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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11.18 논술문 작성 과정(경북교육청)
- 2006.11.18 I. 논술이란 무엇인가? (경북교육청)
- 2006.11.18 논술·면접이 당락 가른다 (스포츠한국2006-11-18]
- 2006.11.18 한국사편지 5권 실전문제(대성논술) 1
글
Ⅲ 논술문 작성 과정
1. 논제 및 제시문 분석
가. 논술 문제의 구성
논술 시험 문제는 보통, 논제와 자료(주로 제시문) 그리고 유의 사항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전적 의미에서 논제란 '논설이나 논문, 토론 따위의 주제나 제목'이다. 대학에서 출제하는 논술에서의 논제는 쉽게 생각하면 수능 시험에서의 발문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제시문은 다양한 자료나 글의 형태로 출제되며 이는 대학에서 수험생들의 쓰기 능력 외에도 독해 능력까지 논술을 통해 평가하고자 하는 의도를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유의 사항은 주로 제시문 뒤에 따로 두는데, 일반적인 유의 사항은 '자수의 제한 규정, 어문 규정의 준수, 신분 노출을 금지하는 사항' 등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논지전개와 관련한 구체적인 유의사항을 제시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바른 문장, 사고의 깊이, 논지의 논리성 등에 유념하여 작성할 것'과 같이 특정 사항을 강조하거나, '내용 중에 ( ) 단어를 사용할 것'과 같이 특정 단어를 사용하도록 하다든가, '인과 분석의 방법을 적용하여 논의를 전개할 것'과 같이 특정한 논술 방법을 구체적으로 적용하도록 미리 밝히기도 한다.
나. 논제 및 제시문 분석의 중요성
논술을 제대로 쓰기 위한 첫 단계가 바로 논제와 제시문의 분석이다. 우리가 논술을 쓰려고 할 때 가장 먼저 눈길을 보내야 하는 것이 바로 논제다. 논제는 출제자가 무엇에 대해 어떻게 쓰라는 요구 사항을 압축하여 드러내 놓은 것이다. 그러므로 논제를 읽을 때는 한 단어, 한 어절씩 끊어서 정독을 해야 하며 이 때 앞에서 공부한 개념 및 명제 체계 분석을 잘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논제는 또한 제시문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제한하고 암시해 준다. 즉 제시문은 논제와의 연관성을 반드시 고려하면서 읽어야 한다. 논제와 제시문의 관계를 염두에 둔 채, 제시문을 읽으면서 나름대로의 구상을 함께 떠올릴 수 있다면 좋은 논술로 가는 첫 단추는 잘 끼운 셈이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논제나 제시문을 읽을 때 대충 주제만 읽고 지나친다거나 논제의 요구를 임의로 해석하여 논제에서 벗어난 글을 쓰고 있다. 또 논제의 문구를 세밀하게 분석하지 않아 논제에서 요구한 조건 가운데 일부를 빠뜨리기도 한다. 이는 2005년 서울대 모의논술 고사 채점 결과에서 잘 드러난다. 서울대 논술 모의고사 결과 분석 자료를 보면 '이해 분석력' 항목의 평균이 20점 만점에 13점에 불과하다. '이해분석력'이란 논제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논제와 제시문의 의미를 찾아 연결하는 능력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훌륭한 논리와 문장으로 이루어진 글이라도 출제자가 요구한 내용 즉 논제에서 벗어난 내용이라면 높은 점수를 얻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최근의 대학 논술고사에서는 주어진 제시문의 논리적 구조에 대한 이해력을 측정하며, 이와 관련된 자료를 활용하여 분석·논의할 수 있는 통합적 능력을 평가한다. 이러한 면에서 제시문 독해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제시문을 제대로 읽고 논술에 활용하려면 우선 논제에서 힌트를 얻어야 한다. 모든 논제에는 제시문과 논제의 연관성이 직·간접적으로 언급되어 있다. 제시문이 어떤 성격의 글인지, 어떤 측면에서 제시문을 읽어야 할 것인지, 제시문의 주제가 무엇인지 등을 논제에서 드러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 나아가 제시문들의 관계나 공통된 주제까지도 논제에서 제시하거나 설명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을 잘 간파해서 제시문을 읽는다면 낯선 제시문이라도 충분히 그 뜻을 새겨 읽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논제에서는 A와 관련한 화제를 제시하면서 제시문에서는 겉보기에는 그와 별다른 연관성이 없는 B라는 화제나 우화를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에도 제시문을 읽으면서 독해의 기준을 논제에서 언급한 A로 삼아서 제시문의 B를 이해하려고 해야 한다. 즉 제시문의 독해는 논제에 의해 규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논제에서 제시문에 관한 특별한 언급이 없을 경우에는 제시문들의 관계를 잘 파악하여야 하며 문학 작품을 제시문으로 한 논술의 경우에는 작품이 지니는 상징성이나 우의성, 교훈이나 풍자적 요소를 신중히 고려해서 제시문을 독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 논제 및 제시문 분석의 방법
1) 논제의 유형
논제의 유형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의 문제는 기준을 정하는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글에서는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의 문제보다는 기존의 분류를 적용하여 논제 및 제시문 분석의 방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시중에 출판된 많은 논술 관련 참고 자료에서 나름대로 논제의 유형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 글에서는 최근 성균관대학에서 제시한 논술의 유형을 제시하고자 한다. 왜냐 하면 성균관대학에서 분류한 논술의 유형이 최근의 대학 논술 시험의 논제를 대체로 잘 반영하고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성균관대학에서 제시한 논술 시험 안내에 따르면, 논제는 크게 3가지 정도로 나누어진다.
유형Ⅰ: 제시문을 통계, 그림, 도표 등과 관련하여 해석한 후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는 형태
유형Ⅱ: 제시문에 나타나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관점을 제시하는 형태
유형Ⅲ: 유형Ⅰ혹은 유형Ⅱ에 특별한 제한을 두는 형태
유형 Ⅰ의 경우 논제는 다음과 같이 출제될 수 있다.
<제시문1>, <제시문2>, 그리고 <표>를 읽고 '경쟁력 확보'와 '고용안정'이라는 상반되는 관점 중 어느 한 관점에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시오.
<제시문1>과 <제시문2>의 내용을 관련된 <그림> 혹은 <표>와 연결시켜 요약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3>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제시문1>과 <제시문2>에 나타나 있는 문화에 관한 상반된 입장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여 <표>를 해석하고, <표> 해석을 바탕으로 <제시문3>이 문화발전에 대해 시사하는 바를 논술하시오.
유형 Ⅰ은 실제 2005학년도 정시 성균관대 일반 (인문계열) 논술 시험의 논제와 같은 형태이다.
논제
Ⅰ. 제시문은 한 학자가 문화와 관련하여 음악에 대해 쓴 글이다. 이 글의 논지를 자세히 기술하시오.
Ⅱ. 제시문은 다른 학자가 문화와 관련하여 음악에 대해 쓴 글이다. 이 글의 논지를 자세히 기술하시오.
Ⅲ. 아래 표는 어떤 국가에서 지난 일 년 동안 고전음악과 대중 음악 연주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특성을 비교한 자료이다. 위의 제시문 Ⅰ과 Ⅱ의 입장 중 하나를 선택하여 이 자료를 해석하시오. (표에 나타난 특성 중 논의 전개에 적합한 일부만을 사용해도 무방함)
Ⅳ. 아래 제시문은 근래에 음악계에서 일고 있는 현상을 보고한 글이다. 이 현상이 문화 발전에 대해 시사하는 바를 위의 표 해석을 바탕으로 논술하시오.
이 논제는 두 개의 제시문의 논지를 각각 기술한 후 그것을 바탕으로 표를 해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시문의 내용을 표 해석을 바탕으로 논술하여야 한다. 또한 이 논제에서는 유의사항에 각 문제별로 답안을 구분하여 순서대로 작성하도록 하여 개요 작성 과정 없이도 논술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논제는 위에서 말한 유형 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유형 Ⅱ의 경우 논제는 다음과 같이 출제될 수 있다.
<제시문1>∼<제시문5>를 읽고 여론에 의한 합리적 의사결정의 가능성과 한계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논하시오.
<제시문1>∼<제시문3>의 내용을 생명윤리의 관점에서 요약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제시문1>과 <제시문2>를 읽고 그 내용을 요약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3>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제시문1>∼<제시문4>를 읽고, <제시문1>을 도입부로 삼고, <제시문2>와 <제시문3>의 차이를 설명한 후, <제시문4>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다음 논제들을 살펴 보자.
2005 정시 경희대 일반전형
논제 : 다음 제시문 (가), (나)는 인류 문명의 역사에 각 다른 관점을 보여 주고 있다. 이 두 가지 관점을 간략 비교 분석하고, 그 중 하나의 입장을 택하여 인류의 미래를 전망해 보시오.
2005 정시 고려대 일반전형 (인문계열)
논제 : 다음 네 개의 제시문에 공통되는 주제를 말하고 제시문들 사이의 관계를 밝히시오. 그리고 그 주제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시오.
2005 정시 동국대 일반전형
논제
1. 제시문 (가)는 롤프 엔센이 미래사회의 특성을 '드림 소사이어티'라고 규정하면서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글이다. 그 주요 내용을 요약 서술하시오(200~300자)
2. 제시문 (나)는 일찍이 '문화의 힘'을 강조한 백범 김구의 글이고, 제시문 (다)는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최근의 글이다. 제시문 (가), (나), (다)를 근거로 현재와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주체적이면서도 보편적인 '문화의 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진술하시오(1000자 안팎).
세 논제들은 모두 유형 Ⅱ에 해당한다. 주어진 제시문을 요약한 후 비교 · 분석하거나 관계를 파악하거나, 근거로 삼아 자신의 관점이나 입장을 논술하도록 된 논제이다.
유형 Ⅲ의 경우 논제는 다음과 같이 출제될 수 있다.
특정 단어나 용어 사용을 요구하는 경우
- '경제위기', '경쟁력 확보', '실업', '직업안정', '노동의 유연화' 등의 용어를 반드시 포 함할 것.
- <표1>에 따르면, <표2>에 따르면 이라는 문구를 사용할 것.
분량을 제한하는 경우
- <제시문1>과 <제시문2>의 요약이 전체 분량의 1/3을 넘지 않도록 할 것.
이제 유형 Ⅲ이 잘 드러난 논제를 살펴 보자.
2005 정시 서울대 일반 전형
논제 : 사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에 어떻게 도달할 수 있는 가를 논술하시오.
유의사항
아래의 내용을 반드시 논술문에 포함시킬 것.
1. 제시문 (가)에 드러나 있는 사물의 인식 방법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이에 근거하여 제시문 (나)의 내용을 논할 것.
2. 다음 문장들을 논술에 활용하되, 그 가운데 한 문장을 반드시 직접 인용할 것.
① 큰 의심을 품지 않는 사람은 큰 깨달음이 없다. 의심나는 것을 쌓아놓고 모호하게 두는 것은 캐묻고 따지는 것만 못하다(홍대용, [담헌집])
②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알지 못하는 것으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공자, [논어])
③ 사실인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것은 해석뿐이다(F. W. 니체, [권력에의 의지])
④ 진리를 발견하는 것보다도 오류를 인식하는 편이 훨씬 쉽다. 오류는 표면에 나타나 있으므로 쉽게 정리할 수 있지만, 진리는 깊은 곳에 숨겨져 있으므로 그것을 탐구하는 일이 누구에게나 가능한 것은 아니다(J. W. 괴테, [감언과 성찰])
⑤ 어떠한 사람의 지식도 그 사람의 경험을 초월하는 것은 아니다.(J. 로크, [인간 오성론])
이 논제는 두 가지의 유의 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그것을 반드시 포함시키도록 하고 있다.
2) 제시문의 소재와 내용
제시문의 주요소재는 인문계의 경우는 동·서양 고전, 문학 작품, 고등학교 교과서, 신문· 잡지·논문, 통계·그림·도표 등이며, 자연계의 경우는 고등학교 교과서, 인터넷상의 지식, 교양 도서, 신문·잡지· 논문, 통계·그림·도표 등이다.
제시문의 주요 내용 및 영역은 인문계의 경우 철학 혹은 사상, 문학·예술, 정치·사회·문화·경제 현상, 현행 사회적 이슈 등이며 자연계의 경우는 수업시간에 배운 수학·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컴퓨터 과목 내용만 이해하고 있으면, 빠른 시간 내에 쉽게 독해가 가능한 과학·기술 전반에 걸친 제시문들이다.
더욱 자세한 제시문의 소재와 내용은 각 대학 홈페이지에 올려진 기출문제들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3) 논제 및 제시문 분석의 실제
가) 유형 Ⅰ의 실제
Ⅰ. 제시문은 한 학자가 문화와 관련하여 음악에 대해 쓴 글이다. 이 글의 논지를 자세히 기술하시오.
[제시문 1]
Horkheimer와 Adorno가 강조하였듯이 문화산업의 본질적인 특징은 반복이다. Adorno는 "대중적인"음악과 "진지한"음악을 비교함으로써 이를 잘 보여 주었다. 그의 1936년 에세이 "째즈에 관하여"에서 Adorno는 대중음악의 본질적인 특징은 표준화에 있다고 주장하였다. 1941년에 쓴 "대중음악에 관하여"에서도 이 점을 반복하여 말한다. "대중음악의 전체적인 구조는 표준화를 회피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는 부분에서조차도 표준화되어 있다. 표준화는 가장 일반적인 특징으로부터 가장 구체적인 부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표준화는 호환성 즉 부품의 대체가능성을 의미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진지한 음악"은 Adorno에게 있어서 구체적인 총체성을 의미하고 이 말은 "모든 세부내용은 그 작품의 전체로부터 그 음악적 의미를 이끌어 낸다." 이것은 변증법적 관계이고 이에 따르면 총체성은 모든 세부적인 내용의 유기적 상호관계로 구성된다. 진지한 음악의 경우 호환성은 가능하지가 않다. 한 부분이라도 빠지면 "모든 것이 사라진다."
대체가능한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는 드라마나 공식을 갖고 있는 공포영화와 같은 다른 예들도 많이 있다. 이러한 반복은 문화적 생산 영역에서 독점자본산업의 표준화되고 반복적인 과정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후기 자본주의 하에서 공장 또는 사무실에서 일어나는 일은 그것을 여가시간에 모방함으로써만 피해질 수 있다. 이것이 문화상품에 대한 조건을 결정한다. "어떤 독립적인 생각도 청중으로부터 기대되어서는 안 되고" 대신에 "문화상품은 모든 반응을 미리 규정해야만 한다." 문화상품의 표준화는 청중의 표준화로 이어진다. "인류의 구성원으로서의 사람이 문화산업에 의해 현실이 되었다. 이제 모든 사람이 그가 다른 모든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그러한 속성만으로 의미를 지닌다. 그는 호환가능하다." Adorno는 "표준화가 청취자의 자발성을 박탈하고 조건반사를 강화시킨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점에서 그 주장은 대중문화와 그 청중들이 후기 자본주의 하에서 급진적인 의미의 상실을 겪는다고 주장한다.
Ⅱ. 제시문은 다른 학자가 문화와 관련하여 음악에 대해 쓴 글이다. 이 글의 논지를 자세히 기술하시오.
[제시문 2]
Hall과 Whannel는 대중음악 및 그와 관련된 상품(잡지, 콘서트, 포스터, 영화 등)들이 정체감을 탐색하고 확립하기 위해 선택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상업적인 대중음악은 10대에게 감정적이고 성적인 변화의 어려움을 대처하는데 도움이 되는 수단(지침서)을 제공한다. 따라서 10대는 그 음반회사가 제공하는 것만을 사는 것이 아니다. 사실상 발매된 모든 음반의 10%만이 업계의 수익을 가져다준다.(제공된 것이 대량으로 거부된다는 것을 암시함)
이러한 접근법은 하위문화의 연구에서 개발되었다. 여기서 강조점은 종속된 또는 미성년자 집단이 "부모" 문화의 가치관과 태도에 대해 반항할 때 대중음악을 사용하는 것에 놓여진다. 대중음악의 구체적인 형태는 하위 문화집단이 스스로 동일시하는 일련의 핵심적인 가치를 반영하는 요소로써 선택된다. 그러한 선택은 그때 자의적이거나 우연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한 음악은 의미가 있다. Willis가 오토바이족의 문화를 분석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전형적인 1950년대 락음악은 의미가 있다. 왜냐 하면 역사적으로 단일화된 음악의 실체로서 그것은 기꺼이 일시적인 대중음악에 대항하였고 그리하여 오토바이족은 팝음악의 소비자들과 구분되었다. 전형적인 락앤롤(엘비스 프레슬리 및 버디 홀리)은 남성적인 가치를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격렬한 리듬은 역동적인 삶을 표현한다. 그리하여 그 음악은 오토바이 타는 것 자체에 상상속의 영화 음악을 제공한다.
Ⅲ. 아래 표는 어떤 국가에서 지난 일 년 동안 고전음악과 대중 음악 연주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특성을 비교한 자료이다. 위의 제시문 Ⅰ과 Ⅱ의 입장 중 하나를 선택하여 이 자료를 해석하시오. (표에 나타난 특성 중 논의 전개에 적합한 일부만을 사용해도 무방함)
Ⅳ. 아래 제시문은 근래에 음악계에서 일고 있는 현상을 보고한 글이다. 이 현상이 문화 발전에 대해 시사하는 바를 위의 표 해석을 바탕으로 논술하시오.
[제시문 3]
클래식과 대중음악은 그 동안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자 노력해 왔다. 그러나 20세기의 후반부에 들면서 이러한 장벽은 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 단초가 '크로스오버(Crossover) 음악'이란 형태로 나타났다.
크로스오버 음악의 위상을 제대로 세운 사람으로는 뭐니 뭐니 해도 클로드 볼링을 빠뜨릴 수 없다. 그는 클래식에서 출발하여 재즈를 거쳐, 영화음악과 크로스오버 음악으로 나아갔다. 1976년에 장 피에르 랑팔과의 공동 작업으로 발표한 음반 '플루트와 재즈피아노 트리오를 위한 모음곡'은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무려 530주 동안이나 머무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다. 이 행복한 클래식과 재즈의 만남은 많은 후예들을 탄생시켰는데, 바이올린의 피커스 주커만, 첼로의 요요 마, 클래식기타의 알렉산드르 라고야, 트럼펫의 모리스 앙드레, 피아노의 엠마누엘 엑스 등 현역 명연주자들이 각각 자신의 악기와 볼링의 재즈피아노를 결합한 음반을 취입했다. 볼링의 음반 작업이 크로스오버 운동에 끼친 공로는 이전까지의 크로스오버 음악이 기존의 팝이나 클래식 곡에 대한 편곡 위주로 진행되어 왔는데 비해, 크로스오버를 위한 고유의 곡을 작곡했고, 이를 정상급 클래식 연주자들로 참여하게 만들어 크로스오버 음악의 질적 평가와 권위를 높여 주었다는 점에 있다.
볼링의 성공 이후에 나타난 또 하나의 분수령은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였다. 1982년 그가 존 덴버와 함께 <퍼햅스 러브> 음반을 발매할 당시만 해도 미국의 음악계가 시끌벅적할 정도였다. 마치 이후 우리나라에서 테너 박인수와 대중가수 이동원이 정지용의 시를 바탕으로 한 노래 <향수>를 불러 레코드로 발매할 때의 시끄러움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도밍고의 시도는 성공을 거두었다. 굳이 따지자면 크로스오버 음악이 하나의 움직임으로 정착된 것은 이즈음부터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 시기부터 수많은 크로스오버 음반들이 줄을 이었다.
(1) 논제 분석
2005년 정시모집 성균관대 일반전형(인문계열) 논술 문제이다. 네 개의 논제가 연결된 쉽지 않은 논제이다. 논제가 여러 개인 경우 논제들 간의 관계를 잘 파악한 뒤, 제시문을 읽는 것이 바람직하다. 먼저 논제를 살펴 보면, '음악'과 '문화'라는 단어가 반복되어 쓰인 것이 눈에 들어온다. 제시문 1과 2는 같은 논제를 다른 제시문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논제 Ⅰ과 Ⅱ에서 두 학자가 문화와 관련하여 음악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는 논제 Ⅲ의 '위의 제시문 1과 2의 입장 중 하나를 선택하여 이 자료를 해석하'라는 부분을 보면 분명해진다. 그러면 제시문 1과 2의 견해 가운데 자신의 평소 생각과 가까운 견해를 선택하여 논제 Ⅲ의 표를 해석하면 되는 것이다. 게다가 표에 나타난 특성 가운데 논의 전개에 적합한 일부만을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것은 이 논제에서 요구하는 바가 특정 형태의 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즉 상호 대립되는 논거에 대한 논리적·비판적·창의적·통합적 사고능력이 주요 평가 요소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수험생들은 주어진 제시문의 논리적 구조에 대한 이해력을 바탕으로(제시문 1, 2), 이와 관련된 자료를 활용(논제 Ⅲ의 표)하여 분석·논의할 수 있는 통합적 사고 능력을 발휘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논제 Ⅳ에서 요구한 바를 살펴보자. 논제 Ⅳ는 논제 Ⅲ까지의 견해를 바탕으로 제시문 3이 문화 발전에 대해 시사하는 바를 논술하라는 것이다. 제시문 3이 논제 Ⅲ까지의 자신의 견해와 부합하는 내용이면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내용으로 시사하는 바를 논술하면 될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부정적이면서 비판적인 내용으로 시사하는 바를 논술하면 될 것이다.
논술 시험에 임하는 많은 학생들이 논제 분석을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 우리 속담에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다. 좀 과장된 듯하지만, 논술에서는 '논제 분석이 반이다'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대입 논술은 특히 더 그렇다. 출제자가 요구하는 바에서 벗어나지 않는 글을 쓰는 것이 논술의 첫걸음이다.
(2) 제시문 분석
먼저 제시문 1과 2의 논제가 각 제시문의 논제를 자세히 기술하라는 같은 요구이므로 형식상 그 분량을 어느 정도 비슷하게 맞추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이 점을 미리 생각하면서 각 제시문의 논지를 살펴 제시문을 분석해 보자.
제시문 1은 세 개의 문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1문단에서는 Horkheimer와 Adorno가 강조한 후기 자본주의 하에서의 문화산업의 특징이 '반복'임을 주장하며 그 근거를 Adorno의 "대중적인"음악과 "진지한"음악의 비교로 제시하는데 그 가운데 "대중적인"음악의 특징을 표준화와 호환 및 대체 가능성으로 보고 있다. 2문단에서는 1문단과 비교하여 "진지한" 음악이 구체적 총체성을 지닌 호환 불가능성의 특징을 지닌다고 밝힌다. 3문단에서는 후기 자본주의 하에서 대중문화 생산자들이나 청중들이 모두 표준화와 반복, 호환 가능성의 특성 때문에 급진적인 의미의 상실을 겪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요약하면 제시문 1은 음악을 소재로 하여 후기 자본주의 하에서의 대중 문화를 비판적으로 바라본 글이다.
제시문 2는 두 문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 문단 모두 예시의 방법으로 근거를 제시한다. 첫 문단에서는 10대의 상업적 대중음악의 음반 소비가 음반 회사가 제공하는 것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이고 성적인 변화에 주체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정체감의 탐색과 확립을 위한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두 번째 문단에서는 50년대 락음악을 팝음악과 비교하면서 대중음악의 구체적 형태가 반항과 동일시에 있음을 주장한다. 요약하면 제시문 2는 대중음악을 비롯한 대중문화가 특정한 세대와 시대를 표준화하여 수동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체적으로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기여한다는 점을 강조한 글이다.
논제 분석에서 예상한 것처럼 제시문 1과 2는 현대 사회에서 대중 문화를 바라보는 상반된 두 가지 관점을 제공하고 있다. 제시문 1이 비판적 태도라면 제시문 2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글이다. 이제 논제 Ⅲ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쪽의 입장에 서야 한다.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는 수험생 자신의 몫이다. 평상시 자신의 생각이나 배경 지식, 또는 어느 쪽이 더 가치 지향적인가 등의 여러 요소들을 고려하여 한 쪽 입장에 서야 한다.
표는 네 가지 특성을 기준으로 고전음악 연주회와 대중음악 연주회의 참석율을 밝히고 있다. 수험생들은 제시문 1이나 2 가운데 어느 것이든 선택해서 자신의 입장을 밝힐 수 있다. 여기에서는 제시문 2의 입장을 취하기로 한다. 제시문 2의 입장에서 네 개의 항목을 해석해 보자. (물론 이것이 정답이나 모범 답안은 결코 아님을 밝혀 둔다. 이렇게 사고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 정도로 여기고 이 글을 읽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연령에 따른 음악회 참석률은 35 - 44세를 기점으로 나뉜다. 15 - 34세까지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대중음악 연주회에 참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45세 이상은 상대적으로 고전음악 연주회의 참석율이 더 높다. 즉 대중음악 연주회의 참석율이 더 낮다는 의미이다. 이는 제시문 1에서 언급한 후기 자본주의 하에서 대중문화와 청중들이 급진적인 의미 상실을 겪는다는 주장에 대한 반증이 되기에 충분하다. 왜냐하면 전체 인구 중 비율을 보면 연령대별로 확연한 차이를 보이지 않고 전체 연령대가 골고루 문화(고전음악이든 대중음악이든)를 향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즉, 각 연령층들은 그들 세대에서 좋아하고 즐기는 음악회에 스스로 참석하여 즐기고 있다는 것이 표를 통해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교육 수준을 기준으로 보면 고등교육 이상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64%가 고전음악 연주회에, 55%가 대중음악 연주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는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 나름대로의 선호대로 자신의 음악적 취향을 선택한다는 방증이다. 또한 중등 교육 미만의 교육 수준인 사람들은 대중 문화 자체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교육이 문화 향유 계층을 양산하지만 그것이 바로 대중문화의 표준화나 호환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거주 지역을 기준으로 살펴 보면 도시 지역 사람들이 도시 근교나 농촌 지역 사람보다 음악회 참석율이 월등히 높다. 하지만 전체 인구 비율 중 농촌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차지한 비율이 22%인 것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진다. 아무래도 농촌보다는 도시에 음악공연이 집중될 가능성이 많다. 그런데도 농촌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22%나 음악회에 참석한다는 것은 그들이 스스로의 의지와 문화적 욕구에 의해 음악회에 참석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므로 현대인들은 정도의 차이가 조금은 있지만 나름대로는 자기 취향의 음악을 즐기고 있음을 이 표에서는 드러내고 있다. 전체 인구 비율 중 71%인 도시 사람 가운데 73%가 대중 음악 연주회에 참석했고, 전체 인구 중 비율이 22%인 농촌 사람 가운데 대중 음악 연주회에 참석한 비율은 20%이다. 71%의 73%와 22%의 20%는 결국 비슷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거주 지역이 음악적 취향과 선호를 제한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음악이 도시 사람이나 농촌 사람들의 삶에 구체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성별을 기준으로 보면 전체 인구 비율과 남여의 고전음악과 대중음악 연주회의 참석 비율이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음악에 대한 선호가 남녀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별다른 변별력을 지니지 못함을 드러내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굳이 차이를 드러내자면 고전음악보다는 대중음악이 남녀 모두에게 골고루 선호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나, 크게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논제 Ⅲ에서 대중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논지를 전개하였으므로 논제 Ⅳ는 논제 Ⅲ과 논지 전개 과정에서의 일관성을 드러내 주어야 한다. 제시문 3의 현상이 문화 발전에 긍정적이고도 유의미한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현상이라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점을 발견할 수 있을까를 제시문 3을 통해 확인해 보자.
제시문에서는 크로스 오버 음악의 출발과 정착의 과정을 1976년 클로드 볼링과 장 피에르 랑팔과의 음반과 1982년 플라시도 도밍고와 존 덴버의 음반을 예로 들며 밝히고 있다. 이들은 모두 클래식과 대중 음악의 결합으로 형성된 음악 장르이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었으나 지금은 수많은 크로스오버 음악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문화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어렵고 딱딱하여 접근이 힘들었던 고전음악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고전음악 애호가들이나 대중음악 애호가들 모두에게 색다른 음악적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으며, 대중들에게 좀더 다양한 음악적 선택권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긍정적이다. 무엇보다도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변증법적 발전을 통해 크로스오버 음악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탄생이 음악 자체의 질적 향상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문화 발전에 긍정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논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학교 측에서 제시한 출제 의도 및 해설을 옮겨 싣는다. 참고하기 바란다.
2005학년도 정시 논술고사(인문) 출제에 관한 보도자료
출제위원장: 이종관 교수 (철학과)
1. 출제의도
대중음악은 오늘날 언제 어디서나 접하는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이러한 대중음악은 산업과 문화의 측면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대중음악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으며 대중음악 시장의 가장 중요한 소비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중음악이 갖는 사회·문화적 영향에 대해서는 상반되는 입장이 존재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학파에 속하는 학자들이 대중음악을 비롯하여 문화 산업 전반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비해, 최근 들어 부각되는 일단의 문화학자들은 대중문화에 대해서 긍정적 시선을 갖고 있다.
본 논술고사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대중문화 특히 대중음악에 대한 입장정립을 요구하는 문제를 출제하였다. 즉, 1) 프랑크푸르트 학파를 대변하는 아도르느의 입장과 그와 비교적 상반되는 최근 문화학자의 입장의 두 제시문의 핵심요지와 논거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 2) 그에 관련된 통계자료를 두 제시문과 연관하여 해석할 능력, 그리고 3) 현재 일고 있는 크로스오버 현상에 대한 보고문을 제시문의 입장 및 통계자료 해석에 근거하여 크로스오버 현상이 갖고 있는 문화적 함의를 발견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개진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려고 하였다.
2. 출제방향 및 지침
1) 대학교육과정에서 필요한 논리적이고 통합적인 사고능력 및 수학능력을 평가하는데 주력한다.
2) 단편적인 주제나 전형적인 시사문제에 대한, 암기를 통한 정형화된 답안작성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하여, 통합적이고도 논리적인 분석능력을 평가함으로써,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정상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3) 상반되는 두 개의 주장에 대한 논리적 구조의 이해를 측정하고, 주어진 통계자료를 활용하여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한다.
4) 논리전개에 있어, 상호 대립되는 논거에 대한 비판적 종합능력과 창의적인 사고 능력을 평가한다.
5) 맞춤법과 어법을 준수하면서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논술문을 구성할 수 있는가를 평가한다.
3. 제시문의 출처
[제시문 1] G. Welty, "Theodor Adorno and Cultural Study," The Annual Meeting of the Popular Culture 발표문( 1984. 3. 30).
[제시문 2] A. Edgar & P. Sedgwick, Key Concepts in Cultural Theory, London & New York: Routledge, 1999.
[표] "A Measure of Culture: Cultural Experiences Survey," New Zealand's Official Statistics Agency, 2002.
[제시문 3] 조희창, 『클래식 내비게이터』, 서울: 음악세계, 2000.
나) 유형 Ⅱ의 실제
제시문을 읽고, 유의사항을 참조하여 물음에 답하시오.
【문제1】제시문 [가]는 롤프 옌센(Rolf Jensen)이 미래사회의 특성을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라고 규정하면서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글이다. 그 주요 내용을 요약, 서술하시오(200 300자).
【문제2】제시문 [나]는 일찍이 '문화의 힘'을 강조한 백범 김구의 글이고, 제시문 [다]는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최근의 글이다. 제시문 [가], [나], [다]를 근거로 현재와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주체적이면서도 보편적인 '문화의 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진술하시오(1,000자 안팎).
<제시문>
[가] 정보사회의 태양이 지고 있다. 우리가 개인과 사회 차원에서의 요구에 완전히 적응하기도 전에. 인류는 수렵꾼으로 살았고, 농부로 살았으며, 공장에서도 일했다. 그리고 지금은 컴퓨터로 대표되는 정보사회에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벌써 다섯 번째 유형의 사회를 맞이하고 있다. 바로 드림 소사이어티이다. (중략) 합리적인 서구사회는 변화를 중시하는 시대정신과 감정을 제어하는 능력 덕택에 범세계적인 물질경쟁에서 승리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가난과 질병을 상대로 한 투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더욱이 부강한 나라들은 군사력에 있어서도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오늘날 정보 기술의 장악이 군사력의 우위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다.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 새로운 논리에 바탕을 둔 새로운 시장 쟁탈전이 시작되었다. (중략) 미래의 전쟁은 아이디어와 가치관을 내용으로 하는 '컨텐츠 전쟁'일 것이다. 정보의 독점은 끝이 났다. 인터넷에는 경계가 없다. 가치관, 이데올로기적 기초 등을 적에게 팔 수 있는 문화가 승리할 것이다. 미래의 전쟁은 정신력의 전투로 인식될 것이며, 사상자는 없을 것이다. 뛰어난 이야기를 가진 전사(戰士)가 세계와 세계시장을 지배한다. 신체의 전쟁이 아닌 문화와 이야기의 전쟁이 미래의 드림 소사이어티 전쟁이다
[나] 나는 우리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중략) 나는 우리 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 나라에서, 우리 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 김구,「내가 원하는 우리 나라」, 고등학교 『국어』(상) 중에서
[다] 한 나라의 소프트 파워는 주로 세 가지 형태의 자원에 좌우된다. 즉 그 나라 문화, 정치적 가치관, 그리고 대외정책이 그것이다. (중략) 어느 나라의 문화가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또 제반정책을 통해 다른 나라들이 공유하는 가치와 이익을 증진시킨다면, 그 나라가 바람직한 성과를 얻을 가능성은 커지게 된다. 그런 문화가 만들어내는 매력과 의무 간의 연관성 때문이다. 편협한 가치와 지역에 한정된 문화는 소프트 파워를 생성하기 어렵다. 미국은 문화적 보편성 때문에 많은 이익을 본다. 독일 언론인 요세프 요페(Josef Joffe)는 미국의 소프트 파워가 경제적·군사적 자산보다 훨씬 더 크다고 주장했다. "저급이건 고급이건 미국의 문화는 로마제국 시대에 마지막으로 보았던 것처럼 맹렬한 기세로 퍼져나가고 있다. 그런데 미국의 문화는 로마제국 시대의 문화와는 다른 면을 갖고 있다. 로마와 소련의 문화적 영향력이 군사적 영역을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반면, 미국의 소프트 파워는 해가 지지 않는 거대한 제국을 지배하고 있다."
- 조지프 S. 나이, 『소프트 파워』 중에서
1945년 해방 이후 올해로 꼭 60년. 그동안 '대한민국호(號)'는 정말 숨가쁘게 달려왔다. 경제개발의 망치소리와 민주화의 함성이 교대로 울려 퍼졌다. 둘 다 커다란 목소리와 굳센 몸짓이 필요한 과제였다. 2005년. 달라질 때가 됐다. 경제력이나 군사력보다는 문화력, 즉 '소프트 파워'(Soft Power)를 앞세워야 한다. 이미 선진국들은 감성을 중시하는 소프트 파워 시대로 진입했다. 앞으로 국가의 수준은 하드(hard)가 아닌 소프트(soft)에 좌우된다. 국민 수준도 개개인의 '소프트 마인드'에 달려 있다. 문화력이 국가와 기업을 먹여 살리는 시대, 문화의 시대가 온 것이다. (중략)
한국은 그동안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문화의 힘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 지구상의 거의 유일한 나라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형 오토포에시즈(autopoiesis), 즉 자기조직화의 힘을 실제로 보여준 것이 바로 서울 올림픽과 월드컵의 붉은 악마가 보여준 한국의 소프트 파워였다. 예술가의 팬들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의 감동으로 결집된 자연발생적인 조직과 힘이 바로 소프트 파워다.
