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삶, 예술로 꿈꾸다…제주 '벨롱벨롱나우' 페스티벌

슬리퍼스써밋, 지속가능한 '문화생태계·환경·교육·전통' 고민
22~25일 제주 동·서부서 개최…전시·퍼포먼스·콘퍼런스·플리마켓 진행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2020-10-22 06:30 송고 | 2020-10-22 07:39 최종수정
양쿠라, 미륵의부활2-2, 대만 카오슝 pair2, 설치,해양스레기 및 오브제, 2020.(슬리퍼스써밋 제공)© 뉴스1
모든 것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한 존재 때문에 '사라짐을 당하는 것'은 결코 당연하지 않다. 일례로 인간과 동물은 서로를 공격하기도, 도움을 주기도 하면서 공존했지만, 이젠 아니다. 과학기술, 산업의 발전을 등에 업은 인간은 동물, 그리고 자연을 일방적으로 없애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간은 스스로 만든 것까지 없애고 있다. 지역에서 쓰이는 '말'인 사투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고, 가족을 먹여살리던 직업은 더이상 필요없다는 이유로 사라진다. 공간도 낡았다는 이유로 외면받으며 기억 속에서 잊혀진다.

예술창작자 집단 슬리퍼스써밋은 이 지점에 주목했다. 사라진다는 것이 나쁘다는 게 아니었다. 그저 지금보다 지속가능한 환경, 교육, 삶은 없는 것인지 고민했다. 그들은 '빛나는 지금'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도전하기로 결정했고, 그 수단을 예술로, 공간은 제주로 설정했다. 그렇게 22~25일 제주도 동부와 서부에서 '벨롱벨롱나우' 페스티벌이 열리게 됐다.

최근 만난 김승민 '벨롱벨롱나우' 총감독은 이번 행사에 대해 "가깝게는 문화 생태계에서부터 환경, 교육, 전통문화까지 4가지 분야의 올바른 지속가능성을 도모하며 직면한 사회의 모습을 예술로 풀어낸 페스티벌"이라며 "예술가들이 어떤 걸 꿈꾸고, 실험할 수 있는지 보는 실험의 장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벨롱벨롱나우' 참여 작가는 국내외 총 14명이다. 이들은 제주 한동리, 평대리, 플레이스캠프 제주, 예술곶 산양에서 전시, 퍼포먼스, 레지던시, 콘퍼런스, 플리마켓 등을 펼친다. 단순히 미술, 음악으로 대표되는 예술이 아니라, 건축, 교육, 디자인, 정치외교, 철학 등 사회 문화 전반의 영역을 다룬다.

김예니 작가와 함덕초등학교 선흘분교 학생들의 탐라록 워크숍 사진.(슬리퍼스써밋 제공)© 뉴스1
우디킴 작가는 평대리 폐가 주변의 지역 주민들과 만나 그들의 인생, 고민, 삶의 철학을 인터뷰한 뒤 스스로 재해석해 설치작품으로 선보인다.

김기대 작가는 한동리에 있는 100여년 전 지어진 폐가를 막시밀리아노 아로세와 함께 재생한다. 이 폐가는 친환경적 재료를 사용해 가옥의 문화적, 환경적인 의미를 재조명한다. 공간에는 미술치료학을 전공한 전선영 작가의 작품이 함께 설치된다.

양쿠라 작가는 건축가 마리아 글리오나와 함께 제주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점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들은 제주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움직이는 예술작품으로 만들어 퍼포먼스를 펼친다. 장소는 예술곶 산양이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인 김예니는 제주의 미래 세대인 초등학생들과 함께 소멸 위기의 사투리 '제주어'를 수집하고, 이를 시각화해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전시는 플레이스 캠프 제주에서 열린다.

이외에도 지역 아티스트의 예술, 셀러들의 거리 토크쇼를 만나볼 수 있는 플리마켓 '왕 봥 갑서' 등이 진행된다.

슬리퍼스써밋 기획자 그룹의 조윤지는 "벨롱벨롱나우를 통해 주민, 관광객들이 문화예술 향유는 물론이고 지속가능성에 대한 메시지에 공감해주길 바란다"며 "지속가능성이라는 말이 막연한데, 기획자나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삶에서 어떻게 (예술로) 다루는지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벨롱벨롱나우'는 현장뿐만 아니라 슬리퍼스써밋 홈페이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lgirim@news1.

