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가 있는 정원] 숲속서종

주인장이 직접 관리하는 ‘찐’ 식물카페

  • 기자명배경진 기자
  • 입력 2023.12.17 22:25
  • 수정 2023.12.18 17:47
 댓글 0 다른 공유 찾기
 
바로가기 
본문 글씨 키우기  본문 글씨 줄이기
 

 

이번에 방문한 카페는 양수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숲속서종’이라는 카페다.
조경가 출신 주인장이 직접 관리하는 ‘찐’ 식물카페다. 추운 겨울에 싱그러운 식물과 꽃들에게 기(氣)를 받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플랜테리어
양평군 서종면은 최근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연장되면서 많은 전원주택과 개발이 이뤄진 곳이다. 카페를 가면서도 길가 양옆으로 지어진 다양한 전원주택을 구경할 수 있었다.
카페 숲속서종은 두물머리IC를 지나 벗고개를 넘어 가자마자 내리막길에 위치한다.

 

이곳은 수도권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큰 규모의 대형카페는 아니다. 그렇다고 도심에 있는 작은 크기도 아니다. 워낙 외곽에 대형 카페가 늘다보니 상대적으로 작게 느껴질 뿐이다.

12월이 되니 야외보다는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 꽃과 낙엽이 지고, 나무는 내년 봄을 위해 움트려드는 계절이다. 겨울정원이 나쁘지 않지만 실내에서 자라는 푸르른 식물을 보면 우울한 마음도 다시금 맑게 살아날 거 같다. 거기에 커피 한잔이면 금상첨화.

숲속서종은 사람을 압도하기보다 포근한 느낌이 드는 카페다. 답답하지 않은 적당한 실내공간에 다양한 식물이 잘 정돈돼 있다. 밖은 온통 가을빛으로 물들었지만 안은 온통 푸른빛이다. 카운터 옆에 위치한 포인세티아가 카페의 홍일점으로 붉은 색을 뽐내며 지금이 12월임을 알려준다.

요즘 대형카페에 비하면 아담한 크기다
겨울에는 썰렁한 야외 테라스
크리스마스의 꽃 포인세티아


조경가 부부
“저는 학교에서 원예학과를 나왔고, 남편은 조경학을 전공했어요. 2017년도에 가게 준비를 시작해 지금 약 2년 정도 됐네요”
이곳의 주인장인 표화현 대표는 스스로를 조경가로 불러 달라고 한다. 그만큼 식물을 키우고 가꾸는 일에 자부심을 느낀다.

“남편이 독립해 조경 회사를 너무 하고 싶었는데 처음에는 사람들이 안 찾아올 것 같아서 카페로 시작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운영하고, 남편은 회사 다니며 주말에만 도와주고 있어요”
정작 남편은 지금까지 회사를 그만두지 못하고, 아내인 표 대표가 전적으로 이곳을 이끌고 있다. 표 대표는 카페를 위해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2년 정도 커피숍에서 경력을 쌓은 후 이 일에 뛰어들었다. 가게를 차린 지는 2년이지만 준비기간까지 따지면 5년이 넘는 세월이다.

 

“카페와 함께 식물을 키우면서 팔고, 동네 분들이 나무나 정원을 가꾸는 데에 컨설팅도 해주고 있어요. 커피 매출이 더 많긴 하지만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조경가로서 더 큰 보람을 느껴요”
평일에는 동네분이 주 고객층이고 주말에는 외지에서 일부러 찾아오신 분들이 많다고 한다. 요즘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트리 만드는 나무인 아라우카리아를 찾는 손님이 많다고 한다.

카페는 아직 이른 시간이라 손님이 많지 않았지만 대표와 직원, 둘은 쉴 틈이 없어 보였다. 한 명은 가게에 전시된 고사리를 다른 화분에 옮겨 심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여러 식물을 다듬고 보실피느라 여념이 없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직원도 조경 경력이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다양한 식물이 잘 정돈된 공간
손님이 없는 동안 틈틈이 식물을 돌보는 표 대표
식물과 작은 부자재 정도는 구입이 가능하다

요즘 식물카페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플랜테리어를 컨셉트로 식물을 활용해 자연친화적인 자연스러운 인테리어를 완성한다는 개념이다. 하지만 워낙 카페가 대형화하다보니 대부분이 조화로 채워지거나 나중에 관리가 안돼 하나둘 식물이 사라지는 것을 보게 된다. 숲속서종의 대표도 다른 대형카페에서 조경관리자 없어 스카우트 제안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숲속서종은 곳곳이 주인장의 손때가 묻은 식물카페다.  그런 의미에서 이곳은 ‘야매’가 아닌 ‘찐’이다.
동네 사람들은 좋겠다.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조경가가 옆에 살고 있으니.