-「'문화의 힘'에서 미래를 찾는다」 중에서, 중앙일보, 2005. 1. 3.
유의사항 : 논제 1은 200~300자, 논제 2 는 1000자 안팎.
1. 답안은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요구한 분량대로 작성하시오.
2. 답안은 아래와 같은 형식으로 문제 번호를 쓰고 시작하시오.
3. 흑 · 청색 필기구(볼펜류 또는 만년필)로 작성하되, 수정액은 사용하지 마시오.
4. 연필로 작성하거나 답안지에 특별한 표시를 한 경우에는 '0점' 처리합니다.
5. 논제 2에 대한 답안이 최소 500자를 넘지 않을 경우 해당 문제는 '0점' 처리합니다.
(1) 논제 분석
2005년 정시모집 동국대학교 일반전형 논술문제이다. 앞에서 밝힌 것처럼 이 유형은 '제시문에 나타나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관점을 제시하는 형태'이다. 두 문제 가운데 [문제 1]은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제시문 [가]는 출제될 때에 영문으로 제시되었고, 그 출제 의도가 영어 독해 능력을 측정하는 데에 있으므로, 현재의 입시와는 연관이 없다. 그래서 여기서는 [문제 2]에 대해서만 다룬다. [문제2]를 보자.
논술 문제를 보면 논제에서 각 제시문의 중심 내용을 밝히고 있다. [가]는 미래 사회의 특성을 '드림 소사이어티'로 규정하면서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나]는 문화의 힘을 강조했고 [다]는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논제를 보면서 우선은 '드림 소사이어티'와 '소프트 파워'가 무슨 의미인지를 제시문을 통해 반드시 확인하려는 생각을 해야 한다. 개념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논술의 첫걸음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물론 특별하게 그 개념을 정의하라는 지시사항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개념을 문장으로 정리할 필요는 없다. 위에 제시된 논제와 제시문의 경우에는 '드림 소사이어티'는 정보사회 이후에 등장하는 사회, 정보가 개방된 사회, 아이디어와 가치관이 중요한 사회라는 것 정도로 알면 된다. '소프트 파워'도 '하드 파워'라고 하는 경제적·군사적 자산에 대비되는 '문화'라는 것 정도를 알면 된다.
그것을 바탕으로 논제를 보자. 논제는 제시문 [가] ~ [다]를 근거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근거'라는 말은 슬쩍 넘어갈 어휘가 아니다. 근거는 결론이나 주장과 짝을 이루는 말이다. 그런데 논제를 보면 무엇에 관해 '주장'해야 하는가를 제한해 놓고 있다. 주장해야 할 내용은 '현재와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주체적이면서도 보편적인 문화'에 관한 것이다. 그렇다면 논제 분석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을까? 즉 제시문 [가] --[다]에 이미 현재와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주체적이고 보편적인 문화의 힘과 관련한 내용이 담겨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험생들은 제시문을 읽을 때 어느 제시문을 '주체적'인 문화의 힘과 연결시킬 것인가를, 또 어느 제시문을 '보편적인' 문화의 힘과 연결시킬 것인가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현재와 미래에 관한 내용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하면서 독창적이거나 참신한 사례를 논지에 적용한다면 좋은 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 제시문 분석
제시문 [가]에서는 정보 사회의 종언을 고한 후 새로운 시대 즉 드림 소사이어티에서는 아이디어, 가치관, 이데올로기의 기초를 지닌 문화와 이야기가 전쟁에 승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논제와 관련지어 보면 제시문 [가]는 '미래'와 '문화' 등의 개념이 내포된 글이다.
제시문 [나]에서는 문화의 힘이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문화의 근원, 목표, 모범이 되어 세계 평화가 실현되기를 바라고 있다. 논제와 관련지어 보면 제시문 [나]에는 '주체적', '문화의 힘' 등의 개념이 내포되어 있다. 즉, [나]에서 이야기한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는 부분을 '주체적인'과 연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를 '보편적인'과 연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주체성이 담겨있더라도 보편성이 없다면 다른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보편적인'은 [다]의 '미국의 문화는 로마제국 시대의 문화와는 다른 면을 갖고 있다. 로마와 소련의 문화적 영향력이 군사적 영역을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반면, 미국의 소프트 파워는 해가 지지 않는 거대한 제국을 지배하고 있다.'와 더욱 확실하게 연결할 수 있다. 보편성을 획득한다면 굳이 물리적인 힘을 가하지 않아도 거부감 없이 다른 문화에 스며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제시문 [다]에는 두 편의 글이 제시되어 있다. 먼저 첫 번째 글에서는 소프트 파워란 한 나라의 문화가 보편적 가치를 지녀 다른 나라의 가치와 이익까지 증진시킬 때 형성되는 것이라고 한다. 미국의 소프트 파워에서 그 예를 찾고 있다. 논제와 관련지어 보면 첫 번째 글에는 '보편적 가치'의 개념이 내포되어 있다. 두 번째 글에서는 이미 선진국들은 하드 파워가 아닌 감성을 중시하는 소프트 파워 시대에 진입했음을 밝히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도 문화의 힘으로 성공한 유일의 나라임을 근거로 그 가능성을 예로 들면서 열어 두고 있다. 논제와 관련지어 보면 두 번째 글에는 '현재'의 우리의 위치와 가능성이 내포되어 있다.
이렇게 보면 제시문 속에 논제에서 요구한 항목들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논술의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면 좋은 논술문 작성의 기초가 다져진 셈이다.
이 논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학교 측에서 제시한 출제 의도 및 해설을 옮겨 싣는다. 참고하기 바란다.
2005학년도 정시모집 일반전형 출제 의도 및 해설
1. 출제의도
2005학년도 정시 나군 학력평가 논술고사의 전체 주제는 '문화의 힘'이다. 오늘날 '문화'는 '기술'과 '정보'를 뛰어넘는 새로운 코드로 떠오르고 있다. 덴마크의 미래학자인 롤프 옌센이 미래사회의 특성을 '이야기'와 '감성'이 지배하는 '드림 소사이어티'라고 규정한 것은 불과 5년 전이었다. 그러나 지금 세계 도처에서, 그리고 우리 사회의 한복판에서, '이야기'와 '감성'을 위주로 하는 문화의 위력은 실감나게 다가온다. 드림 소사이어티는 정보사회의 뒤에 오는 아득한 미래의 사회상이 아니라, 이미 현재진행형의 사회상인 것이다. 이러한 진단은 해리포터 신드롬과 한류 열풍을 설명하는 데 유효적절하다.
현재 하버드 대학 케네디 행정대학원 학장이자 미국의 외교전문가인 조지프 S. 나이 역시 '문화'의 중요성에 주목한다. 그는 문화를 한 나라의 정치적 가치관 및 대외정책과 함께 '소프트 파워'(이 개념은 『이끌고 나갈 의무 Bound to Lead』(1990)에서 그가 처음으로 제시한 이후 오늘날 일반적인 담론으로 자리잡았다.)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이해했다. 그리고 소프트 파워가 궁극적으로는 경제적·군사적 자산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소프트 파워'는 '하드 파워'에 상응하는 개념이다. 제품, 기술, 그리고 정보와 구분되는 고품질의 '문화 컨텐츠'를 주로 가리키기도 한다. 기술사회 혹은 정보사회에서는 기술과 제품에 디자인을 첨부하는 순서를 가지지만, 드림 소사이어티에서는 디자인을 먼저 만든 후에 기술을 적용한다. 소비자들의 통념을 깨뜨리는 창의적이고 파격적인 디자인이 상상되고 설계되면 기술력을 거기에 맞추어야만 한다. 소프트 파워가 하드 파워에 비해 먼저 고려되는 것이다. 또한 뛰어난 아이디어와 기획은 그 자체로 높은 부가가치를 가지는 상품 생산의 진정한 출발점이 된다. 같은 기술력을 가진 제품이라도 매혹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부가가치가 달라진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이러한 이론은 아직도 많은 검증을 거쳐야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사회 현상의 주류로 이해할 수 있다. 최근 한 일간지에서도 이러한 면에 주목하여 '문화의 힘'을 기획 특집으로 다루고 있을 정도이다. 따라서 이 주제는 매우 현실적이며 미래지향적인 문제에 대한 수험생들의 문제 해결 능력을 측정·평가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2. 문제해설
1.【문제1】해설
[문제 1]은 세계에서 가장 큰 미래연구집단인 코펜하겐의 미래학연구소장으로 있는 롤프 옌센의 『드림 소사이어티』(The Dream Society)의 주요 내용을 발췌 정리한 것이다. 영어 독해 능력과 논술 주제에 대한 이해력을 함께 측정할 수 있는 지문이다. 번역은 다음과 같다.
정보사회의 태양이 지고 있다. 우리가 개인과 사회 차원에서의 요구에 완전히 적응하기도 전에. 인류는 수렵꾼으로 살았고, 농부로 살았으며, 공장에서도 일했다. 그리고 지금은 컴퓨터로 대표되는 정보사회에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벌써 다섯 번째 유형의 사회를 맞이하고 있다. 바로 드림 소사이어티이다. (중략) 합리적인 서구사회는 변화를 중시하는 시대정신과 감정을 제어하는 능력 덕택에 범세계적인 물질경쟁에서 승리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가난과 질병을 상대로 한 투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더욱이 부강한 나라들은 군사력에 있어서도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오늘날 정보 기술의 장악이 군사력의 우위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다.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 새로운 논리에 바탕을 둔 새로운 시장 쟁탈전이 시작되었다. (중략) 미래의 전쟁은 아이디어와 가치관을 내용으로 하는 '컨텐츠 전쟁'일 것이다. 정보의 독점은 끝이 났다. 인터넷에는 경계가 없다. 가치관, 이데올로기적 기초 등을 적에게 팔 수 있는 문화가 승리할 것이다. 미래의 전쟁은 정신력의 전투로 인식될 것이며, 사상자는 없을 것이다. 뛰어난 이야기를 가진 전사(戰士)가 세계와 세계시장을 지배한다. 신체의 전쟁이 아닌 문화와 이야기의 전쟁이 미래의 드림 소사이어티 전쟁이다
수렵사회, 농업사회, 공업사회, 정보사회, 그리고 그 다음에 이어지는 드림 소사이어티의 특성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인류의 발전 단계에 대한 문명사적 이해에 독특한 시각이 들어 있다. 지금의 정보 기술 사회가 머지않은 장래에(혹은 현재진행형으로) 새로운 사회로 진입한다는 분석이 그것이다. 새로운 사회는 기술, 정보, 경제 및 군사력 등을 앞세우지 않고 이야기와 감성, 아이디어와 가치관 등과 같은 문화 컨텐츠를 중시하는 사회이다.
이 지문 속의 핵심어(드림 소사이어티, 문화 컨텐츠, 이야기, 새로운 시장, 아이디어, 가치관, 문화전쟁)들을 유관한 의미 구조 속에 잘 배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2.【문제2】해설
[문제 2]는 모든 제시문을 통하여 '문화의 힘'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살핀 뒤, 자신의 생각을 조정하고 정리하는 수행 과제이다. 현대사회 혹은 미래사회의 주요한 코드가 '문화'에 있음을 생각해 보고, 거기에 대비하는 문제 해결 과정을 수행함으로써 논술의 실제적 효용성을 직접 경험해보도록 하는 데 의의가 있다.
제시문 [나]는 '문화의 힘'에 대한 역사적 계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이다. 즉 '문화' 코드가 최근의 논의이며 외국 학자들에 의해 선도되고 있다는 생각을 조정할 수 있는 자료이다. 이 제시문에서 중요한 핵심어는 '근원, 목표, 모범으로서의 문화'이지만 답안 작성 과정에서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문화'로 바꾸어도 무방하다. 요컨대 이 제시문이 문제 해결 과정의 주요한 맥락 안에서 어떻게 활용되는가 하는 문제가 중요하다.
제시문 [다]는 이 논술 주제와 관련된 가장 최근의(2004년, 2005년) 논의들이다. 핵심어가 '소프트 파워'인데, 이것을 논술의 전체 주제인 '문화의 힘'과 연관시키는 능력을 검증하는 게 관건이다. 소프트 파워는 문화보다 상위 개념이기도 하고, 문화 혹은 문화 컨텐츠와 같은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과제 수행 과정에서 이 둘을 구별하는 것은 필수적이지는 않다. 하드 파워(경제력, 군사력)와 대비되는 소프트 파워(문화력)의 특성을 비교 분석해서 이해하는 과정이 반영되는 정도면 충분하다.
궁극적으로, 이번 논술 문제는 교과서도 미처 따라가기 힘든 급격한 문화 변동 시대의 주요한 현상들에 대한 진단과 분석을 통하여 글쓰기가 삶의 실제적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경험해 보는 데 의의가 있다.
문화 변동 시대의 주요한 현상들에 대한 이해의 과정에서 제기되는 문제들 중에 '문화의 힘'은 핵심적인 코드이다. 보다 제한된 의미 혹은 다른 시각에 의하면 '문화 컨텐츠'인데, 이것이 군사력이나 경제력에 앞서 미래의 세계를 지배하는 요소가 된다는 주장은 문명사 차원에서도 놀라운 면이 있다. 정보사회--지난 십 여년 간의 변화를 통해 볼 때 인류 발전의 전 과정의 변화보다 훨씬 더 많이 바뀐--정보사회의 기본 토대가 벌써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진단은 경쟁력 있는 문화 컨텐츠로 주목을 받고 있는 오늘의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데 매우 유효하고 매력적인 틀을 제공한다. 예컨대 앞에서 본 것처럼, 뛰어난 아이디어와 기획은 그 자체로 높은 부가가치를 가지는 상품 생산의 진정한 출발점이 된다. 함평 나비 축제가 그런 경우이다. 녹색관광의 이 성공적인 사례는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가 하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같은 기술력을 가진 제품이라도 매혹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부가가치가 달라진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수많은 제품들이 광고 문안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문화 컨텐츠' 혹은 '문화의 힘'은 지금의 십대와 이십대가 주요한 경제활동 주체가 되어 살아갈 시대의 주요한 코드로 계속해서 진화해 갈 것이다. 논술 문제가 수험생들의 학업 이수 능력을 측정하는 데 의의를 두는 것과 더불어 삶의 실제적 효용성이나 관심도의 측면에서 높은 접근성을 추구할 수 있다면 보다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 이번 출제 과정에서 비중 있게 반영되었다.
3. 평가의 주안점
【문제1】의 경우, 지문의 이해 정도에 평가의 주안점을 둔다. 이해 정도의 측정은 다음 내용을 기준으로 한다.
1. 정보시대 이후의 시대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2. 정보사회의 특성과 드림 소사이티의 특성을 비교 분석하는 부분이 반영되어야 한다.
3. 그것은 다음과 같은 핵심어를 동원해야 한다(정보 기술 사회, 군사 강국, 미래의 전쟁, 문화 컨텐츠, 이야기, 새로운 시장, 아이디어, 가치관, 문화전쟁).
【문제 2】는 다음을 참고하여 평가한다.
(1) 출제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가?
'문화' 코드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그것의 긍정적 가능성을 진단해보는 데 출제 의도가 있다. 드림 소사이어티의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또한 새로운 시대(드림 소사이어티)의 중요한 과제가 주체적이면서도 보편적인 문화 컨텐츠의 개발과 그 전파에 있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주장하는 게 핵심이다. 따라서 주체성과 보편성이 문화의 주요한 성격으로 부각되어 기술되어야 한다. 일반론이나 당위론, 자료를 편집한 수준의 내용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문화의 힘'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답안이 나올 수 있다. 이 경우, 논리 전개가 일관성이 있고 통일성이 있으며 논증력이 우수하면 높은 평가를 할 수 있다.
(2) 형식적 측면
1) 논리 전개에 따라 단락을 구성하고 서술하였는가?
2) 단락 안에 주제문이 들어 있는가?
3) 당위에 호소하거나 규범적 명제를 열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사유 과정을 논증적 절차에 따라 진술하고 있는가?
4) 논리 전개에 활용한 사례들은 적절한가?
5) 적절한 어휘를 사용하였으며, 문장은 어문 규정에 맞게 작성되었는가?
(3) 내용적 측면
1) '문화의 힘'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가 반영되고 있는가?
2) 새로운 시대(드림 소사이어티)에 대한 이해가 있는가?
3) '문화의 힘'의 주체성과 보편성에 대한 이해가 있는가(백범 김구의 글, 조지프 S. 나이의 글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는가)?
4) 문제 해결 과정에서 창의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있는가(창의의 기준은 문장 구성 방식, 문체, 독특하면서도 설득력이 강한 사례 제시 등이다)?
5) 자신의 견해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는가?
다) 유형 Ⅲ의 실제
【논제】
사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에 어떻게 도달할 수 있는가를 논술하시오
【제한 사항】
아래의 내용을 반드시 논술문에 포함시킬 것.
1.【제시문 1】에 드러나 있는 사물의 인식 방법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이에 근거하여【제시문 2】의 내용을 논할 것.
2. 다음 문장들을 논술에 활용하되, 그 가운데 한 문장을 반드시 직접 인용할 것.
① 큰 의심을 품지 않는 사람은 큰 깨달음이 없다. 의심나는 것을 쌓아놓고 모호하게 두는 것은 캐묻고 따지는 것만 못하다. (홍대용, 담헌집)
②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알지 못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 (공자, 논어)
③ 사실인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것은 해석뿐이다.
(F. W. 니체, 권력에의 의지)
④ 진리를 발견하는 것보다도 오류를 인식하는 편이 훨씬 쉽다. 오류는 표면에 나타나 있으므로 쉽게 정리할 수 있지만, 진리는 깊은 곳에 숨겨져 있으므로 그것을 탐구하는 일이 누구에게나 가능한 것은 아니다. (J. W. 괴테, 잠언과 성찰)
⑤ 어떠한 사람의 지식도 그 사람의 경험을 초월하는 것은 아니다. (J. 로크, 인간 오성론)
【제시문 1】
강물은 두 산 사이에서 흘러 나와 돌에 부딪혀 싸우는 듯 뒤틀린다. 그 성난 물결, 노한 물줄기, 구슬픈 듯 굼실거리는 물갈래와 굽이쳐 돌며 뒤말리며 고함치는, 원망하는 듯한 여울은 장성을 뒤흔들어 쳐부술 氣勢가 있다. 수만의 전차와 수만의 군사와 수만의 포대와 큰 북으로도 그 퉁탕거리며 무너져 쓰러지는 소리를 충분히 形容할 수 없을 것이다. 모래 위엔 엄청난 큰 돌이 우뚝 솟아 있고, 강 언덕엔 버드나무가 어둡고 컴컴한 가운데 서 있어서, 마치 물귀신들이 서로 다투어 사람을 엄포하는 듯한데, 좌우의 이무기들이 솜씨를 試驗하여 사람을 붙들고 할퀴려고 애를 쓰는 듯하다.
어느 누구는 이 곳이 전쟁터였기 때문에 강물이 그렇게 운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그런 때문이 아니다. 강물 소리란, 사람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른 것이다. 나의 居處는 산중에 있었는데, 바로 문 앞에 큰 시내가 있었다. 해마다 여름철이 되어 큰 비가 한 번 지나가면, 시냇물이 갑자기 불어서 마냥 전차와 기마, 대포와 북소리를 듣게 되어, 그것이 이미 귀에 젖어 버렸다. 나는 옛날에, 문을 닫고 누운 채 그 소리를 區分해 본 적이 있었다. 깊은 소나무에서 나오는 바람 같은 소리, 이것은 듣는 사람이 淸雅한 까닭이며, 산이 찢어지고 언덕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소리, 이것은 듣는 사람이 흥분한 까닭이며, 뭇 개구리들이 다투어 우는 듯한 소리, 이것은 듣는 사람이 교만한 까닭이며, 수많은 축(筑)*의 격한 가락인 듯한 소리, 이것은 듣는 사람이 노한 까닭이다. 그리고 우르릉 쾅쾅 하는 천둥과 벼락같은 소리는 듣는 사람이 놀란 까닭이고, 찻물이 보글보글 끓는 듯한 소리는 듣는 사람이 韻致 있는 性格인 까닭이고, 거문고가 궁우(宮羽)**에 맞는 듯한 소리는 듣는 사람이 슬픈 까닭이고, 종이창에 바람이 우는 듯한 소리는 듣는 사람이 疑心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모든 소리는, 올바른 소리가 아니라 다만 자기 흉중에 품고 있는 뜻대로 귀에 들리는 소리를 받아들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어제 하룻밤 사이에 한 강을 아홉 번이나 건넜다. 강은 새외(塞外)로부터 나와서 장성을 뚫고 유하, 조하, 황화, 진천 등의 여러 줄기와 어울려 밀운성 밑을 지나 백하가 되었다. 내가 어제 두 번째 배로 백하를 건넜는데, 이것은 바로 이 강의 下流였다. 내가 아직 요동 땅에 들어오지 못했을 무렵, 바야흐로 한여름의 뙤약볕 밑을 지척지척 걸었는데, 홀연히 큰 강이 앞을 가로막아 붉은 물결이 산같이 일어나서 끝을 볼 수 없었다. 아마 천리 밖에서 暴雨로 洪水가 났었기 때문일 것이다. 물을 건널 때에는 사람들이 모두들 고개를 쳐들고 하늘을 우러러보고 있기에, 나는 그들이 모두 하늘을 향하여 묵도를 올리고 있으려니 생각했었다. 그러나 오랜 뒤에야 비로소 알았지만, 그 때 내 생각은 틀린 생각이었다. 물을 건너는 사람들이 힘차게 돌아 흐르는 물을 보면, 굼실거리고 으르렁거리는 물결에 몸이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아서 갑자기 현기증이 일면서 물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그 얼굴을 젖힌 것은 하늘에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숫제 물을 피하여 보지 않기 위함이었다. 사실, 어느 겨를에 그 잠깐 동안의 목숨을 위하여 기도할 수 있었으랴!
그건 그렇고, 그 危險이 이와 같은데도, 이상스럽게 물이 성내어 울어 대진 않았다. 배에 탄 모든 사람들은 요동의 들이 넓고 평평해서 물이 크게 성내어 울어 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은 물을 잘 알지 못하는 까닭에서 나온 誤解인 것이다. 요하가 어찌하여 울지 않았을 것인가? 그건 밤에 건너지 않았기 때문이다. 낮에는 눈으로 물을 볼 수 있으므로 그 위험한 곳을 보고 있는 눈에만 온 정신이 팔려 오히려 눈이 있는 것을 걱정해야만 할 판에, 무슨 소리가 귀에 들어온다는 말인가? 그런데, 이젠 전과는 반대로 밤중에 물을 건너니, 눈엔 위험한 光景이 보이지 않고, 오직 귀로만 위험한 느낌이 쏠려, 귀로 듣는 것이 무서워서 견딜 수 없는 것이다.
아, 나는 이제야 道를 알았도다. 마음을 잠잠하게 하는 자는 귀와 눈이 누(累)가 되지 않는데, 귀와 눈만을 믿는 자는 보고 듣는 것이 더욱 밝아져서 큰 병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까지 나를 시중해 주던 마부가 말한테 발을 밟혔기 때문에, 그를 뒷수레에 실어 놓고, 내가 손수 고삐를 붙들고 강 위에 떠 안장 위에 무릎을 구부리고 발을 모아 앉았는데, 한번 말에서 떨어지면 곧 물인 것이다. 거기로 떨어지는 경우에는 물로 땅을 삼고, 물로 옷을 삼고, 물로 몸을 삼고, 물로 性情을 삼을 것이라. 이러한 마음의 判斷이 한번 내려지자, 내 귓속에선 강물 소리가 마침내 그치고 말았다. 그리하여, 무려 아홉 번이나 강을 건너게 되었는데도 두려움이 없고 태연할 수 있어, 마치 방 안에서 편안히 앉아있는 것과 같았다.
옛적에 우(禹)가 강을 건너는데, 누런 용이 배를 등으로 져서 지극히 危險했다 한다. 그러나 生死의 判斷이 일단 마음속에 정해지자, 용이거나 지렁이거나, 혹은 그것이 크거나 작거나 간에 아무런 關係도 될 바가 없었다 한다. 소리와 빛은 모두 外物이다. 이 외물이 항상 사람의 耳目에 누(累)가 되어, 보고 듣는 機能을 마비시켜 버린다. 그것이 이와 같은데, 하물며 강물보다 훨씬 더 험하고 위태한 人生의 길을 건너갈 적에 보고 듣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致命的인 병이 될 것인가? 나는 또 나의 산중으로 돌아가 앞내의 물 소리를 다시 들으면서 이것을 經驗해 볼 것이려니와, 몸 가지는데 교묘하고, 스스로 총명한 것을 自信하는 자에게 이를 경계하고자 하는 것이다.
* 축(筑) : 거문고 비슷한 현악기.
** 궁우(宮羽) : '宮'과 '羽'는 옛날의 음계 이름.
【제시문 2】
어느 산골에 작고 깊은 우물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 우물은 흔히 볼 수 있는 우물과는 다른 모습이었어요. 우물 벽에는 구멍이 숭덩숭덩 나 있고 돌이 여기저기 삐져나와 있었습니다. 깊은 바닥 한가운데에는 진흙 웅덩이도 있었습니다. 밑바닥 쪽은 언제나 어둑하였지요. 이 우물 안에 페페, 필라, 페트라, 푸투라고 하는 개구리 네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좁고 어두운 곳이었지만 네 마리의 개구리가 살기에는 충분했습니다. 개구리들은 이 우물 안에서 아무런 불만도, 걱정도, 다툼도 없이 아주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개구리들의 삶은 더할 나위 없이 편하고 단순했습니다. 우물 밑바닥에서 개구리들이 고개를 들고 위를 쳐다보면, 가끔씩 가마득히 하늘이 보였습니다. 하늘은 밝고 푸르렀으며, 작고 동그랬습니다. 개구리들의 먹이는 여기저기 널려 있었습니다. 우물 안으로 날아든 맛 좋은 파리와 날벌레, 벽을 기어 다니는 벌레들은 모두 개구리들의 재빠른 혓바닥의 적수가 되지 못했습니다. 개구리들은 배불리 벌레들을 잡아먹고는 저희들끼리 즐겁게 놀았습니다. 우물 안 진흙 웅덩이에서 팔짝팔짝 뛰어다니기도 했고, 우물 벽을 타고 오르다가 뛰어내리기도 하였습니다. 제 자리에서 발 구르기를 하며 놀다가 싫증이 나면 솟구쳐 뛰어올라 보기도 하였지요. 우물 안으로 빗방울이 내리칠 때면 '개굴개굴' 노래도 부르며 춤을 추기도 했답니다. 그러면서 개구리들은 좁고 어두운 우물과 가마득하게 올려다 보이는 하늘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페페가 친구들과 떨어져서 혼자 우물 벽을 기어올랐습니다. 개구리들은 항상 우물 안에서 놀다가 가끔 벽을 타고 위로 올라가 보기도 하였지만, 캄캄한 구멍이나 불쑥 솟아나온 돌멩이를 중간에서 마주치면 오싹 겁이 나서 더 이상 위로 오르지 못하고, 오던 길로 되돌아 내려오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페페는 늘 우물 꼭대기로 작게 보이는 하늘이 궁금하였답니다. 그래서 꼭 한번 우물 꼭대기까지 올라가 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페페는 우물 안의 벽에 붙어 후미진 곳에서 쉬기도 하며 돌 틈을 비집고 벽을 기어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우물 꼭대기 바로 아래에 튀어 나온 돌멩이에까지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페페는 크게 한 번 도약을 해서 위로 뛰어올랐습니다.
그런데 페페는 깜짝 놀랐어요. 예전에 보지 못했던 무엇인가를 보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이 너무도 밝아서 페페의 눈을 아프게 할 정도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태양이었습니다. 페페는 놀라서 바로 우물 안으로 황급하게 들어왔습니다. 그리고는 친구들에게로 되돌아가 소리쳤습니다.
"이봐 필라, 페트라, 푸투! 이리 좀 와 봐. 너희들에게 할 말이 있어."
"페페, 왜 그래? 무슨 일인데?"
"페페, 너 어디 갔다가 오니? 뭐가 문젠데?"
필라와 페트라와 푸투가 뛰어오면서 물었습니다.
"내가 저 꼭대기까지 올라갔었어. 간신히……"
"무슨 소리야? 네가 혼자 어떻게?"
"그런데 저기서 아주 크고 눈부신 빛을 보았어!"
"정말로?"
필라와 페트라가 놀란 눈으로 다가섰습니다.
"그래. 그 빛나는 것을 보는 순간 나는 겁이 나서 눈을 감고 우물 안으로 뛰어 들어온 거야."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믿기 어려운 걸?"
페트라가 말했습니다. 필라도 눈을 치켜뜨고는 손을 내둘렀습니다.
"페페, 그건 아니야. 네가 무얼 잘못 본 거지. 우린 여기서 한평생을 살았어. 여기서 우리는 저 꼭대기의 작고 둥그스름한 푸른 하늘만을 보아 왔어. 저것이 우리들 세계의 크기이자 진실이야. 너는 정말로 눈이 멀었구나."
"그렇지만 내 말은 사실이야."
페페는 계속 주장했습니다.
푸투는 아무 생각도 없다는 듯이 눈만 두리번거렸습니다. 페트라는 흥미가 없다는 듯이 진흙 웅덩이로 뛰어가 버렸고, 필라도 아무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페페는 친구들을 설득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리고 친구들이 그 크고 환한 빛을 스스로 직접 보기 전에는 자신의 말을 믿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필라, 너도 내 말을 믿지 못하겠니? 제발 내 말을 믿어줘. 네가 직접 한번 저 꼭대기 위로 올라가보지 않을래? 저쪽 오른편 구석으로 돌아가서 돌 틈으로 기어오르면 불쑥 튀어 나온 돌멩이에 도달하게 될 거야. 그 돌멩이까지 오르는 것도 굉장한 힘이 들어. 그러나 그 돌멩이 위에 오르기만 하면 바깥세상을 보기가 쉽지. 거기서 펄쩍 한번 뛰어오르면 우물 바깥으로 나갈 수 있어. 만일 바깥으로 뛰어 나가지 못하고 우물 턱에 걸리면 너는 이 바닥으로 처박히게 될 거고. 자, 봐! 그런데 네가 그 곳에 도달하면 넌 내가 보았던 그 크고 환한 빛을 보게 될 거야! 참, 그 빛을 너무 오랫동안 쳐다보지 마. 네 눈이 상할 걸."
페페는 흥분된 목소리로 설명했습니다.
"필라, 네가 그걸 보고 오면 페트라도 쉽게 내 말을 믿겠지."
"그래, 좋아."
필라가 대답했습니다.
"페페, 그건 너무 위험해. 제발 그만 둬."
푸투는 겁을 잔뜩 먹고 있었습니다.
그날 오후, 필라는 페페의 말대로 하여도 해로울 게 없다고 결정했습니다. 팔다리 운동을 하고 목을 돌리고 무릎 운동을 하며 몸을 푼 후에, 필라는 벽을 기어올랐습니다. 우물 벽에는 여기저기 어둑한 구멍이 있고 미끈거렸지만, 그럭저럭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필라는 튀어 나온 돌멩이 위에 올라서서 크게 한 번 숨을 쉰 후, 힘껏 돌바닥을 박차고 위로 뛰어올랐어요. 그러나 우물 턱에 머리를 부딪치고는 돌멩이 위로 내리박히고 말았습니다. 필라는 머리통이 아팠지만 다시 한번 도전했습니다. '얏' 하고 뛰어 올라 우물 턱을 간신히 손으로 잡았지만 몸이 다시 미끄러져 내렸습니다. 필라의 도전은 계속 되었습니다. 이 과정이 한 시간이나 되풀이되었고, 필라는 상처투성이가 되었답니다. 어느덧 저녁이 되었습니다. 사방이 어둑해지면서 앞뒤를 분간하기도 어려웠습니다. 필라는 거의 자포자기의 상태였습니다. 정확한 거리를 가늠하는 것도 불가능했고, 무엇보다도 몹시 피곤했습니다. 필라는 그 자리에 주저앉은 채 곧 잠에 빠져버렸습니다.
필라가 잠에서 깼을 때는 이미 한밤중이었습니다. 그런데 필라는 주위가 훤하게 밝아졌음을 알고 의아해 했습니다. 우물 위로 하늘이 훤하게 트여 있었습니다. 필라는 용기를 얻어 자세를 고쳐 앉고는 다시 몸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거리를 가늠하고, 약간 뒤로 움츠렸다가, 셋을 센 후에 뒷다리에 있는 힘을 다 주고 솟구쳐 뛰어 올랐습니다. 그리고 멋지게 우물 턱 위에 올라섰습니다.
"페페가 말했던 크고 빛나는 것이 뭐지?"
필라는 하늘을 쳐다보았습니다. 그러자 부드러우면서도 밝고 둥그런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필라는 몹시도 혼란스러워졌습니다.
"페페가 말한 것이 저건가? 눈이 멀 정도로 밝은 빛이랬는데. 저 빛은 너무도 부드럽고 곱잖아?"
필라는 달을 지긋이 쳐다보았습니다. 그리고는 둥그런 달빛의 아름다움에 도취되고 말았습니다. 한참 뒤에 필라는 사방을 두리번대다가 조심스럽게 다시 우물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필라가 돌아오자, 페페와 페트라와 푸투는 걱정스런 눈빛으로 필라에게 달려왔습니다.
"그래, 필라야. 너도 그 환하고 강렬한 빛을 봤지?"
페페가 흥분해서 물어보았습니다.
"아니야. 강렬하다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것은 부드러운 느낌이었어. 난 그 빛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니까."
"뭐? 2초 이상 빛을 보면 눈이 멀고 만다구."
"아냐. 그건 크고 둥글고 곱고 부드러웠어."
"그래? 네가 뭔가 잘못 봤나보다. 그게 아닌데……"
페페가 필라의 말을 가로막았습니다.
"내가 무엇을 보았는지는 내가 알아."
필라도 지지 않고 페페에게 말했습니다.
이때 페트라가 끼어들었습니다.
"그만들 해. 너희들이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난 누구 이야기를 믿어야할지 모르겠어."
페페는 머뭇거리고 있는 페트라에게 다가섰습니다. 페트라를 설득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페트라, 넌 내 말을 믿지? 내가 제일 먼저 저 꼭대기 위로 나가 보았잖니? 내가 개척자야. 필라는 저기까지 올라가는데 지쳐 쓰러졌었다고 하지 않았니?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고 하늘을 쳐다보아서 뭔가 혼동하고 있는 거야."
페페의 말을 들은 페트라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곁에서 보고 있던 필라가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아냐, 페트라. 그렇지 않아. 내가 분명히 두 눈으로 보았어. 은은하게 빛을 내는 하늘의 둥근 것을 보았다니까. 넌 내 말을 믿어야 돼. 내가 페페보다 뒤에 올라가 보았으니, 내 생생한 경험이 맞지."
필라가 힘주어 하는 말에 페트라는 둘을 번갈아 바라보면서 어쩔 줄 몰라 하였습니다. 페페와 필라는 서로 자기 말이 맞다고 야단이었습니다. 둘의 논쟁은 페트라가 질릴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페트라는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발 둘 다 이젠 그만해! 너희 둘 다 옳다."
"아……"
"음……"
페페와 필라가 서로 얼굴을 바라보면서 말을 더듬었습니다.
