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천재 과학자 데니스 홍, 창의력이란 무엇인가

2013년 5월호
미국의 과학 잡지 「파퓰러사이언스」가 선정한 젊은 천재 과학자. 세계 최초로 시각 장애인이 직접 운전하는 자동차 개발. 버지니아 공과대학의 로봇연구소 로멜라의 창립자이자 교수. 한국 항공우주학의 태두인 홍용식 박사의 둘째 아들. 바로 데니스 홍을 수식하는 문구들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인간을 위한 기술 개발을 하는 ‘로봇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고 불리고 싶어 한다. 뜨거운 열정으로 도전을 멈추지 않는 데니스 홍에게 물었다. 창의력이란 무엇인가.

Point 1 창의력은 호기심의 시작 이다
데니스 홍(42) 교수는 어린 시절 무척 장난꾸러기였다고 한다. 말도 못하던 꼬마였을 때부터 연년생 누나와 함께 새벽에 부엌으로 엉금엉금 기어가 찬장에 있는 커피, 설탕, 밀가루, 소금 등을 다 꺼내어놓고 마법의 약을 만든다고 소동을 피운 적도 있고, 유치원을 다닐 때는 놀이터 모래밭에 가서는 얼마나 깊이 파고 들어가야 땅끝이 나오는지 궁금해 땅을 파헤치다가 자정이 넘어서까지 집에 들어가지 않아 부모님의 애간장을 태운 적도 있다. 하지만 홍 교수의 부모님은 이런 호기심 많은 그를 한 번도 혼내지 않으셨다. 심지어 호기심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려 장려해주셨다. 방 안에 공작실을 만들어준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아버지께서 간과하신 사실 중 하나가 바로 제가 그 공구들로 얼마나 많은 물건들을 부수는 사고를 벌일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웃음). 저는 라디오, 청소기, 세탁기 등 손에 닿는 모든 것들을 다 분해했습니다. 왜? 궁금한 걸 참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작동하는 거지? 하는 호기심과 궁금증이 생기면 기어이 가전제품들을 뜯고 내부를 면밀히 관찰해야 직성이 풀렸습니다. 망가뜨린 것을 고치기라도 하면 좋을 텐데, 저는 멀쩡한 것을 가져다가 뜯어놓고 망치기 일쑤였습니다. 그중엔 사온 지 사흘밖에 안 된 TV도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부모님께서는 저를 전혀 혼내지 않으셨죠.”

홍 교수의 아버지는 ‘분해 작업’을 일종의 놀이라고 인정해주고 이해했다. 홍 교수가 화학실험을 할 수 있도록 약품들과 여러 기자재들을 사주며 아낌없는 지원으로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한 사람도 아버지다.

“한동안 로켓에 미쳤던 적이 있어요. 미국에서 하늘로 ‘슝’ 하고 날아오르는 로켓 모형을 보고는 저도 저런 로켓을 만들어 하늘 높이 쏘아 올리고 싶었거든요. 이미 작용과 반작용에 대해 배웠고, 추진력으로 움직인다는 것도 인지했으니 출발은 순조로웠죠. 하지만 그 추진력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드는 일이 어렵더라고요. 책을 찾아보고 곰곰이 연구를 한 결과 식초와 탄산수소나트륨을 섞으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추진제로 쓸 수 있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문제는 액체인 식초와 고체가루인 탄산수소나트륨을 섞어 넣으면 화학반응을 피할 사이도 없이 로켓이 발사돼 시큼한 냄새의 식초를 그대로 뒤집어쓰게 된다는 거였는데, 그래서 발사 단추를 누름과 동시에 발사되는 로켓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며칠 밤낮을 고민한 그는 마침내 해결책을 찾았다. 탄산수소나트륨 가루를 물에 개어 반죽해 말린 뒤 고체 형태의 태블릿처럼 만들고, 거기에 액체인 식초가 든 로켓을 거꾸로 장착하고 발사대의 끈을 연결시켜 멀리서도 잡아당기면 로켓이 세워지면서 식초가 발사대 받침으로 흘러들어가 화학반응을 일으키게 한다는 아이디어였다.

