤를 헤아림 없이 격한 마음이 불끈 일어나다’로 풀이한다. ‘욱’이란 무엇인가.
“딱딱하게 뭉친 감정의 덩어리다. 인간에게는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 모두 중요하다.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긍정적 감정’은 표현하는 사람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도 모두 편안하다. 하지만 슬프고, 화나고, 열 받고, 좌절하고, 불안하고, 속상하고, 고통스러운 ‘부정적 감정’은 느끼는 사람도, 그걸 표출할 때도, 받아들이는 사람도 모두 불편하다. 그래서 잘 못 다룬다. 특히 한국사회는 전통적으로 이런 감정들을 억압, 억제하도록 가르쳐왔다. 하지만 그런다고 감정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남아서 다른 형태로 표현된다. 그게 쌓이고 뭉쳐 있다가 압력솥처럼 폭발하는 게 ‘욱’이다.”
-어른만 욱하는 게 아니다. 아이들도 욱한다. 과도한 학습부담 때문인지 분노가 많고 공격적인 아이들도 많아졌다.
“행위가 아니라 원인을 봐야 한다. 아이가 자주 욱한다면 어릴 때부터 아이의 분노, 화, 울음, 신경질 등 부정적 감정을 부모가 수긍을 안 해줬기 때문일 수 있다. 그냥 인정해 줘야 한다. 옳다는 게 아니라 ‘네가 화났다는 걸 알겠어’라고 인정하는 것이다. 공감만으로도 분노는 크게 완화된다. 아이의 격분이나 화를 어른들은 두려워한다. 버르장머리 없이 어른을 치받는 애가 될까 봐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가르치고 훈계하려 든다. 아이는 감정이 수긍되지 못하니까 억압, 억제하고 그러다 결국 욱하게 된다. 화를 내는 아이에게 부모가 ‘그거 나빠. 너 나쁜 아이야’라는 메시지를 흔히 주는데 좋지 않다. 화가 났을 땐 화도 내야 한다. 화도 중요한 감정이다. 단 적절한 방식으로 안전하고 편안하게 표현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그는 ‘욱’을 보자기 같은 감정이라고 말한다. 분노, 섭섭함, 억울함, 화, 적대감, 비장함, 절망, 애통, 슬픔 등 온갖 부정적 감정들이 뒤엉킨 채 보자기에 싸여져 있는 게 ‘욱’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욱하지 않기 위해서는 보자기를 열어 그 안의 감정을 세밀하게 분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나의 감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부모(자기 부모)와의 관계를 살펴보고, 내면의 상처받은 아이를 보살피라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그런데 책에서 나이든 부모님은 절대로 안 바뀌니 사과 받고 싶어하지 말 것을 권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의존적 욕구를 가지고 있다. 어릴 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대체는 부모-으로부터 사랑이 필요할 때는 사랑을, 위로가 필요할 때는 위로를, 보호받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보호를 받아야 한다. 이것이 의존적 욕구다. 본능적인 것이고, 반드시 부모가 만족스럽게 채워줘야 한다. 이것이 결핍되면 두 가지 감정이 생긴다. ‘어떻게 이들이 나에게 이럴 수 있지’ 하는 분노와 ‘내가 오죽 못났으면 부모 사랑도 못 받았을까’ 끊임없이 우울하고 좌절스런 감정이다. 우울했다가 분노했다가의 반복이다. 일평생 의존적 욕구의 결핍을 채우려고 하고, 그 과정에서 왜곡되고 과도한 것들이 생겨난다.
지금의 노년 세대는 너무 척박하게 살았다. 밥 안 굶기고, 학교 보내는 것만으로도 죽을 고생을 다해야 했다. 그런 부모에게 힘들게 얘기해봤자 노여워하고 섭섭해할 가능성이 높다. 자기 감정을 수용 받지 못하는 경험을 또 하게 되면 더 상처가 된다. 하지만 내 감정의 주인은 나다. 그걸 소화하고 처리하는 것도 나다. 부모의 사과, 배려, 위로가 도움이 될지언정 문제를 해결해 줄 수는 없다. 내가 나의 감정을 직면하고, 보자기를 열어 ‘나는 어떤 때 화를 내지?’ ‘이게 진짜 화야? 다른 감정이 화로 표현된 것 아닐까?’ ‘나는 왜 불안하면 화를 낼까?’ 등을 디테일하게 스스로 분석해봐야 한다.”