0.1% 안에 들어야 '연봉 1억'..의사보다 되기 힘든 나무의사

김방현 입력 2020.10.24. 05:01 수정 2020.10.24. 07:16

나무의사, 지난해 1차 시험 합격률 0.1%
산림청 "시험 어렵다니 난이도 조정하겠다"

산림청이 도입한 나무의사 제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시험이 너무 어려워 합격자가 적게 배출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반면 “나무의사도 전문가인데 시험을 너무 쉽게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산림청 "나무 의사도입 이후 최종 합격률 4%"

식물보호기술자가 병든 나무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 산림청]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산림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나무의사 자격제도 도입 후 합격자 현황'에 따르면 제3회까지 치러진 나무의사 시험 응시자 총 4300명(누적) 중 1차 시험과 2차 시험을 모두 합격한 사람은 171명으로 4%에 머물렀다.
4300명 중 제1차 시험에 통과한 사람은 567명이었다. 특히 지난해 치러진 제2회 제1차 시험에선 1147명 중 1명이 합격했으며, 재시험을 치른 끝에 913명 중 25.1%인 229명이 합격했다. 김 의원은 "힘든 여건에서 적지 않은 교육비를 투자했으나 시험 난이도 조절 실패로 허탈감을 준 것은 문제"라고 했다.

나무의사 제도, 수목 체계적 관리 위해 2019년 도입
나무의사 제도는 2019년 6월 시행된 개정 산림보호법에 따라 도입됐다. 이 법은 '나무의사(또는 수목치료기술자)' 자격증을 가진 사람만 나무를 관리·치료할 수 있도록 했다.

나무의사가 되는 과정은 만만치 않다. 우선 산림청이 지정한 교육기관(전국 10곳)에서 150시간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해충학 등 11개 과목을 배우고 실습하는 교육이다.

1차 시험은 수목병리학·해충학·생리학·토양학·관리학 등 5과목을 치른다. 100점 만점 기준으로 과목당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 얻어야 합격하는 절대평가 방식이다. 2차 시험은 실기와 논문이다. 실기는 병이 든 나무를 진료하는 방법을 테스트하고, 논문시험은 질병 상태에 대한 올바른 처방전 작성이 핵심이다. 산림청은 연간 두 차례 나무의사를 선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무병원은 수목보호기술자, 식물보호기사, 식물보호산업기사 등 3가지 자격증 가운데 적어도 하나를 가지고 있으면 운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무의사제도가 도입된 이후 시험 합격자만 나무병원을 열 수 있다. 나무의사는 지역이나 장소 구분 없이 나무를 치료할 수 있지만, 주로 아파트 단지 등 도시 주변 생활권 나무를 관리한다. 전국 곳곳에 있는 보호수 관리 등도 한다.

"전문가 선발…시험 쉽게 내면 안돼"

서울 양재동 양재시민의 숲에서 열린 ‘숲으로 가자! 놀자, 쉬자, 웃자’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나무의사 되어보기’ 체험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림청 조연희 사무관은 “그동안 나무 관리를 비전문가가 하다 보니 체계적이지 못하고 농약 오남용으로 수목이 죽거나 자라지 못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기 일쑤였다”며 “숲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 나무의사 제도를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 사무관은 “기존 나무 치료 종사자 이외에 일반인에게도 나무의사가 될 기회를 제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도 있다”라며 "시험이 어렵다고 하니 난이도 조정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반면 시험을 쉽게 출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2019년 나무의사 시험에 합격한 김철응(52)씨는 “응시자 대부분이 관련 분야 종사자가 아니다 보니 나무의사 시험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나무의사도 일종의 전문가인데 어느 정도 수준을 갖춘 사람을 선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나무의사 수입은 나무병원을 운영하면서 활동하면 연간 1억원 정도에 이른다고 한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MBC

[집중취재M] 코로나가 만든 '플라스틱 파도'..쓰나미처럼 밀려온다

김민욱 입력 2020.10.26. 20:52 수정 2020.10.26. 21:00

 

[뉴스데스크] ◀ 앵커 ▶

코로나 19의 여파로 소비 활동에 포장과 배달이 늘면서 플라스틱 폐기물도 넘쳐 나고 있습니다.

재활용을 위해서 분리 배출을 하지만 실상은 재활용의 수익성이 떨어지다 보니 원재료 늘었다고 업체들이 마냥 반기는 것도 아닙니다.

플라스틱 폐기물, 대체 얼마나 늘었고 친환경적인 해법은 없는지, 먼저, 그 실태를 김민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가정에서 수거된 플라스틱이 제일 먼저 도착하는 곳.

트럭 가득 실린 폐플라스틱이 선별공장에 내려집니다.

페트병, 비닐 등 플라스틱 폐기물이 산처럼 쌓입니다.

플라스틱이 얼마나 많은지, 지게차가 한 번 밀 어붙일 때마다 파도처럼 출렁입니다.