"아니면, 둘 다 잘못 생각하고 있을지 몰라."
페트라는 계속해서 말했습니다.
"내 생각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어. 우리 모두가 가서 확인해 보는 거. 우리 모두."
페트라의 뜻밖의 제안에 둘은 손뼉을 쳤습니다.
"그래, 우리 모두 가보자. 우리 모두."
"난 필라가 다칠까봐 내내 걱정만 했다. 나는 안 갈래. 너희들이 무얼 보았든지 그게 우리들의 삶과 무슨 상관이니?"
푸투는 그냥 진흙 웅덩이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페페가 약간 걱정스러운 듯이 물었습니다.
"페트라, 너 정말 저기까지 가 보겠니? 너무 힘들어서 너는 못 올라 갈 거야."
"난 할 수 있어."
"좋아. 내 생각도 페트라는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봐. 푸투는 언제나 저런 식으로 빠지니까 그냥 내버려 둬. 페페, 우리 둘이서 페트라를 도우면 돼."
필라가 페트라의 손을 잡았습니다.
개구리 세 마리는 다음날 푸투가 채 일어나기도 전에 이른 새벽부터 우물 벽을 기어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 예상했던 대로 페트라가 자꾸 뒤쳐졌습니다. 어려운 등반이었습니다. 방향을 잘못 잡기도 했으며, 이끼에 미끄러지기도 했습니다. 뱀이 옆을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코 되돌아가지 않았습니다. 페트라가 몇 번이나 돌 틈으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바람에 필라와 페페가 페트라를 붙잡아 끌어 올려야 했습니다. 우물 꼭대기 바로 아래의 돌멩이 위에 이르기까지 거의 한나절을 보냈고, 돌멩이 위에서 우물 턱으로 뛰어 오르는 데에 힘을 다 쏟았습니다. 개구리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페트라가 마지막으로 우물 턱으로 뛰어 오르는 순간, 페페와 필라는 뛰어오르는 페트라의 손을 위에서 꽉 잡아 이끌었습니다. 드디어 페트라가 우물 턱 위로 올라왔습니다. 세 마리의 개구리들은 서로 힘을 합쳐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때는 저녁 무렵이었습니다. 해가 서쪽 지평선 위로 넘어가면서 붉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개구리들은 이 광경을 조용히 지켜보았습니다. 페페와 필라는 아무도 먼저 말을 꺼내려 하지 않았습니다. 페페는 이것이 자신이 전에 보았던, 따가운 빛이 눈부시게 비치던 물체와 똑같은 것이라는 확신을 할 수 없었습니다. 필라 역시 자신이 밤하늘에서 보았던 것보다 이 물체가 확실하게 더 밝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저기 저게 너희들이 말한 것이니?"
페트라가 물었습니다.
"……"
페페와 필라는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좀 더 기다려보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페트라가 제안했습니다.
"좋은 생각이야."
필라가 대답했습니다.
개구리 세 마리는 처음으로 일몰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광경은 정말로 장관이었습니다. 이 경험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잠시 후 하늘에 달과 별들이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개구리들은 황홀경에 빠졌습니다. 개구리들은 밤을 꼬박 새우며 밤하늘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새벽이 되자, 빛나는 아침 해가 떠올랐습니다. 사방이 눈부시게 환해지고 나뭇잎들도 반짝거렸습니다. 필라, 페트라, 페페는 실눈을 뜨고 이 빛을 보았고, 점차로 빛에 익숙해지게 되었습니다. 개구리들은 점차로 서서히 새로 발견한 놀라움에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사방에 나무들과 풀이 우거져 있고, 꽃 위로 나비들이 날고 있었습니다. 페트라가 말했습니다.
"봤지? 너희들 둘이 한 말이 모두 맞네. 우리가 서로 도와 여기까지 올라오기를 잘했어. 이렇게 많은 것을 다 보게 되었으니. 푸투도 같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개구리들은 자신들이 살았던 우물보다 더 넓고 복잡한 새로운 세계가 무한하게 펼쳐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1) 논제 분석
2005년 정시모집 서울대학교 논술 문제이다. 논제가 간단하지만 꼼꼼하게 여러 측면들을 생각해서 스스로 글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쉽지 않은 문제이다. 유형 Ⅰ과 Ⅱ는 여기에 비하면 단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다양한 생각들이 이 논제에서 드러날 수 있다. 하지만 두 가지 제한 사항을 둠으로써 논의의 폭을 좁히고 있다.
먼저 논제를 보자. 우리가 앞서 공부했던 개념체계 분석을 활용해 보면 몇 가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사물은 인식의 대상이 된다. 인식의 개념에는 제한 사항 1번에서 요구하는 것처럼 여러 가지 방법을 고려해야만 하는 요소가 있다. '어떻게'라는 것은 방법 또는 방법의 다양성을 생각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제한 사항 1번에서는 [제시문 1]에 드러난 사물 즉 대상에 대한 인식 방법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인식 방법이 전체적으로 보아 제대로 된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를 구분해야겠고 좀더 구체적으로는 인식의 방법이 본질적인 면에 대한 인식인지 그저 현상에 대한 인식인지, 아니면 부분만 보려는 것인지, 전체를 보려는 것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또는 특정한 관점에서 대상을 인식하고 있다면 그 관점에 대한 자신의 견해도 마땅히 밝혀야 한다. 이것이 [제시문 2]를 읽고 내용을 논할 근거가 되는 것이다.
근거란 전제와 성격이 비슷하다. 전제를 잘못 설정하면 그 어떤 결론이 와도 논술은 진실을 담아내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이 논술의 핵심은 논제와 제시문을 정독하면서 제시문에 감추어진 내용들을 스스로 찾아 엮어서 논지를 전개시켜 나가는 데 있다. 이 때에 활용할 수 있는 다섯 문장을 제한사항 2번에서 제시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한 문장은 반드시 직접 인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논술에서 제한 사항 2번의 다섯 문장은 논제 분석 과정에서 대단히 유용한 힌트가 될 수 있다. 사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 방법을 논하는 데 있어 다섯 문장에 쓰인 주요 개념들을 고려하면서 제시문을 읽는다면 수험생들은 논제가 요구하는 바에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제시문의 특정 부분과 각 문장의 핵심어들을 연결지을 수 있으며, 이 연결지은 내용을 토대로 구상과 개요 작성에 활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각 문장의 핵심어는 다음과 같이 추려 볼 수 있다.
① 의심, 깨달음
② 앎(知), 무지에 대한 깨달음
③ 사실, 해석, 존재
④ 진리 발견의 어려움(=오류 발견이 더 쉽다)
⑤ 지식, 경험(경험이 가장 큰 지식이다.)
이 내용을 고려하면서 이제 제시문 분석으로 들어가 보자.
(2) 제시문 분석
[제시문 1]을 분석하는 데 두 가지 방법을 활용해 보자. 하나는 앞서 공부한 명제 체계 분석의 방법이다. [제시문 1]을 읽으면서 핵심이 될 만한 명제들을 그대로 간추려 보는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앞서 밝힌 대로 제한사항 2번의 다섯 문장과의 연관성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제시문 1]에 드러난 사물의 인식 방법에 대한 자신의 견해가 [제시문 2]를 논하기 위한 근거가 되므로 수험생들은 [제시문 1]에 대한 자기 생각을 제대로 논증해야 한다. 일단 [제시문 1]에 드러난 사물의 인식 방법에 대한 긍정 또는 부정, 아니면 자신의 관점과 [제시문 1]을 연결지어 자신의 견해를 밝혀야 한다.
[제시문 1]에 드러난 주요 명제를 우선 살펴 보자.
1. 강물 소리란, 사람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른 것이다.
2. 따라서 이러한 모든 소리는, 올바른 소리가 아니라 다만 자기 흉중에 품고 있는 뜻대로 귀에 들리는 소리를 받아들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3. 물을 건너는 사람들이 힘차게 돌아 흐르는 물을 보면, 굼실거리고 으르렁거리는 물결에 몸이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아서 갑자기 현기증이 일면서 물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그 얼굴을 젖힌 것은 하늘에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숫제 물을 피하여 보지 않기 위함이었다. 사실, 어느 겨를에 그 잠깐 동안의 목숨을 위하여 기도할 수 있었으랴!
4. 그런데, 이젠 전과는 반대로 밤중에 물을 건너니, 눈엔 위험한 光景이 보이지 않고, 오직 귀로만 위험한 느낌이 쏠려, 귀로 듣는 것이 무서워서 견딜 수 없는 것이다.
5. 마음을 잠잠하게 하는 자는 귀와 눈이 누(累)가 되지 않는데, 귀와 눈만을 믿는 자는 보고 듣는 것이 더욱 밝아져서 큰 병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6. 이러한 마음의 判斷이 한번 내려지자, 내 귓속에선 강물 소리가 마침내 그치고 말았다. 그리하여, 무려 아홉 번이나 강을 건너게 되었는데도 두려움이 없고 태연할 수 있어, 마치 방 안에서 편안히 앉아있는 것과 같았다.
7. 소리와 빛은 모두 外物이다. 이 외물이 항상 사람의 耳目에 누(累)가 되어, 보고 듣는 機能을 마비시켜 버린다.
8. 나는 또 나의 산중으로 돌아가 앞내의 물 소리를 다시 들으면서 이것을 經驗해 볼 것이려니와, 몸 가지는데 교묘하고, 스스로 총명한 것을 自信하는 자에게 이를 경계하고자 하는 것이다.
[제시문 1]의 '나'는 하룻밤에 강을 아홉 번이나 건너면서 깨달은 바를 적고 있다. 논제와 관련지어 글의 내용을 살펴 보면 '사물'에 해당하는 것은 밤에는 강물 소리이며, 낮에 강을 건널 때는 물결이 몸을 거슬러 올라가는 현상이다.(명제 1, 3, 4) 이 소리와 빛은 모두 외물이며 사람의 눈과 귀에 누가 되고, 판단을 마비시켜 버리는 것이다.(명제7) 따라서 모든 외물은 자기 마음 상태에 달린 것이요(명제2), 마음을 잠잠하게 하면 누가 되지 않으며(명제5) 이러한 깨달음 뒤에는 아홉 번이나 강을 건너도 두려움이 없고 태연할 수 있었던 것이다.(명제 6) '나'는 산중으로 돌아가 자기의 경험과 깨달음을 확인하며 스스로를 경계하고자 한다.(명제8)
이렇게 보면 [제시문 1]은 마음의 판단이 올바르면 외물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깨달음을 드러낸 글이라 요약할 수 있다. 이를 사물의 인식방법과 연결 지어 보면 다양한 견해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경험은 깨달음을 얻는 데 필요조건이 된다거나(제한사항 2의 ①, ⑤), 현상을 넘어 본질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거나(제한사항 2의 ④), 똑같이 물소리를 듣고 물을 건너도 생각하는 바가 이렇게 다르다거나(제한사항 2의 ③), 진정한 앎이란 깨달음의 순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지속적인 확인과 성찰에 있다거나(제한사항 2의 ②) 등등 많은 자기 견해를 제한사항 2번의 핵심어들을 고려해서 도출해 낼 수 있는 것이다. 수험생들은 이 가운데 어느 견해를 근거로 [제시문 2]의 내용을 논술하면 된다.
[제시문 2]의 내용은 읽기에는 거의 부담이 없다. 우화적인 글은 그것이 함축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이 제시문 분석의 핵심이다. 논제에서 언급한 두 제한사항은 여전히 유효한 힌트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새기면서 제시문의 주요 내용을 살펴 보자.
1. 어느 산골 작고 깊은 우물에 페페, 필라, 페트라, 푸투라는 네 마리 개구리들이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2. 개구리들은 좁고 어두운 우물과 가마득하게 올려다 보이는 하늘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였다.
3. 어느 날 페페는 우물 밖으로 나가 태양을 보고 눈이 부셔 곧바로 우물 안으로 들어온다.
4. 페페가 자기 경험을 이야기했지만 필라와 페트라는 믿지 않으려 하고 푸투는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5. 페페는 필라를 설득하고 필라는 우물 벽을 오른다.
6. 필라는 부드러운 달빛을 지긋이 보고는 우물 안으로 들어 온다.
7. 페페와 필라는 서로 자기가 본 것이 옳다고 주장한다.
8. 페페, 필라, 페트라는 모두 우물 밖 세상을 확인하기로 한다.
9. 세 개구리는 저녁 무렵의 노을과 밤하늘과 아침 해를 함께 바라본다.
10. 개구리들은 자신들이 살았던 우물보다 더 넓고 복잡한 세계가 무한하게 펼쳐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제시문 2]의 페페와 필라, 페트라, 푸투라는 개구리들은 자기가 사는 우물이 전부라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명제1, 2) 하지만 페페의 우물 밖 체험(명제3)과 필라의 우물 밖 체험(명제 6)은 개구리들의 세계 인식에 혼란을 가져다 준다. (명제4, 7) 세 개구리들은 자기의 경험과 인식이 옳은 것으로 생각하며 논쟁과 설득을 거듭하다가, 결국 함께 우물 밖 세상을 확인하기로 한다.(명제5, 8) 개구리들은 우물 밖 세상의 아름다움을 직접 경험하고 객관적 세계를 인식한다.(명제10) [제시문 2]에서는 세 개구리들의 세상에 대한 인식의 확장 또는 깨달음의 과정을 드러내고 있다.
수험생들은 논제와 [제시문 1]의 분석을 근거로 [제시문 2]의 내용을 자신의 견해대로 논술해야 한다. 제한사항 2번의 다섯 문장은 [제시문 2]를 분석하는 데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구체적인 적용은 [제시문 2]의 내용이 그다지 어렵지 않으므로 수험생 각자가 해결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 글이 논제와 제시문의 연관성을 전제로 논제와 제시문을 분석하는 데 초점을 둔 것이어서 자세한 해설을 싣지는 않는다.
마지막으로 이 논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학교 측에서 제시한 출제 의도 및 해설을 옮겨 싣는다. 참고하기 바란다.
Ⅰ. 출제 의도
서울대학교 논술고사는 (1) 논제의 핵심을 정확히 이해하고, (2) 문제가 요구하는 방식으로 그 내용을 분석한 후, (3) 그에 따라 설정된 주장들을 자신의 논지로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4) 합리적이면서도 일관성 있게 논증하는 능력과 함께 (5) 창의적 사고력과 표현력이 적절히 조화되어 나타나는지를 아울러서 평가 한다.
2005학년도 정시모집 논술고사는 이러한 능력을 평가하기 위하여 '인간이 사물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인식의 부분성 및 주관성의 문제'를 다루는 이야기들을 학생들에게 제시문으로 주고 그것을 소재로 자신의 논지를 발전시키도록 하였다.
Ⅱ. 문항 구성
2005학년도 정시모집 논술고사는 두 개의 제시문을 사용함으로써 학생들로 하여금 그 두 글이 함의하는 요지를 연결하여 자신의 주장을 완성하도록 하였다. 두 개의 제시문은 직접적으로 어떠한 주장을 명시적으로 드러내기보다 비유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이 답안을 작성할 때 다양한 맥락을 인도해 줄 수 있는 짧은 참고문들을 별도로 제시함으로써 그것들을 직접 인용하거나 혹은 사고의 단초로 삼을 수 있도록 하였다.
학생들은, 【제시문 1】을 읽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한 후 그것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초반부에 제시한다. 그리고 그 관점을 적용하여 【제시문 2】의 내용을 분석하고 그것을 비판적으로 설명하되, 사물의 인식과 관련하여 이야기의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핵심 요지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고의 유추를 인도해 줄 수 있는 다섯 개의 짧은 참고문을 필요에 따라 활용하되, 그 중 하나는 반드시 자신의 글 속에 직접 인용하여야 한다.
【제시문 1】은 조선 후기 실학자 박지원(朴趾源)이 1780년(정조 4) 청(淸)나라 고종(高宗)의 칠순연(七旬宴)을 축하하기 위하여 파견된 사신 일행의 수행원으로 중국에 다녀온 견문을 기록한 책인 『열하일기(熱河日記)』의 <일야구도하기(一夜九渡河記>의 한 부분이다. 이 글은 그가 하룻밤에 아홉 번 강을 건너면서 느낀 감회를 적은 것으로, 자신의 마음 상태에 따라 동일한 사물이 어떻게 다르게 인식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기술하고 있다.
【제시문 2】는 외국의 한 시민교육기관의 자료집에 나와 있는 우화를 각색한 것으로서, 무지의 상태에 놓여 있던 우물 안의 개구리들이 몇 단계를 거치면서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인식을 확대해 가는 과정을 비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기존의 '우물안 개구리'나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가 담고 있는 의미구조를 넘어서 새로운 쟁점들을 담고 있다.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에서 동굴 밖에는 언제나 태양(진리)이 떠 있으며 그리고 누구라도 동굴 밖으로 나가면 동일한 태양을 볼 수 있다고 전제하는 반면, 이 우화에서 밖의 세계는 변화와 모순을 함께 포함하는 총체적인 것으로 묘사된다. 또한 관찰자가 보는 위치에 따라 달리 보이는 세계이기도 하다.
위의 두 제시문을 보면 첫 번째 제시문이 '보이는 것의 주관성'을 강조하는 반면, 두 번째 제시문은 '부분적이고도 경험적인 객관성'을 전제로 한다. 중요한 핵심은 이들 부분적 진리들을 하나의 체계적 구조로 구성해 냄으로써 부분들 속에 숨겨져 있는 진리의 편린들을 하나의 체계 안에서 완성해 내는 일이다.
2. 구상 및 개요작성
가. 구상하기
논제와 제시문에 대한 분석이 끝나고, 주제와 주제문에 대한 결정이 이루어지면 글을 쓸 재료를 모아야 한다. 그리고 그 재료, 곧 제재를 어떻게 배치할 것이냐를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앞에서 개념/명제 체계 분석을 중심으로 글을 쓸 재료를 만들어 내었다. 많은 재료 중에서 글을 쓰기 위해 선별된 재료들을 배열하고 조직하는 과정을 구상(構想)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글의 논리적 체계를 수립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구상하기 단계는, 글을 쓰기에 앞서 쓰고자 하는 내용과 글의 표현 형식, 글의 짜임 등을 머릿속에서 설계하는 일련의 사고 과정이며, 이 구상의 결과로 얻은 문장의 짜임새가 구성이 되는 것이다. 간단한 글은 머릿속에 그 내용을 얽어 두고 써 나갈 수 있지만, 다소 긴 글은 구상을 통해 미리 얼개를 잡아 놓고 계획적으로 써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글의 '처음, 중간, 끝'에는 어떤 내용을 담을까?", "글의 재료는 어떤 순서로 배열할까?" 등에 대한 물음과 대답이 이 단계에서는 주요 사고 작용이 될 것이다.
1) 구상하기의 원리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구상을 할 때에 글의 전체적인 균형을 바로잡고, 내용에 유기적인 맥락이 서도록 조절해야 한다. 그러자면 다음 몇 가지 원리에 유의해야 한다.
가) 글의 단계성 : 한 편의 글은 처음, 중간, 끝 또는 서론, 본론, 결론이 분명하도록 구상해야 한다. 이는 글의 내용상의 전개에 일정한 단계를 정하여 질서있게 체계를 세우는 것이다.
나) 글의 통일성 : 글의 주제와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내용상의 일치를 이루어 하나의 주제를 향해 집중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논지의 통일성, 관점의 통일성, 목적의 통일성, 문체의 통일성 등을 들 수 있다.
다) 글의 연결성 : 글의 각 부분이나 단계들이 밀접한 관계를 갖고 긴밀하게 결합되어 한편의 글을 이루도록 구상해야 한다. 이를 달리 응집성이라고도 한다.
2) 구상의 방법
구상에 있어서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시간적인 순서나 공간적인 질서에 따르는 전개적 구상을 들 수 있다. 사물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살펴 나가는 것이므로, 자칫 글의 인상이나 호소력이 약해지기 쉽다. 기행문과 같이 시간과 공간의 이동에 따라 직접적인 경험이나 기억을 재생해 나가는 글에 적합한 구상 방식이다.
이와는 달리 쓰고자하는 바를 인위적으로 논리를 세워 서술하는 종합적 구상이 있다. 이 방식은 글 쓰는 이의 주체적인 의지에 의해서 문장의 구조가 결정되는데, 주로 논술이나 주장을 내세우는 글에 많이 쓰인다. 단계식 구상, 포괄식 구상, 열거식 구상, 점층식 구상들이 여기에 속한다.
가) 단계식 구상 : 글 쓰는 이의 의지와 논리에 따라 선택된 소재들을 단계적으로 배열하여 글의 짜임새를 구상하는 방식이다.
① 3단 구상 : 서론 - 본론 - 결론
② 4단 구상 : 도입 - 전개 - 발전 - 결론, 도입 - 발전 - 전환 - 정리
③ 5단 구상 : 주의 환기 - 과제 제시 - 과제 해명 - 해명의 구체화 - 결론
나) 포괄식 구상 : 글의 주제문(또는 결론)에 해당하는 부분을 앞이나 뒤, 또는 양쪽에 두고, 이것을 뒷받침하는 부분들을 효과적으로 배열하는 구상 방식이다. 개개의 단락을 구상하는 경우에 많이 쓰인다. 주제문의 위치에 따라 두괄식, 미괄식, 양괄식 등으로 구분한다.
다) 열거식 구상 : 몇 개의 대등한 제재를 특별한 순서 없이 임의로 배열하는 구상 방식이다. 제재 간의 관련성이나 논리적 일관성이 크게 요구되지 않는 글에 주로 사용한다.
라) 점층식 구상 : 범위가 작거나 덜 중요한 내용으로부터 범위가 크거나 더 중요한 내용에 이르기까지 점차적으로 서술해 나가는 구상 방식이다. 반대로 중요하고 큰 것을 앞세우고 점차 작은 것으로 배열해 나가는 방법을 점강식이라 한다.
마) 인과적 구상 : 어떤 현상이나 사실의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여 글의 짜임새를 결정하는 구상 방식이다. 먼저 원인을 분석하고 결과를 제시할 수도 있고, 결과를 제시하고 나중에 원인을 분석할 수도 있다.
학생들이 작성하는 논술은 단계적 구상이 가장 좋다. 논술은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개해 나가는 글쓰기다. 따라서 논술에는 문제를 제기한 다음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며 여기에 적절한 근거를 들어 뒷받침하고 마지막으로 이를 요약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밟기 위해서는 단계식 구상이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단계식 구상에서 가장 일반적인 형식인 3단 구상이다. 각 단계별 개관은 아래와 같고, 단계별 내용은 "서론, 본론, 결론 쓰기" 단원에서 언급하기로 한다.
■■ 서론 : 글을 쓰는 동기와 의도를 밝혀야 하며, 자신이 다루고자 하는 문제의 범위와 성격을 분명히 하여,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 본론 : 다루고자 하는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고, 그 견해의 정당성을 논거를 제시하여 입증해야 한다. 자신의 의견과 다른 견해가 있다면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문제의 해결 방안을 구제화해야 한다.
■■ 결론 : 본론의 내용을 요약·정리하여 제시하는 부분이다. 독자의 결심과 실천을 촉구할 수도 있고, 새로운 과제와 앞으로의 전망을 덧붙일 수도 있다.
3) 예 시
다음은 구상하기 단계에서 오류를 범한 글의 예이다.
문제
다음은 '안티'라는 문화적 현상에 대한 어떤 글의 서론 부분이다. 서론 부분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안티'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서술하여 한 편의 글을 완성하시오.
제시문
근래 인터넷 유머 게시판을 돌아다녀보면 특정 연예인에 대한 무분별한 비방과 인간적인 모독까지도 줄 수 있는 합성 사진들이 아무 여과 없이 게시되어 있는 장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단순히 '안티'라는 문화적 현상의 하나라는 명목을 지니고 갈수록 더욱 활기를 띠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긴 하나, 반면에 재작년 겨울 오노에 의해 김동성 선수가 금메달을 박탈당했을 때, 미군에 의해 억울한 두 아이가 명을 달리 했을 때 온 국민을 하나로 집결시킨 매개체 역시 수많은 인터넷의 '안티'사이트였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과연 어떠한 모습들이 진정한 '안티'의 목적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일까? 과연 '안티'의 의미란 무엇이고 그것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무엇보다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유의 사항
1. 분량 1,200 자( 120)
평가 기준
1. 주어진 글과의 연결이 자연스러운가.
2. 논거가 타당하고 참신한가.
3. 문장과 문장, 단락과 단락의 연결이 논리적인가.
4. 서론, 본론, 결론이 유기적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5. 정확하고 풍부한 단어, 자연스럽고 적절한 길이의 문장을 구사하고 있는가.
위의 문제를 읽고 학생에게 글 쓸 내용을 구상하라고 하였더니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다.
처음 : 안티의 의미 변화
중간 : 오늘날 안티의 목적
끝 : 안티에 대한 올바른 목적과 의미 설명. 오늘날 안티의 잘못된 점과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점
위 문제는 먼저 '안티'라는 단어의 개념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안티란 무엇인가?', '안티의 의미가 어떻게 변하였는가?', '안티는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가?', '안티의 목적은 무엇인가?', '안티가 과연 잘못된 점이 있는가?', '긍정적인 면은 없는가?', '오늘날의 안티는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그렇다면 오늘날의 안티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려면?' 등의 물음을 기본적으로 던져야할 것이다. 이러한 물음이 앞 단원에서 언급한 개념/명제 분석이 될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논제와 제시문에 대한 올바른 분석을 하는 가늠자가 된다.
위의 물음에서 파생된 명제(글을 쓸 재료가 됨)들을 학생은 위의 구조와 같이 구상했다. 실제로 위의 구상 내용과 아래의 글을 읽어 보면, 처음 부분에는 내용이 더 들어가 있고, 중간 부분에는 쓴 내용을 수용하지 못하였다. 끝 부분 역시 써 놓은 내용과 구상한 내용의 관계가 소원하다. 일단 구상과 글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고 있다. 중간 부분에서도 글에 쓰인 내용을 세분화하여 적을 필요가 있다.
인터넷 검색창에 '안티'라고 검색하면, 무수히 나오는 여러 안티 사이트들. 최근에는 그러한 안티사이트가 유명 연예인을 넘어서 특정 개인을 비방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 '안티'라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안티'란, 상대방의 잘못된 점을 일깨워주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가게 해주는 하나의, '사랑의 채찍질'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가? 오늘날의 안티는 단순한 '미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오로지 상대방을 미워하는 마음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 '안티 사이트'라는 가상적인 공간에 모여선 사실이 아닌 루머를 퍼트리고, 합성사진을 만들어 올려서 그 상대방의 인격을 모독하는 행위를 하는 것이다. 과연 사람들이 안티사이트를 만들어서 이러한 행동을 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보통 안티사이트의 대상은 인기 연예인들이다. 보통 연예인들의 안티 대상은 그 연예인과 쌍벽을 이루는 다른 연예인들의 팬들이다. 이를테면, 예전 GOD와 신화가 라이벌관계를 이루고 있을 때, GOD의 안티 팬 대부분은 신화 팬인 것으로 알려진 것처럼 말이다. 이런 안티팬들은 안티의 대상인 그 연예인을 욕보여 조금이라도 이미지를 손상시킴으로써, 그와 라이벌인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더 돋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안티 대상자와 별 연관성도 없는 사람들이 그저 단순한 '재미'를 위해 안티 활동을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정말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처음 안티가 만들어졌을 땐, 순수하게 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그 사람이 좀 더 옳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오늘날 안티의 실태는 어떤가? 그저 비방, 비방, 비방. 그들의 억지스러운 발언은 보고만 있어도 얼굴이 화끈 달아오를 정도로 민망하기 짝이 없다. 아직 '진정한 안티'의 개념이 뿌리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예전 김동성의 쇼트트랙 사건으로 생겨난 '오노 안티 카페'도 어찌 보면 잘못된 것이다. 물론, 쇼트트랙에서 오노는 잘못을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김동성 선수의 금메달을 앗아갔다. 이는 확연한 오노의 잘못이지만, 실제로 그의 안티카페에 가보면 쇼트트랙 때의 잘못보다 처음 들어보는, 그의 사생활과 관련된 악성 루머가 더 많다. 이런 개인적인 사실을 우리들이 알 리 만무하다. 즉, 안티 카페에 떠도는 내용 중 90% 이상은 네티즌이 만들어낸 거짓말 이라는 것이다. '안티'는 거짓말로 다른 네티즌을 현혹시켜 그 사람의 이미지를 망가뜨리기 위해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안티사이트를 운영해 나가려면, 글 한편을 적어내려면, 누구보다 그 사람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즉, 안티사이트의 기본적인 조건은 '애정과 관심'이다. 우리는 이를 얼마나 잘 지켜내고 있는가?
위에서 학생이 쓴 글의 내용을 참고하고, 글의 큰 틀을 유지시키면서 구상한 것을 재작성해 본다면 다음과 같이 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처음 : ① 안티의 의미 변화
② 안티의 목적
중간 : ③ 부정적인 목적 - 라이벌 문제와 재미를 위한 안티 사이트
④ 오늘날의 실태
끝 : ⑤ 안티의 잘못된 점과 해결책
나. 개요 작성
글을 효과적으로 쓰기 위해서는 구상 단계에서 떠올린 내용을 좀더 논리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정리된 자료들을 논리적 사고 과정에 따라 배열하고 줄거리를 엮어 개요를 작성해야 한다. 집을 지을 때에 집의 설계도를 작성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글을 쓸 때에도 글의 설계도, 즉 개요를 작성하는 것이 필수적인 요건이다.
개요를 작성하게 되면, 글을 쓰는 과정에서 생길지 모르는 혼란과 탈선을 막을 수 있다. 또, 필요한 내용을 빠뜨리고 쓰는 일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불필요한 내용의 중복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글의 전체와 부분, 부분 상호간의 균형이 이루어져 짜임새 있는 글을 쓸 수 있다.
학생들은 논술을 할 때 개요를 작성한 뒤 글을 써야하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논술을 실제로 시켜보면,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개요 작성을 대충하고는 바로 글쓰기로 들어가는 학생들이 많다. 설계도가 허술하면 건축물을 세우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쉽게 허물어진다. 그렇듯이 개요 작성을 허술하게 하면 글을 쉽게 쓸 수도 없고 완성된 글도 어딘가 균형이 맞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들더라도 개요 작성하여 글을 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1) 개요 작성의 방법 및 종류
개요를 작성할 때는 항목 간의 관계가 분명히 드러나고, 각 항목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주제에 따라 몇 개의 주요 상위 항목을 설정하고, 그 밑에 하위 항목들을 둔다. 그리고 그 내용의 범위가 넓을 때에는 다시 하위 항목들을 설정하여 구체화한다.
개요는 단락별 개요, 장, 절 개요, 줄거리 개요 등으로 유형이 구분된다.
단락별 개요는 글자 그대로 본문의 단락을 바탕으로 작성된 개요이다. 주로 논술 시험과 같은 짧은 글일 때 사용된다. 긴 글의 경우에는 장이나 절별로 개요를 작성하는 것이다. 긴 글은 단락이 수없이 많으므로 단락별로 개요를 작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줄거리 개요는 전체 글의 흐름을 파악하고자 할 때 사용한다. 줄거리 개요로는 글의 세세한 부분을 알 수 없다.
일반적으로 논술문과 같은 짧은 글인 경우 단락별로 개요를 작성하면 글을 쓰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특히 초보자의 경우에는 짧은 글을 쓰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단락별로 개요를 작성하면 글의 방향과 균형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한 점이 있다. 이 개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체이다. 이 부분은 글의 내용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가운데 토막"이므로 분량으로도 다른 부분에 비하여 길다. 따라서 이 부분은 주요 항목별로 다시 나누어 다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개요는 서술 유형에 따라 화제 개요와 문장 개요로 나눌 수 있다. 화제 개요는 화제를 중심으로 전개한 것으로서, 일목요연하여 사고 과정을 개괄할 수 있고 간결하여 능률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논술자를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들이 충분히 알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일반적으로 논술 시험은 개요를 보는 것이 아니라 최종 결과물만 심사하기 때문에 화제 개요가 효과적이다.
반면, 문장 개요는 일목요연하게 사고 과정을 알 수 없고 그 작성이 비능률적이라는 점이 지적되지만 다른 사람이 보아도 내용을 쉽게 알 수 있고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도 그 내용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 개요짜기의 형식
개요 작성의 원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위의 원칙을 생각하고 표를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은 틀이 완성될 것이다.
물론 모든 글이 위의 틀에 맞지는 않을 것이다. 쓰는 사람과 주어진 내용에 따라 조금 씩 달라질 것이지만 전체적인 윤곽은 위와 같을 것이다. 학교에 쓰는 논술이나 대학 입시에 쓰이는 논술은 너무 하위 항목까지 나열되지 않은 것이 좋다. 다시 말해서 "가, 나"까지는 괜찮으나 "(1), (2)"까지 항목이 세분화 되지 않는 것이 좋다.
위를 바탕으로 아래의 예시 논술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은 개요를 거꾸로 추측해 볼 수 있다.
"당신의 몸 중에서 가장 높은 부분이 어디요?" 하고 묻는다면, 우리는 머리 꼭대기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하루의 3분의 1을 잠자는 데 써 버리는 우리들이니, 누워있는 사람에게 그 상태에서 가장 높은 부분이 어디냐고 물어 본다면, 아마 대답은 코나 배꼽이라고 할 것이다. 이것은 생각하는 기준에 따라 판단의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보여 주는 예이다.
이처럼, 우리들이 당연하다고 알고 있던 사실이나 다 진리라고 믿었던 것까지도 기준이 바뀌면 사실이 아니오, 진리가 아닐 수도 있다.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틀린 답이 맞고, 맞은 답이 틀릴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도 판단할 때에 그 기준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하며, 다른 기준에서는 어떠한가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누구나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행동해야 하는 사회는 발전 가능성이 아주 적다. 모든 사람들이 획일적으로 생각하도록 하고 행동하도록 규제하는 사회는 희망이 없다.
세종 때 황희 정승이 서로 자기가 옳다고 우기며 찾아와 판가름해 달라는 사람들에게 "네가 옳다." 그리고 "너도 옳다." 라고 했다는 고사(故事)는, 융통성이 없이 한 가지의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는 흑백 논리를 벗어나게 하는 지혜의 좋은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나' 만이 옳다는 생각, '나' 만이 바르게 산다는 생각, '나'의 판단만이 제일이라는 주장을 다시 한 번 남의 기준으로 평가해 보고, 다른 사람의 처지를 생각할 수 있는 너그러운 이웃이 있는 여유 있는 사회를 그려본다.
이제 위의 글을 개요표로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는 글을 쓸 때에 먼저 개요 짜기를 하고 시작한다. 그러나 이렇게 반대로, 남이 써 놓은 글을 개요표로 만들어 놓으면 그 사람의 글을 한눈에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 개요 작성 예시
예를 들어서 "올바른 직업관"에 대해서 글을 쓴다고 가정해 보자. 먼저 '직업'이라는 단어의 개념을 분석하고, '올바른 직업이란 어떤 것이냐?'에 대한 명제를 분석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주제를 정하고 구상이 끝나면 다음과 같은 설계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아래 글은 위의 개요표를 바탕으로 작성한 한 편의 글이다.
현대 사회가 발달하면서 직업의 종류도 그만큼 다양해졌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수많은 직업 중 어느 것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사람들은 좋은 직업을 찾기 위해 노력하며, 그에 따른 문제 또한 발생하고 있다.