-미국식 육아 방침에 따르다 보면 아이에게 질질 끌려 다니게 되고, 프랑스식 육아 방침을 추구하다 보면 타이거맘이 된다. 육아의 헌법은 무엇인가.
“절대로 아이에게 욱하면 안 된다. 아이들을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해야 하는 건 만고의 진리다. 문제는 아이에게 반드시 지침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Firm and Warm’, 단호하지만 다정한 태도로 지침을 주는 것이다. ‘우리 딸, 약 먹을까요?’ 틀렸다. 그건 선택의 문제도 아니고, 아이에게 결정권이 있는 문제도 아니다. ‘약 먹어라’고 말해야 한다. 지침이란 내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동의하든 안 하든, 컨디션이 좋든 나쁘든 상관없이 그냥 따르는 것이다. 이걸 헷갈리는 부모들이 너무 많다.”
-애가 징글징글 말을 안 듣는다는 게 모든 부모의 하소연이다. 부모의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들으니 욱하지 않기가 어렵다.
“자꾸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고 있다면, 지도나 지시가 효과적이지 않은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녹음하거나 동영상을 찍어서 스스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아이에게 내용만 전달했다고 효과가 있는 게 아니다. 예컨대 아이가 자꾸 놀이터 안에서 자전거를 탄다면, 집에서 나가기 전에 미리 안 된다고 분명히 얘기한다. 지키지 않으면 집으로 들어오겠다고 말한 후 실제로 단호하게 집행한다. 애가 난장을 쳐도 그 꼴을 보셔야 한다. 애를 비난하거나 ‘너 또 그랬지. 못살겠다’, ‘안되겠다, 너’ 같은 양육포기 선언은 하면 안 된다.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그냥 자전거 들고 집으로 돌아온다.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나아진다.”
학습은 부모와 아이의 분노가 격돌하는 한판승부의 장이다. 그가 책에 쓴 대로 “아이를 키우면서 성과, 효율성에 집착하면 욱할 일이 많다.” 학원 보내며 본전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면, 분쟁은 불가피하다. “부모는 부모의 최선을 다할 뿐이고, 결과는 아이의 몫이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언제나 조건이 없어야 한다”지만, 지키기 어려운 금과옥조다.
-부모들이 자주 욱하는 원인 중 하나가 아이들 공부다.
“공부라는 건 머릿속에 지식을 담는 것이다. 그런데 그 그릇이 바로 정서적 안정감이다. 부모와의 관계가 좋지 않으면 넣어줄 수가 없다. 그릇이 깨지면 내용은 다 샌다. 혼내고, 야단치고, 소리지르는 것은 절대 가르치는 것이 될 수 없다. 많은 부모들이 공부를 많은 양의 지식을 빨리 집어넣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빨리 가르치려고 하니까 굴복의 기전이 들어가는 것이다.”
-공부 시키지 말라는 얘긴가.
“과도한 사교육은 심각한 문제지만, ‘공부 시키지 마세요’는 틀린 얘기다. 적절하게 인지적으로 학습을 시키는 것도 부모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다만 그릇 안에 많이 빨리 담으려는 것이 문제다. 공부란 뇌를 균형 있게 발달시키는 과정이다. 학습을 하지 않으면, 뇌가 잘 발달을 안 하는 건 사실이다. 미·적분을 배우는 과정에서 뇌가 발달하고 나중에 다 잊어버릴지언정 그걸 통해 훗날 살아가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살아갈 수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그런데 점수와 성적만 생각한다. 10개 중 9개를 틀려도 나머지 하나를 맞추는 과정에서 자기효능감과 자기신뢰감이 생긴다. 그 과정이 공부다.