커다란 집게가 마치 물을 쓸어담듯 컨베이어벨트로 옮기면 본격적인 선별 작업이 시작됩니다.

플라스틱이라고 해도 다 같은 플라스틱이 아닙니다.

페트병과 음식 용기, 그리고 투명한 것과 색깔이 있는 것들을 구분해야 재활용을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물질을 걸러내는 겁니다.

가전제품인 진공청소기가 불쑥 튀어나왔습니다.

누군가는 묵직한 아령을 분리 수거함에 넣었고,헤어드라이어와 전화기를 버린 사람도 있습니다.

키보드와 전선, 컵라면 용기, 축구공도 나옵니다.

[홍수열 소장/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볼펜이라든지 빨대라든지, 완구류들, 인형같은 것들 있잖아요. 이런것들도 재활용이 잘 안되는겁니다."

이렇게 걸러진 못쓰는 '잔재물'이 산처럼 쌓였습니다.

작업을 해도 해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김종석 공장장/알엠 오산공장] "근무자들이 추가로 잔업을 통해 물량을 처리해야 할 정도로 혼합 플라스틱 처리 물량이 늘었습니다."

이 공장에 들어오는 폐플라스틱은 하루에 대략 110톤.

특히 배달음식용 포장 용기가 부쩍 늘었습니다.

[김종석 공장장/알엠 오산공장] "집에서 음식을 시켜먹다 보니까 일회용 플라스틱, 우리가 식당에서 주문해서 먹다 보니까 플라스틱이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버려진 플라스틱이 늘면서 재활용 공장으로 유입되는 폐플라스틱 물량도 폭주하고 있습니다.

각 가정에서 배출된 페트는 선별과정을 거쳐서 이렇게 압축된 형태로 재활용 공장에 도착합니다.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플라스틱이 강처럼 흐릅니다.

이곳에서는 플라스틱을 잘게 부숴 쌀알같은 작은 조각 즉 '플레이크'라는 재생원료를 만드는데 플라스틱 조각들이 끝도 없이 자루에 담깁니다.

올 상반기 전국의 플라스틱 폐기물은 하루 평균 848톤으로 지난해보다 15.6% 나 늘었고, 이같은 추세는 가을에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강건호 공장장/알엠 화성공장] "계절적으로 9월, 10월 들어와서 (폐기물이) 줄어야 되는데 15%가 늘었으니까 상대적으로 한 20% 정도 (늘었습니다.)"

하지만 폐기물 재활용의 핵심인 이들 기업들은 밀려드는 일감에도 깊은 시름에 빠져 있습니다.

경기가 나빠지고 유가가 하락하면서 신제품 가격도 낮아져 재활용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졌습니다.

게다가 내년 1월에는 폐기물시장의 큰 손인 중국이 재활용제품 수입을 더 걸어잠글 예정입니다.

[홍수열 소장/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중국이 문을 걸어잠그니까 쓰레기가 갈곳이 없어지고 쓰레기 가격, 재활용품 가격이 떨어지게 되죠."

수익성이 악화돼 밀려드는 폐기물을 다 처리하지 못하면 결국 쓰레기 산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위기의 플라스틱 재활용 현장, 해법은 없는 걸까요?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이향진 윤병순 / 영상편집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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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욱 기자 (woo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0/nwdesk/article/5952807_32524.html

밀양강에서 산란 연어 7년만에 40마리 발견

김동민 입력 2020.10.27. 15:38

연어 3마리 (밀양=연합뉴스) 지난 25일 경남 밀양시 밀양강 예림교에서 연어가 관찰되고 있다. 2020.10.27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밀양=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는 최근 경남 밀양시 밀양강 일대에서 산란 활동을 하는 연어를 대거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확인된 연어 약 40마리. 수심이 얕은 예림교 주변에서 주로 확인됐다.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 민물고기연구센터도 해당 지역에서 연어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연어는 강에서 부화한 후 북태평양 등에서 성장해 3∼5년 후 원래 태어난 하천으로 10월 말에서 11월께 돌아오는 '모천회귀(母川回歸)' 종으로 산란 후 죽는다.

현재 예림교 일대에서는 산란과 산란 후 폐사한 연어를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지난 2013년 밀양에서 연어가 확인된 경우가 있었으나 올해와 같은 대규모 발견은 처음이다.

연구센터 관계자는 낙동강 하굿둑 개방과 바다 수온이 낮아진 환경적 요인, 밀양시에서 수년째 연어 치어 방류 시행 등을 연어 회귀 가능성으로 추정했다.

시 관계자는 "연어는 이달부터 내달 30일까지 포획이 법으로 금지됐다"며 "포획을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imag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