앙증 맞은 작은 분재
숲속서종 표화현 대표

【숲속서종 이용 안내】
ㆍ주소: 경기 양평군 서종면 황순원로 490
ㆍ전화번호: 010-7351-1578
ㆍ운영 시간: 10:00 ~ 18:00
ㆍ휴무일: 월화휴무
ㆍ가격: 아메리카노 4,500원 /  카페모카 6,000

[한국조경신문]

 
식물원이 열어주는 세계의 지리와 역사 100회 돌파…그러나 아직 끝낼 수 없는 이야기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3.12.14 09:00

UAE의 아부다비 식물원 입구.
 

권주혁 박사의 인기 연재물 ‘식물원이 열어주는 세계의 지리와 역사’가 어느덧 100회를 맞았다. 이 연재는 그 어느 기사보다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나무신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간판 콘텐츠다. 권주혁 박사에게 그간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지난 2010년 6월에 시작된 ‘식물원이 열어주는 세계의 지리와 역사’ 연재가 2023년 11월에 100회를 넘겼습니다. 개인적인 소회를 밝혀주세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벌써 어느덧 13년이 지났습니다. 이미 반환점을 돌아 결승점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연재를 처음 시작하던 시점에는 제가 세계 90여 개국을 방문하였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한 나라마다 식물원 한 개를 선정해 식물원 연재를 100회에서 끝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가면서 제가 여행하는 국가가 점점 더 많아짐에 따라서 결국 100회 이상으로 수정하게 됐습니다.

전 세계 식물원을 직접 찾아다니며 소개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재를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외국에서 첫 식물원을 방문한 것은 1979년 7월, 호주 시드니 식물원이었습니다. 그 이후 외국의 많은 식물원을 방문하면서 식물원의 개념이 우리가 생각한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식물원을 희귀한 식물을 볼 수 있고, 도심 속에 자연이 살아있는 체험 학습공간, 가족 나들이와 산책 코스, 그리고 휴식공간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외국의 식물원을 계속 방문하다 보니 “어!, 이건 그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식물원과는 뭔가 다른 목적이 식물원 안에 숨어 있구나!”하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1999년대에 싱가포르 식물원을 방문했을 때 그 점을 깊이 느꼈습니다. 즉, “식물원은 강대국들이 국부(國富)를 창출하고 국력 신장을 위해 기초자연 연구기관으로서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혼자 생각을 하게 됐니다. 그래서 이 점을 조사하다보니 제 생각이 맞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식물원 연재를 통해서 이러한 사실을 우리 국민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러시아 모스크바 식물원.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식물원.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식물원658

요즘은 인터넷 등 통신이 매우 발달돼 있는 시대입니다.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검색을 통해서도 관련 자료를 모을 수 있습니다만, 현장에서 직접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주신다면요. 

=인터넷 때문에 집에 앉아서 외국에서 필요한 자료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된 사실은 천지개벽할 만한 과학기술의 발달입니다. 사업도 해외 거래처와 통신으로 할 수 있는데 왜 기업의 임직원들이 해외 출장을 갑니까? 집에서 인터넷으로 사진을 보고 관련 기사를 볼 수도 있지만 그것은 1차원적인 것이고 일단 현장에 가면 3차원적으로 볼 수 있지요. 인터넷으로는 어떤 특정한 꽃을 볼 수 있지만 현장에서는 꽃이 자라는 현장 조건, 냄새, 방문객들이 보이는 반응, 실제 그 꽃을 보고 피부로 느끼는 감정 등 인터넷이 도저히 제공할 수 없는 것들을 많이 보고 즐길 수 있지요.

100회째를 진행하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식물원과 그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영국 런던의 큐 식물원, 독일의 베를린 식물원, 쿠바의 하바나 식물원, 러시아의 모스크바 식물원, 남아공의 케이프타운 식물원, 에콰도르의 과야킬 식물원 등 너무 많습니다. 그 이유를 말하자면 아무리 줄여서 이야기하더라도 너무 길게 돼 다음 기회에 충분한 공간을 갖고 이야기하겠습니다. 이들 식물원의 공통점은 모두 나름대로 독특한 특색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스웨덴 웁살라 린네 식물원
아제르바이잔 바쿠 식물원

세계 각국의 식물원과 우리나라에 조성된 식물원의 차이와 같은 점은 무엇이 있나요?