그런데 지나치게 많은 것을 빨리 넣어주려고 하면 10개 중 9개를 맞고도 루저가 된다. 우리가 지금 그러고 있다. 모두가 공부를 성공을 위한 발판으로만 생각한다. 공부를 한다는 건 설령 꼴등을 하더라도 열심히 해보는 경험을 해보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해보는 경험은 인생의 기본 자세이자 자산이다. 한 문제도 못 맞췄더라도 머리 쥐어뜯으며 새벽 두 시까지 공부했던 경험이 있다면 과일장수를 할 때도 그 경험에서 도움을 받는다. “공부를 통해 네가 균형 있게 성장하고, 최선을 다하는 걸 배우고, 몰랐던 걸 하나씩 알아가면서 너의 효능감, 너 자신을 신뢰하고 틀린 것을 수정해가는 법을 배우는 거야. 인생도 틀리면서 배우고 잘못하면서 깨닫는 거거든.” 이게 공부의 목표여야 한다. 과학자가 꿈이었다는 아이에게 왜 포기했냐고 물으니 ‘전 틀렸어요. 성적이 안 돼요, 선생님’ 하더라. 너무 가슴이 아팠다. 우리가 아이들을 이렇게 키워야 할까.”
박선영 기자 aurevoi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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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고도성장의 밑바탕이 됐던 우리 교육정책의 패러다임을 이제 성적 지향에서 인성 지향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난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선임 연구위원은 23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 주최로 서울 중앙우체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인성교육 포럼에서 "인성교육이 한낱 미사여구가 아니라 교육의 실제에서 진지하게 추구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성교육 정책의 목적과 방향'이라는 기조강연을 맡은 조 연구위원은 그동안 우리 교육이 학업 성취도와 같은 성과지표에만 집중한 결과 학교 현장이 황폐해졌다고 지적했다.
국제 학업성취도 성적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학생들은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 채 버릇없는 무규범의 청소년으로 자라나고 있으며, 학교폭력과 자살 문제까지 심각해지는 등 학교에 '진짜 위기'가 닥쳤다는 것이다.
조 연구위원은 "학교 교육에 대한 근본적 관점의 변화 없이는 이런 위기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인성교육 관점에서 교육 전반의 정책과 학교의 학습 활동들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도 인성교육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일할 수 있는 협업능력, 글로벌 사회에서 소통할 수 있는 능력 등 미래사회 인재가 갖춰야 할 능력은 인성교육을 통해서만 길러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연구위원은 2015년 제정된 인성교육진흥법에 따라 정부가 올해부터 '인성교육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5개년 계획이 정책적 슬로건에 그치지 말고 진정한 교육 변화를 유도하는 기폭제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y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6/23 15:2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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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드웩(Carol Dweck)은 한 실험에서 퍼즐을 푸는 실험을 하였는데 두 차례의 테스트를 시행하였다. 첫 테스트에서는 아이들 모두에게 같은 문제가 주어졌다. 첫 테스트가 끝나고 한 군의 아이들은 지능을 칭찬하였고, 다른 군의 아이들에게는 노력을 칭찬하였다. 모두에게 칭찬을 한 후 두 번째 테스트에서는 아이들에게 어려운 퍼즐 문제와 쉬운 퍼즐 문제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지능을 칭찬받은 아이의 70%가 쉬운 문제를 선택했다. 이 아이들은 어려운 문제에 도전했다가 실패해 ‘영리하다’는 딱지를 잃을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노력을 칭찬받은 아이의 90%는 어려운 문제를 선택했다. 이들은 성공이 아니라 도전에 관심이 있었다.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지 증명하고 싶어 했다.
아이들은 틀리는 것은 좋거나 나쁜 게 아니라 향상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노력을 칭찬받은 아이들은 거의 모두가 성적을 사실대로 썼다. 이 군 안에 단 한 명만 점수를 조작했다. 그러나 지능을 칭찬 받은 군은 놀랍게도 40%나 되는 아이가 거짓으로 점수를 기록했다. 지능을 칭찬 받은 군의 아이들은 잘하는 것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한 나머지 또래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자 성적으로 조작하였던 것이다. 그 아이들이 원래부터 남을 속이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선천적인 ‘재능’을 칭찬해주는 환경에 놓일 때 아이들이 하는 행동을 했을 뿐이다. 그런 환경에 놓이면 재능이라는 말로 자신을 정의하게 되며 상황이 어려워져서, 그런 자아상이 위협을 받을 때 결과를 감당하지 못한다. 따라서 해결책을 강구하거나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곧바로 거짓말을 할 뿐이다.