“새로운 아이디어의 성공은 그 다음 단계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줬습니다. 이번에는 불을 뿜으며 하늘로 높이 날아가는 진짜 로켓이 만들고 싶어졌죠. 백과사전과 과학 잡지를 찾아보면서 수소에 불을 붙이면 ‘펑’ 하고 터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끝없는 고민과 시도에도 실험은 실패에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결국 불꽃놀이에 쓰이는 폭죽이 로켓의 고체 연료와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기어이 로켓 발사를 성공시켰습니다.”

만약 그의 부모가 아들을 보호하려고 실험을 못하게 했다면 그는 지금과 같이 즐기며 연구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 강압적이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면 실패를 과정으로 받아들이지 못해 매 순간 위축됐을 것이다.

“첫 번째로 만든 로켓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첫 번째 실수이자 실패입니다. 어린아이의 눈으로 호기심을 잃지 않고, 세상을 바라보고, 어른의 가슴으로 책임감을 갖고 살아가야 창의력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Point 2 창의력은 틀을 깬 생각 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누군가 새로운 장난감 산 것을 보면 다들 부모님께 똑같은 것을 사달라고 조르게 마련이다. 하지만 홍 교수는 항상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나만의 것, 새로운 장난감을 갖고 싶어 했다. 그래서인지 망가지고 부서진 장난감에 더 관심을 보였고, 분해와 조립을 반복했다.

“전 알고 있던 정답을 버리고 늘 다른 해결책을 찾으려고 시도했어요. 물론 또래 친구들처럼 장난감도 갖고 놀았죠. 다만 그 방식이 달랐을 뿐이에요. 장난감의 겉보다는 속이 궁금했고 로봇 팔이 발사되고 자동차가 달리는 현상보다는 그 과정에 호기심을 가진 거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장난감이 완성되면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또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면 다시 분해해서 새로운 장난감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렇게 손으로 부수고 만지고 고쳐서 얻은 상상력과 융통성이 기상천외한 로봇을 만들 수 있는 든든한 밑바탕이 됐다.

“새로운 해결책을 원한다면 지금까지의 정답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런 발상의 전환, 문제를 새로운 각도로 바라보는 시선이 아이디어와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단순하게 바라보는 것을 자꾸 뒤집어보세요. 고리타분한 정답은 과감히 버리고, 선입견도 지우고, 같은 것도 다른 생각의 틀에서 바라보고 사고하는 것이 바로 창의적인 사고의 출발점입니다. 고정된 시선에서 벗어나면 재미있는 발상이 마구 떠오른답니다. 문제의 해결책들도 나타나고요.”

Point 3 창의력은 동기부여의 실천이다
아무리 수업시간에 여러 가지 이론과 수식을 가르쳐줘도 그것들이 어디에 쓰이는지 모르면 지루할 수밖에 없다. 수식만 적어놓은 수업보다 일상 속 예제로 꾸민 수업을 그가 고수하는 까닭도 바로 이 때문이다. 어렵고 막히는 부분에서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문제를 풀고 이해하는 방법이야말로 통찰의 지름길이다.

“저는 주입식 교육이 싫었습니다. 생각 없이 외우고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과정이 마치 목적지가 어디인지, 왜 가는지도 모르고 따라가는 것처럼 느껴졌죠. 저는 동기부여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거기에 담긴 자극과 자발성, 적극성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호기심과 열정은 바로 그 동기부여에서 시작합니다.”

학창 시절 그는 전 과목에서 그리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특히 받아쓰기는 늘 영점이었다. 과정은 가르쳐주지 않고 ‘A=B’라고 그냥 외워야 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사회, 지리, 도덕과 같은 과목에서는 수우미양가의 ‘가’를 받은 적도 있다.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모르는 나라의 연간 강수량이 얼마이고, 그곳에 있는 산맥들의 이름을 왜 외워야 하는지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산수, 과학, 미술은 언제나 ‘수’를 받았다. 어릴 적부터 로봇공학자가 꿈이었던 그에게 산수는 중요한 도구였기에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아버지께서 직접 삼각함수를 이용해 나무의 그림자 길이로 나무의 높이를 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뒤로는 흥미까지 생겼다.