분업화된 현대 사회에서는 개인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협동 체제를 유지한다. 따라서 개인의 역할이 상대방에게는 필수적이다. 사회가 질서를 유지하고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의 자율적 역할 분담이 그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러한 직업에 상하 구분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직업에 따라 엄연한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며, 그에 따른 대우도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명예 부 권력 등을 기준으로 직업을 판단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여러 가지 문제를 낳는다.
첫째로 고학력주의 풍토를 이야기시킬 수 있다. 3D 기피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와 같은 현상은 일터에 노동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실례가 된다. 마지막으로 개인의 적성과 소질을 살리지 못해 국가적인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이것은 직업의 조건이 좋고 나쁨의 기준이 되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태도를 가져야겠다.
첫째, 소신 있는 선택이다. 적성과 흥미, 그리고 사회적 기여도가 기준이 돼야 한다. 둘째, 직업에 대한 편협한 시각을 고쳐야 한다. 사회적 대우가 동등할 때, 이러한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뒷받침될 때 사회 구성원 모두가 '좋은 직업'을 가지고 사회의 발전을 위해 힘쓸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앞의 구상하기 단원에서 언급한 문제를 참고하여 학생의 글을 실례로 들어보자.
이 학생은 주어진 문제에 대한 개요표를 아래와 같이 작성하였다. 표현적인 측면이나 논리적인 부실함은 있지만, 내용상 안티 문화의 긍정적 측면을 주장하고 있는데, 하나의 주제에 집중되게 잘 짜여져 있다. '개념/명제 체계의 분석'과 '구상/개요 작성'이 완전하게 이루어지면 글은 70~80% 성공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나머지는 표현적인 측면을 신경 쓰면 되는 것이다. 마치 설계도까지 잘 작성된 건물은 나머지는 기술자들이 멋진 집을 구축하기만 하면 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서론 - 안티는 부정적이지 않으며 우리에게 도움을 준다.
본론 - 안티의 긍정적인 면
① 안티는 일종의 의사소통이며 여론을 형성한다.
② 안티는 안티대상의 길잡이가 되어준다.
③ 안티는 안티대상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결론 - 진정한 안티가 되어야 제대로 된 문화를 이룰 수 있다.
위의 개요표를 바탕으로 아래와 같이 논술을 작성하였다.
진정한 안티는 문화를 발전시킨다!
인터넷에는 무수히 많은 안티 사이트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안티 사이트 중 많은 곳에서 근거 없는 비판, 욕설, 인신공격, 인권을 훼손하는 글 등으로 사이트를 장식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안티는 무조건 부정적이고, 좋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안티는 부정적이라 할 수 없으며, 오히려 우리의 문화발전에 도움을 주는 고마운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안티가 우리에게 주는 긍정적인 면을 알아보도록 하자.
첫째, 안티는 일종의 의사소통이라 할 수 있으며 여론을 형성한다. 우리는 특정인이나 기업, 공공기관의 부당한 모습이나 피해를 입은 사례 등을 안티 사이트를 통해 확실하게 밝힐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비슷한 의견을 가지거나 비슷한 일을 당한 사람들은 안티 사이트에서 의견을 공유하며 여론을 형성하게 된다. 이 여론이 커지게 되면 안티 대상은 그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한 후 사과 및 개선을 하게 된다. 이렇게 '안티' 라는 의사소통을 통해 여론을 형성하고 그에 대한 보상까지 받게 되는 것이다.
둘째, 안티는 안티 대상의 길잡이와 같다. 안티는 꼭 안티대상을 싫어하거나 반대해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안티 대상을 좋게 보고 있는 사람들도 안티가 되기도 한다. 이런 안티들은 안티 대상을 관심 있게 지켜보다가 잘못된 점이 발견되면 안티 사이트에 글을 올리는 등의 방법으로 따끔하게 충고를 해준다. 그렇게 안티 대상은 잘못된 점을 지적받고 고쳐가며 올바른 길을 가게 되는 것이다.
셋째, 안티는 안티 대상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안티들은 항상 안티 대상을 지켜보며 감시한다. 누구나 그렇듯이 안티 대상도 자신을 감시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더욱 주의하고 말이나 행동을 바르게 하려 노력한다. 그러면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도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남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들로 안티는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된다. 하지만 아직 진정한 안티는 몇이 안돼는 것이 실정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조건적인 비판이나 욕 등을 일삼는 잘못된 안티가 아닌 근거를 제대로 갖춘 비판이나 상대방을 위한 진정한 안티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진정한 안티가 많을수록 우리는 더욱 빨리 발전해 나갈 수 있고, 제대로 된 문화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3. 논술문 쓰기
이 단원은 아래와 같은 구조로 집필되어 있다. 서론-본론-결론은 하나의 완결된 글에서 파악되어야 하기 때문에, 동일한 문제에 대한 완결된 예시 논술문을 대상으로 서론-본론-결론에 대한 각 부분의 내용을 분석하여 언급하였다. 학생들은 아래의 전체 구조도를 보고 각 부분에 맞추어 적절하게 학습을 하도록 한다.
가. 서론 쓰기
1) 서론의 뜻
서론을 한자로는 '序論' 또는 '緖論'이라 쓴다. '序'는 '펴다', '緖'는 '실마리'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서론의 개념은 '펴는 글' 또는 '실마리가 되는 글'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그런데 '펴다'는 타동사이므로 목적어 '무엇'을 필요로 하고, '실마리'는 관형어 '무엇'의 꾸밈을 받아야 제 기능을 수행한다. 여기에서 그 '무엇'이 바로 글의 '본론'이다. 그러므로 서론의 존재 의의는 '본론을 펴거나' '본론의 실마리가 된다'는 데 있는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서론의 개념을 규정해 보면, 서론이란 '어떤 글의 본론을 펴기 위해 쓰는 글', 또는 '어떤 글의 본론의 실마리로 쓰는 글' 정도가 될 것이다. 이 규정에 따라 서론의 구비 조건이나 유형, 서론 쓰기의 요령이나 주의 사항 등이 결정될 것이다.
2) 서론의 조건
서론은 글의 처음 부분이다. 글을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은 서론부터 쓰거나 읽는다. 사람들이 서로 만날 때 첫 인상이 매우 중요하다면, 글을 매개로 하여 만나는 작자와 독자 사이에는 서론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서론이 갖추어야할 조건은 어떤 것이 있을까?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그 조건은 많다. 그래서 서론의 유형은 그 수가 아주 많아질 것이다. 아래 서론의 조건 중 하나인 독자의 관심 끌기만 하더라도 여러 가지가 있고, 논지 소개나 논의의 방향과 방법 등도 다양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서론의 유형을 몇 가지로 정리하는 일은 쉽지 않고 또한 그런 유형을 나누는 것이 불필요할지 모르지만 서론이 갖추어야할 조건은 숙지할 필요가 있다.
서론이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 ㈎ 독자의 관심 끌기, ㈏ 논지(내용)의 소개, ㈐ 논의의 방향과 자신의 관점 제시, ㈑ 논의의 방법과 순서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이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결합함으로써 서론의 기능을 가지게 한다.
가) 독자의 관심 끌기
서로 모르는 사람이 처음 만날 때는 좋은 인상을 심어 주기 위해 애를 쓰는데, 이것이 서론에서는 독자의 관심 끌기이다. 동일한 주제를 두고 여럿이 글을 쓸 때는 비슷한 내용이 되기 십상이다. 대부분이 비슷한 생활 양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험생일 경우에는 입수하는 정보나 사고 방식마저 유사할 것이므로 개성이 드러나기 어렵다. 그러므로 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서론 쓰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나) 논지(내용)의 소개
논술에는 완성형, 조건 제시형, 단독 과제형 등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 유형이야 다르지만 이들은 어느 것이나 '무엇'에 관하여 논술하는 것이다. 이 때 그 '무엇'에 해당하는 것, 곧 논술하고자 하는 대상이 논지, 또는 내용이다. 서론에서는 이것을 소개해야 한다. '무엇'을 풀어야 할 '문제'라 한다면, 논지의 소개란 문제의 제기라는 말과도 통한다.
논지를 단독 과제형에는 비교적 뚜렷하게 제시해 주지만, 완성형이나 조건 제시형에는 그렇지 않다. 그러나 어느 경우에든 스스로가 논지를 찾아 나서야 할 경우가 많다. 논술을 평가하는 기준 가운데 특히 중요한, 논지의 독창성과 참신성을 확보하는 일은 글 쓰는 이의 몫이다.
다) 논의의 목적과 자신의 관점 제시
일정한 목적이 없이 쓰는 글은 논점이 흐트러질 수밖에 없다. 논지가 아주 좋더라도 목적이 뚜렷이 부각되지 않으면 좋은 글이 되지 않는다. 논의의 목적은 그런 점에서 '왜 쓰느냐'라는 의문에 답하는 것이라 해도 좋다. 그러므로 목적을 이유라 할 수도 있다.
글을 쓰는 목적을 제시할 때에는 자신의 관점에 충실하여야 한다. '자신의 견해', '여러분이 해야 할 일' 등을 제시하라는 것은 곧 자신의 관점을 견지하라는 의미이다.
라) 논의의 방법과 순서
논의의 방법을 문제 해결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주어진 과제를 풀어 나가는 방법을 서론에서 제시하여야 한다. 이것은 '어떻게' 쓰겠다는 것을 뜻한다. 비판하거나 동조하고, 유추하거나 예시하며, 시간의 흐름이나 공간의 이동을 따르는 추보식, 원인과 결과를 따지는 인과 분석법 등이 그런 예이다.
이렇게 보면 논의의 방법이란 글의 구성 방법과도 맥이 닿는다. 글의 구성은 곧 글의 순서에 직접적인 지배를 받는다. 어떤 방법으로 어떤 순서에 따라 논지를 전개해 나가겠다는 의사를 서론에서 밝혀야 한다.
3) 서론 쓸 때의 주의 사항
서론은 '어떤 글의 본론을 펴기 위해 쓰는 글', 또는 '어떤 글의 본론의 실마리로 쓰는 글'이므로 논술 전체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만하다. 따라서 서론을 쓸 때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에 주의하여야 한다.
가) 서술량의 비례 균형을 깨뜨리지 말 것.
논술은 서술량이 적게는 300자에서 많게는 1,000자 정도로 제한되는 글이다. 그러므로 주어진 서술량을 논술의 가장 기본적인 틀인 서론-본론-결론에 적절히 분배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서술량은 서론 : 본론 : 결론 = 1 : 2 : 1 또는 1 : 3 : 1로 분배한다. 이에 따르면 서론의 서술량이 300자의 경우에는 80∼100자, 1,000자의 경우에는 150∼200자 정도이다. 이것이 절대적인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서론의 양이 지나치게 많거나 적은 것은 바람직하기 않다.
나) 사적인 언급은 피할 것.
논술은 독자의 평가를 전제로 하는 글이다. 그렇다고 사적인 언급을 하는 일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 온다. 자신을 비하하거나 변명하는 언급, 독자의 동정심에 호소하는 언급 등은 피해야 한다.
다) 논제를 마음대로 해석하지 말 것.
우리는 앞 단원에서 논제와 제시문 분석에 주력했다. 오늘날의 입시 논술은 논제와 제시문 분석에 따른 적확한 글쓰기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주어진 과제에 대해 어떤 단서를 붙이거나, 과제의 타당성 부당성을 지적하거나 과제를 임의로 바꾸려 해서는 안 된다.
라) 호언장담과 허장성세를 피할 것.
성실하고 진실 되게 과제를 해결하려고 해야 한다. 지나친 자신감을 드러내려 하거나 현학적 극단적이고 과장된 표현을 하는 행위는 독자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
마) 본론과 결론을 염두에 두고 쓸 것.
논술은 구성의 치밀성 체계성을 평가의 잣대로 삼는 글이다. 서론은 서론다워야 하고 본론이나 결론도 마찬가지이다. 욕심을 부려 각 단계의 고유한 기능까지 침해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4) 예 시
가) 기본예시 문제 1
다음은 전광용의 <꺼삐딴 리>에서 발췌한 글이다. 이 글에 등장하는 이인국의 행적을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아 사회 속에서 개인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가) 벌써 육 개월 전의 일이다.
형무소에서 병보석으로 가출옥되었다는 중환자가 업혀서 왔다.
휑뎅그런 눈에 앙상하게 뼈만 남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환자. 그는 간호원의 부축으로 겨우 진찰을 받았다.
청진기의 상아 꼭지를 환자의 가슴에서 등으로 옮겨 두 줄기의 고무줄에서 감득되는 숨소리를 감별하면서도, 이인국 박사의 머릿속은 최후 판정의 분기점을 방황하고 있었다.
입원시킬 것인가, 거절할 것인가…….
환자의 몰골이나 업고 온 사람의 옷매무새로 보아 경제 정도는 뻔한 일이라 생각되었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더 마음에 켕기는 것이 있었다. 일본인 간부급들이 자기 집처럼 들락날락하는 이 병원에 이런 사상범을 입원시킨다는 것은 관선 시의원이라는 체면에서도 떳떳치 못할뿐더러, 자타가 공인하는 모범적인 황국 신민(皇國新民)의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그는 이런 경우의 가부 결정에 일도양단하는 자기 식으로 찰나적인 단안을 내렸다.
그는 응급 치료만 하여 주고 입원실이 없다는 가장 떳떳하고도 정당한 구실로 애걸하는 환자를 돌려보냈다.
환자의 집이 병원에서 멀지 않은 건너편 골목 안에 있다는 것은 후에 간호원에게서 들었다. 그러나 그쯤은 예사로운 일이었기에 그는 그대로 아무렇지도 않게 흘려 버렸다.
그런데 며칠 전 시민 대회 끝에 있는 해방 경축 시가 행진을 자기도 흥분에 차 구경하느라고 혜숙이와 함께 대문 앞에 나갔다가, 자위대 완장을 두르고 대열에 끼인 젊은이와 눈이 마주쳤다.
이쪽을 노려보는 청년의 눈에서 불똥이 튀는 것 같은 살기를 느꼈다.
무슨 영문인지 모르고 어리벙벙하던 이인국 박사는, 그것이 언젠가 입원을 거절당한 사상범 환자 춘석이라는 것을 혜숙에게서 듣고야 슬금슬금 주위의 눈치를 살피며 집으로 기어 들어왔다.
그 후 그는 될 수 있는 대로 거리로 나가는 것을 피하였지마는 공교롭게도 어제 저녁에 그 벽보 앞에서 마주쳤었다.
(나) 그는 코허리에 내려온 안경을 올리면서 눈을 부릅떴다.
그의 시각은 활자 속을 헤치고 머릿속에는 아들의 환상이 뒤엉켜 들이차 왔다. 아들을 모스크바로 유학시킨 것은 자기의 억지에서였던 것만 같았다.
출신 계급, 성분, 어디 하나나 부합될 조건이 있었단 말인가. 고급 중학을 졸업하고 의과 대학에 입학된 바로 그해다.
이인국 박사는 그때나 지금이나 자기의 처세 방법에 대하여 절대적인 자신을 가지고 있다.
"얘, 너 그 노어 공부를 열심히 해라."
"왜요?"
아들은 갑자기 튀어나오는 아버지의 말에 의아를 느끼면서 반문했다.
"야 원식아, 별 수 없다. 왜정 때는 그래도 일본말이 출세를 하게 했고 이제는 노어가 또 판을 치지 않니. 고기가 물을 떠나서 살 수 없는 바에야 그 물 속에서 살 방도를 궁리해야지. 아무튼 그 노서아 말 꾸준히 해라."
아들은 아버지 말에 새삼스러이 자극을 받는 것 같진 않았다.
"내 나이로도 인제 이만큼 뜨내기 회화쯤은 할 수 있는데, 새파란 너희 낫세로야 그걸 못 하겠니?"
"염려 마세요, 아버지……."
아들의 대답이 그에게는 믿음직스럽게 여겨졌다.
이인국 박사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어디 코큰 놈이라구 별것이겠니, 말 잘해서 진정이 통하기만 하면 그것들두 다 그렇지……"
이인국 1박사는 끝내 스텐코프 소좌의 배경으로 요직에 있는 당 간부의 추천을 받아 아들의 소련 유학을 결정 짓고야 말았다. < 중략>
"가만있어요, 호랑이두 굴에 가야 잡는 법이오. 무슨 세상이 되든 할대로 해 봅시다."
"그래도 저 어린것을 어떻게 노서아까지 보낸단 말이오."
"아니, 중학교 야들도 가지 못해 골들을 싸매는데, 대학생이 못 가 견딜라구."
"그래도 어디 앞일을 알겠소……."
"괜한 소리, 쟤가 소련 바람을 쏘이구 와야 내게 허튼 소리 하는 놈들도 찍소리를 못할 거요. 어디 보란 듯이 다시 한 번 살아 봅시다."
아들의 출발을 앞두고, 걱정하는 마누라를 우격다짐으로 무마시키고 그는 아들의 유학을 관철하였다.
'흥 혁명 유가족두 가기 힘든 구멍을 이인국의 아들이 뚫었으니 어디 두구 보자…….'
그는 만장의 기염을 토하며 혼자 중얼거리고는 희망에 찬 미소를 풍겼다.
그 다음해에 사변이 터졌다.
잘 있노라는 서신이 계속하여 왔지만 동란 후 후퇴할 때까지 소식은 두절된 대로였다.
마누라의 죽음은 외아들을 사지로 보낸 것 같은 수심에도 그 원인이 있었다고 그는 생각하고 있다.
이인국 박사는 신문 다치키리 속에 채워진 글자를 하나도 빼지 않고 다 훑어 내려갔다.
그러나 아들의 이름에 연관되는 사연은 한마디도 없었다.
'이 자식은 무얼 꾸물꾸물하느라고 이런 축에도 끼지 못한담……사태를 판별하고 임기 응변의 선수를 쓸 줄 알아야지, 멍추 같이…….'
유의 사항
1.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내외( 200)로 쓸 것
2. 제목은 쓰지 말고 본문부터 시작할 것
3. 한 편의 완결된 글이 되도록 할 것
4. 맞춤법과 원고지 사용법을 준수할 것
5. 답안 내용에 자신의 신분을 드러낼 수 있는 표현을 하지 말 것
6. 이인국이 친일 행동을 했다는 점에 대한 비판으로 일관하지 말 것
7. 사회와 개인의 관계에 대한 의견을 진술할 것
8.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개인의 윤리적 덕목을 제시할 것
(1) 학생글 1
지난 36년간의 일제치하에서 우리의 조상들은 일본으로부터 잊을 수 없는 수모와 고통을 당했었다. 그런데 그런 일본과 손을 잡고 민족을 배신했던 이들이 있었으니, 우리는 그들을 친일파 일컫는다. 소설 <꺼삐딴 리>의 이인국 박사 역시 그런 부류의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는 환자들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져야 할 의사의 위치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출세와 이익을 위해 괴로워하는 환자들을 돌보지 않았다. 위급한 환자가 입원을 해야 하는 처지인데도 그는 모범적인 황국신민으로 남기 위해 그 환자가 사상범이라는 이유로 입원시키기를 거절했다. 이렇게 자신의 본분을 다하지 않고 이기적으로 자신의 실속만 챙긴 이들 때문에 우리 민족은 굳게 단결할 수 없었고 그로 인해 광복은 더욱 늦어지게 된 것이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사회 속에서 각 개인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각 개인은 자신이 속한 사회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해야 할 역할들이 있다. 이런 역할들을 다 할 때, 사회는 발전하게 되고 반면에 누구 하나라도 자신의 역할에 무책임하게 되면 사회는 유지될 수 없고 끝내는 무너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역할에 충실함은 사회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다. 개인이 사회 속에서 역할을 다할 때, 사회가 발전함은 물론, 그와 동시에 인생의 최대 목표인 자아실현을 달성할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개인이 제 역할을 다해야 하고 또한 사회가 거기에 알맞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그 여건이란 개인의 활동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는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여건이 갖추어지고 그 안에서 개인이 역할에 최선을 다할 때 사회와 개인 모두 공존해 나갈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요즘 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여건은 충분히 갖추어져 있는 반면에 개인들의 역할을 다하려는 책임감은 턱없이 부족하다. 물론 지금도 가정 형편이 좋지 못하거나 신체가 불편한 사람들에게는 여건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다.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서 사회가 더욱 노력을 해야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 여건이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신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역할인 법의 올바른 제정을 위해서 싸우지 않고, 그저 사고가 난 후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기에만 급급했다. 또 이번 대구 지하철 참사에서도 봤듯이 지하철 직원들은 승객의 안전을 위해서는 노력하지 않고 그저 사고가 난 후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기에만 급급했다. 이렇듯 책임감이 결여된 사회에서는 어딜 가나 마음을 편히 놓을 수 없게 되고 가장 기본적인 생명의 보호마저도 보장받기 힘들게 된다.
우리의 옛 조상들에게는 '장인정신'이라는 덕목이 있었다. 하나의 완벽한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밤낮을 위지 않았던 도공들의 정신이며, 서당의 아이들이 하나라도 더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하는 훈장님의 마음이었다. 비록 현대 사회의 사람들이 책임감을 잃어 가고 있지만 아직도 곳곳에 이런 장인 정신이 남아 있다. 우리들은 옛 조상들의 책임감, '장인 정신'을 다시 물려받아야 한다.
서론에서는 논지를 소개하고 논의할 내용의 목적이나 관점을 제시해 주는 것이 좋다. 위 학생의 글은 본론에서 이야기할 내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언급이 없다. 논의의 목적이나 관점에 대한 제시가 부족한 글이라 할 수 있다.
서론에서 알기 힘든 용어나 개념에 대해서 정의를 내려두는 것이 좋다. 하지만 과 같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을 자신만이 알고 있는 것처럼 언급한 것은 사족에 불과할 것이다. 또 에서처럼 원인과 결과의 관계가 부분적인 것일 뿐인데 인과관계를 지우는 것은 오류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광복이 늦어진 것은 이기주의자들뿐만 아니라 역사, 사회, 정치 등 다양한 측면의 요소도 작용을 하였을 것인데 모두를 이들 때문이라고 과장되게 해석한 것은 오류이다. 이는 서론에서 뿐만 아니라 논술 전체에서 주의해야 할 문제이다.
(2) 학생글 2
이 세상에는 두 가지의 사람이 있다. 하나는 이인국 같은 사람이고 또 하나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다. 이인국 같은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리저리 눈치를 보며 살아간다. 즉 다른 사람에게는 피해가 되든 말든 아무런 관여하지 않는다. 환자가 오면 의사의 본분도 잊어버리고 경제 정도를 먼저 본다. 그래서 돈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면 가차 없이 입원을 거절한다. 아마 그 사람이 다 죽어가는 중환자여도 그럴 것이다. 또 일제시대에는 일본 편을 들었다기보다 그 밑에 빌붙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 기회만 엿본다. 어떻게 하면 일본에게 더 잘 보여서 돈을 많이 벌까, 아니면 좀 더 자신의 입지를 높일까 이런 것들만 생각한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본분이 있다. 즉 경찰이라면 위법자를 잡아야 하고, 선생님이라면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고 한 가정의 가장이라면 그 가족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 만약 경찰이 법을 어긴다면 또 선생님이 학생들을 가르치지 않는다면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이 가족들을 먹여 살리지 못하면 그 가족은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 결국 자신의 본분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볼 것도 없다.
개인에게는 한 가지 본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의 본분이 있다. 그리고 이 여러 가지 본분이 대립될 때도 있다. 예를 들면 한 의사가 어머니가 위독하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뵈려고 하는데, 그 때 더 위독한 환자가 왔다. 이럴 경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것이다. 여러 가지의 본분이 대립될 때는 합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을 먼저 해야 한다. 위의 경우 의사가 어머니가 더 중요하다면 다른 의사에게 맡기고 가면 될 것이고, 아니라면 치료하고 가면 된다.
또 사람은 자신의 신념도 있어야 한다. 이인국처럼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면 안 된다. 어떠한 경우에도 신념에 따르면 후회할 일도 없다. 이인국은 환자가 오면 갈등을 한다. 제시문에서는 의사의 본분과 환자의 경제력, 자신의 입지 등으로 갈등한다. 결국 후자를 택해 후회한다. 그 환자가 상당히 지위가 높기 때문이다. 만약 이인국이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것도 제대로 된 신념이 있었으면 후회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제대로 살아가려면 자신의 본분도 지켜야 하고 신념도 있어야 한다. 한 마디로 정의하면 관용이 있어야 한다. 여러 본분이 대립될 때, 가장 합리적으로 해결하려면 관용이 필요하다. 하나의 본분과 또 하나의 본분이 별탈 없이 잘 조화하도록 하는 관용 정신이 필요하다. 또한 자신의 신념에 의혹이 생길 때, 즉 어떻게 해야 되는지 고민하게 될 때도 관용이 필요하다. 갈등하고 있는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관용 정신이 필요하다. 사회인으로서 역할을 다 하려면 관용이 있어야 한다.
논제에서 요구하기를 이인국의 행적을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으라는 말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서론에서 이인국의 성격을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서론에서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대해 언급하여 '논제 제시'를 하고, 이인국의 성격 분석은 본론의 처음 부분에서 서술하는 것 좋다.
위의 학생글은 서론이 없는 글이나 마찬가지이다. 본론 1에서 다루어야할 내용을 서론에서 다루다보니 서론 자체가 무거워져서 본론처럼 서술되어 버렸다. 논제 제시와 논의의 목적 그리고 서술 방향에 대한 내용을 서론에서 언급해야 한다.
(3) 학생글 3
시민혁명과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사회 속에서 개인의 권리는 더욱 더 확대되었다. 하지만 그에 따라서 책임과 역할도 더욱 증가하였다. 그러면 현대 사회에서의 개인의 책임과 역할이란 무엇일까?
전광용의 '꺼삐딴 리'라는 소설의 주인공 이인국 박사는 일제시대, 광복이라는 격변기를 거치게 된다. 하지만 현실과 타협하는 태도를 통해서 떳떳하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에게도 그런 삶의 자세를 가르치려고 한다.
이 글에서 이인국 박사는 민족의 수난 시대인 일제시대에서 일본의 눈치를 보면서 친일적 태도로 살아간다. 그리고 자신의 병원에 찾아온 사상범 환자 춘석마저도 매몰차게 자신의 병원에서 쫓아내게 된다. 이인국 박사의 행동이 윤리적으로 보면 잘못된 것이지만 친일적인 태도가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왜냐 하면 개인의 행동은 자유이기 때문에 관용의 입장에서 보면 잘잘못을 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인국의 행동이 옳다는 말인가? 그것도 아니다. 개인과 사회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회는 개인에게 권리와 의무라는 양날의 칼을 준다. 권리의 칼을 쓸 수 있는 대신에 의무라는 다른 쪽 칼날에게 위협받는다. 개인은 국가에게서 권리를 부여받는 대신 동시에 자신의 의도 다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회 속에서의 책임이란 이 권리에 대한 의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이인국 박사는 국가가 위험한 처지에 놓일 때 주권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의무를 저버리고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현실과 타협하고 있다. 이는 개인과 사회와의 관계에서 볼 때 충분히 비판받을 수 있다.
소설에서의 이인국 박사의 직업은 의사이자 아버지이다. 일제 시대 때에 의사라는 직업이면서도 환자를 내쫓은 것은 개인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 된다. 자신의 출세와 처세를 위해 아들에게 러시아말을 배울 것을 강요한 것도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여기서 볼 때 사회 속에서 개인의 역할이라고 하는 것은 자신의 지위에 걸맞는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이인국 박사의 입장에서 볼 때 의사로서의 환자를 치료하는 것, 아버지로서 아들의 행복을 위하는 것이 이인국 박사의 올바른 역할이 될 것이다.
그러면 위에서 살펴 본 사회 속에서의 개인의 책임과 역할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에서의 개인의 윤리적 덕목에 대해서 알아보자.
먼저 개인은 모두가 하나라는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한다. 사회는 한 개인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이익만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입장도 고려하고 되도록 모두의 이익을 위해 힘써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역할에 대한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태도를 버리고 언제나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것도 필요하다.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지켜야 할 의무이기 때문에 꼭 지켜야 할 것이다.
요컨대 사회 속에서 개인의 책임은 주어진 권리에 뒤따르는 의무라고 할 수 있고, 역할은 어떤 지위에 걸맞는 행동 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책임과 역할은 공동체 의식, 법과 질서 준수를 고려해서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위 학생의 서론은 논지를 소개하고 논의의 관점에 대한 소개는 있다. 하지만 분량상 서론의 길이가 짧다.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말이나 동기를 유발하는 내용, 더 나아가서는 논의의 방법이나 순서에 대한 언급을 덧붙였다면 좋은 서론이 될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서론-본론-결론의 분량상 비율은 1 : 2 : 1 또는 1 : 3 : 1 정도가 적당하다.
나) 기본예시 문제 2
다음은 장 자크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발췌한 글이다. 이 글을 읽고 첫째, 루소는 인간 불평등의 기원을 무엇으로 보고 있는지를 밝히고, 둘째, 우리 사회에 내재된 불평등의 사례를 제시한 후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에 대해 논술하시오.
정치상의 차별은 필연적으로 시민들 사이에 차별을 가져 온다. 국민과 통치자들 사이에 증가되어 가는 불평등은 서서히 개개의 사람들 사이에서도 감지되며, 정념(情念)이나 재능에 따라 그리고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고 남용된다. 위정자는 비합법적으로 권력을 탈취할 경우에 그 일부를 양도해 주어야 하는 부하를 만들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시민들이 압제를 용납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다만 맹목적인 야심에 이끌려 자신의 위보다는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독립보다는 권위에 복종하기를 더 좋아하고, 그들이 타인을 쇠사슬에 묶기 위해 자진하여 쇠사슬에 묶이는 데 동의할 때뿐이다.
인간을 부리려는 야심을 조금도 갖고 있지 않은 자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또한 아무리 교묘한 정치가라고 하더라도 자유롭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예속시키기란 대단히 어렵다. 그러나 언제나 운명의 위험을 무릅쓰는 야심가나 자기에게 유리하게 되느냐 불리하게 되느냐에 따라서 무작정 지배하기도 하고 봉사하기도 하는 비겁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위대할지어다, 그대와 그대의 가문은!" 하고 한마디만 던져도, 그는 곧 자기 눈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눈에도 위대해 보였을 것이다. 그의 자손들은 세월이 가면 갈수록 점점 더 지위가 올라갔고, 원인이 모호하고 불확실할수록 그 결과는 점점 위대해졌다. 그리고 일가 가운데 게으른 자의 수가 많아질수록 가문은 점점 더 유명해졌다.
여기서 좀더 상세히 들어간다면, 나는 다음과 같은 것을 쉽사리 설명할 수 있다. 즉, 설사 정부가 간섭하지 않더라도 개개의 인간이 동일한 사회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차별을 고려하게 되면, 그들 사이에는 신용과 권위의 불평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차별은 몇 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그러나 통상 부(富), 신분, 지위, 권력, 개인적인 능력이 주요한 구분이 되며, 이것들에 따라 사람들은 사회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차지하므로, 나는 이들 서로 다른 세력의 조화나 충돌이 국가 구성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가장 정확한 자료임을 증명할 수 있다. 또한 이 네가지 불평등 속에서 개인적인 성질의 것이 다른 모든 것이 기원이므로, 나는 부(富)가 다른 불평등이 귀착되는 근원적인 불평등임을 보여 줄 수 있다. 왜냐하면, 부(富)는 가장 직접적인 안락을 위해 유용하며 가장 쉽게 이전될 수 있기 때문이며, 인간은 그 밖의 모든 것을 사들이기 위해 부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암담함과 비참함 속에서 헤매고 있을 때 몇몇 권력자와 부자가 권세와 부(富)의 절정을 누리고 있는 이유는, 여타의 사람들이 없어서 고통을 받고 있는 것만큼 몇몇 권력자와 부자들이 군세와 부를 향유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의 불행이 끝나는 순간 아무런 조건이 바뀌지 않더라도 그들의 행복도 끝나게 된다.
불평등한 사회에서는 신분과 재산의 불평등, 무익한 기술과 해로운 기술, 보잘것없는 학문으로부터 이성(理性)에도 위배되고 행복과 덕에도 한결같이 위배되는 무수한 편견이 생겨날 것이다. 우리는 집결되어 있는 사람들을 분리시켜 약하게 만들 수 있다면 겉으로는 조화를 이루는 듯이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분열의 씨를 뿌릴 수 있는 것이라면, 또한 권리나 이해(利害)의 대립을 통해 여러 계급들에게 서로의 불신과 증오감을 불어넣음에 따라서 그 여러 계급을 억압하는 권력을 강화할 수 있다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런 행동을 조장하는 통치자들도 볼 수 있다.
바로 이 무질서의 변혁 속에서 그 추악한 머리를 내밀게 되는 전제 정치는, 국가의 어느 부문이건 훌륭하고 건전한 것이 눈에 띄면 닥치는 대로 삼켜 버려 마침내는 법률과 국민까지 발 아래 짓밟고 국가의 폐허 위에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이 최후의 변화가 일어나기 전의 시대는 혼란과 재해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결국은 전제 정치라는 괴물이 모든 것을 삼켜 버려 국민은 이미 통치자도 법률도 갖지 못하게 되고 오직 전제 군주만 이 그것을 갖게 된다. 이 순간부터는 풍습이나 미덕이 문제되지 않는다. 왜냐 하면 '명예에 대하여 아무런 기대도 가질 수 없는' 전제 정치가 지배하는 곳에서는 전제 군주 이외에는 다른 어떤 주인도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제 정치가 입을 열자마자, 거기에는 고려해야 할 성실성이나 의무는 이미 없고 극도로 맹목적인 복종만이 노예들에게 남겨진 유일한 미덕이 된다. 이것이 불평등의 마지막 도달점이며, 한 바퀴 돌아서 우리가 출발한 기점(起點)에 닿게 되는 종국의 지점이다.
유의 사항
1.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내외( 200)로 쓸 것
2. 제목은 쓰지 말고 본문부터 시작할 것
3. 한 편의 완결된 글이 되도록 할 것
4. 맞춤법과 원고지 사용법을 준수할 것
5. 답안 내용에 자신의 신분을 드러낼 수 있는 표현을 하지 말 것
(1) 학생글 1.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고, 사회 속에서 모여 살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인간들이 형성한 사회는 계층이 여러 단계로 분화되어 있어서, 한 계층에 속해 있는 인간은 필연적으로 다른 계층에 속한 사람과 불평등한 관계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불평등이 인류가 처음 생겨난 순간부터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역사책에는 신석기 시대까지 인류는 평등 사회를 이루고 살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인간 사회에 계급이 처음 생겨난 것은 청동기 시대, 농경 문화가 정착되고 사회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부족들 간의 정복전쟁이 활발해진 시기였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제시문에서의 루소의 관점과 맞아떨어진다. 루소는 인간 불평등의 근본 원인을 부(富)의 불평등이라고 보았다. 개개인이 소유한 부가 차이 나기 때문에 그로써 살 수 있는 권세나 신분, 지위 등이 차이가 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청동기 시대의 계급 형성은 농경 생활이 자리를 잡으면서 나타난 사유재산제와 정복전쟁으로 얻은 전리품과 노예의 차등 배분에 따른 것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소유의 불평등에 따른 인간 불평등은 청동기 시대부터 있어왔지만,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와서 빈부 격차가 더욱 커지면서 불평등 현상은 한층 더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오랜 기간 군부 독재 하에서 극소수 특권 계층이 권력과 부를 독점했었고, 독재가 끝난 현재까지도 그 때 형성된 기득권층이 사회의 주류를 이루는 양상을 보인다. 게다가 산업화 과정의 성장 위주의 경제 정책 또한 불평등 현상을 심화시켜서, 지금에 이르러서는 정치 권력과 부가 일부 특권층에게만 집중된 기형적인 모습의 사회가 된 것이다.