» 칭찬 스티커, 한겨레 자료 사진.
아이들의 생활이 주변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면서 조화롭게 굴러간다면,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적극적인 지원이 특별히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아이들의 생활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워질 때, 그리고 치열한 투쟁을 통해서 조금씩 정체성을 만들어야 할 때,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할 때 부모가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이 칭찬이다. 그러나 칭찬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좋은 칭찬이 될 수도 있고 나쁜 칭찬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부모가 칭찬을 통하여 통제하려든다면 그것은 최악의 칭찬이라고 할 수 있다. 통제받는 느낌을 주지 않는 칭찬은 하고 싶은 마음을 북돋지만, 아이가 통제받는다고 느끼면 하고 싶은 마음은 저하된다. 특히 창의성이 저하된다.
미술작품을 완성하는 실험에서 첫 번째 작품에 대한 어떤 평가도 받지 않거나 실험자에 대한 어떤 정보도 받지 않은 군이 칭찬을 받거나 정보를 받은 군보다 두 번째 작품에서의 창의성이 높았다. 이런 시험도 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기를 하면 보상으로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했다. 여기서도 이야기하기와 폴라로이드 사진기 사용하기와의 관련성을 느끼게 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이야기가 덜 창의적이었다.
경쟁도 문제가 된다. 다른 아이들과 경쟁하고 있다고 믿는 아이들은 경쟁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아이들보다 과제를 덜 창의적으로 수행한다고 한다. 부모가 아이의 행동에 대해 물질적 보상을 줄 경우에도 그 행동에 대한 아이의 흥미가 감소한다. 공부 잘했다고 돈을 주면, 당장에는 공부를 열심히 하지만 돈을 받지 못하게 되면 공부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공부에 대한 흥미 역시 감소한다. 부모는 아이가 좋은 성적을 받아 오면 칭찬해 준다. 이것은 아이가 부모의 기대에 부응해 성적을 잘 받는 동안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어떤 아이도 언제까지나 항상 성적을 잘 받을 수는 없다.
어떤 시점부터 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게 되면 부모에게 칭찬받고 싶고 칭찬받기 위해서 공부했던 아이는 이제 공부하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 이렇게 성적이 나쁘면 부모로부터 버림받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도 있다. 심지어 칭찬은 도덕성에도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복도에 쓰레기가 떨어져 있을 때 바로 줍지 않고 일단 주위를 둘러보는 아이가 있다. 이제부터 자신이 쓰레기를 주워서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을 누군가가 봐 준다면 쓰레기를 주우려고 생각하는 것이다.
좋은 칭찬은?
그러나 칭찬이 아이가 성취감을 느끼게 하면 아이의 잠재력을 극대화시킬 수도 있다. 모든 인간의 뇌는 ‘폭주’해서 재능을 발휘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예를 들면 칭찬과 같은 아주 사소한 계기가 뇌의 도파민학습 회로를 자극해 재능을 꽃피우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그 사소한 계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마르틴 코르테는 <전두엽이 춤추면 성적이 오른다>에서 공부를 하는 데는 무엇보다 뇌의 예측하지 못한 긍정적인 사건들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놀라운 사건은 우선순위 리스트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한다. 가령 한 아이가 공부에 몰두하여 기대보다 더 좋은 성적을 냈다면 도파민이 뇌를 적시면서 아이의 의욕은 고취된다. 반 아이들이 다 듣는 데서 교사로부터 숙제를 잘해왔다고 칭찬을 받는다든지, 단어시험에서 100점을 맞는다든지 하면, 그런 예외적인 사건들은 뇌에 특별한 일로 기입된다. 기대 이상의 놀라운 사건은 뇌에 차곡차곡 저장되고 기억된다. 쾌감뿐만 아니라 무엇이 어린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는지도 기억하고 학습한다.
첫째, 관심이 중요하다.
아이는 항상 일정한 관심을 받기를 원한다. 이것은 유대감에 대한 욕구다. 성인들조차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거나 일에서 성과를 내는 격려나 칭찬을 받기 위해 매일 노력한다. 아이도 마찬가지다.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거나 자주 심부름을 하는 등 주위로부터 긍정적인 관심을 받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아이가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이 원하는 만큼 부모의 관심을 받을 수 없다면 어떨까? 이런 경우 아이는 부모의 관심을 받기 위해 더욱 매달린다. 유대감에 대한 욕구는 반드시 채워져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긍정적 피드백 칭찬을 하라.