=앞서 2번 질문에서 줄거리를 이야기했습니다. 물론 서양에서도 우리나라와 같은 식물원의 설립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만, 그것은 제2, 제3의 목적이고 서양 국가들이 식물원을 만든 것은 기초자연과학 연구를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2019년 초에 개원한 서울 식물원은 돈만 많이 들였지 식물원의 본래 목적(서양 강대국들의 시각에서 보았을 때)과는 동떨어진 식물원입니다. 그래서 제가 서울시에 그 점을 지적하는 편지를 보냈더니 식물원 담당직원에게 저의 뜻을 전하겠다는 답장만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식물원 가운데 서양 강대국들(영국, 프랑스, 독일 등)이 가진 식물원 개념대로 제대로 만든 식물원은 인천 대공원안에 있는 ‘인천 식물원’입니다.  

식물원 탐방지 중에는 내전이 발생하는 등 위험한 지역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위험했던 순간은 없었나요. 또 그 순간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에콰도르 제2의 도시 과야킬 식물원입니다. 시내도로에 이정표가 잘못되어 있어 강도를 당할 뻔했습니다만, 마침 지나가는 트럭을 막아 세우고 트럭 운전자의 친절한 도움을 받았습니다.

일본 데지마 식물원
이탈리아 로마 식물원
일본 도쿄 식물원

현재까지 142개국을 방문했다고 들었습니다. 다시 한번 더 가보고 싶은 나라와 그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하하(웃음)…. 제가 여행을 너무 좋아하므로 방문했던 142개국을 모두 다시 방문하고 싶습니다. 특히 남아공의 케이프타운이 자주 눈앞에 나타납니다.

‘식물원이 열어주는 세계의 지리와 역사‘ 연재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독자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수십 회 더 하면 종착역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가 계속 여행을 해 180개국 정도 방문하게 되면 연재 횟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관심을 갖고 애독해 주신다면 힘이 더욱 솟아날 것입니다.  /나무신문

권주혁 
용산고등학교 졸업(22회), 서울 대학교 농과대학 임산가공학과 졸업, 파푸아뉴기니 불로로(Bulolo) 열대삼림대학 수료, 대영제국훈장(OBE) 수훈. 목재전문기업(이건산업)에서 34년 근무기간중(사장 퇴직) 25년 이상을 해외(남태평양, 남아메리카) 근무, 퇴직후 20개월 배낭여행 80개국 포함, 142개국 방문, 강원대학교 산림환경대학 초빙교수(3년), 전 동원산업 상임고문, 전북대학교 농업생명 과학대학 외래교수(4년), 국제 정치학 박사, 저서 <권주혁의 실용 수입목재 가이드>, <세계의 목재자원을 찾아서 30년> 등 20권과 시집 1권. 현재 저술, 강연 및 유튜브 채널 ‘권박사 지구촌TV’ 운영

국민이 선정한 올해의 자생식물 분야 정원식물은 '눈갯쑥부쟁이'

2023-12-19 13:50

요약
글자크기 변경 공유 

한수정, 올해의 정원식물 10종 선정…국내 육성품종 최고는 '오케이 골드라인'

올해의 정원실물 자생식물 분야서 종합 우수로 선정된 '눈갯쑥부쟁이'

[국립세종수목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연합뉴스) 이은파 기자 =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한수정)은 사전 모집한 국민품평단 400명과 정원 분야 전문가 27명이 자생식물 220종과 국내 육성품종 232종을 대상으로 색상, 질감, 활용성, 신규성을 평가해 10종을 '올해의 정원식물'로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자생식물 분야의 경우 종합 우수는 '눈갯쑥부쟁이', 색상 우수는 '깽깽이풀', 질감 우수는 '실새풀', 활용성 우수는 '섬말나리', 신규성 우수는 '알록큰봉의꼬리'가 선정됐다.

국내 육성 품종 분야서 종합 우수로 선정된 털새 '오케이 골드라인'

[국립세종수목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DVERTISEMENT
 

국내 육성 품종 분야 수상 품종은 종합 우수 털새 '오케이 골드라인', 색상 우수 가우라 '크리스마스 버닝', 질감 우수는 비올라 '블루 미스트', 활용성 우수 해국 '국야백해', 신규성 우수 매발톱꽃 '공작'이다.