“동기부여를 위해 저는 강의시간에 거듭 ‘왜’를 강조합니다. 이론에 휩싸이다 보면 ‘왜’라는 질문이 공허해지기 쉽기에 일상으로 파고드는 방법을 택합니다. 때에 따라서는 엔지니어에게 공식은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일 뿐이라고, 공식만 배우면 쓸모가 없다고도 강조합니다. 중요한 건 공식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공식을 어떻게, 왜, 어떤 식으로 사용하는지를 스스로 알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머릿속 그림은 공상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와 공상을 구분하려면 자신이 알고 있는, 배웠던 도구, 공식들을 활용해 현실화해보면 됩니다.”

일이 재미있어지면 능률은 자연히 따라 오른다. 단, 적성에 맞는 일이라도 돈을 버는 것으로서의 직업은 결국 피곤한 일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미 있는 목적을 찾아야 한다. 사명감이 있을 때 가슴속의 열정은 더욱 샘솟는다.

Point 4 창의력은 메모하는 습관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창의력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로 창의력은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능력을 뜻한다. 하지만 데니스 홍 교수는 전혀 다른 분야의 것들을 서로 연결시키는 능력이라고 창의력을 정의 내린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보다는 주어진 문제를 다른 방법으로 접근한다든가, 전혀 다른 것에서 영감을 얻고 연결시켜 새로운 것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바로 홍 교수가 활용하는 창의력이다.

“사람들은 제가 만든 로봇들을 보고 창의적이라고 합니다. 제가 연구하는 분야, 로봇공학에서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같은 문제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능력이 아주 중요합니다. 로봇 스트라이더는 공원에서 한 아주머니가 여자아이의 머리를 땋아주는 모습을 보고 영감을 얻어 만들었습니다. 머리 땋는 모양에 착안해 다리 세 개인 로봇이 탄생한 거죠. 또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선사시대의 사슴 무릎관절을 보고 휴머노이드 로봇 찰리의 이중 4절 링크 기구 다리를 생각해냈습니다. 이런 과정이 제가 생각하는 창의력입니다. 요즘에는 이를 두고 융합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기도 하더군요.”

문제는 전혀 다른 분야의 것들을 잘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자기 분야 외에도 다른 분야를 잘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모든 분야의 학문을 두루 공부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마주하는 것들을 언제나 호기심 있게 관찰하고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공원에서 산책을 하다가도, 카페에서 새로 만난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가도, 멋있는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먹다가도, 혹은 미술관 관람 중에도 언제 어디서든 항상 자기 주위의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관찰하고 생각하고 메모하세요. 아이디어는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저는 항상 연필과 아이디어 노트를 들고 다니는데요.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적어둡니다.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제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주로 두 가지 환경에서 특별히 자주 발생한다는 겁니다. 하나는 아침에 일어나 샤워를 할 때, 또 하나는 새벽에 침대에 누워 막 잠이 들기 직전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경우에는 메모를 하기가 힘듭니다. 샤워 중 발가벗은 채로 수건 한 장을 걸치고 나와 허겁지겁 종이와 펜을 찾다가 아이디어가 사라진 적도 여러 번입니다(웃음). 명심하세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이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입니다.”

브레인스토밍 여행을 떠나라!
“창의력은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를 하거나 학원을 다닌다고 해서 길러지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교육자로서 창의력을 어떤 방법으로 가르쳐야 할까 한참 고민을 해왔죠. 우리 학생들에게 창의력을 가르치는 방법,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하고 말입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일단 일상생활의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관찰한 후에는 이들을 ‘다르게 생각’해 연결시키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학생들과 함께 떠나는 아이디어 여행, 브레인스토밍 세션을 한 달에 한 번 정도 실시합니다. 이 기간 동안에는 지금까지 갖고 있는 모든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규칙을 따라야 하는데, 그중에는 ‘황금의 규칙’이 있습니다. 바로 ‘Nobody Criticizes Anybody’s Ideas!’ 누구도 다른 사람의 생각을 비판할 수 없다는 겁니다. 무조건 비판이 나쁘다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데는 유용하지 않습니다. ‘이 말을 하면 저 사람은 어떻게 반응할까.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면 어쩌지? 만약 이렇게 반응하면 창피할 거야’ 이런 식으로 고민하며 자기방어에 골몰하는 순간 기발한 생각은 사라지죠. 황금의 규칙은 학생들의 머릿속에서 구체적인 형태 없이 빙빙 돌고 있는 생각들을 모조리, 하나도 빠짐없이 쏟아내고 연결시키기 위해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최근에는 버지니아 공과대학의 다른 과 학생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상상만 해도 멋지지 않나요? 학생들 모두가 자기의 아이디어를 발표하느라 강의실이 온통 창의적인 에너지로 가득 차게 된다는 사실이.”