얼마 전 떠들썩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 문제는 이러한 모습을 극명하게 드러내준 사례이다. 전 전 대통령의 10대 손자와 손녀가 30억 원 대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이같이 전·현직 고위 공직자들을 비롯한 '가진 자'들이 수십 억 원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반면, 우리 사회에는 하루 생계를 꾸려나가기도 힘든 빈민층 또한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소유의 불평등은 결국 기본적인 기회의 불평등까지 불러일으킨다. 특권층의 부와 권력이 그 자손들에게까지 세습되면서, 교육이나 직업 선택, 여가 활동의 기회 또한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다수의 '못 가진 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의욕을 잃고 좌절하게 되며, 결국 불평등한 사회 현실에 순응하기에 이른다.
이 모든 불평등 현상의 근원이 부의 불평등에 따른 것이라면, 해결책 또한 부의 불평등의 해소가 될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부의 재분배를 위한 누진세·상속세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를 점차 확대 실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미 빈부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진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덜 가진 자들을 위한 사회복지제도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시민들의 올바른 의식 확립이다. 자신이 가진 권리와 책임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스스로의 권리를 보호하고 신장시키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더불어 가진 자들 또한, 그동안 누려온 특권을 사회에 환원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해야 하겠다.
많은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모든 인간이 평등한 삶을 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현대 사회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모든 사람들이 직접적인 불평등을 느끼지 못하고 살 수 있는 사회가 될 것이다. 기본적인 기회의 평등이라는 대전제 아래 전반적인 결과의 평등을 이룩해 나가야 한다.
위 학생은 서론에서 인간 사회의 특성 설명과 그 예시를 들며 논제를 제시하고 있다. 또 불평등 해결의 중요성 피력하고 있어 서론으로서 무리 없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본론에서 전개된 내용에 대한 언급이 빠져 있다. 독자의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화제와 문제 제기, 그리고 이 논술에서 이야기할 핵심 내용과 관련된 문제를 제시해야 글이 자연스럽게 전개 될 것이다. 그리고 처음에 인간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불평등과 관련한 우리 사회의 특정 예를 보여 주면 좋았을 것이다.
(2) 학생글 2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불평등한 것들이 많이 있으며 그 문제점도 많이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불평등의 기원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대답이 있는 글이 있다. 장 자크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인데 여기에서는 불평등의 기원이 정치적인 것에서 비롯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글의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비합리적인 방법으로 권력을 탈취한 통치자들은 자신들이 권력을 탈취한 방법 때문에 그 일부를 양도할 자신의 부하가 필요하게 된다. 그래서 그들은 인간을 부리려는 욕심이 없는 사람과 자유롭기를 원하는 사람까지도 부하로 예속시킨다. 이것을 바탕으로 그들은 비합리적 방법으로 자신의 지위를 올리고 점점 더 유명해진다. 그렇게 될수록 그들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을 유지하려 할 것이다.그리고 그로인해 모은 부를 더욱더 추적해 나간다. 그 결과 평범한 사람들은 더욱더 가난해지고 통치자는 부를 향유한다. 그래서 불평등이 생기고 부라는 것이 개인적인 성질의 것이기 때문에 다른 불평등을 야기시킨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무질서의 변혁 속에서 전제정치가 생기며 그 결과로 종국이 된다고 이 글에서는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불평등의 예로 우리나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우리나라에는 60년대 성장 위주의 정부주도정책으로 인해 여러 가지문제점이 발생하였지만 그 중에서 우리사회에 심각한 문제는 빈부격차이다. 이것은 부자들과 못사는 사람들은 소득차이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이 간격이 더욱더 벌어지고 있으며 지금 아주 심각하다. 예를 들어보면 IMF 시기에 실업자가 아주 많이 생겼으며 반면 정치가나 재벌들은 비리를 저지르고 아주 호화스러운 생활을 했다. 그 예로 예전에 아주 큰 사회논란이 되었던 옷로비 같은 것들이 있다. 거기에다가 요즘 SK재벌의 비리도 그 예이다. 그래서 빈부 격차는 더욱 커지게 되었다.
또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한 불평등대우이다. 그들은 한 노동자로써 우리나라의 노동자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외국인노동자들은 일을 제일 많이 하지만 받는 임금은 한국인노동자들에 비하면 극히 작은 양이다. 게다가 노무현대통령이 외국인노동자들과 한국인노동자간의 대우를 동등하게 한다고 하자 기업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외국인노동자도 같은 노동자로서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을 알아보자. 우선 의식적인 차원에서 보면 정치가나 일부 비리를 저지르는 기업가들의 의식을 고쳐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인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고쳐야할 것이다. 다음으로 제도적 차원에서 살펴보면 소득 재분배등의 사회보장제도를 실시해서 못사는 사람들의 최소한의 생계보장을 한다면 이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보고 외국인노동자와 한국인 노동자 대우에 대한 법을 만들어서 제재를 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재벌기업들의 행동에 대해 정부가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것이다.
이상에서 본 것처럼 우리나라의 불평등문제는 심각하며 꼭 해결해야 할 것이다. 위에서 말한 해결책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해결책들을 찾아 조금이나마 이러한 현상들을 고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위 글은 우선 보기에도 서론의 분량이 많다. 서론의 분량이 과대해진 이유를 분석해 보면, 부분이 불필요하게 서술되어 있기 때문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서론에서 논제에 대한 분석, 제시문에 대한 분석을 간략히 언급하는 것은 좋다. 자신이 논제와 제시문을 어떻게 받아 들였는지를 밝히는 것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 학생은 제시문 분석을 줄거리를 요약한 것처럼 장황하게 썼다. 밑줄 그은 부분은 모두 삭제해도 무방하다.
(3) 학생글 3
문명이 발달하게 됨에 따라서 생산력이 증대되고 계급이란 것이 생기게 되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평등하게 살아오던 사람들에게 있어서 차이, 아니 불평등이란 개념은 상당히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이에 사람들은 불평등이란 것에 대하여 연구하기 시작하였고 그것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불평등에 대해 연구한 사람 중의 하나인 루소는 불평등의 기원을 부에서 찾고 있다. 부라는 것은 가장 직접적인 안락을 위해 유용하며 가장 쉽게 이전될 수 있기 때문이며 인간은 그 밖의 모든 것을 사들이기 위해 부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부에 의한 불평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그 예로는 서울의 대치동 집값이 폭등한 것을 들 수 있다.이 지역의 집값은 보통 집값의 2배를 호가하는데 그 이유는 이 지역에 많은 유명한 보습학원들이 들어서고 이 유명한 보습학원에 수강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지역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학원에 수강하려는 의도는 무엇일까? 단지 더 유능한 강사에게서 수업을 듣기 위해서일까? 학원 수강은 표면적인 이유이고 그 밑바탕에는 타인보다 좀 더 우월한 교육을 통해서 이제껏 자신들이 구축해온 특권을 지속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다. 즉 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부와 권력을 영유하기 위해서 누구나 평등하게 제공받아야만 하는 교육마저도 부라는 수단을 통해서 독점하고 있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부를 가진 특권 계층들은 자신들만의 집단을 형성하고 자신들의 특권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조선시대처럼 퇴보한 사고방식으로 세습하고 있다.
이들을 통해 우리는 부에 대한 불평등 현상을 알 수 있었다. 그러면 이러한 문제점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크게 2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정신적인 측면, 다른 하나는 외적인 규제이다.
의식적인 면을 통한 방법은 서양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서양에서 부와 권력을 가진 특권계층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축적한 부와 권력을 혼자만의 힘으로 이룩한 것이 아닌 사회 구성원들과의 협력에 의해서 이룩한 것으로 본다. 따라서 그들은 자신들의 부와 권력을 사회에 환원한다. 소위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것이다.
제도적인 측면으로는 최저생활보장법, 상속세 등의 법적 제재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므로 이를 통해 해결하려는 것은 무리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축적해온 부와 권력을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강제적으로 앗아 간다면 그것은 현대 사회를 이루고 있는 중요 권리 중의 하나인 자유에 위배되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통해서 문제의 해결책은 인간 자신의 의식의 개혁으로 귀결된다.
인간은 혼자서는 아무런 의미가 될 수 없다. 사람들이 서로를 위하고 하나임을 인식할 때 비로소 인간들은 자신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제껏 우리들은 자신의 욕심에만 눈이 멀어 무엇보다 소중한 우리의 진정한 의미를 잃고 있었다. 이제 우리들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의식이 개혁을 통해 지금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불평등이라는 문제를, 우리의 진정한 의마저도 잃게 만들었던 것을 없애야만 한다.
위의 글은 서론의 범위가 불분명하다. 문단 하나만으로도 서론이 될 수 있고, 과 을 서론으로 볼 수 있다. 어떻게 되든 문제가 있다. 우선 문단에서는 문명 발달에 따른 생산력 증대, 그리고 계급의 관계를 불평등 개념과 연결시켜 서술하였다. 그리고 불평등에 대한 연구에 대해서 이야기하였다.
이 문제의 서론에서는 '불평등을 해결해야하는 이유와 논제 설정' 정도가 언급되면 좋을 것인데, 위 학생의 글을 여기에 맞추어 해석하면 '인간에게 어느 순간 불평등이란 것이 생겨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인간은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여기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로 요약 된다. 충격적인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는 문제점이 있고, 논제에 대한 언급이 부족하다. 문단에서 이 부분에 대해 충족시키려했다면 서론 부분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제시문을 분석한 것-루소는 불평등의 기원을 '부'에서 찾고 있다.-을 언급하고 있으므로 본론의 내용으로 적합하다.
다) 심화 예시 문제
[제시문 1]과 [제시문 2]를 읽고, 앞으로 예술이 어떻게 변화해 갈 것인지 사회의 변화 속에서, 예술의 변화 방향을 유추하여 논술하시오(사회의 변화와 예술의 변화 방향이 드러나도록 쓸 것).
(1) 읽기 자료
[제시문 1] 아름다운 육체에서 미(美)의 이데아로
사랑을 향해 인도되어 가는 어떤 사람이 아름다운 것들을 올바른 순서대로 바라보면서 목표한 곳까지 이르렀다면, 그 사람은 어느 순간 본질적으로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소크라테스여, 우리가 기울여 왔던 모든 노력의 목표점인 아름다움 그 자체입니다, 이 아름다움은 첫째, 영원히 존재하므로 생겨나거나 없어지지도, 늘어나거나 줄어들지도 않는답니다. 둘째, 이 아름다움은 어떤 관점에서는 아름답고 어떤 관점에는 못나거나, 어떤 때에는 아름답고 어떤 때는 못난 것이 아니고, 어떤 것에 비해서 아름답고 어떤 것에 비해서는 못나거나, 여기에서는 아름다운데 저기에서는 못난 것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에게는 아름답고 다른 사람에게는 못난 것도 아니랍니다.
이런 아름다움은 그 사람의 얼굴에도, 손에도, 몸의 다른 어느 한 부분에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또 어떤 사유에도, 어떤 지식에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어떤 특정한 존재의 특정 부분 안에도, 예컨대 땅이나 하늘, 그밖에 어떤 곳의 생명체 안에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아름다움은 그 자체로 독립적이며, 근본적인 성격을 지닌 유일한 것으로 영원히 존재합니다. 한편 다른 모든 아름다운 사물들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이 본질적인 아름다움에 참여하지요. 즉 그것들은 생겨나거나 사라지지만,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늘리거나 줄이거나 또는 변하게 하지 않는 답니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 이 세상의 아름다운 사물에서부터 시작하여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소년에 대한 사랑을 올바르게 실천하여 최상의 아름다움을 알아차리기 시작했다면, 그 사람은 목표점에 거의 다다른 것이라 하겠지요.
자기 스스로, 혹은 다른 사람에게 인도되어 사랑에 관한 것들에 접근할 수 있는 올바른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세계의 아름다움에서 출발하여 저편의 아름다움을 목표로 삼고, 사다리에 오르듯 끊임없이 한 단계씩 올라가는 겁니다. 다시 말해 하나의 아름다운 육체에서 출발하여 두 개의 아름다운 육체로, 두개의 아름다운 육체에서 모든 아름다운 육체로 가는 거지요. 그런 다음 아름다운 육체에서 아름다운 활동으로, 아름다운 활동에서 아름다운 지혜로, 그리하여 가장 높은 단계인 지혜, 초자연적인 아름다움 그 자체를 인식하는 지혜에 도달하는 것이랍니다.
-플라톤 <향연 symposium, B.C 384>
[제시문 2] 미(美)는 변기 물과 함께
1917년, 뒤샹은 남성용 변기 하나에 <샘물fountain>이란 이름을 붙여 전시회에 출품했다. 그 '오브제'는 공장에서 나온 수백 개의 똑같은 변기 중에서 고른 평범한 것이었다. 물론 이 미학적 쿠데타에 공식적으로 거세게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뒤샹의 행동이 사기, 장난이며, 고약한 짓거리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또 변기같이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을 예술작품이라고 부르길 거부했다.
변기가 일으킨 혁명의 의미는 무엇일까? 뒤샹은 '미'를 죽여 버렸다. 마치 프랑스 혁명이 왕을 죽이고, 니체가 신을 죽인 것처럼, 뒤샹 이후로 사람들은 예술을 '미'의 관점이 아니라 '의미'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게 되었다. 예술작품은 이제 아름다움이 아니라 의미를 지닐 것을 요구받게 되었다.
수 세기 동안 예술가들은 아름다운 사물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물을 아름답게 표현해내는데 치중했다. 저녁놀, 그릇에 담긴 과일, 바다 풍경, 여자의 몸. 이 모든 것을 가능한 한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이 예술가들의 목표였다. 뒤샹은 미를 폐기처분하고, 완전히 관념적이고 지적인 예술을 창조했다.
그리스의 이상주의적 철학자(현실보다 관념을 중시하는 철학자)인 플라톤(B.C.427-347) 이래로 관념적인 세계는 순수한 이데아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하는 전통이 있었다. 순수한 미, 순수한 현실, 순수한 정의, 순수한 선. 시간의 제약을 받아 도달할 수 없는 관념의 세계 저 너머, 표현의 밖에 있는 이데아들에게 현실의 감각적인 세계는 필요 없다고 여겨졌다. 플라톤과 그를 따르는 제자들은 아름다움이란 미의 이데아에서 온 것이며 그러한 성질을 띠고 있다고 생각했다. 미의 이데아에 가까울수록 아름답고, 멀수록 덜 아름답다. 이러한 예술에 대한 이상적인 관념은 뒤샹에 이르기까지 25세기를 이어왔다. 변기는 미학적 세계에 대한 플라톤적인 관점을 박살내버렸다.
-미셀 옹프레 <원숭이는 왜 철학 교사가 될 수 없을까> 중에서
유의 사항
1. 한 편의 완결된 글로 쓸 것.
2. 어문 규정과 원고지 사용법에 따를 것.
3. 논술문의 주제를 잘 드러내는 제목을 쓸 것.
4. 1,600 자 내외(제목, 띄어쓰기 포함, 200 자)로 쓸 것.
(2) 예시 답
대중 속에서 예술의 발달 경향
조선시대의 미인은 외모뿐만 아니라 시 서 화에 재능을 두루 갖춘 이였다. 특히 황진이의 작품은 동시대의 문인들의 작품과도 견줄 수 있을 정도이다. 반면, 오늘날의 미인은 겉모습만을 보고 가려진다. 그가 지닌 인품, 자질은 관심 밖이며, 오히려 얼굴만 예쁘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 이러한 가치관의 변화는 사회의 변화에 기인하며, 예술을 바라보는 관점도 이에 따라 관념적 추상적인 것에서 현실적 구체적인 것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러나 예술의 관습적인 기준을 거부하는 관점은 전통적인 예술관을 가진 사람들의 저항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회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과거 봉건제도 하에서는 엄연한 신분제도가 존재해서, 모든 사회활동은 계층에 따른 제약이 가해졌다. 따라서 예술 활동은 직업 예술가나 고위 계층에서 이루어졌으며, 그 향유계층 또한 그들 자신이었다. 이들은 대다수의 사람들에 비해 지식이 풍부했으며 그것을 통해 그들만의 관념적인 미의 기준을 만들었다. 이들이 만든 작품은 현실세계와 동떨어져 있어 그들만의 이상을 추구했으며, 이는 하층민들에 대한 우월감을 안겨주기도 하였다. 그러나 봉건제도가 무너지고 난 후, 예술은 더 이상 소수 특권층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천 년 가까이 지속되어 온 예술 활동에의 접근성의 차이는 매우 컸다. 예술을 하고자 하는 일반인은 기존의 예술의 틀에 맞춰 모방을 해 보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관념의 세계는 이들에게 회의감만을 안겨다줄 뿐이었다. 그리고 닫힌 미의 기준 속에서 이들은 일종의 제약을 받았고 이로 인해 불만감은 쌓여갔다. 이러한 불만감의 표출은 그때까지도 예술을 향유하는 계층이 아니었던 대중이 예술을 향유하는 주체로 떠오름과 동시에 생겨났다. 그것은 포스트모더니즘이란 이름 하에 이루어졌다. 그 동안 이해할 수 없던 예술작품을 봐야만 했던 대중들은 이를 혁파한 포스트모더니즘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그리하여 미의 기준을 좀더 현실적인 곳으로 끌어내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모든 것을 물질적 가치로만 판단하려는 생각이 만연하게 되었다. 예술도 이를 피할 수는 없었다. 따라서 포스트모더니즘은 상업주의와 결합하게 되었다. 대표적인 포스트모더니즘 작가인 앤디 워홀은 예술의 무의미성과 상업성을 추구하였으며 작품 활동의 주제로, 뒤샹의 '변기'를 능가하는 '코카콜라' 등 지극히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것들을 선택하였다. 이때, 예술의 주안점은 대중의 눈길을 끄는 것에 맞춰져 있었다. 따라서 예술은 좀더 감각적이고 자극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로 인해 대중이 작품창작의 주체가 된 오늘날 극도로 발달하게 되었으며, 인터넷의 발달에 따라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더욱 심화되는 쪽으로 나아갈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상황에서도 여전히 고답적이고 이상적인 예술은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예술의 변화에 대해 걱정하고 반대하는 이들 또한 적지 않다. 그러나 역사에 흐름이 존재하듯이 예술에 대한 관점도 사회의 변화에 따라 변하게 마련이다. 예술을 지배하는 것은 과거부터 내려온 관습이 아니라 현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자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술은 예전의 높았던 벽을 허물고 이를 향유하는 대중과 호흡을 맞추며 현실성을 추구하는 가운데 발전해 나갈 것이다.
먼저 위 문제의 논제를 분석해 보면, 앞으로 예술이 어떻게 변화해 갈 것인지 사회의 변화 속에서, 예술의 변화 방향을 유추하여 논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단서로, 사회의 변화와 예술의 변화 방향이 드러나게 쓰도록 지시하였다. 이 논제에 대해서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물음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 예술이란 무엇인가?
- 예술은 과연 변화하는가?
- 예술이 변화한다면 그 방향이 있는가?
- 예술의 변화와 사회의 변화는 상관관계가 있는가?
이러한 물음을 바탕으로 (제시문 1) 과 (제시문 2)를 읽고, 앞으로 예술이 어떻게 변화해 갈 것인지를 사회의 변화 속에서, 예술의 변화 방향을 유추해야 한다.
제시문을 간략히 분석하여 정리하면, 제시문의 제목을 보면 (가)는 '아름다운 육체에서 미(美)의 이데아로' (나)는 미'(美)는 변기 물과 함께'로 되어 있다. 즉 (가)는 미(美)에 대하여 아름다운 사물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물을 아름답게 표현해내는데 치중하면서 미(美)이데아를 추구했다면 (나)는 관념적 미(美) 이데아를 거부하고 현실적 감각을 중요시하고 있다. 이러한 제시문을 사회의 변화와 예술의 변화 방향이 드러나도록 쓸 것을 강조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한 위의 예시 답안은,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면, 위 학생은 이 지시문에 매우 충실하게 글을 썼고, 사회의 변화 속에서 예술이 앞으로 어떻게 변해 갈 것인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잘 피력하고 있다.
먼저, 위 학생이 작성한 개요표를 참고하면 이 글이 잘 짜여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주제 : 예술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대중과 호흡하며 현실에 맞게 발전해야 한다.
서론: 미인에 대한 기준 변화(내면->외면)
----> 예술의 변화 언급
본론: 1. 사회 변화에 따른 예술의 변화
봉건제도 아래의 예술 vs 근현대의 예술
(신분제, 이상적) (포스트모더니즘, 대중성)
2. 오늘날의 경향과 발전 방향
자본주의 --> 대중성, 상업성 추구
대중이 창작 주체로 참여
결론: 반대론자 존재(전통적 예술관 존재)
예술의 변화 인정해야함
특히 서론에서, 황진이의 예를 들어 '미인'에 대한 기준이 변화함을 언급하고, 그 가치관의 변화는 사회의 변화에 기인하며, 예술을 바라보는 관점도 관념적 추상적인 것에서 현실적 구체적인 것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서술하고 있다. 또, 예술의 관습적인 기준을 거부하는 관점은 전통적인 예술관을 가진 사람들의 저항을 받고 있지만 이는 사회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말함으로써 결론을 미리 제시하였다.
논제 자체가 어렵고, 제시문도 상당히 분석하기 힘든 문제이기 때문에 글을 쓰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게 되면 대부분의 글이 자칫 어려워지고 논지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게 된다. 이글은 서론에서 미리 결론을 간단히 언급함으로써 글쓴이의 논지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글 전체적으로도 주어진 지시에 부합되었기 때문에 상당히 수준이 높은 글이라 할 수 있다. 얼마 전 모 대학교의 입시 팀장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논술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었고, 요즘의 대입 논술의 경향이나 학생들의 실력 등에 대해 질문을 했다. 그 팀장의 대답 중 몇 마디만 요약하면, '요즘 학생들은 논술 능력이 탁월하다. 글 쓰는 능력에 대해서는 누가 좋고 나쁘다는 것을 판단하기 어렵다. 그래서 판단의 기준은 주어진 조건이나 문제의 요구를 얼마나 충실히 이행하고 있느냐에 따라 점수가 크게 나누어진다.' 는 것이다.
만약 위 학생이라면 글쓰는 기술적인 면에서도 수준이 있고, 문제의 요구 사항도 충실히 이행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학생이 스스로 글을 개요표로 작성하면 다음과 같다. 배경지식도 풍부하고 서론에서부터 한편의 예술 비평문(예술의 발달에 대한)을 읽는 것처럼 글 속에 빠져들게 한다. 이는 서론에서 자신의 논지를 미리 언급함으로써 자칫 어려운 내용으로 보일 수 있는 본론과 결론을 받아들이는데 수월해진 결과라 할 수 있다.
나. 본론 쓰기
1) 본론의 뜻
본론은 서론에서 제시된 화제를 풀어 나가는 과정이다. 논제에 알맞은 논거를 제시하고, 치밀하게 논의하면서 논지를 전개해 나가는 과정이 본론이다. 따라서 본론은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가운데 토막'이며 핵심 중의 핵심이라 할 만하다.
2) 본론의 조건
가) 논제에 합당하게 할 것.
서론에서는 글의 목표, 문제점, 범위 등을 제시한다. 그것에 합당하지 않은 본론은 무의미하다. 서론을 쓸 때 본론을 생각하면서 썼듯이 본론을 쓸 때에도 서론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나) 줄거리를 미리 만들 것.
논술은 구성의 체계성을 매우 중시한다. 논리는 체계적인 구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단어 선택에서부터 단락의 짜임까지 부분과 전체의 관계를 세심하게 따지는 일은 구성의 체계성을 통해서 논리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작업을 위해 개요를 작성하는 일이 필요하다.
다) 충분하게 논의할 것.
설득력을 강화하기 위해 누구나 다양하고 새로운 논거를 끌어 오고자 노력한다. 여러 논거를 이용하여 각 항목에 대해 충분하게 논의하는 일이 우선적인 일이다. 그렇게 충분히 논의된 내용은 자신의 논지를 충족시키는 논거가 될 것이다.
라) 독창성을 확보할 것.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글은 일반성과 타당성을 확보할 수는 있지만 참신성과 독창성을 얻기는 어렵다. 고정 관념을 깨는 일은 독창성 확보의 지름길이다. 물론 주어진 논제의 범위를 벗어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3) 본론 쓸 때의 주의 사항
가) 서론에서 취급한 논제 해석을 중복하지 말 것.
본론은 문제의 제기나 논의 방향을 다루는 부분이 아니다. 이들은 이미 서론에서 이루어진 것이니 다시 언급하는 일은 구성의 치밀성을 깨뜨릴 뿐만 아니라 독자의 거부감을 유발한다.
나) 논제와 무관한 언급을 피할 것.
주어진 서술량을 지키는 것은 필수적이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거기에 집착하여 불필요한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내용이나 논증이 없어도 이해할 수 있는 내용 등을 장황하게 늘어 놓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따름이다. 본론에서 사용하는 제재들은 논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어야 한다.
다) 단락의 유기성을 견지할 것.
본론은 두세 단락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다. 그럴 때 각각의 단락은 서로 밀접하게 관련을 맺도록 고려하여야 한다. 전제에 따른 상술이나 예시, 부연 설명 등으로 이루어진 단락이 서로 별개의 것으로 존재한다면 실패한 논술이라 할 수밖에 없다.
라) 남의 견해와 자신의 견해를 엄격히 구분할 것.
논술은 자신의 견해를 쓰는 글이다. 그러므로 남의 견해를 자신의 것처럼 이용하는 일은 잘못이다. 물론 '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를 언급하여야 되는 경우가 없지는 않다. 그럴 때라도 남과 다른 견해가 포함될 때라야 독자의 반응도 좋기 마련이다. 남의 견해를 논거로 쓸 때는 그런 사실을 분명히 밝혀 두어야 한다.
4) 예시
가) 기본 예시 문제 1
(1) 학생글 1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공동체 정신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두레나 품앗이, 계와 같이 혼자가 아닌 둘이상이 모여서 일을 해나갔다. 단순히 같이 일하는 것을 떠나 자신의 이익을 포기해서라도 전체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여야 한다.
그러나 일제 식민을 거치고 여러 서양 문물이 들어왔다. 그 중 공동체 정신과 상반되는 것이 개인주의 사상인데, 이것이 우리나라 등 동양의 나라에서 수용되다가 변질되어 이기주의가 생겨났다.
'꺼삐딴 리'의 이인국 박사는 일제 시대를 살고 있는 인물이다.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자도 있지만 그는 그와 다르데 현실에 안주하는 삶을 살게 된다. 먼저 일본 세력이 득세할 때 자신을 황국신민이라고 비유하면서까지 일본 세력에 아첨을 떤다. 그러나 오히려 도와주어야 할 독립운동가들을 사상범이라 하면서 도와주지 않는다. 그 후 러시아 세력이 득세할 때 그는 그의 아들 보고 노어를 배우라고 한다. 그의 아들은 끝내 독립 운동을 하고 잡히지만 그는 아들을 비판한다. 난 그는 오히려 비판해야 한다고 본다. 그는 상황에 따라 행동을 바꾸며 자신에게 이익이 될 행동만 한다. 나라 전체를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태도를 쉽게 바꾸는 기회주의자이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장악한 악의를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현재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는 일본 편에 선다. 이는 우리 전통 덕목인 공동체 정신을 무시하는 태도이다. 살신성인을 해서라도 조국을 지키는 것이 우리의 정당한 행위이며, 그러지 못하더라도 목숨을 바쳐 투쟁하는 위인들을 도와주어야 한다. 하지만 이인국의 태도는 시종일관 기회주의자의 태도를 보인다. 그것은 이인국의 마지막 대사에서 '…임기응변의 선수를 쓸 줄 알아야지'에서도 명백히 드러난다.
개인주의의 관점에서 보면 사회 전체의 이익은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개인의 이익을 생각하여야 한다. 우선 자신의 이익이 보장되고 난 후에 개인간의 합의나 교류에 의해서 이익이 나누어지고 사회가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손해를 보게 된다.
공동체 정신에 따르면 개인은 사회를 위해서 개인의 이익은 잠시 뒷전에 밀어놓아야 한다. 개개인의 조화와 화합으로 일을 해서 사회가 이익을 얻게 되어야, 개인이 이익을 보게 되거나 또는 차등적인 분배로 인해 이익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이 두 가지의 합이 필요하다. 사회의 이익을 중요시해야 하지만, 그러기에는 개인이 손해 볼 때가 너무 많다. 개인이 이익을 추구할 때는 사회나 그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경계선까지만 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의 이익을 위해, 사회에 적극적 참여를 하여, 이익 증진을 시키고, 사회에 불이익 되는 구성원들을 규제하며,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번성과 그 책임을 지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학생이 청소를 한다고 하자. 자신의 청소구역을 청소하지 않는다면 그 순간은 편할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학생들의 비난을 받게 될 것이고, 그 구역은 더러워서 외관상 좋지 못할 것이다. 나중에 선생님께 혼나게 되고, 그 학생은 그 구역을 청소를 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이인국 박사의 행위는 바람직한 현대 개인 생활 덕목에 어긋나 있으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현실에의 참여와 지금까지 저지른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어야 할 것이며, 다른 구성원 협조를 구하여 나라에 독립에 대해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인국 박사의 행위는 단순히 한 개인의 행위가 아니다. 현대 사회의 구성원들은 우리 모두이며, 행위의 결과의 책임은 우리들이 지는 것이다.
위 학생의 글은 ∼ 을 본론으로 볼 수 있다. 각각의 내용을 정리하면,
에서는 이인국에 대한 성격 분석
은 개인주의 관점에서 사회와 개인을 보는 태도,
은 공동체 정신에 따른 사회와 개인을 보는 태도,
에서는 위 두 태도의 합(合)이 필요함을 주장하고,
에서는 에 대한 예시를 들고 있다.
위 글은 이렇게 볼 때, 논제를 바르게 분석하고, 거기에 맞게 본론을 잘 전개하였다고 볼 수 있다. 본론의 기본 조건인 '논제에 합당하게 서술하기'에 충족된 글이다.
위 문제는 ① 이인국이 일제 시대와 해방 직후의 시기를 지내 오면서 사회 속에서 어떤 처세를 하였느냐는 점을 밝히고, ② 현대 사회의 특징과 개인 윤리의 개념을 생각하여 현대 사회가 어떤 모습을 지니는지 특징을 확정하여, ③ 현대 사회의 특징과 관련지어 개인에게 요구되는 윤리적 덕목을 서술하여야 한다.
위 학생은 ①은 에서 충족 되었고, ②는 , 에서 언급하였으며, ③은 , 을 통해 제시하였다. 그렇게 때문에 위 학생은 기본 점수 이상은 확보하였다고 볼 수 있다. 단지 제시한 덕목( 부분)이 내용상 중용(中庸)과 관련지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언급을 해주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그래서 추측컨대 그 단점을 의 예시를 통해 극복해 보려 한 것 같다.
(2) 학생글 2
이 글이 과연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우리는 이 한 편의 글을 통해서 사회 속에서의 개인의 역할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 인물이 우리에게 어떤 점을 시사하고 있는지 알아 보고 나아가 사회 속에서 우리의 역할을 모색해 보자.
일단 사상범이라는 이유만으로 중환자인 사람을 입원실이 없다는 억지로 환자를 돌려보내는 데에 대해서 그는 의사로서의 책임을 뒤로 하고 사회적 체면을 중시하는 인간이다. 그리고 이 인간은 자신의 아들을 통해서 뭔가 이 사회에서 주목을 받고 싶어 한다. 신문을 읽으며 하는 말에서 그의 처세술을 엿볼 수 있다. 시대의 흐름에 편승해서 아들이 사변에 참가하기를 바라는 것에서 이 사람은 시대에 영합하는 인물이다. 즉 때를 잘 타서 한 번 이름을 날리기를 기대하는 인물이란 말이다. 그리고 아들을 외지에 보내는 데에 대해서 염려하는 그의 부인과는 달리 어떻게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아들의 안전을 생각하지 않는 어쩌면 이기적인 인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목적이 있다면 그 목적을 위해서 달려나가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어쩌면 패기 있는 인물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사태를 분명히 파악하고 임기응변으로 그 사태를 모면한다는 점에서 생각이 빠른 인물일 것이다. 그리고 모국의 사상을 옹호하고 혁명 정신에 투철한 인간일 것이다. 혁명이라는 위험한 일을 비록 아들을 통해서지만 목숨을 바쳐서 행한다는 의미에서 이 사람은 애국자인 것 같다. 그럼 개인은 사회를 위해서 왜 존재하는지 사회를 위해서 개인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간단히 말한다면 개인은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위에서 꺼삐딴 리는 목숨을 바쳐서 혁명 과업을 수행하기를 바라는 면에서 애국자적 면모를 보인다고 하였다. 자국의 사상의 확산을 꾀하는 한 개인으로서 그는 사회의 발전을 도모한 것이다. 하지만 그 개인이 사회의 겉으로의 발전만을 생각하며 내부의 발전에 대해서는 모른 체 한다는 데 대해서는 위하는 입장을 달리한다. 사회는 개개인으로 구성된 하나의 공동체 집단이다. 모든 사람들이 꺼삐딴 리처럼 겉으로 보이는 물질적인 것에만 치우쳐서 구성원들을 골고루 보지 못한다면 그 사회는 비록 흥했다고 할지라도 내적인 면에서는 결코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사회는 비유하자면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 사는 사회, 사람들 간의 신뢰가 형성되고 자기만이 아니라 남의 처지도 고려해 주며 그리고 그 사람이 가난하다거나 사회적으로 핍박받는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을 감싸줄 줄 알며 서로 돕고 사는 그런 사회가 되기 위해 그 구성원들이 노력한다면 그 사회는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니라 진짜 참살구가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글은 우리에게 이 사회 속에서 우리의 위치를 깨닫게 해 주고 나아가 우리가 사회를 위해서 어떻게 바르게 해야 할지를 시사해 준다.
우리는 지금까지 개개인이 사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어떤 역할을 수행해 나가야하는지를 배웠다. 개개인이 자신만이 아닌 공동체를 위해서 아낌없는 애정과 시선을 통해서 우리가 맡은 바 책임을 다한다면 우리 사회는 무궁한 발달을 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혹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것이 아닐지라도 우리는 그 속에서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무언가 따뜻하고 가치있는 소중한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위 학생의 본론은 내용상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에서는 이인국에 대한 분석, 에서는 개인이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서술되어 있다.
먼저 형식적인 측면을 보면, 하나의 내용은 하나의 문단으로 구분되는 것이 기본이다. 에서 문단을 구분해야 한다.