한수정은 이번 발굴한 우수 정원식물을 정원 조성 시 분양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류광수 한수정 이사장은 "올해의 정원식물은 국민이 선호하는 정원식물을 발굴하고 확산하는 플랫폼"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정원식물 확산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국민의 일상이 정원식물로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w21@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3/12/19 13:50 송고

 

RE100은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요? RE100에 대한 8가지 사실

기후위기 시대에 요구되는 기업의 변화

글: 장다울 그린피스 전문위원
지난 2월 3일 열린 제 20대 대통령선거 후보 4인 TV 토론회에서 RE100이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RE100은 무엇이며, 우리는 RE100 확대를 통해 어떠한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RE100, 대선토론의 주제가 되다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난 2월 3일 첫 4자 TV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RE100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지를 물었습니다. 이에 윤석열 후보가 RE100이 무엇이냐고 되물으면서 사회적으로 RE100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1. RE100은 누가 만들었나요?

RE100은 재생에너지 전기(Renewable Electricity) 100% 의 약자로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된 전기로 사용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 캠페인입니다. RE100은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Carbon Disclosure Project)와 파트너쉽을 맺은 다국적 비영리기구인 ‘더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 주도로 2014년에 시작되었습니다.

2. RE100의 목적은? - 기후위기 대응

RE100 캠페인의 주된 목적은 명확합니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글로벌 위기인 기후변화를 막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기업활동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전기를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로 사용하겠다는 것입니다.

2020년 태풍 뱀코가 필리핀 수도 마닐라를 덮친 후의 모습 (사진=그린피스)

3. RE100이 필요한 이유 - 기후위기가 우리 삶과 경제에 끼치는 심각한 위협

기후변화는 우리의 삶과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해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2월 미국에서는 이상 한파로 영하 41도를 기록하는 등 500여곳에서 최저 기온 기록이 깨졌습니다. 6월 캐나다에서는 기온이 50도 가까이 치솟는 백 년만의 폭염으로 100여명이 숨졌습니다. 7월 중국에서도 천년 만의 폭우로 3백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같은 달 서유럽에서는 백년 만의 폭우로 2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상기후의 피해를 겪고 있습니다. 2018년 역대급 폭염, 2019년 역대 가장 많은 태풍, 2020년 역대 최장 장마를 겪었습니다. 지난해 서울의 폭염일수 역시 역대 3위였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앞으로 여름철마다 폭염-태풍-폭우 ‘트리플 이상기후’를 겪게 될 것이라는 암울한 예측도 있습니다.
이상기후는 심각한 경제 피해도 발생시킵니다. 미국 국립환경정보센터(NCEI)는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발생한 총 18건의 기후재난으로 총 피해액이 약 125조원에 달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세계적 재보험사인 스위스리(Swiss Re)는 지구 평균 온도 2.6 도 상승 시 우리나라의 2050년 국내총생산(GDP)이 9.7%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는 2020년 우리나라 GDP 규모에 적용해봐도 188조에 달하는 막대한 경제피해입니다.
지난해 유엔의 최신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이 “인류에 대한 적색 경보 알람이 귀청이 떨어질 만큼 크게 울리고 있다”고 말한 것처럼, 우리가 지금 겪고 있고, 앞으로 마주할 기후위기는 인류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전대미문의 위기입니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은 하나 밖에 없습니다. 우리 사회의 모든 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인 석탄・석유・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 사용을 빠르게 줄여나가는 것입니다.

4. RE100으로 가려면? - 전력 부문의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최우선해야

많은 양의 온실가스 배출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분야가 바로 발전 부문입니다. 화석연료 발전을 대체하면서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태양광과 풍력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발전이 이미 대안으로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재생에너지 기술은 이미 검증을 완료 했고, 효율이 향상되었으며, 경제성 역시 대규모 확산에 충분할 정도로 개선되었습니다. 지난 해 새롭게 설치된 전력생산 설비의 80% 이상이 재생에너지 설비였습니다. 2019년 미국에서는 130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석탄발전량을 추월하기도 했습니다. 2021년 상반기 선진국 모임인 OECD 국가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평균 33% 였습니다. 덴마크는 77%, 캐나다는 71%, 독일은 43%, 프랑스 25%, 일본 22%를 기록했습니다.

독일에 설치된 대규모 풍력발전단지. (사진=그린피스)

5. 전세계는 RE100 가입 현황은?