선행학습 효과? 학부모들이 속고 있다
교과부, 선행학습 금지법 추진… ‘빨리’보다 ‘제대로’가 최종 결과 좌우
관련이슈 : 오늘의 HOT 이슈 등록 2013.04.30 21:43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페이자 동시에 역동성의 근원이기도 한 현상 중에 하나가 바로 무작정 따라하기다. 남이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나도 한느 현상. 집단에서 이탈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선택과 결정을 무조건적으로 집단의 대세에 따르게 만든다. 최근까지 부동산 투자가 그랬고 펀드열풍이 그랬으며 성형열풍이나 자녀교육 열풍에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안 하면 나만 뒤쳐지는 것 같은 두려움. 남이 하면 무분별하게 유행이라는 명목으로 나도 하게 된다. 거기에 각 분야 전문가들은 유창한 설명으로 그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명한다. 일반인 입장 에서는 자기 판단의 근거가 미천할 경우 영락없이 집단의 대세에 따르는 것을 안심과 만족을 보장받는 지름길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 가끔은 이런 식의 판단이 어느 정도의 결과를 가져다줄 때도 있다. 다만 그런 행운은 항상 일어나는 게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특목고가 유행하기 전에도 특목고 입시 준비는 필연적으로 선행학습을 동반했다. 입시에서의 필요성 말고도 특목고 준비생의 학업 수준은 선행학습을 필요로 했다. 일반적 교과과정은 평균적인 학생들을 기준으로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특목고가 입시결과에서 기록적인 성과를 내면서부터 발생했다.

▲ 이병훈 자기주도학습 전문가

특목고 진학이 상위권 대학 진학의 자동문으로 인식되면서 특목고 진학이 모든 학생에게 필수적인 것처럼 받아들여졌다. 당연히 학부모들의 시선은 특모고 합격생들의 공부 방식에 집중됐고 그들의 공부 패턴 중에 가장 보편적이면서 가장 특수한 점이 바로 선행학습 이었다. 그러자 선행학습이 필요하지 않고 제철학습으로 공부하면 잘할 학생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선행을 시작한다. 발 빠른 사교육 업체들은 선행을 최고의 상품으로 제공하고 나중에는 학부모가 더 요구하는 상황에 이른다. 그야말로 집단적 선행 맹신이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 학원 vs 에듀플렉스 성적변화 비율 비교
스키를 배울 때도 상급자 코스에서 굴러 떨어지며 배워야 빨리 배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초급자 코스부터 차근차근 배워야 나중에 제대로 배우는 사람도 있다. 어찌 공부라고 누구나 선행을 해야 잘할 수 있겠는가. 어떤 학생은 선행을 하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어떤 학생은 제철 학습을 해야 잘하는 학생도 있다.
문제는 아이를 보는 학부모의 시각이다. 내 아이는 내가 가장 사랑하지만 반대로 내가 가장 객관적으로 보기 어려운게 부모 자식관계다. 우리
애가 선행을 하는게 도움이 될지 안 될지 판단이 어렵다는 말이다. 그러니 일단 덮어놓고 대세에 따르는 게 학부모 입장에서 안심이 될 터이고 당연히 오피니언리더 학부모의 말을 따르는 수 밖에 없다. 유행처럼 번진 선행학습의 문제는 이렇게 발생한 것이다.