내용적인 측면에서 은 논제에서 제시한 것을 충족하여 썼지만, 은 문제에서 제시한 논제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3) 학생글 3
전광용의 <꺼삐딴 리>를 보면 이인국 박사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신이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처세술을 이용해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이다. 현대 사회에서도 이인국 박사처럼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 지금부터 <꺼삐딴 리>라는 소설을 통해 이러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알아보고 사회 속에서의 개인의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우선 이인국 박사와 같은 사람들에게도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첫째로 이인국 박사는 의사로서 환자의 병을 치료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이인국 박사는 자신의 직분을 잊고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그냥 돌려보낸다. 이것을 볼 때 이인국에게는 자신의 역할 인식이 부족하다. 그러므로 이인국에게는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그것을 올바르게 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둘째로 이인국 박사는 환자의 겉모습을 보고 경제사정이 안 좋아 보이고 자신의 명예를 위해 입원을 거부한다. 그에 반해 일본인 간부들이 자신의 집처럼 드나든다는 것을 보면 이인국 박사는 산부와 가난한 자들을 다르게 대우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이인국 박사에게는 모든 사람에게 공정하게 대하는 공정성이 필요하다.
셋째로 이인국 박사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환자에게 피해를 주었으며 심지어는 자신이 이 세상을 떳떳하게 살고 싶어서 자신의 아들을 유학 보내고 사변이 터져서 아들에게 피해를 주었다. 이것을 볼 때 이인국 박사에게는 우리는 하나라는 공동체 의식이 결여되어 있다. 그러므로 공동체 의식을 가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넷째로 이인국 박사는 시종일관 정직하지 못한 일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환자에게 입원실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 처세술이란 것 자체가 정직하지 못한 일이다. 그러므로 이인국 박사는 정직이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늘 올바른 생활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위에서 본 것처럼 이것은 이인국 박사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덕목일 것이다.
다음으로 개인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알아보자.
위에서 보듯이 우선 개인은 자신의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공자의 사상에서 정명정신이라는 말과 비슷한 말이다. 그리고 개인은 모든 사람에게 공정해야 한다. 만약 공정하지 못하다면 어떻게 될까?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사회가 아주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공정하게 대우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할 것이다. 또 개인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어서도 안 되며 자신의 잘못은 자신이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무질서한 사회가 될 것이며 혼란스러울 것이다.
이상에서 보다시피 개인과 사회는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서로 대립하면서 존재하는 대립체이다. 개인도 사회를 위해 존재하며 사회도 개인을 위해 존재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개인이 없는 사회란 존재하지 않으며 사회가 존재하지 않는 개인은 아주 슬픈 존재일 것이다.
인간은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다. 그리고 각 개인은 서로 공존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잘 알고 바르게 행해야 하며 위의 덕목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가 바라는 좋은 사회가 찾아오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해 본다.
위 학생의 글은 본론의 첫 부분에서 이인국을 분석하면서 요구되는 정신까지 서술하였다. 다른 학생들이 생각하지 않는 자신만의 분석인 셈이다. 이런 독창적인 최근의 논술에서는 중요시 되고 있다. 단 독창적인 논술을 한다고 논제에서 주어진 것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위 학생은 이인국의 성격을 분석한 것을 충족했으면서도 ∼ 의 요구 정신까지 잘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본론의 마지막에는 개인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 세 가지를 언급함으로써 논제의 요구사항을 맞추고 있다.
나) 기본 예시 문제 2
(1) 학생글 1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고, 사회 속에서 모여 살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인간들이 형성한 사회는 계층이 여러 단계로 분화되어 있어서, 한 계층에 속해 있는 인간은 필연적으로 다른 계층에 속한 사람과 불평등한 관계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불평등이 인류가 처음 생겨난 순간부터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역사책에는 신석기 시대까지 인류는 평등 사회를 이루고 살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인간 사회에 계급이 처음 생겨난 것은 청동기 시대, 농경 문화가 정착되고 사회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부족들 간의 정복전쟁이 활발해진 시기였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제시문에서의 루소의 관점과 맞아떨어진다. 루소는 인간 불평등의 근본 원인을 부(富)의 불평등이라고 보았다. 개개인이 소유한 부가 차이 나기 때문에 그로써 살 수 있는 권세나 신분, 지위 등이 차이가 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청동기 시대의 계급 형성은 농경 생활이 자리를 잡으면서 나타난 사유재산제와 정복전쟁으로 얻은 전리품과 노예의 차등 배분에 따른 것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소유의 불평등에 따른 인간 불평등은 청동기 시대부터 있어왔지만,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와서 빈부 격차가 더욱 커지면서 불평등 현상은 한층 더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오랜 기간 군부 독재 하에서 극소수 특권 계층이 권력과 부를 독점했었고, 독재가 끝난 현재까지도 그 때 형성된 기득권층이 사회의 주류를 이루는 양상을 보인다. 게다가 산업화 과정의 성장 위주의 경제 정책 또한 불평등 현상을 심화시켜서, 지금에 이르러서는 정치 권력과 부가 일부 특권층에게만 집중된 기형적인 모습의 사회가 된 것이다.
얼마 전 떠들썩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 문제는 이러한 모습을 극명하게 드러내준 사례이다. 전 전 대통령의 10대 손자와 손녀가 30억 원 대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이같이 전·현직 고위 공직자들을 비롯한 '가진 자'들이 수십 억 원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반면, 우리 사회에는 하루 생계를 꾸려나가기도 힘든 빈민층 또한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소유의 불평등은 결국 기본적인 기회의 불평등까지 불러일으킨다. 특권층의 부와 권력이 그 자손들에게까지 세습되면서, 교육이나 직업 선택, 여가 활동의 기회 또한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다수의 '못 가진 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의욕을 잃고 좌절하게 되며, 결국 불평등한 사회 현실에 순응하기에 이른다.
이 모든 불평등 현상의 근원이 부의 불평등에 따른 것이라면, 해결책 또한 부의 불평등의 해소가 될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부의 재분배를 위한 누진세·상속세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를 점차 확대 실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미 빈부간 격차가 크게 벌어진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덜 가진 자들을 위한 사회복지제도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시민들의 올바른 의식 확립이다. 자신이 가진 권리와 책임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스스로의 권리를 보호하고 신장시키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더불어 가진 자들 또한, 그동안 누려온 특권을 사회에 환원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해야 하겠다.
많은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모든 인간이 평등한 삶을 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현대 사회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모든 사람들이 직접적인 불평등을 느끼지 못하고 살 수 있는 사회가 될 것이다. 기본적인 기회의 평등이라는 대전제 아래 전반적인 결과의 평등을 이룩해 나가야 한다.
위 학생이 쓴 본론은,
제시문 내용 요약(불평등의 기원)
불평등 사례 제시 및 시각 제시
해결책 제시
-합리성을 띤 법적 장치 마련
-이타지향적 제도
-도덕적인 삶의 중요성 인식
으로 구조화 할 수 있다.
본론의 문단은 제시문에 나타난 자신의 의견을 요약하고 있다. 이럴 때는 두괄식으로 진술하는 것이 효과적인데, 윗글도 두괄식으로 서술하였다. 은 우리 사회에 잠재된 불평등 요소를 예로 제시한 문단이다. 논술에서의 예시 단락은 역사성을 띠는 내용보다는 현재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게 좋다. 위 학생이 제시한 최근의 신문기사 내용 같은 것이 시사성이 있어서 효과적이다.
그리고 문제는 문단인데, 아마도 위 문제에 대한 논술의 성패를 좌우하는 부분이 이 문단에 있다 할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참신한 시각이나 의견이 제시되는 문단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독특한 시각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해결방안을 병렬식으로 제시하기보다는 하나의 단락 속에서 녹여 글을 써야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2) 학생글 2.
인류가 발생하고 신석기시대까지는 평등사회가 계속되었다. 그러나 청동기시대에 들어서면서 인간의 불평등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러한 불평등은 아직까지도 사회 곳곳에서 발견된다. 그러면 불평등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장 자크 루소는 부, 신분, 지위, 권력 등의 차별에서 불평등이 생겨난다고 보았다. 그 중에서도 부는 가장 쉽게 이전되고 직접적이므로 부가 가장 근본적인 불평등의 원인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권력자나 부자가 빼앗아야 하므로 사회적인 문제가 된다. 다른 사람의 불행을 통하여 자신의 행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에서는 서로 간에 불신과 증오를 하게 되어 사회가 극도로 혼란해 진다.
우리 사회에서도 불평등으로 인하여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대기업의 존재가 그것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몇 개의 대기업이 경제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대기업의 규모가 크다. 원래부터 대기업들의 규모가 이렇게 크지는 않았을 것이다. 경쟁사들을 하나씩 무너뜨리면서 큰 규모를 이루었을 것이다. 아직 중소기업들이 남아 있다고는 하지만 경쟁력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은 사회에 큰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막대한 부를 기반으로 하여 얼마든지 비도덕적인 행위를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국제적으로 보아도 불평등의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미국의 존재이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어떤 나라도 누리지 못했던 힘을 누리고 있다.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문화적으로도 미국의 힘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심지어 한 주권국가를 무너뜨리고 세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힘을 얻기 위하여 미국은 비도덕적인 행위를 해 왔다. 조약체결에 있어서도 항상 자신에게 유리하게 일을 성사시켰다. 이제는 자신의 이익을 무고한 생명까지도 마구 죽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하여 강제적으로 평등한 사회는 만들 수는 없다. 이것은 공산주의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다. 설령 강제적으로 평등사회를 만든다고 해도 사람들의 의욕이 떨어질 것이며, 또 다른 지배층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상황을 그대로 둘 수도 없는 일이다. 이런 무질서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루소의 말처럼 전제 정치가 머리를 내밀게 될 수도 있다. 몇몇의 지나치게 강한 세력들이 사람들의 기본권마저도 침해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시민 스스로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의 공유가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고대사회의 전제정치, 독재시절 등을 보았을 때, 시민들 위에 군림하기 위해서 우선시되는 것이 언론의 통제이다. 또한 오늘날 기득권층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어떤 부조리한 행위를 할지 모르는 일이다. 만일 시민들에게 정보가 모두 공유된 상태라면 그런 막강한 힘을 가지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힘을 가지기 전에 시민 스스로가 제어할 수 있다.
진정한 정보의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정보의 소유에 대한 불평등이 생겨날 수도 있다. 그러나 시민의 정보검색능력과 관계없을 정도로 정보가 완전히 공유된다면 시민 스스로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위 학생의 글 역시 주어진 논제에 맞추어 문제의 요구사항이 충족된 글을 썼다. 에서는 제시문을 분석하여 루소는 불평등의 원인을 '부'에 있음을 확인하고, 과 에서 사례를 우리나라와 국제 사회로 나누어서 보여 주었고 과 에서 문제점을 찾아 해결 방안을 제시하였다. 특히 과 에서 실례를 우리나라에만 편중된 것이 아니라 국제 사회의 예를 보여준 것은 이글의 장점이 되고 있다. 그 것을 바탕으로 에서 문제점을 언급하고 에서 해결방안을 제시하였는데, 이 논술의 관건이 되는 해결방안의 제시가 불분명하여 용두사미(龍頭蛇尾)격의 글이 되어 버렸다.
(3) 학생글 3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 중에 가장 역설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문제 중의 하나로 불평등의 문제를 들 수 있다.근대 시민 혁명을 계기로 확산된 평등과 자유의 이념이 지구촌 깊숙이 뿌리박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실질적으로는 그 평등이라는 개념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대다수의 권력이 일부 소수의 권력자에게 편중되어 있는 것이 현시점이다. 이에 대해 루소가 [인간 불평등 기원론]이 시사하고 있는 바는 무엇이며 우리 사회에 내재되어 있는 불평등의 사례와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보자.
루소는 첫째로 정치상의 차별이 인간의 차별을 가져온다고 했다. 그 차별은 필연적인 것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은 누구나 법을 부리려는 욕심을 가지고 있다. 그 능력, 권력이 자신의 손아귀에 들어오게 되었을 때 그 인간은 이성을 잃고 맹목적으로 집착을 하게 되어서 사람들을 그에게 예속시키려고 한다. 그래서 나누어야 할 권력을 자신만이 가진 채 권력이 편중되는 것이다. 이에서 불평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또 부, 신분, 지위, 군력, 개인적인 능력이 주요한 이 차별의 근원이 된다고 하고 있다. 특히 이 글에서 부라고 하는 것은 다른 불평등이 귀착되는 근본으로 보고 있다. 왜냐하면 부는 가장 직접적으로 안락을 위해 유용하며 가장 쉽게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며, 인간은 그 밖의 모든 것을 사들이기 위해 부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 국가 전체의 부가 2%에게 집중되어 있다. 그 결과 부를 통한 불평등이 가장 집약되어 있는 나라일 것이다. 이것은 국가 전체적으로 축적된 부가 사회에 고르게 분배되지 못하는 데에서 발생한 것이다. 아무튼 이런 불평등한 사회에서는 개인의 능력은 무시되고 인류가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평등과 자유라는 이념이 실질적인 힘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다.
바로 이 무질서의 변혁 속에서 루소는 전제정치라는 괴물이 출현하게 되어 이것이 모든 것을 삼켜 버리고 국민은 이미 통치자도 갖지 못하고 오직 전제 군주만이 사람들 위에 군림하게 될 것이라는 이론을 내세운다. 이렇게 되면 거기에는 고려해야 할 성실성이나 의무는 이미 없어지고 맹목적인 복종만이 노예들에게 남겨지게 되고 이것이 바로 불평등의 마지막 도달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지금까지 이러한 불평등이 갖는 모습에 대해 지금까지 알아 보았다. 그럼 우리는 이대로 살아가야만 하는가? 아니다. 그럼 우리 현대 사회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보자.
부나 권력과 같은 것은 가진 사람이 쓰기 나름인 문제의 것이다. 이런 것들을 자신의 이익만 생각해서 써버릴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사회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근본적인 인성교육이 어릴 때부터 몸에 베일 수 있도록 사회전체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특히 이 부의 문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사회 전체적으로 평등한 사회가 실현 될 수 있도록 분배의 문제를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누진세 같은 것들이 이런 예로 들 수 있다. 한 마디로 돈이 많은 사람은 세금을 많이 내고 적은 사람은 적게 내고 이렇게 해서 사회적 약자를 고려해 주며 그 재원을 골고루 사회에 유익한 방법으로 쓰는 것이다.
이렇게 사회가 전체적으로 실질적인 평등이 이루어지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적극적인 개혁의지를 가지고 정부나 사람들이 힘을 쏟는다면 그 장밋빛 미래는 약속될 것이다.
제시한 문제는 논제가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본론의 쓸 내용을 구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위 학생의 글처럼 논제에서 제시한 것을 모두 쓰기는 했는데, 앞부분에서 너무 많은 내용을 서술하였기 때문에 분량상 균형이 맞지 않다.
서론-본론-결론의 분량이 균형이 맞아하는 것은 물론 본론 내에서도 각 문단의 분량이 균형을 이루어야 좀더 유기성이 확보된다. 논제에서 제시한 첫째 요구는 에서 제시 되었고, 두 번째 제시한 것은 실질적으로 을 제외한 에서 서술하였다. 전체적으로 볼 때 균형이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이 문제의 핵심은 에 있으므로 내용을 상술할 필요가 있다.
다) 심화 문제
(1) 읽기 자료
문제
두 글에 공통적으로 들어 있는 사고 방식의 특징을 설명하고, 이런 사고 방식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지를 논술하라.
제시문
<가>
어떤 거사가 거울 하나를 갖고 있었는데 먼지가 끼어서 흐릿한 것이 마치 구름에 가리운 달빛 같았다. 그러나 그 거사는 아침저녁으로 거울을 들여다보며 얼굴을 가다듬곤 하였다. 한 나그네가 거사를 보고 이렇게 물었다.
"거울이란 얼굴을 비추어 보는 물건이든지, 아니면 군자가 거울을 보고 그 맑은 것을 취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 거사의 거울은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리고 때가 묻어 있습니다. 그럼 에도 당신은 항상 그 거울에 얼굴을 비춰 보고 있으니 그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거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얼굴이 잘 생기고 예쁜 사람은 맑고 아른아른하는 거울을 좋아하지만, 얼굴이 못생겨서 추한 사람은 오히려 맑은 거울을 싫어할 것입니다. 그러나 잘 생긴 사람은 적고 못생긴 사람은 많기 때문에 만일 맑은 거울 속에 비친 추한 얼굴을 보기 싫어할 것인즉 흐려진 그대로 두는 것 이 나을 것입니다. 그래서 차라리 깨쳐 버릴 바에야 먼지에 흐려진 그대로 두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먼지로 흐리게 된 것은 겉뿐이지 거울의 맑은 바탕은 속에 그냥 남아 있는 것입니다. 만약 잘 생기고 예쁜 사람을 만난 뒤에 닦고 갈아도 늦지 않습니다. 아! 옛날에 거울을 보는 사람들은 그 맑은 것을 취하기 위함이었지만, 내가 거울을 보는 것은 오히려 흐린 것을 취하는 것인데, 그대는 이를 어찌 이상스럽게 생각합니까?"하니 나그네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 < 이규보의 '경설' 전문>
<나>
광문은 비렁뱅이다. 그는 예전부터 종루(鐘樓) 시장 바닥에 돌아다니며 밥을 빌었다. 길거리의 여러 비렁뱅이 아이들이 광문을 두목으로 추대하여, (자기들의 보금자리인) 구멍집을 지키게 하였다.
하루는 날씨가 춥고 진눈깨비가 흩날렸는데, 여러 아이들이 서로 이끌고 밥을 빌러 나갔다. 한 아이만 병에 걸려 따라가지 못하였다. 얼마 뒤에 그 아이가 더욱 추워하더니, 신음 소리마저 아주 구슬퍼졌다. 광문이 그를 매우 불쌍히 여겨, 직접 구걸하러 나가서 법을 얻었다. 병든 아이에게 먹이려고 하였지만, 아이는 벌써 죽어 버렸다.
여러 아이들이 돌아와서는, '광문이 그 아이를 죽였다.'고 의심하였다. 그래서 서로 의논하여 광문을 두들기고는 내쫓았다. 광문이 밤중에 엉금엉금 기어서 동네 안으로 들어가, 그 집 개를 놀래 깨웠다. 집주인이 광문을 잡아 묶자, 광문이 이렇게 외쳤다.
"나는 원수를 피해서 온 놈이요. 도둑질할 뜻은 없어요. 영감님이 내 말을 믿지 않는다면, 아침나절 종루 시장 바닥에서 밝혀드리겠어요."
그의 말씨가 순박하였으므로, 주인 영감도 마음속으로 광문이 도둑이 아닌 것을 알아챘다. 그래서 새벽에 풀어 주었다. 광문은 고맙다고 인사한 뒤에, 거적때기를 얻어 가지고 가 버렸다. 주인 영감이 끝내 그를 괴이하게 여겨, 그의 뒤를 밟았다. 마침 여러 거지 아이들이 한 시체를 끌어다가 수표교에 이르더니, 그 시체를 다리 아래에 던지는 것이 보였다. 광문이 다리 아래에 숨었다가 그 시체를 거적때기에 싸더니, 남몰래 지고 갔다. 서문 밖 무덤 사이에 묻고 나서는, 울면서 무슨 말인지 중얼거렸다.
집 주인이 광문을 잡고서 그 영문을 물었다. 광문이 그제야 앞서 있었던 일과 어제 한 일들을 다 말해 주었다. 주인 영감은 마음속으로 광문을 의롭게 여겨서, 그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광문에게 옷을 주고는 두텁게 대하였다. 그리고 광문을 약방 부자에게 추천하여, 고용살이를 시켰다.
오래 뒤에 부자가 문 밖으로 나섰다가 자꾸만 돌아왔다. 다시 방안에 들어와 자물쇠를 살펴보고는, 문 밖으로 나갔다. 그의 얼굴빛은 자못 불쾌한 듯 하였다가 돌아와 깜짝 놀라더니, 광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무엇인가 말하려다가, 얼굴빛이 바뀌더니 그만두었다.
광문은 그 이유를 정말 몰랐다. 날마다 잠자코 일했을 뿐이지, 감히 하직하고 떠나지도 못했다. 며칠이 지나자 부자의 처조카가 돈을 가지고 와서 부자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지난번 제가 아저씨께 돈을 꾸러 왔더니, 마침 아저씨가 계시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스스로 방에 들어가 돈을 가지고 갔었지요, 아마 아저씨께서는 모르고 계셨겠지요."
그제야 부자는 광문에게 매우 부끄러워하면 사과하였다.
"나는 소인이야. 이 일 때문에 점잖은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였네 그려. 내 이제 자네를 볼 낯이 없네."
그리고는 자기의 모든 친구와 다른 부자나 큰 장사치들에게까지 '광문은 의로운 사람'이라고 두루 칭찬하였다. 그는 또 종실(宗室)의 손님들과 공경(公卿)의 문하에 다니는 이들에게 이르는 곳마다 광문을 칭찬하였다. 그래서 공경의 문하에 다니는 이들과 종실의 손님들이 모두 광문을 이야깃거리로 삼아, 밤마다 그들의 베갯머리에서 들려주었다. 그리하여 몇 달 사이에 사대부들이 광문의 이름을 모두 옛날 훌륭한 사람의 이름처럼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한양 사람들이 모두들
"광문을 우대하던 중인영감이야말로 참으로 어질고도 사람을 잘 알아보는 분이지."
칭찬하였고, 더욱이
"약방 부자야말로 정말 점잖은 사람이야."
하고 칭찬하였다.
이때 돈놀이꾼들은 대체로 머리 장식품이나 구슬 비취옥 따위 또는 옷, 그릇, 집, 농장, 종 등의 문서를 전당 잡고서 밑천을 계산해서 빌려주었다. 그러나 광문은 남의 빚을 보증서면서도 전당 잡을 물건이 있는지를 묻지 않았다. 천 냥도 대번에 승낙하였다.
광문의 사람됨을 말한다면, 그의 모습은 아주 더러웠고, 그의 말씨도 남을 움직이지 못했다. 입이 넓어서 두 주먹이 한꺼번에 드나들었다. 그는 또 만석(曼碩)중 놀이를 잘하고, 철괴(鐵拐) 춤을 잘 추었다. 당시에 아이들이 서로 헐뜯는 말로써
"느네 형이야말로 달문(達文)이지."
라는 말이 유행하였다. '달문'이란 광문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광문이 길에서 싸우는 이들을 만나면, 자기도 역시 옷을 벗어 젖히고 함께 싸웠다. 그러다가 무슨 말인가 지껄이면서 머리를 숙이고 땅바닥에 금을 그었다. 마치 그들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듯했다. 그러는 꼴을 보고서 시장 사람들이 모두 웃었다. 싸우던 자들도 역시 웃다가 모두 흩어져 버리곤 하였다.
광문은 나이 마흔이 넘도록 그대로 총각 머리를 땋았다. 남들이 장가들기를 권하면 그는
"대체로 아름다운 얼굴을 모두 좋아하는 법이지. 그런데 사내만 그런 게 아니라 여인네들도 역시 그렇거든. 그러니 나처럼 못생긴 놈이 어떻게 장가를 들겠어? "
하였다. 남들이 살림을 차리라고 하면 이렇게 사양하였다.
"나는 부모도 없고 형제 처자도 없으니, 무엇으로 살림을 차리겠소? 게다가 아침나절이면 노래 부르며 시장 바닥으로 들어갔다가 날이 저물면 부잣집 문턱 아래서 잠을 잔다오. 한양에 집이 팔만이나 되니, 날마다 잠자는 집을 옮겨 다녀도 내가 죽을 때까지 다 돌아다닐 수 없을 정도라오."
한양의 이름난 기생들이 모두 아리땁고 예쁘며 말쑥하였다. 그러나 광문이 칭찬해 주지 않으면 한 푼어치의 값도 나가지 못하였다. 지난번에 우림아(羽林兒)와 각전(各殿) 별감 또는 부마도위의 겸종들이 소매를 나란히 하여 운심을 찾았다. 운심은 이름난 기생이었다. 당(堂) 위에다 술자리를 벌이고 비파를 뜯으며, 운심의 춤을 즐기려고 하였다. 그러나 운심은 일부러 시간을 늦추면서 춤을 추려하지 않았다.
광문이 밤에 찾아가 당 아래에서 어정거리다가, 곧 들어가서 그들의 윗자리에 서슴지 않고 앉았다. 광문은 비록 옷이 다 떨어지고 그 행동이 창피하였지만, 그의 뜻은 몹시 자유로웠다. 눈구석이 진물러서 눈곱이 낀 채로 술 취한 듯 트림하여 양털처럼 생긴 그 머리로서 뒷꼭지에다 상투를 틀었다. 자리에 앉았던 사람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 서로 눈짓해서 광문을 몰아내려고 하였다. 그러나 광문은 더 앞으로다가 앉아 무릎을 어루만지며 가락을 뽑아, 콧노래로 장단을 맞추었다.
운심이 그제야 일어나서 옷을 갈아입고 광문을 위해서 칼춤을 추었다. 자리에 앉았던 사람들이 모두 기뻐하였다. 그들은 다시금 광문과 벗으로 사귀고 흩어졌다.
- < 박지원의 광문자전 전문 >
유의 사항
1.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160) 분량으로 쓸 것.
2. 답안에 적절한 제목을 붙일 것.
3. 현대인의 사회적 윤리에 초점을 둘 것.
(2) 예시 답안
<이제는 이웃들에게 손을 내밀어야할 때입니다.>
명심보감에 '아복기포면 불찰노기니라' 라는 구절이 있다. 직역을 한다면 내 배가 부르면 종의 배고픔을 모른다는 뜻이다. 내가 풍족한 삶을 살고 있고 누구 못지않은 삶을 살고 있을지라도 다른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았는가? 나의 풍족함으로 인해 우리는 남의 빈곤을 한번이라도 걱정한 적이 있는가? 그들을 우리의 이웃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옛부터 이러한 말들이 전해져 오고 있고 우리는 격동적은 근대화를 거치면서 개인주의가 만연하게 되었다. 개인주의는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인정하고 서로를 최대한 존중해 주는 긍정적인 면을 부정할 수 없지만 그 이면인 인간소외현상이 우리사회의 더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사람들을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몸이 불편하고 약한 사람들, 가진 것은 없어 항상 빈곤한 사람들이 주를 이룬다. 내 자신이 풍족한 삶을 살고 있기에 그 이면에서 그보다 많은 이들이 힘겹게 이 세상을 살고 있는 많은 이들을 애써 외면하려 하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의 이웃이다. 항상 후진국보다는 선진국의 동경이 앞서며, 후진국의 배고픔의 아픔보다는, 선진국의 배부름을 동경하며 눈이 멀어 경쟁하고 있다. 이런 우리의 생각대로 우리는 세계가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 만큼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루어 냈다. 단시간에 많은 것을 이루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단면의 이면은 서울 한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달동네가 적나라하게 사회현실을 말해주고 있다.
경제 발전으로 경제적으로는 선진국대열에 들어가려 하는 우리나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개개인으로 본다면 잘사는 사람보다는 못사는 사람이 더 많다. 많은 이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그 대안으로 국가는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복지국가를 이루겠다 말했었다. 하지만 국가는 그들에게는 실질적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생활유지 능력이 없거나 생활이 어려운 사람을 보호해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자립기반을 정착시키는데 주안점을 두고 실시되었으나 자격기준과 소득기준선의 비현실성 등으로 실질적인 빈곤 대책의 역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였다.
또한 우리도 이웃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우리들은 소외된 이웃들과 서로 함께 살아야 한다. 요즘 경제가 불황이 계속되자 고아원이나 양로원에 버려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때 공항에 아이의 어머니가 아이를 버리고 가 사회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고, 생활고를 비난한 사람들의 자살이 종종 신문지상을 장식한다. 우리의 작은 관심만 있었더라도 이러한 비극적인 사건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들의 관심이 이들에게는 희망의 불꽃이 될 것이다. 우리들은 선진국의 경제적인 면만을 동경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자원봉사가 정착되어 있는 사회적인 면도 볼 줄 알아야 한다.
여느 보다 우리의 빈부 격차는 벌려지고 있다. 부를 가진 사람들은 더욱 부의 정도가 늘어나는 반면 가난한 자들은 더욱 가난해 지고 있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사회적 관심에서 밀려나고 있고 우리는 그들을 외면하고 있는 현실을 바꾸어야 한다. 국가는 기초생활보장법이라는 좋은 대안을 우리 사회에 잘 정착시키려면 정부와 민간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사회적으로 그들에게 많은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않으며, 그들은 우리의 이웃이라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위 문제의 논제는 다음과 같이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두 개의 제시문에 나타난 사고 방식을 찾고, 각각의 사고 방식에서 공통된 점의 특징을 설명하여야 한다. 또 하나는 이 사고 방식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지를 밝혀야 한다.
첫 번째 물음에서는 (가), (나)의 제시문을 분석하여 사고 방식을 찾아내는 것이 우선이 되겠고, 각각의 사고 방식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특징을 찾아내는 종합적 사고가 요구된다. 두 번째 물음은 위 문제의 핵심이 되는 부분이 될 것인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회에 대한 안목과 위에서 찾은 공통적 특징을 연결시켜서 자신의 논리를 전개해야 한다. 그러면 제시문은 어떤 성격의 글인가?
제시문 (가)는 우화의 형식을 빌려 어떤 교훈을 전달하고 있는 글이다. 흔히 거울은 자신의 외양을 비추어 보는 도구로만 생각하고 있는데, 글쓴이는 거울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즉, 거울을 통해서 사물과 삶의 보다 근원적인 의미를 발견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거사는 자신이 거울을 대함에 있어 맑은 것을 취하기보다, 오히려 그 희미한 것을 취하는 뜻을 말하였는데, 그 까닭은 세상에는 잘난 사람보다 못난 사람이 많아, 그 못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야 마는 맑은 거울은 용납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이는 세상에는 흠과 티끌이 있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이 상례인데도 지나치게 결백하고 청명한 태도만으로 일관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 의식뿐만 아니라 작가 자신의 시대 상황에 따른 처세술을 드러내는 의미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제시문 (가)에서는 거울에 대한 생각을 통해 세상에서 사물과 인간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배척되는가를 말하면서, 그와 같은 상황 속에서의 자기 나름의 처세훈(處世訓)을 밝히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처세훈의 사고 방식은 주관적 해석, 사물을 보는 개성적 시각, 자기의 약점을 덮을 수 있는 '신포도와 여우'식 상황 논리, 자기 합리주의 등으로 말할 수 있다.
제시문 (2)의 주인공 광문은 고전 소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처럼 고귀한 혈통을 갖고 태어나거나 비범한 능력을 소유하지도 않은 인물이다. 광문은 비렁뱅이면서도 마음이 착해 항상 주위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평범한 사람이다. 이러한 인물형을 통해 새로운 시대에는 신분이나 지위보다는 성실하고, 신의 있고, 인간의 가치를 통찰하며, 남의 어려움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고 도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먼저 광문의 사고 방식을 살펴보면, 아무 것에도 구애받지 않는 태도, 마음이 가는 데로 격식을 따지지 않는 행동, 겉모습보다는 마음이 중요함 등을 알 수 있다. 그러한 광문의 태도를 글쓴이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므로 광문의 사고 방식이 곧 박지원의 사고 방식이라 할 수 있고, 더 나아가서 그렇지 못한 세태에 대한 비판적 사고가 내재되어 있어 다분히 풍자적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두 제시문을 두고 사고 방식의 공통점을 무엇으로 잡을 수 있을까? (가)에서는 보편적인 인식과 달리 사물을 자신의 주관적 해석에 따라 자신이 처한 상황을 유리하게 처신하는 점, (나)에서는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하는 격식이나 규율에 얽매이지 않는 태도에서 공통적인 사고 방식을 추출할 수 있을 것이다.
위 학생이 내 놓은 예시 답안을 보면, 아래와 같이 개요를 작성할 수 있다.
제목 : 이제는 이웃들에게 손을 내밀어야할 때입니다.
주제문 : 소외된 이웃에게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말자.
서론 : 근대화 이후 개인주의의 만연
-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인간소외 현상)이 있음
본론1 :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사람이 많음
- 한강의 기적 이면에는 달동네가 존재하는 사회 현실
본론2 :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는 우리나라이지만 실질적 빈곤 대책이 없음
본론3 : 우리의 세태
- 이웃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음
결론 :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웃들에게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말자.
이렇게 개요를 작성하고 보니 위 학생은 본론에서 큰 문제를 간과하고 말았다. 위에서 분석한 논제의 첫 번째 답이 없는 것이다. 논제의 두 번째 내용은 충족되었지만, 두 제시문의 공통적 사고에 대한 언급은 본론의 어느 부분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위 글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본론1에서는 "제시문 (가)와 (나)의 공통된 사고 방식"에 대한 언급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리고 소외받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 대한 내용을 본론2에서 서술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논설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논제 맞게 논술을 전개하는 것이다. 논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이 서술되는 부분은 본론에서 이루어진다. 본론에서의 내용이 그 논술의 성패를 결정짓는 것이다. 위 글 결론적으로 말하면, 논제와 제시문 분석을 다시하고, 본론에 대한 내용 전개를 문제에서 제시하는 논제에 충족시켜서 논술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다. 결론 쓰기
1) 결론의 뜻
결론은 논술을 마지막 단계이다. 끝을 맺으니 '맺음말'이라고도 하고, 글을 마무리하니 '마무리'라고도 한다. 서론에서 제기한 과제를 본론에서 해결하고 결론에서는 최종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결론이란 '어떤 글을 끝맺기 위해 쓰는 글', 또는 '어떤 글을 마무리하기 위해 쓰는 글'이라 할 수 있다.
2) 결론의 조건
결론은 글을 마무리하는 부분이므로 특히 주의하여 써야 한다. 서론에서는 독자에게 기대감을 주고, 결론에서는 독자에게 성취감을 주어야 한다. 서론에서의 기대감이 결론에서 실망감으로 바뀐다면 큰 일이다. 결론에서 강한 인상을 받은 독자는 본론을 새로이 읽으려 들 것이다.
결론이 가지는 가장 중요한 구실은 본론에서 논의된 골자를 간추려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결론이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본론의 요약이다. 본론을 요약한 것은 결국 주제문이다. 주제문이 결론에 나타나는 것은 필수 조건이라 해도 좋다.
그러나 모든 글의 결론이 그런 것은 아니다. 결론이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는 요약 외에도 일반화, 전망 제시, 부연 설명, 주장 등을 더 들 수 있다. 이들이 단독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나 대개 둘 이상이 결합되어 있다.
3) 결론 쓸 때의 주의 사항
가) 본론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언급하지 말 것.
결론은 내용을 마무리하는 단계이니 새로운 과제를 제시해서는 안 된다. 글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도출되는 과제나 전망을 제시하는 것은 허용된다.
나) 서론과 관련지어 통일시킬 것.
서론과 결론은 처음과 끝으로 동떨어진 것 같으나 실제로는 맞붙어 있는 것이라 할 만하다. 그러므로 둘은 일치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다) 본론과 구별 지을 것.
본론과 결론이 한 덩어리로 이루어진 경우도 있다. 그 때문에 본론과 결론을 한 자리에서 다루기도 한다. 그러나 결론은 본론과 뚜렷이 구별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
라) 사적인 언급을 피할 것.
잘 부탁한다느니 읽어 주어서 고맙다느니 하는 사적인 언급은 절대 금물이다. 그런 언급은 글에 대해 자신이 없음을 스스로 드러내는 꼴이 되어 독자로 하여금 나쁜 인상을 가지게 한다.
