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미안해” 폐부표 밧줄에 목 매인 英 새끼 물범 버둥버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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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영국 콘월주 해안마을에서 폐부표 밧줄에 뒤엉킨 새끼 물범이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고 보도했다.

영국 해안에서 밧줄에 목이 매인 새끼 물범이 구조됐다. 2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영국 콘월주 해안마을에서 폐부표 밧줄에 뒤엉킨 새끼 물범이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고 보도했다.

콘월주 포트레스에 사는 샐리 앤 버넷은 반려견과 해변을 거닐다 빨간색 부표와 함께 둥둥 떠 있는 물범 한 마리를 목격했다. 얼핏 물범이 부표를 잡고 있는 듯했지만, 사실은 부표 밧줄이 물범을 옥죄고 있는 상황이었다. 폐부표에 매여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된 물범은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버둥거렸다.

버넷은 재빨리 구조대에 이 사실을 알렸다. 그녀는 “새끼 물범이 물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영국다이버해양생물구조대(BDMLR) 자원봉사자들은 현장에서 새끼 회색물범의 상태를 점검하고 즉각 구조했다. 버넷은 “물범이 살아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회색빛이 감도는 회색물범은 배면에 반점이 있는 게 특징이다. 영국 북부 도서 해역과 캐나다 해역, 노르웨이에서 무르만스크에 이르는 연해에 분포하고 있다. 전 세계 서식하는 성체는 31만6000마리 수준이다. 과거 무분별한 사냥으로 개체 수가 급감했지만, 보전 노력 끝에 개체 수가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현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적색목록에 관심대상(LC)으로 올라 있다.

다만 오염물질 노출, 플라스틱 쓰레기의 위협 등은 여전하다. 세계자연보전연맹 연구 결과 회색물범은 다른 물범보다 훨씬 많은 오염물질이 체내에 축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먹이사슬을 통해 PCB 및 DDT에 장기간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개체 수 감소와 연결될 우려가 크다.

플라스틱 쓰레기도 문제다. 영국 해양보호단체 ‘쓰레기에 반대하는 서퍼들’(SAS)에 따르면 영국 해변에는 1.6㎞당 5000개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널려 있다. 이는 회색물범을 비롯해 많은 해양생물의 서식지를 위협한다. 콘월 지역 동물단체가 물범 지키기에 몰두하는 이유다. 영국 정부도 콘월물범신탁연구소에 7만5000파운드(약 1억100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물범 서식지 보호에 관심을 두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https://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201222601008&wlog_tag3=daum#csidx659c8fb5dd54f1793b40d30694a36c4

느닷없이 선박에 충돌하는 고래..알고보니 비닐 삼켜 '복통' 몸부림

이정호 기자 입력 2020. 12. 20. 21:19 수정 2020. 12. 20. 22:02

[경향신문]

수심 2000m까지 내려가 헤엄칠 수 있는 향유고래. 최근 호주 연구진은 고래들이 물속에 떠다니는 비닐을 먹고 복통으로 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유고래는 주요 피해 대상이다. 위키피디아

전 세계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 가운데 고래에게 가장 치명적인 건 비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비닐 재질의 봉지나 필름을 먹은 고래는 고통에 몸부림치다 선박과 충돌하기도 해 플라스틱 해양투기에 관한 규제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주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연구진은 해양 동물의 죽음을 주제로 삼은 논문 79편을 종합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컨서베이션 레터스’ 최신호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고래에게 가장 치명적인 플라스틱 쓰레기는 비닐봉지, 포장을 위한 필름, 시트지 등이라고 설명했다. 형태가 고정되지 않은 유연한 플라스틱인데, 주원료는 폴리에틸렌이다. 분석에 따르면 비닐을 먹은 고래는 이상 증세를 보였다. 죽기 며칠 전부터 정상적인 몸놀림으로 헤엄을 치지 못하고, 이 때문에 주변의 배와 부딪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과 충돌하는 이상 행동을 보이는 고래의 절반이 이런 비닐 섭취로 인한 신체적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을 이끈 CSIRO 소속의 로렌 로먼 박사는 “고래가 비닐을 먹고 나서 사망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린다”며 “그 과정에서 분명 내장에 고통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고래가 비닐을 먹는 이유는 뭘까. 연구진은 “비닐이 ‘중성 부력’을 유지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비닐은 완전히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도 아니고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는 것도 아닌 물속에 둥둥 떠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이를 고래가 헤엄을 치다 발견하면 먹이인 줄 알고 입속에 넣는다는 얘기다. 수심 2000m 바다에서 헤엄치는 향유고래도 비닐을 삼켜 폐사하는 일이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일회용 비닐의 사용을 규제하는 움직임이 더 확산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최근의 여건은 고래에게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한 방역이 이슈가 되면서 비닐 사용이 오히려 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최근엔 의료용 또는 일회용 장갑에 주로 활용되는 라텍스의 사용도 급증했다. 라텍스는 바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플라스틱 오염물질은 아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한 용도로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역시 플라스틱의 일종인 일회용 마스크도 새로운 해양오염 물질로 떠오르고 있다. 호주 세계자연기금(WWF)의 리처드 렉 해양분과 회장은 영국 매체 가디언을 통해 “우리는 올해 초보다 더 많은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플라스틱 사용 감소를 위한 추진력을 되찾아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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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산'에 갇힌 한국..정부 칼 뺐다