상·중·하위권을 막론하고 이해력이나 사고력의 차이를 무시하고 남보다 먼저, 빨리, 많이 배우면 앞서 나갈 것이라는 기대심리는 초·중 시절까지는 일견 효과적인 것처럼 보인다. 공부의 수준이 낮고 양이 적고 속도가 느리니까. 그러나 고등학교 공부부터는 얘기가 달라진다. 누가 빨리 했느냐 보다 누가 제대로 했느냐가 최종적인 결과를 좌우 한다. 물론 고등학교 공부의 양이 방대하고 진도가 빠르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마처럼 무조건 여러 번 공부해서 해결하려고 덤비지 말고 차근차근 제대로 공부해서 마구 여러번 공부하는 것보다 더 좋은 효과를 내려고 애써야 고등학교 공부는 내 것이 된다. 차근차근 제대로 공부하려면 당연히 자기 혼자서 고민하고 생각하고 이해하는 공부를 해야 가능하다. 자기주도학습이 중요한 이유다.

초·중 공부만 잘하고자 한다면 선행학습에 몸을 맡겨보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장담컨대 최종적으로 대학을 가는 공부는 고등학교 공부이며 이때는 선행이 아니라 한번을 공부해도 제대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마구 덤비듯 공부하니까 선행이 필요하다고 불안해 하는 것이다. 자기주도학습을 통해 한번을 봐도 제대로 보는 공부를 한다면 그것은 고등학교 성적입시 결과뿐만 아니라 평생의 보물이 될 학습능력까지 가져다 줄 것이다.

[영유아 병드는 사교육](3) 4살부터 영어·수학·한자까지 교육… “뇌발달·정서에 악영향”

선행학습에 흥미 저하, 스트레스·기피증 우려
“부모들 욕심에 주입식 지식교육… 의욕 꺾을 것”
경향신문 | 송현숙 기자 | 입력 2013.05.06 00:19 | 수정 2013.05.06 01:07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전업주부 ㄱ씨(37)는 6살 쌍둥이 남매를 집 근처 영재 아카데미에 보내고 있다. 2년 전부터 시작한 것이다. 아카데미에선 사고력 수학과 독서, 영어·중국어·한자·과학·미술·주제토론·다문화교육·음악·체육·영재 교육까지 부모들이 원하는 거의 모든 프로그램을 해준다고 했다. 담임교사가 있고 과목별 선생님도 따로 있어 마치 '초등학교 4~6세반'처럼 운영된다.

ㄱ씨는 "영어학원 유치반은 가까운 곳에 없기도 하고 비싸서 못 보내지만 일반 유치원보다는 공부도 많이 시켜줘 선택했다"며 "아이당 월 45만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6세반이 된 뒤로는 매일 초등 수학문제집 3페이지, 국어 한 쪽씩 쓰기, 한문7급 따기 등 숙제도 내준다. 아이들이 힘들어할 때도 있지만 어차피 학교 가서 배울 것을 먼저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다.

ㄱ씨처럼 정규 교육과정인 일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보다 뭔가 하나라도 더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놀이학교와 영어학원 유치부(영어유치원)를 선호하는 학부모들이 나타나고 있다. 어린이집·유치원도 학부모들로부터 사교육 강사를 쓰는 특별활동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많은 것을 가르치면 좋은 효과가 나타날까.

■ 과목별로 인지교육에 주력하는 사교육이 창의력과 의욕 꺾어

부모들의 기대와 달리 전문가들은 영·유아 시절의 무분별한 교육은 아이를 망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초등학교에서 배울 것을 미리 배워 학습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고 아이의 균형 있는 발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외려 기억력이 떨어지고, 스트레스로 인해 유사자폐증이나 대인기피증, 학습기피증까지 나타날 수도 있다. 특히 ㄱ씨 사례처럼 과목별로 나눠 가르치는 것은 결국 창의력과 의욕을 꺾어버리는 최악의 상황을 낳기도 한다.