2022년 2월 7일 기준으로 RE100에 가입한 글로벌 기업의 숫자는 349개입니다. RE100 2021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RE100 에 회원 기업들의 연간 전력 총 소비량은 340 테라와트시(TWh)로 이는 국가로 비교했을 때 세계에서 12번째로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영국 전체의 연간 전력 소비량보다 많은 규모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2020년에 약 552 TWh의 전력을 소비했습니다. 2021년 재생에너지 전력 소비 실적을 보고한 RE100 회원사(215개)들은 전체 전력의 무려 45%를 재생에너지 전기로 조달했습니다. OECD 국가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30%를 조금 넘고, OECD 꼴찌인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아직 7%가 되지 않는 것에 비하면, RE100 회원사들의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는 매우 고무적입니다.

6. RE100의 목표년도는 2050년 아닌 2030년!

종종 RE100이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전기 사용 100%를 목표로 하는 캠페인”이라고 소개되는 것을 보는데 이는 잘못된 설명입니다. 2050년은 RE100에 가입하기 위한 최소 조건입니다. 이미 RE100 회원사들의 평균 RE100 달성 목표년도는 2030년입니다. 우리나라의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가 30%인 것에 비교해보면 글로벌 대기업들이 평균적으로 2030년 RE100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글로벌 재생에너지 확대 경쟁에서 얼마나 뒤쳐져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린피스 활동가가 광화문 앞에서 7개 기후정책아젠다에 투표하는 퍼포먼스를 전개하고 있다.

7. 한국의 RE100 현황

하지만 한국에서도 이제 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2020년 말 6개의 SK 계열사인 SKC,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SK, SK텔레콤, SK하이닉스가 국내 기업 최초로 RE100에 가입한 후에 지금까지 8개의 회사 - 아모레퍼시픽, LG에너지솔루션, 한국수자원공사, KB금융그룹, 고려아연, 미래에셋증권, SK아이이테크놀로지, 롯데칠성음료-가 가입하면서 한국 RE100 회원사는 14개로 늘었습니다. RE100 사무국도 일본과 한국 기업들이 RE100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을 중요한 변화로 다루고 있습니다.

8. 각국 정부와 기업이 RE100 경쟁하는 이유 - 대응 도태시 수출에 타격

RE100에 가입하는 글로벌 기업의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우리나라 기업도 가입하기 시작한 것은 시급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주목적이지만 그만큼 중요한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글로벌 기후위기 시대에 기업이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글로벌 수출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으로 더 많은 소비자들이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묻기 시작했습니다. 글로벌 투자기관도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확대를 비롯한 기업의 기후위기 대응 성적을 투자에 중요한 요소로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RE100 회원사 중 일부는 자신의 공급망에 포함되어 있는 협력업체에게도 재생에너지 전기를 사용하여 생산된 부품을 납품하도록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확산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회사가 애플입니다. 애플은 2018년 4월 애플의 사무실, 데이터센터, 소매점 등 기업의 모든 활동에 소비되는 전력을 재생에너지 100%로 공급받는다고 선언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2020년 7월 애플은 부품 조달부터 서비스 제공에 이르는 전 사업 활동에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를 포함하여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대담한 목표를 발표했습니다. '2021년 애플 공급사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한국 회사는 공급 지역 기준으로 23곳이었습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국내대표 전자기업들이 대거 포함되었습니다. 따라서, 이제 RE100은 기후위기 대응을 넘어 국내 주요 기업의 수출경쟁력에 직결되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GDP 대비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에 있어서 시급한 기후위기 대응에 요구되는 변화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그린피스는 지난해 12월 한·중·일 ICT 랭킹 보고서 ‘탈탄소 경쟁, 어디까지 왔나?’를 발표하며 동아시아 3국의 주요 ICT 30개 기업 중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서 누가 잘하고 있는지를 평가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 주요 ICT 기업의 성적은 좋지 않았습니다. 성적이 어떻게 나왔고, 어떠한 변화가 우리나라 기업에 요구되는지는 링크된 보고서를 참고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RE100 대표인 샘 키민스가 지난 해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H. 에코포럼에서 'RE100은 어떻게 탄소중립 실현을 가속화하고 있는가'를 주제로 강의한 영상(한글 자막 있음)을 첨부합니다. 시청해보시면 RE100이 왜 우리의 삶과 경제에 중요한 지를 더 자세하게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린피스와 함께 대통령 선거 후보들에게 적극적 기후공약 수립을 촉구해 주세요!

지금 서명하러 가기

* 그린피스는 정치적 중립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따라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각 정당들이 기후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정책과 공약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가 정책을 통해 사회구조를 빠른 속도로 바꾸지 않을 경우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