서지민 객원기자 입력 2020. 12. 24. 16:24

(시사저널=서지민 객원기자)

페트병 재활용 처리 과정 ⓒ 시사저널 최준필

정부가 '탈플라스틱' 사회를 지향하며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은 20% 감축하고 재활용률은 대폭 늘리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기업의 플라스틱 생산과 유통에서 소비자의 사용, 재활용까지 전 과정에서 새로운 방안이 도입된다. 

24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120차 국정현안조정점검 회의에서 '생활폐기물 탈(脫) 플라스틱 대책'이 발표됐다. 환경부는 이번 대책으로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올해 대비 20% 줄이고, 분리배출된 폐플라스틱의 재활용 비율도 지금의 54%에서 70%까지 상향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2050년까지는 잘 썩지 않는 석유계 플라스틱을 쉽게 썩는 100%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전환해 사실상 '탈 플라스틱' 사회를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전체적인 플라스틱 총량을 줄이기 위해 생산부터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플라스틱 용기류 생산업체에게 플라스틱 용기류의 생산 비율을 설정해 권고한다. 재사용이나 재활용이 편리한 유리병으로 전환할 수 있게끔 업체별로 순환이용성 평가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전체 용기류 중 플라스틱의 비중을 현재 47%에서 2025년까지 38%로 줄여나갈 방침이다. 

현재 음료와 생수병에만 적용된 투명 페트병 사용 의무화는 막거리 등 다른 페트 제품에도 확대한다. 또 라벨이 없는 용기를 사용하는 업체에는 현재 페트병 기준 1kg당 147원 정도 내는 생산자 분담금을 50% 경감하기로 했다. 

포장 방식도 바꾼다. 내년 1월부터는 'N+1' 행사 제품, 사은품 및 증정품을 위해 함께 묶어서 포장하는 행위, 판매 제품을 3개 이하로 묶음 포장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다만 비닐이 아닌 포장지로의 재포장이나 테이프로 붙이는 형태의 포장은 허용된다. 원칙적으로는 내년 1월부터 시행하나 관련 업계의 적응을 위해 내년 3월까지 계도기간을 부여하고, 중소기업은 내년 7월부터 적용한다.

현재 대규모 점포와 슈퍼마켓에서 사용이 금지된 일회용 비닐봉지 및 쇼핑백은 2030년까지 모든 업종에서 퇴출된다. 

한 소비자가 대형마트에서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즉석식품을 고르고 있다.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도 시행된다. 분리수거장이 완비되어 있는 아파트 단지를 시작으로 이달 25일부터 라벨 등이 붙지 않은 투명 페트병 분리수거를 시행한다. 2022년까지는 플라스틱을 세분류해 분리수거할 수 있게끔 분리수거통을 4종 이상 설치한다. 분리수거통 배치가 어려운 단독주택에는 폐비닐, 스티로폼 등의 재활용 품목별 배출·수거 요일제를 도입한다.

현재 종이·유리·철에만 적용되던 재생원료 의무사용제도에 플라스틱도 포함돼 2030년에는 재생원료 사용 비율을 30%까지 확대한다. 재생원료를 사용한 양에 따라 재활용 분담금을 감면해주고, 재생원료를 이용한 재생용품은 지자체가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 이상을 구매해 지원한다. 재생원료 비율은 제품에 표기해 소비자들의 선택적 구매를 유도할 계획이다. 

페트병, 캔을 압축해 수거하는 무인 재활용 단말기도 더 많이 설치할 예정이다. 밀집 지역에 설치해 재활용폐기물을 가져온 시민들에게 에코마일리지를 제공하는 제도를 시범적으로 도입한다. 에코마일리지는 현재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에너지 감축분을 현금 및 상품권 등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중장기적으로는 석유계 플라스틱을 줄여 플라스틱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30% 줄이는 것이 목표"라며 "2050 탄소 중립 사회를 위해서는 탈플라스틱 사회로의 전환은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후변화와 지구 생태계에 큰 위협이 되는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생산-유통-소비-재활용 전 과정에서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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