김미화 강남구립 청담어린이집 원장은 "창의력은 통합적인 교육 속에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와 경험으로 발달하는 것"이라며 "과목별 칸막이를 하는 순간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에 틀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시간을 많이 주면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나오는데,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을 기다리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장명림 육아정책연구소 기획경영실장은 "창의력은 만 4살 전후에 거의 발달이 끝난다. 일단 구체화된 현실세계와 상징체계가 아이들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면 창의력은 뻗어나갈 수 없다"며 "부모들이 영어 몇 마디, 한글 몇자 읽는 것을 신기해하고 좋아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론 중요한 것을 잃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도한 조기 사교육이 아이들의 뇌 발달과 정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의학적으로도 여러 번 보고됐다. 서유헌 서울대의대 교수는 "과도하고 장기적인 자극은 뇌 기능을 오히려 손상시킨다"며 "만 0∼3세 아이는 감정과 정서 발달에 신경쓰는 것이, 전두엽이 빠르게 발달하는 3∼6세 때는 인간성을 길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홍현주 한림대 성심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하루 4시간 이상 사교육을 받은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의 30%가 우울증상을 보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신철희아동청소년상담센터 신철희 소장은 "요즘 부모들은 뭔가 눈에 보이는 일을 중요시해 아이들의 스케줄을 꽉 채워 빈틈을 전혀 안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 속도에 맞춰 공부하게 하면 아이는 공부가 재미없고 힘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외려 어렸을 땐 사회성 기르기나 자기 일을 스스로 하는 습관처럼 그 시기에 필요한 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 비취업 엄마들까지 기관 이용과 사교육을 부추기는 국가정책도 문제

영·유아 사교육의 출발선이 점점 아래로 내려오게 된 데는 정부 정책의 영향도 있다. 육아정책연구소가 2008년 3월에 태어난 아이들을 추적조사한 보고서를 보면 생후 1년까지 1.1%로 미미하던 비취업모의 어린이집 이용률은 1년6개월 후 7.9%, 2년 후 24.8%, 2년6개월 후 44.9%로 급증했다. 김미화 원장은 "현재의 국가 정책은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고통과 즐거움을 모르게 만들고 있다. 비취업모도 시설 이용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멀어지면 결국 가정과 사회에도 도움되지 않는다"며 "부모가 자녀를 잘 키우도록 도와주는 방향으로 육아지원정책이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1년 연구소 조사에서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만 2세 아이들 중 사교육 강사를 쓰는 특별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비율은 24.5%에 불과했다. 예·체능 프로그램이 많지만 영어(28.1%), 과학(2.2%), 수학(2.2%), 한글(5.2%) 등 인지교육을 시키는 비율도 높았다. 이영애 원광아동상담센터 소장은 "만 2살 이전 아이들은 부모와의 애착관계 형성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안정된 애착을 형성한 아이들은 어려운 과제가 주어져도 쉽게 좌절하지 않으며 유아기 인지발달과 사회성, 정서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 송현숙 기자 song@kyunghyang.com >

 

 

[초등학생 고민]
1등과 꼴등 두자녀를 키워본 경험(세번째) [25]

일 때문에 이사를 자주 다녔지요.

큰애는 초등학교를 여섯군데, 작은애는 다섯군데를 다녔어요. 거의 매년 이사하고 전학했지요

큰애 5학년1학기 까지는 면소재지 학교를 전전했지요.. 봄이면 학교옆 밭에 인분을 뿌려서 등하교길에 인분냄새가 진동한곳도 있었고. 바람만 불면 학교 뒷마을 돼지 농장에서 악취가 풍겨 여름에도 창문을 열지 못하는 학교도 있었지요..

애들이요? 무지하게 놀았죠..

학교만 끝나면 남녀학생 할것없이 가방둘러 맨채로 냇가에서 피래미 잡고, 뒷산에서 딱정벌래 잡고, 칡 캐러 다니고..일년내내 얼굴이 쌔깜했죠.. 나중에 알았어요 우리애들이 원래는 얼굴 피부가 하얀 것을..

집에서 애들이 누에를 키운적도 있었죠.. 보기에도 징그러운 누에 수십마리가 집안에 드글드글.. 매일 뒷산에서 뽕잎따서 먹이고.. 어쩌다 한 마리 죽으면 지부모 죽은 듯이 흐느끼고 장사지내고..

우리애들만 그런게 아니죠.. 학교 모든 애들이 다그랬죠.. 학원이요?.. 주변에 그런거 없었어요..