4) 예 시
가) 기본 예시 문제 1
(1) 학생글 1
사회와 개인의 관계에서 개인의 역할과 지위란 무엇인가? 위 글은 이인국이라는 사람을 통해 그 당시 사회의 상황과 그 상황이 개인에게 끼친 영향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이인국이라는 사람은 그 당시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입원하여 온 환자를 거부하였다. 그는 당시 가장 모범적인 황국신민이며 관선 시의원이었다. 또 한 명의 의사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지위와 역할 사이에서 갈등을 하였다. 의사로서의 역할인 사람을 입원시킬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지위와 명예를 위해 이 정치사상범을 입원시키지 않을 것인가? 결국 그는 후자를 선택하였다. 지금까지 쌓아온 공든 탑을 하루 아침만에 무너뜨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이었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일제 치하 속에서 자신을 보호하며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그것이 최고였을 것이다.
또 해방 직후 시대 상황은 또 다르게 변하였다. 더 이상 일본의 시대가 아니었다. 일본은 전쟁에서 패한 나라이며 그에게는 지는 태양이었다. 이 때 그에게는 새로운 소련이라는 태양이 떠올랐다. 전쟁을 승리로 이끌며 조국을 해방하게 해 준 나라, 그것이 소련이었다. 그는 자신을 물고기에 비유했다. 물고기는 물 밖에서는 살 수 없다. 물이 바뀌었다고 다른 곳으로 갈 수 없다. 그 물 속에서 다시 살 궁리를 해야 한다. 이것이 그가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이 살아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이번에도 그는 자신이 생각한 최선의 행동을 하였기 때문에 그의 아들이 아무 소식 없음을 걱정하기보다는 그런 상황 속에서 아무 임기응변을 하지 못하여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못한 자신의 아들만을 탓하고 있다. 이인국 박사는 사회가 변동하는 시기에 자신을 잘 임기응변식으로 맞춰 왔다. 하지만 사회가 변동하는 시기에 꼭 자신을 그 사회에 맞춰 가야 하는 것일까?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사회를 다시 볼 수는 없는 것일까? 사회는 개개인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다. 사회 구성원 하나 하나가 서로 연관되어 살아가는 것이다. 모든 개인들에게는 역할, 책임, 의무, 지위 등이 주어진다. 이인국 박사는 역할, 책임, 의무보다는 자신이 살아가기 위하여 지위나 명예 등만을 우선시 해왔다. 만일 사회 구성원들 모두가 역할과 의무보다는 지위를 중요시한다면 그 사회는 얼마 안 가 무너지게 될 것이다. 개인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이인국 박사의 말처럼 급변적인 사회변동 속에서는 사태를 파악하고 잘 대처할 수 있는 임기응변의 능력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인국 박사처럼 너무 개인적이어서는 안 된다.
이 사회는 구성원들의 유기적인 결합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개인과 사회는 서로 유기적인 관계인 것이다. 사회는 개인에게 지위를 주면서 그 개인에게 역할과 책임을 바라는 것이다. 개인은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그 역할에 책임을 지며 이 사회 속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한 개인은 사회 속에서 사태를 잘 파악하며 임기응변도 할 수 있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 사회에서의 지위에 맞는 역할과 책임 의식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위 학생의 글은 외견상 결론이 부터인 것 같다. 하지만 내용을 분석해 보면 결론보다는 본론에 가까운 부분이다. 경우에 따라서 본론과 결론이 한 덩어리로 이루어진 경우 있지만 결론은 본론과 뚜렷하게 구별 지을 필요가 있다. 이 앞부분에는 주로 이인국의 인물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져 있고, 논제에서 제시한 문제로 볼 때 부터는 사회 속에서의 개인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언급해야 한다. 본론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결론처럼 논지가 끝나고 논술이 마무리 되어 있다. 결론이 없는 글이 된 꼴이다. 이 글은 결론과 본론을 구별 지어야 한다는 주의점을 간과하고 있다 하겠다.
(2) 학생글 2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는 나라를 위해 몸 바치신 훌륭하신 위인들이 많이 있다. 그분들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칭송받고 있다. 그럼 그 분들은 무엇 때문에 나라를 위해 희생하셨을까? 그 이유는 인간은 사회적 존재라는 사실에서 찾아볼 수 있다. 태고 적에 인간은 개인으로 살았다. 혼자 살아가면서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음을 깨닫고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집단을 형성하고 살아왔던 것이다. 그 집단이 점점 확대되고 구체화된 것이 바로 국가이다. 그리고 그 국가에 속한 많은 사람들은 서로를 한 배를 탄 일원임을 인식하고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였다. 즉 위인들은 누구나가 다 아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사실을 유지시키는 것을 실천으로 옮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그 분들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우리들은 각자가 속한 국가의 테두리 속에서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누구나가 그러한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서로 협조하며 살아가지만 자신이나 가족을 더 중요시하며 한 평생을 살아간다. 그 중 심지어는 자신의 나라가 어렵든 말든 자신만 잘 살면 된다는 공동체 의식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의 삶을 그린 '꺼삐딴 리'라는 소설이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이인국은 일제 시대, 6·25 사변 후의 소련 주도하의 북쪽 생활 그리고 미국주도하의 남쪽 생활을 겪으면서 여러 차례 위기를 겪지만 그때그때마다 유리한 쪽에 붙어서 오히려 남들보다 더 잘 살게 된다. 이 소설의 제목인 '꺼삐딴 리'도 소련 사람에게 잘 보여서 소련 사람들에게 얻은 별칭이다. 극중 이인국의 직업은 의사이다. 위기 때마다 의술이 위기를 넘기는데 커다란 도움이 된 걸로 봐서 분명 그의 의술은 뛰어났었던 것 같다. 그 의술은 우리나라를 위해서 좀더 좋게 쓸 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분명 이인국도 우리나라가 일제에 지배를 받기 전까지 우리나라의 테두리 안에서 편안한 삶을 살아왔을 것이다. 그런데도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나라가 없으면 자신의 편안한 삶도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을 몰랐을까? 분명 단기적으로 보면 자신의 이익을 챙기며 잘 살 수 있겠지만 결국엔 나라 없는 국민으로 절망적 최후를 맡게 될 것이다. 실제로 많은 친일파들이 비참한 최후를 맞았으며 그 자손까지도 온전한 삶을 못사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꼭 위인들의 삶이 훌륭하고 이인국과 같은 친일파의 삶이 나쁘다고 단정 지어 말할 수 있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위인들의 삶은 많은 사람들에게는 칭송받는 삶이지만 그 당사자는 그로 인해 온전한 삶을 살기 어려우며 역시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할 것이다. 개인은 자신을 위해서 행동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결코 그 위인들의 삶이 불행한 삶이 되지 않는 이유는 결국 자신의 희생이 자신을 위한 것이며 자신의 가족들의 좀더 밝은 미래를 안겨 주고자하는 그 자신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고등학생으로서 본격적으로 사회에 뛰어들 준비 단계에 있다. 내가 앞으로 어떠한 삶을 살아갈지는 내 의지에 달려 있다. 나는 이미 이 사회의 공동체로서 많은 도움을 받으며 살아 왔다. 이것은 나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사실이다. 어느 누구도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는 삶을 살 의무는 없다. 그것은 개인의 자유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지금까지 사회 속에서 살아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더 밝은 미래를 위해서라도 우리 사회를 좀더 견고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강해져서 우리 모두가 웃는 사회를 기대한다.
결론뿐만 아니라 논술에서는 사적인 언급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결론에서는 잘 부탁한다는 말이나 읽어 주어서 고맙다는 언급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사적인 언급은 논술에서 금기시 되는 것 중의 하나이다. 더 나아가서는 자신의 입장을 '나'에 맞추어 해석하는 것 역시 좋지 못하다. 내가 경험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서 언급하라는 지시가 없는 이상 자신을 모습을 논술문 속에 드러내는 것은 좋지 않다.
이 글은 결론에서 나의 입장을 너무 강조하여 써 버렸다. 비록 나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 누구에 해당하는 내용이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 쓴 것이라 추측되지만 나의 신분이나 처지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사적인 언급이 지나치다 할 수 있다.
(3) 학생글 3
이인국은 개인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한다. 가난한 사람은 치료해 주지 않고 친일 행각과 친러 행각을 일삼는다. 이런 일련의 행동들은 사람들에 의해 '당연히' 비판받는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그가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위해 그러한 행동을 한 것은 어찌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에 대해 비판을 하는가? 그것은 사회와 개인이 서로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모든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고 사회를 이루어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도 그러하다. 이 때 한 사회는 구성원들 개개인에게 역할을 부여하고 그 역할에 대한 책임을 요구한다.
이인국의 상황을 예로 들어 보자. 이인국은 의사라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아마 자신의 이익을 가장 중요시 할 것이다. 그런데 사회는 의사라는 역할에 대해 모든 사람에게 의료 행위를 해야 한다는 책임을 요구한다. 하지만 이인국은 사회의 요구를 어기고 사회로부터 비판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의 친일 행각이나 친러 행각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해 볼 수 있다. 이 때 사회는 국가이고 이인국이 부여받은 역할은 국민, 그리고 책임은 조국을 위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인국은 이익을 위해 조국을 등졌기 때문에 비판을 받는다. 책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은 자칫하면 전체주의로 빠져 개인은 사회에 묻혀 버리게 만들 소지가 있다. 이 때 개인은 그저 사회를 위해 사회에 의한 역할을 수행하는 수동적 부품으로 전락해 버린다. 그런데 현대 사회가 그렇게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산업화, 공업화로 인해 개인은 무시되고 있다. 이런 문제점들의 해결을 위해서는 개인이 사회로부터 역할과 책임을 부여 받던 수동적 관계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제 21세기는 정보화 사회가 될 것이다. 이 새로운 사회에서는 산업 시대와는 다른 역할들이 구성원들에게 부여될 것이고 그 관계도 좀더 능동적으로 변할 것이다. 개개인의 개성이 중시되어 사회보다는 개인이 더욱 부각될 것이다. 당연히 그에 맞는 도덕이나 윤리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사회에도 분명히 역할이라는 것이 있고, 책임이 있다. 단지 조금의 변화가 있어 개인이 자유를 추구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개개인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되 사회의 역할과 책임을 저버리면 안 된다.
지금까지 이인국의 행적이 비판받게 되는 이유를 알아 보고, 사회와 개인의 관계에 관한 나의 견해를 말해 보았다. 요약해 보면 사회와 개인은 서로 관계를 맺고 있는데 사회는 개인에게 역할과 책임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또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사회로부터 부여받는 역할과 책임을 수행해 가면서 개인의 자유도 추구해야 하겠다.
논술에서 결론 부분은 글을 마무리하고 본론에서 언급한 논의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기본이다. 이글은 본론에서 '이인국의 행적이 비판을 받는 이유'와 '사회와 개인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쓴 것을 언급하였다. 그리고 간단한 요약과 주제문을 제시하여 모범적인 결론의 모습을 유지하였다.
나) 기본 예시 문제 2
(1) 학생글 1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고, 사회 속에서 모여 살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인간들이 형성한 사회는 계층이 여러 단계로 분화되어 있어서, 한 계층에 속해 있는 인간은 필연적으로 다른 계층에 속한 사람과 불평등한 관계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불평등이 인류가 처음 생겨난 순간부터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역사책에는 신석기 시대까지 인류는 평등 사회를 이루고 살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인간 사회에 계급이 처음 생겨난 것은 청동기 시대, 농경 문화가 정착되고 사회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부족들 간의 정복전쟁이 활발해진 시기였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제시문에서의 루소의 관점과 맞아떨어진다. 루소는 인간 불평등의 근본 원인을 부(富)의 불평등이라고 보았다. 개개인이 소유한 부가 차이 나기 때문에 그로써 살 수 있는 권세나 신분, 지위 등이 차이가 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청동기 시대의 계급 형성은 농경 생활이 자리를 잡으면서 나타난 사유재산제와 정복전쟁으로 얻은 전리품과 노예의 차등 배분에 따른 것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소유의 불평등에 따른 인간 불평등은 청동기 시대부터 있어왔지만,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와서 빈부 격차가 더욱 커지면서 불평등 현상은 한층 더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오랜 기간 군부 독재 하에서 극소수 특권 계층이 권력과 부를 독점했었고, 독재가 끝난 현재까지도 그 때 형성된 기득권층이 사회의 주류를 이루는 양상을 보인다. 게다가 산업화 과정의 성장 위주의 경제 정책 또한 불평등 현상을 심화시켜서, 지금에 이르러서는 정치 권력과 부가 일부 특권층에게만 집중된 기형적인 모습의 사회가 된 것이다.
얼마 전 떠들썩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 문제는 이러한 모습을 극명하게 드러내준 사례이다. 전 전 대통령의 10대 손자와 손녀가 30억 원 대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이같이 전·현직 고위 공직자들을 비롯한 '가진 자'들이 수십 억 원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반면, 우리 사회에는 하루 생계를 꾸려나가기도 힘든 빈민층 또한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소유의 불평등은 결국 기본적인 기회의 불평등까지 불러일으킨다. 특권층의 부와 권력이 그 자손들에게까지 세습되면서, 교육이나 직업 선택, 여가 활동의 기회 또한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다수의 '못 가진 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의욕을 잃고 좌절하게 되며, 결국 불평등한 사회 현실에 순응하기에 이른다.
이 모든 불평등 현상의 근원이 부의 불평등에 따른 것이라면, 해결책 또한 부의 불평등의 해소가 될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부의 재분배를 위한 누진세·상속세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를 점차 확대 실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미 빈부간 격차가 크게 벌어진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덜 가진 자들을 위한 사회복지제도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시민들의 올바른 의식 확립이다. 자신이 가진 권리와 책임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스스로의 권리를 보호하고 신장시키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더불어 가진 자들 또한, 그동안 누려온 특권을 사회에 환원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해야 하겠다.
많은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모든 인간이 평등한 삶을 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현대 사회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모든 사람들이 직접적인 불평등을 느끼지 못하고 살 수 있는 사회가 될 것이다. 기본적인 기회의 평등이라는 대전제 아래 전반적인 결과의 평등을 이룩해 나가야 한다.
위 글의 주제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론 부분에서는 합리적인 절차와 용인할 수 있는 불평등 제시하고 있는데, 결론이 자신의 글을 갈무리 하는 곳이므로 간단명료하면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떤 메시지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대개 결론은 서너 문장에서 끝나는 것이 좋은데 위 학생의 글은 결론이 간단하고 명료하여 잘 정리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앞부분에서 문제제기가 다소 미약한 듯하였지만, 제시문 내용 정리나, 해결방안 제시 등이 논리적으로 전개되었고, 결론도 깔끔하게 잘 마무리 된 글이다.
(2) 학생글 2
사람들의 욕심은 끝이 없다. 욕심을 채우면 또 다른 욕심이 생기고 그것을 충족시키면 또다시 다른 욕심이 생긴다. k시 말하면 돈을 가진 사람은 그것보다 조금 더 갖고 싶어 하고,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은 그것보다 더 높은 지위를 가지고 싶어 한다. 사람이라면 다 이런 욕심이 있다.
한편,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재산과 지위를 가지고 태어난다. 이것은 사람마다 다르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날 수도 있고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날 수도 있다. 게다가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하더라도 재산과 지위가 같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부의 차이가 불평등의 근원이 된다. 루소가 이글을 썼을 당시만 하더라도 신분이 나누어져 있어서 귀족은 영원한 귀족으로 노예는 영원한 노예로 살아가야 했다. 노예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귀족들에게 착취를 당해야 했다. 그래서 귀족들은 게을러도 자꾸 부유해져 가고 노예들은 아무리 성실하고 부지런해도 재산을 가질 수 없었다. 한편 이를 국가적으로 확대 해석하자면 부는 권력으로 바뀌게 된다. 귀족들이 착취하는 재산이 늘어나는 만큼 권력도 커지게 되고 결국엔 전제 정치가 되는 것이다.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이 같은 차이가 더욱 두드러지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 즉 돈만 있으면 못하는 게 거의 없다. 거꾸로 돈이 없으면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돈을 벌면 되지 않느냐? 하는 물음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그 내막을 살펴보면 쉬운 것이 아니다. 1960년대나 70년대에는 집안이 찢어지게 가난해도 먹고 살기 위해선 공부해야 된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해서 S대에 들어가는 경우가 흔했다. 하지만 요즈음 그런 경우를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오늘날은 대다수가 수도권지역의 부유한 집안의 자식들이 s대에 간다. 강남의 경우 월 1000만 원짜리 고액 과외가 비일비재하다. 지방의 학생들은 꿈도 못 꿀 일이다. 따라서 부유한 집안의 자식은 그만큼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곧 20:80시대가 온다고 한다. 20%의 부유한 계층이 80%의 빈곤한 계층을 이끌어 간다는 뜻이다. 즉 부유한 계층은 계속 부유해지고 빈곤한 계층은 어쩔 수없이 계속 빈곤할 수밖에 없어진다. 다시 말해 부가 모든 불평등의 원인이 된다.
그렇다면 '이 불평등의 원인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방법은 단순하다. 부유한 계층의 재산을 빈민층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다. 재산별로 세금을 거둔다든지, 강제로라도 기부금을 받아 나누는 것 등 여러 방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생각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어느 누구가 스스로 자신의 재산을 내놓겠는가? 게다가 부유함과 빈곤함의 정확한 기준도 없다. 잘못 뛰어들었다간 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해결하면 어떨까? 모든 상품의 가격을 반으로 깎는 것이다. 다시 말해 화폐의 가치를 두 배로 만든다는 말이다. 그렇게 되면 모두의 재산이 두 배로 되는 것과 같으므로 빈곤층이 줄어들게 된다. 엉뚱하긴 하지만 이론상으론 가능하다. 또한 부유층과 빈민층의 조화가 이루어지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결론에서는 본론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을 언급하거나, 새로운 논제를 제기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위 학생의 글은 형식 문단을 나눈 것으로 봐서 부터 결론에 해당한다. 그런데 문단에는 불평등의 원인에 대한 해결책을 언급하였다. 본론에서 다루어져야 할 내용이고, 설령 이 부분이 결론이더라도 본론의 내용에서 언급 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적절하지 못한 내용을 결론에 쓴 꼴이 된다. 그리고 제시한 해결책이 자신이 이야기 하듯이 엉뚱하다. 가격을 반으로 깎는 것이 과연 해결책으로 적절할지도 의문이고 이론상 가능하다고 한 것도 의문이다.
이 문제는 본론에서 반드시 제시해야할 내용이 크게 두 가지로 뚜렷하기 때문에, 본론의 내용을 요약하여 자신의 논지를 정리하는 부분이 필요하다. 결론의 역할이 그만큼 큰 글이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결론이 본론 뒷부분과 섞이어 흐지부지 없어져 버렸다. 적절한 결론을 덧붙일 필요가 있는 글이다.
(3) 학생글 3
윗글은 장 자크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이라는 책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글은 불평등 기원에 관해서 루소의 견해를 적은 글이다.
루소는 정치상의 차별은 필연적으로 시민들 사이에 차별을 가져온다고 보았다. 개개의 사람들 사이의 정념이나 재능에 따라 그리고 상황에 따라 권력은 남용되어 위정자는 자기 자신을 위해 권력을 일부 양도하여 부하를 만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지배하의 시민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맹목적인 양심에 이끌려 이를 묵인한다는 점이다. 또한 개개인의 사이에는 신용과 권위의 불평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차별은 몇 가지로 구분 될 수 있다. 그러나 통상 부, 신분, 지위, 권력, 개인의 능력이 주요한 구분이 되며, 이들 서로 다른 세력의 조화나 충돌이 국가 구성의 좋고 나쁨의 가장 적확한 지표라 보았다. 루소는 위 4가지의 구분중 부가 다른 불평등의 귀착되는 근원적인 불평등으로 보았다. 왜냐하면 부는 가장 직접적인 안락을 위해 유용하며 가장 쉽게 이전될 수 있기 때문이며, 인간은 그 밖의 모든 것을 사들이기 위해 부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권위나 이해의 대립을 통해 여러 계급간의 불신과 증오감으로 인해 불평등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무질서의 변혁 속에서 전제 정치가 나타난다. 이것이 불평등의 마지막 도달점이며, 한 바퀴 돌아서 우리가 출발한 기점에 닿게 되는 종국의 지점이라 보았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 내제된 불평등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1945년 광복직후 우리나라는 6·25를 거치고 4·19민주화 혁명이 일어났지만 군부의 독재 정치를 겪어야 했다. 경제 발전이라는 계획안에 우리나라는 독제 정치를 묵이 하였다. 또한 경제 발전을 최우선시 하였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경제 성장을 하였다. 그 당시 경쟁력이 없었던 우리나라는 외국에서 자재를 수입하여 그 자재를 다시 조립하여 수출하는 방식의 경제 성장을 택하였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나라는 중소기업을 키우기 보다는 경제 방식에 맞는 대기업에 더욱 많은 특혜를 주었다. 이런 정책은 1980년대 후반까지 계속 되었으며 사회의 모든 부가 대기업에 몰리게 되었다. 사회의 대부분의 부가 몇몇의 대기업에 쏠리다 보니 여러 가지 부정부패가 일어났다. 대기업들은 분식 회계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부를 더욱 늘리기에 바빴다. 이러한 부정부패와 차별적인 경제성장이 극도로 사회에 팽배 해졌을 때, 이러한 문제점들은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이것이 바로 'IMF'바로 외환위기였던 것이다. 외환위기로 대기업들이 무너지자 그동안의 차별 정책 때문에 튼튼한 기반을 닦지 못하였던 수백 수천 개의 중소기업도 같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이러한 사회 내적 불평등은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구조조정을 여러 가지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얼마전 sk사태를 보듯 아직까지 여러 문제점이 남아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 하기위하여 우리나라는 성장을 중시하기보다는 성장과 분배를 조화를 통하여 사회적인 정책 개혁과 부를 중시하기보다는 사회통합과 평등사회를 지향하는 의식 개혁도 필요하다.
결론에서는 새로운 논의나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위 글에서는 사회 내적 불평등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을 묻고 그 방법을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다. 결론에서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내용이다. 결론은 본론에서 제시한 물음과 해결책을 요약하여 제시하는 정도에 머물러야지 이 글처럼 새로운 문제를 제시하고 해결책을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다) 심화 예시 문제
(1) 읽기 자료
다음 자료를 읽고, 지시 사항에 따라 논술하시오.
1. 제시된 자료 [가]와 [나]의 구체적 '시적 상황과 처지'를 중심으로,
2. 시의 형식적 측면과 내용적 측면을 비교·대조하여,
3. '어떤 시가 좋은 시인가?'의 관점에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시오.
읽기 자료
[가]
서쪽 지평선으로
해님이 물에
반쯤 잠기면,
바다는 출렁대며
조금씩 조금씩
비늘을 돋군다.
점심 나절 내내
새파랗던 바다가
하늘에
노을의 붉은 빛
나타내며는
바다는
빠알간
몸뚱이를 드러내며
물장구를 친다.
교회의 종소리가
온 누리에
울려 퍼지면
그
은은한
종소리에 맞춰서
바다는 물결 위에
잔 미소를 띄운다.
이오덕, [글쓰기 어떻게 가르칠까], 보리출판사, 1993년, 120-121쪽.
[나]
작은 누나가 엄마보고
엄마 런닝구 다 떨어졌다
한 개 사라 한다.
엄마는 옷 입으마 안 보인다고
떨어졌는 걸 그대로 입는다.
런닝구 구멍이 콩만하게
뚤려져 있는 줄 알았는데
대지비만하게 뚤려져 있다.
아버지는 그걸 보고
런닝구를 쭉쭉 쨌다.
엄마는
와 이카노,
너무 째마 걸레도 못 한다 한다.
엄마는 새걸로 갈아입고
째진 런닝구를 보시더니
두 번은 더 입을 수 있을낀데 한다.
이호철, [살아 있는 글쓰기], 1994. 도서출판 보리, 27쪽.
유의 사항
1. 논술 내용은 1,600 자( 100) 분량으로 작성한다.
2. 작성 요령은 원고지 작성법에 따라야 한다.
3. 답안지의 논술 제목은 '어떤 시가 좋은 시인가?'로 통일한다.
(2) 예시 답안
시는 시인이 본 세계를 주관적으로 자아화해서 나타낸 것이다. 객관적 상황에 대해 주관적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시의 내용, 형식은 다양하다. 자연이라는 세계에 관심을 둔 시인은 시를 아름답게 표현하고자 하며 순수미를 추구할 것이다. 그리고 삶이라는 세계에 관심을 둔 시인이라면 자기가 세상에 대해 느낀 것을 독자에게 전해주며 각성, 반성하게 하려고 할 것이다. 일제시대 때부터 예술로서의 '시'와 현실참여로서의 '시'의 논쟁은 있어왔다. 우열을 가리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논쟁이 되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어떠한 시를 중요시하느냐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가>의 시는 해가 지고, 노을이 나타나는 장면을 표현하였다. 먼저 시인은 노을을 가리켜 빠알간 몸뚱이로 물장구 친다고 했다. 그리고 종소리에 미소를 띄운다고 했다. 의인법을 사용하여 노을을 바다의 물장구로 물결을 바다의 미소로 표현한 것이다. 즉 이 시는 이런 다양한 비유법과 수사법을 통해 바다와 노을을 더욱 아름답고 정감있게 그렸다. 이 시는 자연의 세계를 순수하게 묘사하였는데 미를 본질로 하는 예술 그 자체를 추구하였다고 볼 수 있다.
<나>의 시는 <가>의 시보다는 현실적 삶에 관심을 두었다. 누나의 옷사란 말을 들어도 엄마는 그대로 입는다. 그리고 아버지가 그것을 째버리자 엄마는 안타까운 심정으로 푸념한다. 이 시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통해 서민층의 가난을 간접적으로 잘 드러냈다. 그리고 그러한 환경에서 사는 순박하고 욕심없는 성격 등을 나타냈다. <가>가 갈고 닦은 흔적이 보이는 감각적 시어를 사용했다면 <나>는 일상적인 시어, 향토감 있는 사투리 등을 통해 서민층의 삶을 잘 표현하였다. 그리하여 결국 독자로 하여금 서민의 삶에 더욱 관심과 이해를 갖도록 돕는다.
시 자체의 아름다움도 중요하고, 또 그것을 향유하는 감상자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진정한 시라면 우리가 살아 가는 삶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어, 도움이 되어야 한다. 윤동주는 '쉽게 씌여진 시'에서 지금까지의 삶을 반성하고 성찰하며 이상적 자아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시를 보면서 감상자는 시인의 정신과 뜻을 알 수 있고, 우리의 현실에 대해 한번 되돌아 보게 할 계기를 만들어 준다. 그리고 시를 통해 새로운 뜻을 깨달을 수도 있으며, 다른 삶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필론의 돼지'라는 소설에서는 현실을 깨닫기만 하였을 뿐, 참여하지 않으려고 하는 지식인이 돼지로 묘사된다. 이것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현실의 문제를 포착하고, 거기에 반성하며,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 또한 이와 마찬가지이다. 시인은 시를 통해 현실의 진실을 보여주고 독자들에게 깨우침을 줄만한 내용을 표현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독자는 시인과 같은 시대를 살면서 같은 현실에 대해 더욱 이해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곧 이러한 시가 바로 우리에게 필요한 '좋은 시'이다.
먼저 논제와 제시문에 대한 분석을 해보면, 위 문제의 경우 출제자가 친절하게 요구 사항을 항목 별로 제시하고 있어 그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비교적 쉬웠다고 할 수 있다. 출제자의 요구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을 것입니다.
1) [가]와 [나]의 '시적 상황과 처지' - 이것은 각 시를 읽고 시의 대상이 무엇인지, 화자는 누구인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 지 등에 대해 파악하라는 것이다. 제시된 자료의 화자가 누구인지, 어떤 처지에 있는지, 어떤 상황에 있는지, 대상은 무엇인지, 대상의 어떤 점을 표현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시험 문제 풀듯이 정답을 찾으라는 것이 아니라, 작품에 대한 이해와 감상의 폭이 어느 정도 논술되었는가를 알아보고자 하는 의도라고 분석할 수 있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논술하라는 것이 아니라, 시적 화자의 입장을 논술하라는 점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2) 형식적 측면과 내용적 측면의 비교·대조 - 이것은 시를 형식과 내용으로 나누어 각각 공통적인 요소와 다른 점을 찾아보라는 것이다. 즉 시의 형식은 행과 연, 운율, 심상, 압축 등의 측면에서 비교와 대조를 하라는 뜻이고, 시의 내용은 감동성, 진실성, 효용성, 실용성 등의 요소를 통하여 대비해 보라는 뜻으로 파악할 수 있다.
3) 자신의 생각 - 위의 1)과 2)를 토대로 '어떤 시가 좋은 시인가?'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라는 내용이다.
위 학생은 (가)와 (나)의 '시적 상황과 처지'를 본론1과 본론2에서 잘 분석하여 적었다. 특히, 본론 1과 2에서는 (가)와 (나)를 분석하고 본론 3에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진정한 시'에 대해 언급했다. 주어진 제시문과 논제에서 벗어남이 없이 논술하였다.
학생의 글을 개요표로 작성하면 다음과 같다.
서론 : 문제 제기
: 시의 정의 및 예술로서의 시와 참여로서의 시에 대한 논쟁
본론 ① (가) 시 분석 : 자연의 세계를 순수하게 묘사, 예술 자체를 추구
② (나) 시 분석 : 서민들의 삶을 충실히 표현
③ 진정한 시 : 삶에 직접적 연관 있는 것
결론 : 주지
: 우리에게 필요한 좋은 시(시를 통해 현실의 진실을 보여주고 독자에게 깨우침을 줄 수 있는 것)
결론에 대한 언급을 위주로 하자면, 위 학생의 예시 답안은 결론에서 적절한 예를 들어 자신의 주장을 잘 뒷받침하고 있다. '필론의 돼지' 소설을 언급하연서 자신의 주장을 효과적으로 잘 정리하여 서술했다. 특히, 자신의 주장 내용이 명쾌하게 재서술 되었기 때문에 서론과 본론을 읽지 않더라도 논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흠이라면, 본론 1과 본론 2에서 시를 내용과 형식으로 나누어서 분석한 것이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결론만 놓고 본다면 수준급의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본론의 전개 내용이 주어진 문제의 조건에 적절하며, 결론에서 자신의 의견을 잘 나타냈기 때문에 좋은 글이라 할 수 있다.
라) 기본 문제 1에 대한 해제
(1) 출제 의도
이 문제는 현대와 같은 경쟁 사회에서 개인은 사회에 대하여 어떤 책무를 지고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요구한다. 이것은 장차 사회 속의 개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소양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연대감이 무너지고 개별화, 분자화되어 가는 시대적 병폐를 치유하는 길을 모색하는 일이기도 하다.
(2) 접근 방법
먼저 이 지문에 나타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한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것은 이인국이 일제 시대와 해방 직후의 시기를 지내 오면서 사회 속에서 어떤 처세를 하였느냐 하는 점이다. 사상범 춘석의 입원을 거절하고 아들을 모스크바로 유학 보낸 이유가 무엇인가에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대 사회의 특징과 개인 윤리의 개념을 생각해 본다. 현대 사회가 어떤 모습을 지니고 있고 그 특징이 무엇인지를 확정해야 거기에 적합한 개인 윤리를 탐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대 사회의 특징과 관련지어 개인에게 요구되는 윤리적 덕목이 무엇인지 확정한다. 희생, 봉사, 친절 등 실로 다양한 개인의 윤리적 덕목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개인이 왜 그런 덕목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가를 현대 사회의 특징에 비추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3) 개 요
주제: 건전한 개인 윤리의 함양
주제문: 현대 사회에서 개인은 개방적 태도와 건전한 판단력의 윤리가 필요하다.
서론: 개인과 사회의 관계 제시 - 논제 제시
본론
1. 이인국의 성격 분석 - 반사회적 행위로 지탄을 받음
2. 현대 사회의 특징 - 다원화와 개방화
3.현대인에게 필요한 개인 윤리 - 개방적 태도와 건전한 판단력
결론: 건전한 개인 윤리 함양 노력
(4) 모범 답안
개인은 사회 속에 소속되어 살면서 그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사회 속에서 자신의 삶을 유지해 나간다. 그러나 개인에 따라서는 사회의 요구를 저버리고 반사회적인 행위를 하여 비난을 사는 일도 있다. <꺼삐딴 리>에 나오는 이인국의 행동은 오늘날과 같이 거대하고 복잡한 사회 속에서 각 개인에게 어떤 윤리가 요구되는가를 잘 보여 준다.
이인국은 당대 사회가 요구하는 개인 윤리를 전혀 갖추고 있지 않다. 일제 시대에는 민족의 자주 독립이 당면 과제였다. 하지만 그는 사회 지도층 인사로서 반사회적, 반민족적 행위를 일삼았다. 그는 당시의 조선 광복이라는 사회적 요구를 저버리고 일신의 영달만을 추구했을 뿐이었다. 이것은 사상범 이춘석의 입원 치료가 모범적인 황국신민의 공든 탑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결과라고 생각한 점에서 드러난다. 이인국이 보여주는 이러한 친일 행위, 즉 반사회적 행위들은 끝없는 비판과 풍자의 대상이 되어 지탄을 받는다는 점에서 결코 환영받을 일이 못 된다. 여기서 우리는 개인은 누구나 그 사회가 요구하는 윤리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개인에게 어떤 윤리를 요구하는가? 이를 살펴보려면 먼저 현대 사회의 특징부터 짚어 보아야 한다. 현대 사회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민주화가 진전된 사회이다. 이는 달리 말하면 획일적 사회에서 다원적 사회로, 폐쇄적 사회에서 개방적 사회로 이행되고 있음을 뜻한다. 과거에는 유교적 삼강오륜으로 사회가 통치되었지만, 지금은 각종 법규로도 사회 질서 유지가 어려워졌다. 또한 과거에는 폐쇄적 신분의 벽이 높았지만, 지금은 수직적 신분 이동이 가능해졌다.
이와 같은 현대 사회의 특징에 비추어 보면 현대인들에게 과거와 같은 충효 윤리를 요구하는 대신 무엇보다도 개방적 태도를 요구하게 되었다. 개방적 태도는 사물을 다방면으로 판단하며 그 각각의 가치를 인정하는 태도로서, 다원주의를 지향하는 현대 사회에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개방적 태도를 취하지 못한다면 범세계적으로 밀려들어오는 외국문화를 배척하게 될 것이고, 문화적 우월주의에 빠져 결국 고립되고 말 것이다.