심리학자들은 자아를 사회가 정의하는 대로 발달하는 존재라고 본다. 이 관점에 따르면 사교적이라는 칭찬을 들은 아이는 자신이 사교적인 아이라고 생각한다. 남들이 그렇게 해서 성공할 수 있겠냐고 걱정하면 본인도 자기 능력에 회의를 품는다. 이처럼 사회적 평판에 따라 자아 개념이 달리 프로그래밍된다. 아이가 어떤 일에 몰입하게 하려면 부모가 아이에게 칭찬해줄 수 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결과에 따른 칭찬이 되어서는 안 된다. 몰입한 행동, 목적의식, 노력에 대해 칭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몰입은 결과가 아니라 몰입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부모가 너무 결과에 연연해하면 아이는 몰입 후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몰입한 행위에 대한 성패에 신경을 쓰게 된다.
셋째, 과정과 노력을 칭찬하라.
결과보다는 의도나 과정을 칭찬하라. 아빠의 칭찬은 객관적이고 구체적이기 때문에 아이는 아빠에게 칭찬받기를 좋아한다. 아이가 잘했을 때 결과보다는 잘한 일을 한 의도나 잘한 일을 한 과정을 칭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친구에게 양보하는 것을 보니 남에 대한 배려심도 늘고 어른스러워졌구나'라고 과정과 의도를 칭찬해주는 것이 좋다.
넷째, 용기를 주어라.
스스로 개인적으로 힘든 상황을 잘 극복한 아이들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가정에서 일찍부터 책임을 맡았던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아이들은 늦어도 만 3~4세부터는 식탁을 차리는 것이나 치우는 것, 식사준비, 방 청소 등을 도울 수 있다. 아이들의 도움이 필요하며 서툴러도 스스로 치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이해시키면 아이들은 지속적으로 집안일을 도울 것이다.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아이를 야단치지 말고 칭찬하지도 말고 아이에게 ‘용기를 주라’고 권한다. 아이에게 용기를 준다는 것은 한마디로 아이가 인생의 과제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는 뜻이다. 용기를 주기 위해 아이에게 ‘고마워’라는 말을 해 주자. ‘고마워.’라고 하는 것은 아이가 공헌감을 느끼길 바라기 때문이다. 내가 조용히 하고 있으면 남에게 공헌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운 아이는 다음에도 조용히 기다릴 수 있다. 행동이 아니라 존재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다섯째, 칭찬보다는 위로와 격려가 필요하다.
아이가 자신의 길을 가다보면 부딪히는 일도 많고, 그 와중에 자신감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이때 섣부른 칭찬보다는 위로와 격려가 필요하다. 특히 부모는 아이에게 맞는 자신만의 길을 찾아주고 격려하여야 한다. 나만의 길에서는 역경은 다소 있을지 몰라도 워낙에 내가 좋아하는 일인 만큼 역경을 견뎌낼 마음도 스스로 가지게 될 것이다. 아이들 스스로 경험하게 하고 시행착오를 통해 본인이 가야 할 길을 직접 만들어가도록 격려하자. 시행착오가 있을 때 부모의 위로가 필요하다. 아이가 변할 필요가 있을 때도 조급해하지 않고 시간을 두고 서서히 적응하도록 위로해주자. 외형적인 성적 향상을 지나치게 강제하기보다는 빅픽처를 보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때 세로토닌이 증가한다.
여섯째, 기대하고 지지해주자.
부모가 아이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이야기하자. 가능하다면 아이가 목표로 하는 분야의 사람들을 다양하게 만나보게 하라. 성공한 사람들이 어떻게 목표를 달성해갔는지를 알게 되면, 꿈도 구체적으로 가질 뿐 아니라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내적 동기도 생긴다. 아이들은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면 의욕을 낸다. 아이는 개념, 원리를 배우거나 문제를 풀 때도 자기 힘으로 방법을 알아내는 것에 흥미를 가진다. 아이가 의견을 자유롭게 발표하도록 하면서 옆에서 칭찬해주면 더 의욕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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