도시 사는 친구 만나면 핀잔 많이 들었죠. 애들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아프리카 원주민 이냐고..

도시에서는 애들 어떻게 키우는지 강의 받았죠.

불안해서 학습지 배달받아 공부시켰죠..한달에 한두번 우편으로 받아서 애들 시켰어요.. 책 많이 읽히려고 노력도 하고..

공부머리 좋은 큰애는 하나를 가르키면 열을 알고, 작은애는 열을 가르켜도 아는게 없고..

그때 두아이의 차이를 정확히 알게 되었죠.. 동일한 시간에 흡수하는 공부의 용량과 집중력의 차이가 엄청나다는 것을..

애들 중학교 갈 때 도시로 가서 정착했죠.

큰애는 초등학교 때 열심히 놀기만 했는데도 중/고등학교가서 공부시작하니 좋은결과 나오고 작은애는 아무리 해도 역시나이고....

잘하는 큰애는 해달라는 것만 지원해주고, 작은애는 엄청 정성 들였죠.. 집중력 향상에 좋다고 해서 비싼 프로그램에도 참여시켜보고, 없는 살림에 고액과외 까지 시켜 보았으니..

애둘 첫돌 지나기전 예측했던데로 집념/욕심이 있고 집중력이 좋았던 큰애는 공부를 잘하고, 산만했던 작은애는 역시나 공부와 거리가 멀고..

마지막 결과는 서울 명문의대 진학과 지방 전문대 진학으로 나오더군요

지나고 보면 둘째가 공부에 필요한 자질이 몹시 부족한데, 부모가 계속 공부를 강요 하였으니 중학교 이후 생활이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부모 또한 엄청 스트레스 받았지요. 가만 놔두었으면 서로 좋았을 텐데..

가만 놔두었어도 지방 전문대는 갔을것이고. 지방 전문대 나오나 안나오나 차이도 없었을 텐데..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서로 힘들었던 것 같네요..

공부못한 둘째는, 초딩때 전학을 많이 다녀서인지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적응력이 뛰어나요. 매년 처음만난 애들과 친하게 지내려다 보니 인간성, 친화력이 좋아졌구요. 시골에서 산으로 들판으로 뛰어다니며 놀아서인지 모험심도 좋구요.

둘째는 이러한 자질이면, 긴인생 행복이란 측면에서는 공부 잘했던 첫째보다 더 잘 해 나갈수도 있을거란 생각을 하고 있어요.. 원래 욕심이 없는 애이니.. 그래서 공부를 못한거지만...욕심없이 만족하고 살면 행복이니까요..

초딩 부모님들 학원, 과외, 영어 등등 불안해 하지 마시고 씩씩하게 키우세요.

초딩때 학교만 끝나면 산으로 들판으로 놀러만 다닌애도 좋은 결과 있고, 서울 강남에서 난리치며 교육시킨 애도 별로일수 있고, 애들마다 타고난 자질이 다르다고 봐요..

씩씩하게 키우다 보면 공부머리가 없어 공부는 못하더라도 생활력, 적응력, 대인관계 등이 좋아져서 나중의 인생이 더 좋아질 수 있으니까요..

사실 한해에 태어난 애들이 40~50만명 수준인데 절반정도 수준해봤자 공부로 취직하긴 어렵잖아요.

최소 10% 이내에는 들어야 공부머리로 먹고살수 있을텐데 그게 어디 쉬운일인가요?

내애는 공부머리는 아니다 싶으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편하게 생각하시고 씩씩하게 키우세요..

 

 

 

  • 1등과 꼴등 두자녀를 키워본 경험(세번째)
  • 어린이집에 보내는것 가장 어려운 문제죠
  • 중 3 딸래미를 둔 아빠입니다.
  • 중1아들. 말.. 참...예~~쁘게 하네요...어떻게 해야 할까요?...
  • 1등과 꼴등 두자녀를 키워본 경험(두번째)
  • 아이의 성적에 너무예민한엄마예요
  • 초5 아들..여친 생겼는데요ㅠ
  • 막장 아들
  • 어느 공립(병설)유치원 원장님 강의를 빙자한 자기 자랑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