두 번째로 현대 사회에서 개인 요구되는 개인 윤리는 올바른 판단력이다. 현대 사회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졌다. 가령 비행기에서 내릴 때 그 가방에 마약이 들었다면 남의 가방을 들어주는 것이 친절이 아니라 범죄를 도와 주는 행동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사회 정의를 바탕으로 한 올바른 판단이 요구되는데, 이와 관련된 문제로 생명 복제, 핵 개발, 안락사, 환경 보호 등 다양한 것이 있다. 현대인의 행위는 그것이 가져올 수 있는 결과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파멸은 물론 사회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현대의 윤리는 과거의 충성, 효성, 성실, 희생과 같은 덕목적 윤리와는 다르다. 만약 이런 윤리적 변화를 보지 못한다면 그 개인은 사회 변화에 낙오될 뿐만 아니라 그것이 반사회적 행위로까지 발전하게 되어 지탄을 받게 될 것이다. 사회가 요구하는 건전한 개인 윤리를 함양하려는 노력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마) 기본 문제 2에 대한 해제
(1) 논술하기 전에 제시문에 대해서 배경지식 갖기
<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인간 불평등의 기원은 무엇이며, 그것은 자연법에 따라 정당화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루소 자신의 해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인간에게 발생하는 불평등에는 자연적 불평등과 사회적 불평등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사회적 불평등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사회적 불평등을 토지의 소유, 즉 사유 재산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보고 정치적 차별이나 신분의 차별 등도 결국 사유 재산의 불평등에서 야기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루소는 사유 재산의 불평등은 인간의 자연적 경향에 위배되는 것이며, 자연이 만든 것이 아니라 사회가 만든 불평등이라고 본다. 그리하여 루소는 결국 인간의 불평등은 자연법에 따라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2) 제시문 요약
이 제시문은 우리 사회 안에 내재된 불평등의 기원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이것이 또한 장 자크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부가 다른 불평등들이 귀착되는 근원적인 불평등임을 주장하고 있다. 부가 불평등의 기원임을 보여 주는 이유로서, 루소는 부가 안락한 생활에 유용하며 가장 쉽게 이전될 수 있으며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의 내용은 단순하다. 인간 불평등의 기원은 부이고 그것은 자연법으로서 정당화되지 않기 때문에 법률을 합리적으로 제정해야만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3) 출제 의도
이 문제에서 요구하고 있는 내용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루소가 인간 불평등의 기원을 무엇으로 보고 있는지를 밝히는 것이고, 둘째는 우리 사회에 내재된 불평등의 사례를 제시한 후에 이를 해결할 방안을 쓰는 것이다. 첫째 요구 사항은 제시문의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고, 둘째 요구 사항은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는 능력과 더불어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능력과 창의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4) 접근 방법
이 논제를 제대로 풀었다면 논술문 안에는 첫째, 루소는 인간 불평등의 기원을 부로 보고 있다는 것, 둘째 불평등의 사례와 그것이 왜 불평등한지의 이유, 셋째 자신이 제시하는 해결책이 합리적으로 드러나 있어야 한다.
논제를 제대로 분석했다면, 서론에서는 문제 제기와 자기 주장을, 본론에서는 불평등의 기원과 불평등 사례와 해결책을 결론에서는 자기가 제시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제시문에 대한 독해력이 요구되는데, 제시문은 아래와 같은 물음과 분석을 통해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 똑같은 사람인데 누구는 귀하고 누구는 왜 천한가?
- 빌 게이츠는 부와 명성을 누리고 있는데 왜 나는 그렇지 못한가?
- 인간 불평등의 뿌리 - 사유재산(원시시대 사람들은 누구를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살았지만 인구가 늘고, 자연재해가 닥치고 사유재산제도가 생기면서 이런 '평화'가 파괴됨)
- 생산 수단의 사유화 - 인간을 소외시키고, 인간을 소유에 종속시킴
- 행복한 자연 상태
- 인간이 자연을 떠나 인위적인 힘이 개입되면서 행복을 잃어가는 모습
그리고 인류문명의 불평등 고발, 비판하고 있다. 또 이런 의문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루소의 또 다른 외침과는 달리 인간사회에서 불평등이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이 도덕적으로 타락한 궁극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 그 물음에 대한 답이 과연, 인간 본성을 타락케 하는 문명사회 때문(상식화된 기존 제도와 질서를 '악'으로 규정)인가?"
루소가 해결 방법으로 제시한 자연 상태의 인간을 창조하는 것이 과연 가능하고 옳은가?
이렇게 분석하고 보니 꽤 까다로워 보인다. 간단히 정리하면, "불평등의 기원은 후천적 요소 때문(사유재산, 상식화된 제도…)이다."는 것이다.
이렇게 논제와 제시문을 분석하고 나면 머릿속에 구상의 과정을 거쳐 아래와 같은 개요를 만들어 내고 답안을 작성 할 수 있을 것이다.
(5) 개요
주제: 불평등과 경제 정의
주제문: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법률과 제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며, 그 절차와 방법 또한 모든 사람이 알 수 있도록 공개되어야 한다.
서론: 불평등을 해결해야 하는 이유와 주제 설정
본론: 제시문의 핵심과 불평 해소 방안
1. 불평등의 사례와 불평등의 기원
2.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 제시
-합리적인 법률
-남들을 위하는 제도 시행
-도덕적인 삶의 중요성 인식
결론: 합리적인 절차와 용인할 수 있는 불평등 제시
모범 답안
홉스는 자연 상태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라고 했다. 이와 같은 상태가 되는 이유를 홉스는 인간의 이기심이라고 본다. 인간의 끝이 없는 욕심은 자신을 만족할 수 없게 만든다. 사람들이 항상 투쟁의 상태에 놓여 있다면 인간들이 사는 곳에서는 언제나 불평등과 불행만이 존재할 것이다. 능력에서 오는 자연적인 불평등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사회 생활 속에서 나타나는 불평등은 해결해야 한다. 우리가 합리적인 법률과 제도를 제정하는 이유도 바로 사회 속에서 나타나는 불평등을 제거하기 위해서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비슷한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힘이 없는 사람들은 죄값을 다 치루어야 하지만, 권력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쉽게 풀려난다.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법률의 적용에 불평등이 존재한다. 또한 가난한 사람들은 값싼 옷도 사서 입기 힘든데 고위직 공무원들은 그 부인들까지도 수백 수천만 원짜리 옷을 뇌물로 주고받는다. 우리는 이 모든 불평등이 부(富)와 신분 그리고 지위나 권력으로부터 생겼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루소가 말한 것처럼 모든 불평등의 뿌리에는 부(富)가 내재해 있다. 왜냐하면 '부(富)는 그 밖의 모든 것을 사들이는 데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루소는 부(富)가 불평등의 근원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따라서 모든 불평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부(富)의 평등을 이루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마르크스가 주장한 무조건적인 평등은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런 해결책은 개개인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해결책은 결과의 평등보다는 기회의 평등에서 찾아야 하고, 모든 사람이 인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해결책이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합리적인 법률을 만들어야 한다. 법률이 바르고 또한 그것이 엄정하게 시행된다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기회가 제공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남들을 위하는 제도가 시행되어야 한다. 고아원과 양로원 그리고 생활 보호 대상자들을 위한 사회 복지 제도가 충실하게 이행된다면 불평등은 어느 정도 해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제도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이 더욱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할 것이다. 셋째,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는 도덕적인 삶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인간은 저마다 능력이 다르고 자기 만족의 정도가 다르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저마다 생각하는 행복의 정도가 다르고, 불평등을 느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욕심을 조금만 줄이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법률과 제도가 불평등에 대한 타율적인 해결책이라면 도덕적인 삶은 자율적인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도덕적인 해결책이 더욱 중요하다.
사람들이 사는 사회에는 불평등한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불평등을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인간은 저마다 능력이 다르며, 다른 사람들의 권익을 해치지 않는 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다른 사람들보다 부유하게 사는 것은 죄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법률과 제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할 것이고, 그 절차와 방법 또한 모든 사람이 알 수 있도록 공개되어야 할 것이다. 불평등이 나쁜 것이 아니라 불평등을 유발하는 불합리한 법률과 제도가 나쁜 것이다.
4. 퇴고
논술에서 일반적으로 집필 단계가 끝나면 자신이 쓴 글을 자신이 검토하여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아무리 유능한 필자라도 한 편의 글을 한 번에 완성하기는 어렵다. 여러 차례에 걸쳐 부족한 부분이나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는 단계를 거쳐야 필자가 의도한 내용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데 잘못된 부분이나 부족한 부분을 수정하는 과정을 '퇴고(推敲)'라고 한다. 집필 단계가 끝나고 글의 내용을 수정·보완하는 과정은 글을 쓰는 과정만큼이나 중요하다. 한편의 글이 완성되면, 글의 내용을 수정·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퇴고'라고 한다. 퇴고에는 다음과 같은 고사가 있다.
당(唐)나라의 시인 가도(賈島)가 나귀를 타고 가다 시 한 수가 떠올랐다. 그것은 "조숙지변수 승퇴월하문(鳥宿池邊樹僧推月下門:새는 연못 가 나무에 자고 중은 달 아래 문을 민다)"라는 것이었는데, 달 아래 문을 민다보다는 두드린다[敲]고 하는 것이 어떨까 하고 골돌히 생각하다 그만 경조윤(京兆尹:首都의 市長) 한유(韓愈)의 행차 길을 침범하였다. 한유 앞으로 끌려간 그가 사실대로 이야기하자 한유는 노여운 기색도 없이 한참 생각하더니 "역시 민다는 퇴(推)보다는 두드린다는 고(敲)가 좋겠군" 하며 가도와 행차를 나란히 하였다(《唐詩紀事》)는 고사(故事)에서 생겨난 말로 이때부터 퇴고란 말이 쓰이게 되었다.
이 말이 글을 다 쓰고 나서 틀린 구절은 없는지, 더 좋은 구절은 없는지 다시 확인하고 고쳐쓰는 작업을 하는 과정으로 변했다.
가. 퇴고의 필요성
글을 쓰는 도중에 주제에서 이탈하거나 논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퇴고를 함으로써만 바로잡을 수 있다. 글은 다듬을수록 좋은 글이 된다. 좋은 글은 내용의 전달 효과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독자의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따라서 퇴고는 좋은 글이 되는 마지막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나. 퇴고의 원칙
1) 삭제의 원칙 : 불필요하거나 쓸데없는 부분을 없애거나 간단히 줄여야 한다.
2) 부가의 원칙 : 내용이 불충분하거나 지나치게 생략된 부분은 보충하여야 한다.
3) 재결합의 원리 : 단락의 순서나 논리에 따른 전개 순서 등을 바로잡아야 한다.
다. 퇴고의 기준
퇴고의 기준은 정확성과 적절성이다. 논술에서의 퇴고는 자기 글에 대한 자기 진단이요 자기 평가이다. 일반적으로 진단과 평가는 '정확성'과 '적절성'이라는 문장 평가의 기준에 따라 이루어진다.
1) 정확성
글은 정확해야 한다. 정확하지 않은 글은 아무리 미사여구를 동원하더라도 좋은 글이 되지 못한다. 글의 정확성은 내용과 표현 면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으나, 글에서 다루고 있는 사실과 논리와 관점이 정확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가) 사실의 정확성
글에서 다룬 내용은 언제나 사실과 부합해야 한다. 계획의 단계에서는 물론, 글을 다 쓴 다음도 불확실하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이 들어 있지 않은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 논리의 정확성
논리가 정확해야 필자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글의 논리가 정확하기 위해서는 인용의 정확성, 주장에 대한 충분한 근거나 증거의 제시, 사실 간의 인과 관계의 정확성 등을 점검해 보아야 한다.
다) 관점의 정확성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해 나가는 관점이 문제의 핵심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정확하게 수립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관점의 보편성, 전체성, 객관성 등과 같은 세부적인 기준에 따라 점검해야 한다.
2) 적절성
글을 쓰는 상황, 목적, 대상 등에 따라 같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그 표현이 다르기 마련이다. 표현이 적절하다는 것은 그 상황, 목적, 대상에 부합할 뿐 아니라 글이 그 자체로서의 표현도 적절하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가) 동적 기준
글을 쓰는 상황이나 목적, 대상 등은 글을 쓸 때마다 달라진다. 이러한 것을 동적 기준이라고 하는데, 이 기준에 따라 글을 평가할 때에는 글의 내용과 조직, 그리고 어휘들이 글의 목적에의 부합성 여부, 문제와 필자의 상황에의 적절성 여부, 독자에 대한 고려 등을 점검해야 한다.
나) 정적 기준
글은 그 자체로서 표현이 적절해야 하는데, 이 적절성은 '가치 있는 내용인가?', '합리적인 조직인가?'하는 기준에 따라 평가된다. 이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주제의 가치성, 글의 통일성, 긴밀성, 표현의 명료성 등을 점검해야 한다.
라. 퇴고의 순서
퇴고는 전체에서 부분으로 검토해 나가는 것이 좋다.
퇴고의 기준을 알아보았으면, 이제 구체적으로 논술에서 어떻게 자신의 오류를 수정해야 하는가를 알아야 한다. 퇴고의 실제 작업은 크게 글의 전체 흐름에 대한 맥락을 다듬는 작업과 어휘나 단락 등의 세부 사항들을 부분적으로 다듬는 작업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전체에서의 퇴고
글 전체의 내용과 짜임새를 대상으로 전체의 구조를 살피는 작업으로 다음 사항을 살펴야 한다.
주제나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이 타당하게 제시되었는가?
글의 짜임새가 잘 이루어졌는가?
글이 논리적이고 효과적으로 진술되었는가?
각 문단은 논리적으로 전개되었는가?
문단과 문단 사이의 연계는 적절한가?
문단의 소주제가 글 전체의 주제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
만일 이러한 사항에 어긋난다면 수정하거나 다시 써야 한다.
2) 부분에서의 퇴고
글 전체에 대한 퇴고가 끝나면 세부 사항으로 들어가서 다듬기 작업을 해야 한다.
3) 문단 차원의 퇴고
문단이 통일성과 완결성, 일관성을 갖추고 있는가를 검토하여 수정·보완하는 것을 말한다.
동일한 사항이나, 동일한 논점이 하나의 문단 내에 정리되었는가?
각 문장들의 내용이 문단의 소주제에 집중되는가?
중심 문장과 뒷받침 문장이 제대로 갖추어졌는가?
문장과 문장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는가?
4) 문장 차원의 퇴고
문장의 의미를 드러내는 문장 성분 간의 호응 관계와 하나의 말이 여러 가지의 의미로 해석되어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같은 의미의 말이 중복 사용되어 불필요하게 길어진 표현을 수정하는 작업이다.
문장의 중심 줄기인 주어와 서술어가 적절히 호응하는가?
체언과 다른 성분의 관계를 나타내는 조사의 쓰임이 적절한가?
접속어 '와/과', 수식어와 피수식어의 관계가 명확한가?
서로 다른 말들이 같은 의미를 갖고 중복 사용되지는 않았는가?
5) 어구 차원의 퇴고
문장 내에서 부적절한 어휘나 구절을 문맥에 어울리도록 수정하는 작업이다.
낱말이나 구절이 문맥에 꼭 들어맞는가?
낱말이나 구절이 문법에 맞는가?
낱말이나 구절이 자연스러운가?
이상과 같은 문장 평가의 기준에 따라 자기가 쓴 글을 진단하고 평가한다. 만일 이러한 평가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사항이 발견된다면 퇴고의 과정을 거쳐 자신의 글을 수정하고 보완하거나 다시 써야 한다.
마. 퇴고의 실례
고쳐쓰기의 실례를 참고하면 다음과 같다. 여기에서는 원고지 사용에 따른 고쳐쓰기 연습은 하지 않은 것이다.
1) 예시 1
<고치지 않은 글>
① 갈등에서 해방되는 방법은 비교하지 않는 것이며, 전혀 비교점이 없을 때만 존재하는 것이 있으며, 존재하는 것과 더불어 사는 것이 평화스럽게 사는 것이 된다. 그렇다면 [②당신은 아무런 주위의 산만함이 전혀 없이 당신 자신 내부에 존재하는 것에 모든 정신을 쏟을 것이다.] ③ 설령 그것이 정말 추악함, 잔인성, 공포, 근심, 외로움 등일지라도 당신은 완전히 그것과 더불어 살 것이며, 그 때 모순이나 대립이 없게 되고 따라서 갈등도 존재하지 않게 된다.
그러면 도대체 비교라는 것이 왜 존재하는가? 왜 당신은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가? 우리들은 어릴 때부터 이러한 비교를 [④배워왔다.] 모든 학교에서 [가]는 [나]에 비교되었으며, [가]는 [나]처럼 되기 위해서 자기 자신을 파괴했다.
만일 당신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있는 그대로의 당신이 될 것이다.
[⑤또한 우리는] [⑥우리들 (⑦내부에서) 모순상태에 있으며, 욕망에 의해서 그 모순 상태는 초래된 것이다.] 즉 쾌락을 좇고 고통을 피하려는 욕망을 말하는 것이다. 반면에 쾌락을 죄악시하는 마음도 동시에 가지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이중성은 왜 지니고 있는 것일까? 물론 자연에도 이중성이 있지만, 그것은 우리 자신이 만들어낸 것이다. [⑧그래서] 비교하면서 자라났으며, 옳고 그른 것, 좋은 것과 나쁜 것, 도덕적인 것과 부도덕한 것 등에 의해 제약을 받았기 때문인 것이다.
[⑨그러므로 아무 비교도 하지 않는 무위(無爲)는 완전한 행동인 것이다]
2) 고치기 1
① 논설문으로서 서론 부분이 미약하다. 그러므로 ①의 앞에 다음과 같은 글을 넣는 것이 좋다. 우리는 비교하려는 마음과 욕망을 없애야 한다. 이것은 인간의 갈등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래서 다툼이 있고 생존을 위한 투쟁이 더욱 격렬해 지는 것이다. 그러면 갈등을 없애는 방법은 없을까?
[②]는 글이 너무 어렵다. 쉽게 고쳐 쓴다면 당신은 주위의 것에 신경 쓰지 않아서, 자기 자신이 하고자 하는 대로 마음껏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을 것이다.
③은 문장이 너무 길어 고쳐야 한다.
[④]는 문맥에 맞지 않는 말이다. 배워왔기 때문이다.
[⑤]에서는 또 하나의 갈등의 원인이 욕망이기 때문에, 다음과 같이 연결시킨다. 또 하나의 갈등의 원인은
[⑥]에서는 문맥이 길고 의미 파악이 어려우므로 다음과 같이 고친다. 우리들 내부의 모순 상태에 있다. 그리고 그 모순 상태는 욕망에 의해서 초래된 것이다.
(⑦)은 앞에서 밝혔지만, 조사가 잘못 사용되었다. 내부의
[⑧]은 접속어가 잘못되었다. 다시 말해서
[⑨]는 결론으로 부족하다. 다음과 같이 고친다. 요컨대 갈등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비교하지 않는 것이고, 욕망에 의한 자기 모순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비교하는 마음과 욕망을 없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찾아 참된 삶을 누려야 한다.
<고친 글>
우리는 비교하려는 마음과, 욕망을 없애야 한다. 이것은 인간의 갈등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래서 다툼이 있고 생존을 위한 투쟁이 더욱 격렬해 지는 것이다. 그러면 갈등을 없애는 방법은 없을까?
갈등에서 해방되는 방법은 비교하지 않는 것이며, 전혀 비교점이 없을 때만 존재하는 것이 있으며, 존재하는 것과 더불어 사는 것이 평화스럽게 사는 것이 된다. 그렇다면 당신은 주위의 것에 신경쓰지 않아서, 자기 자신이 하고자 하는 대로 마음껏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을 것이다. 설령 마음속에 추악함, 잔인성, 공포, 근심, 외로움 등이 있을지라도. 당신은 완전히 그것과 더불어 살 것이다. 그 때 모순이나 대립이 없게 된다. 따라서 갈등도 존재하지 않게 된다.
그러면 도대체 비교라는 것이 왜 존재하는가? 왜 당신은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가? 우리들은 어릴 때부터 이러한 비교를 배워왔기 때문이다. 모든 학교에서 [가]는 [나]에 비교되었으며, [가]는 [나]처럼 되기 위해서 자기 자신을 파괴했다.
만일 당신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있는 그대로의 당신이 될 것이다. 또 하나의 갈등의 원인은, 우리들 내부의 모순 상태에 있다. 그리고 그 모순 상태는 욕망에 의해서 초래된 것이다. 즉 쾌락을 좇고 고통을 피하려는 욕망을 말하는 것이다. 반면에 쾌락을 죄악시하는 마음도 동시에 가지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이중성은 왜 지니고 있는 것일까? 물론 자연에도 이중성이 있지만 그것은 우리 자신이 만들어낸 것이다. 다시 말해서 비교하면서 자라났으며, 옳고 그른 것, 좋은 것과 나쁜 것, 도덕적인 것과 부도덕한 것 등에 의해 제약을 받았기 때문인 것이다.
요컨대 갈등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비교하지 않는 것이고, 욕망에 의한 자기모순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비교하는 마음과 욕망을 없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찾아 참된 삶을 누려야 한다.
경북외국어고등학교 교사 최우현
경북과학고등학교 교사 류성연
구미고등학교 교사 박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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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논술이란 무엇인가?
1. 논술의 개념과 성격
가. 논술의 개념
우리의 삶에서 피해 갈 수 있는 일과 피해 가서는 안 될 일이 있다면 논술은 바로 후자에 해당한다. 또한 그저 그런 평범한 일과 매우 가치로운 일이 있다면 논술은 역시 후자에 해당한다. 논술이 피해 가서는 안 될 일이며, 매우 가치로운 일이라면 우리는 논술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 편의 논술문을 작성하기에 앞서 논술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논술이란 무엇인가?
어떤 대상의 개념을 규정하려면 정의의 일반적인 방법을 따르면 된다. 어떤 대상을 정의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을 포함할 수 있는 상위 개념(유개념)과 종차를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연필’을 정의하자면 먼저 연필의 상위개념인 ‘필기도구’를 생각해야 하며, 그 다음으로 필기도구에 해당하는 볼펜, 싸인펜, 만년필 등과 연필의 차이점을 밝히게 되면 연필을 정의할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논술의 상위 개념을 설정해 본다면 ‘글쓰기’와 ‘시험’ 정도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논술의 개념을 ‘글쓰기 시험’ 정도로 규정할 수는 없다. 이제 논술과 동위 개념으로 설정할 수 있는 수필 쓰기, 시 쓰기, 설명문 쓰기 등과 논술의 차이점을 밝히고, 시험의 다양한 하위 개념들인 수능 시험, 중간 고사, 기말 고사, 입사 시험 등과 논술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된다.
논술은 글쓰기이다. 논술이 글쓰기이긴 하지만 다른 글쓰기와는 사뭇 다른 점이 많다. 시(詩)나 수필(隨筆) 등 문학적인 글쓰기는 비유나 상징, 함축 등의 주관적 표현을 통해 일상사(日常事)에서 느끼는 필자의 생각과 느낌 등을 표현하는 글쓰기이다. 그러나 논술은 과학적 언어의 사용과 논리와 논증에 바탕을 두고 어떤 문제나 문제 상황에 대하여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객관적 글쓰기인 것이다. 여기에서 문제 또는 문제 상황이란 제시문과 논제를 통해서 주어지는 나, 개인, 인간, 사회, 자연, 나와 사회, 개인과 사회, 인간과 자연 등과 관련된 문제들 즉 인간 삶의 기본적이고 원리적인 문제들인 것이다. 이런 문제들에 대한 객관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글쓰기가 바로 논술이다. 그런데 그 객관적 해결 방안이란 것이 모든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타당성과 합리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최선의 해결 방안을 일컫는 것은 아니다. 단지 과학적 언어와 논리와 논증에 바탕을 두고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 합리적인 자기 나름의 해결책을 의미한다.
논술은 시험이다. 논술은 수능 시험과 같은 선다형 시험이 아니라 서술형 시험이다. 서술형 시험이긴 하지만 단지 글쓰기 능력만을 평가하는 시험은 아니다. 논술은 쓰기 시험 이전에 읽기 시험이다. 각 대학의 논술 시험 문제를 살펴보면 반드시 일정 분량의 제시문과 자료가 주어진다. 주어진 제시문과 자료에 대한 바른 독해가 따르지 않고서는 논술 시험을 잘 볼 수가 없다. 그런데 그 독해라는 것이 주어진 제시문이나 자료의 주제를 찾는 정도의 일이 아니다. 그것은 제시문이나 자료 속에 담긴 문제를 발견하는 일, 다시 말해서 그 속에서 철학적 질문을 찾는 일을 뜻한다. 그렇기 때문에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평소 비판적 독해 전략을 수립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대학별 논술 고사의 출제 의도를 살펴보는 일도 시험으로서의 논술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서울대는 2005학년도 정시 논술고사 출제의도를 “(1) 논제의 핵심을 정확히 이해하고, (2) 문제가 요구하는 방식으로 그 내용을 분석한 후, (3) 그에 따라 설정된 주장들을 자신의 논지로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4) 합리적이면서도 일관성 있게 논증하는 능력과 함께 (5) 창의적 사고력과 표현력이 적절히 조화되어 나타나는지를 아울러서 평가 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결론적으로 논술이란 논제가 요구하는 바에 따라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기술하는 서술형 평가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좋은 논술문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논제에서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하며, 논제에 대한 자기의 주장이라 할 수 있는 논지를 분명히 해야 하며, 논지를 뒷받침하는 타당하면서도 합리적인 논거를 제시할 수 있는 논리와 논증을 마련하는 데 힘써야 한다.
나. 논술의 성격
※ 다음은 논술의 성격을 확인하고 정착시키고자 하는 뜻에서 제2회 전국 중․고등학생 논술경시대회를 바탕으로 한 연구보고서96-1에서 전재한 것임을 밝혀 둡니다.
논술은 주어진 과제를 논리적 과정을 통하여 해결하고 그 결과를 언어로 서술하는 글쓰기이다. 논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을 길러야 하고, 발견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는 논리적 사고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종합적으로 문제를 검토할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대체로 문제가 되는 상황은 여러 요인이 복합되게 마련이다. 따라서 문제를 검토하는 데는 복합적 시각이 필요하다. 문제를 마련하고 검토한 다음에는 언어 형식으로 표현하는 글쓰기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글쓰기 일반의 원리를 터득해야 한다. 논술의 내용은 논리적 사고와 종합적 판단이며, 형식은 글쓰기 일반의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 특히 논리적인 글쓰기의 원리를 알고 있어야 한다.
1) 문제 발견으로서 논술
논술은 문제의 발견에서 비롯된다. 시험에서 문제가 먼저 주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글 쓰는 사람이 과제 가운데 문제를 설정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따라서 문제의 발견은 논술의 핵(核)이다.
‘문제 발견’이란 설명, 해결, 개선, 입증, 분석, 선택 등이 필요한 사상(事象)을 독자적으로 찾아내는 일을 가리킨다. 문제는 구체적인 대상이나 추상적인 관념적 내용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역사적 사실이나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사례들에서 문제를 발견할 수 있음은 물론, 사고나 이념 등의 영역에서도 문제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연역이나 귀납 등은 사고 방식과 연관되는 것이고 개인주의와 전체주의 등은 이념에 해당하는 것이며, 이들이 실상황에서 빚어내는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여 찾아내고, 논의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문제 발견이다.
문제를 발견한다는 것은 논의 항목을 발견하는 것으로, 어떤 사태를 문제적 안목으로 파악하는 것을 뜻한다. 즉 대상에 대하여 발산적 사고(發散的 思考)를 함을 뜻한다. 발산적 사고란 문제를 주어진 상황 안에서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상황을 다른 여건이나 조건과 연관지어 해결하고자 하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를 뜻한다.
논술은 글이라는 형식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글의 형식적 조건은 사고의 논리적 전개를 바탕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발견한 문제를 언어적 과정을 통하여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논술은 궁극적으로 개인의 삶을 자신이 책임지고 파악하고 살아가는 전인적인 인간 형성과 연관된다. 개인적인 삶을 의미 있는 삶으로 인식하는 것은 삶을 둘러싸고 있는 문제를 발견하는 데서 가능해진다. 일상의 타성에 젖은 수동적인 자세로는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
개인의 사회적 삶에서도 문제 발견의 능력은 요구된다. 나와 남과 관계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삶의 이상을 저해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어떻게 모색되어야 하는가 등이 사회적 삶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문제이다. 개인적․사회적 삶은 문제 발견의 태도가 갖추어짐으로써 비로소 진정한 의미를 지닐 수 있게 된다.
문제를 발견하는 데는 몇 가지 지적인 능력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이 사실의 이해 능력이다. 사태가 어떠한가 하는 관찰과 그 관찰의 결과를 문제적인 명제로 요약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통찰과 인식이 동반되어야 한다. 통찰과 인식은 문제를 다면적으로 검토하는 데서 이루어지는 종합적인 사고를 뜻한다. 종합적 사고가 필요한 까닭은 문제가 단독으로 제기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문제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관계적인 시각으로 통찰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접하는 사태를 문제적으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그 문제가 자신과 어떤 연관이 있는가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질문하는 자세로 사태를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2) 문제 해결로서 논술
문제의 해결은 논술의 제2단계이다. ‘문제 해결’이란 문제 상황에 대한 판단을 통하여 마련되는 대처 행위를 뜻한다. 여기서 대처 방식은 사리에 맞아야 하고 논리적으로 오류가 없어야 한다. 합리적이고 사리에 맞는 방식이라야 한다. 합리적이라는 것은 자체의 논리성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사리에 맞는다는 것은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현실성이 있어야 한다는 뜻인데, 이는 다른 사람들의 눈으로 보았을 때 무리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논리에 맞더라도 현실에 부합되지 않는다면 적절한 문제 해결이라 할 수 없다. 지극히 주관적으로 혹은 아집(我執)을 가지고 남에 대한 고려 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해결이 아니다. 남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하고, 보편성을 지닌 방식이라야 진정한 문제 해결이라 할 수 있다. 발견한 문제에 대하여 다면적으로, 자주적으로 판단하여 그 문제의 성격이 분명히 드러나야 한다. 즉 문제에 대한 독자적인 판단의 제시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다음에 문제 해결의 방안이 모색될 수 있다. 여기서 논술이 남이 부여한 과제를 해명하는 것만이 아니라 주체적인 사고 방법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문제 해결을 위한 자주적이고 적극적인 의지는 민주 시민 정신과 상통한다. 시민 의식은 고립된 개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남과 더불어 합리적이고 우호적인 삶을 이끌어 가는 가운데 형성된다. 남과 연대관계를 맺는 데에서 시민 의식이 자란다. 환언하면 사회적 자아의 확대를 통하여 시민 의식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시민 의식의 형성을 위해서는 몇 가지 능력이 요구된다. 어떤 문제에 대한 비판 능력, 판단 능력, 대안 제시 능력 등이 시민 의식을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문제를 조직화하고 그 해결 가능성을 논리적으로 모색하는 과정과 결과를 학문이라 할 수 있다. 학문이라는 것, 혹은 일반적으로 공부한다는 것은 문제를 확인하고 그 해결을 모색하는 일이다. 대학에서 하는 학문을 물론 중․고등학교에서 학습하는 일도 문제 해결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논술은 학문을 하는 데에 필수적인 과정이며 교육의 원리가 되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첫째, 문제에 관한 예리한 분석력이 필요하다. 문제의 분석은 문제를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데에서 가능해진다. 문제의 다각적 검토란 문제를 다른 관련 사항과 연관지어 해결을 모색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문제를 단계적으로 체계적으로 검토하는 사고력이 필요하다.
또한 객관적 논의 능력도 요청된다. 객관적인 논의란 아집(我執)에 빠지거나 자신의 이해관계(利害關係)를 우선하는 태도를 벗어나 문제를 투명하게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를 말한다. 문제 해결 능력은 창의적인 사고를 요한다. 창의적 사고란 관습이나 타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하는 능력이다. 이는 학습과 계발을 통하여 길러지는 능력이다.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전환적 관점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방향에서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창의적 사고 능력인데 이는 넓은 의미의 상상력이라 할 수 있다. 상상력은 전환적 관점의 수립과 발상을 뜻한다. 상상력은 주어진 문제를 새롭게 구성하고 변형하며 문제 자체를 다른 방향에서 다룰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3) 종합적 사고로서 논술
논술이 종합적 사고를 요하는 것은, 발산적 사고를 강조하는 논술에서 사태를 다면적으로 파악하고 그 해결 또한 다면적인 방식으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종합적 사고’란 문제와 그에 관련된 여러 사항 예컨대 인간, 사회, 자연, 문화 등을 상호 연관 속에서 파악함으로써 합리적 사고에 이르는 일을 뜻한다. 원인과 결과, 동기와 수단, 주원인과 부수적 원인, 문제에 미치는 외적 영향 등을 폭넓게 고려하고 판단하는 데에서 종합적 사고는 가능해진다.
종합적 사고에는 문제와 그 해결에 관계되는 외적인 조건들도 관계하게 된다. 논리적으로는 옳더라도 관습이나 전통에 비추어 받아들일 수 없다면 종합적 사고에 이르기는 고사하고 부적절한 주장이 된다. 따라서 종합적인 사고는 다면적인 판단의 준거를 충분히 마련할 때에라야 가능하다. 판단의 준거는 체험을 요한다.
논술은 주관적․감성적 언어 활동이 아니라 객관적인 논의 과정과 그 결과를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객관성은 논리성으로 바꾸어 말할 수 있다. 어떤 일의 원인과 결과를 자신의 주관을 배제하고 사실 자체로 파악해야 한다. 이 객관성을 위하여 종합적인 사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는 독선이나 편견 등을 배제하고 사회적 연대성의 기반에서 제시되는 의견을 존중한다는 뜻이다. 사회적 연대성이란 ‘나’이외의 다른 대상을 정당하게 고려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정신의 평형성이 요구되는 영역이다.
종합적 사고를 위해서는 언어적 편견이나 논리상의 오류를 벗어나야 한다. 무리한 합리화라든지 과도한 일반화 등의 오류가 언어상에 드러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언어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상투적 언어를 벗어나는 일과도 관계가 있다. 선전 광고나 표어에 자주 등장하는 상투어(常套語)는 사고의 경직성과 일방성 또는 분편성 때문에 나타난다.
종합적 사고의 필요성은, 인간은 단독자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다양한 유대관계 속에 존재하는 관계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 까닭이 여기 있다. 사회적 관계 속에서의 시선으로 폭넓은 체험을 연관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종합적 사고의 특성이다.
종합적 사고를 위해서는 지식을 종합해 내면서 편파적 지식을 극복해야 한다. 이는 고정 관념을 탈피하는 사고이기도 하다. 인간은 선한 의지를 지닌 존재라는 도덕상의 지식을 고수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악한 존재로서 인간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이는 종합적 사고가 될 수 없다. 인간을 이해하되 선과 악의 양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며, 과거와 미래를 현재와 연관지어 보며, 물질적 조건과 정신적 조건을 다면적으로 고려해야 종합적인 사고라고 할 수 있다. 종합적 사고는 판단의 합리성을 고양시킨다. 어느 한 편으로 치우치지 않고 다각적인 검토를 하는 사고의 습관은 합리적 사고에 이르는 길이다.
종합적 사고를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 능력이 요구된다. 우선 사물에 관한 치밀한 관찰이 있어야 한다. 자신의 관념이나 이해관계를 벗어나 대상을 그 자체로 치밀하게 관찰하여 문제의 핵심을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폭넓은 독서 체험과 사색이 필요하다. 우리는 모든 상황을 직접 체험할 수 없다. 독서를 통하여 간접적인 경험을 쌓음으로써 판단의 근거를 다각적으로 마련할 수 있다. 이는 언어적 존재로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지극히 소중한 능력이다. 독서를 통한 것이거나 직접 체험한 것이거나를 막론하고, 판단의 근거가 다각적일수록 사고는 종합적인 것이 된다.
치밀한 관찰과 판단 근거를 충분히 마련했다고 해도 그 관점이 편파적이거나 이해관계에 얽매인다면 종합적 사고를 하기는 어렵다. 여기서 건전한 관점이 필요해진다. 건전한 관점은 보편적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우리는 대상에 관한 포괄적 인식에 도달하고 통찰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4) 논리적 사고로서 논술
논술이 사태를 논리적으로 파악하여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언어로 서술한 것이라면, 논리적 사고는 논술과 연관된다. ‘논리적 사고’란 문제와 해결을 논리적 절차와 규칙에 따라 생각하는 과정을 뜻한다. 논리적 사고를 위해서는 논리적 규칙과 논리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는 논리학에 관한 지식을 아는 것이 아니라, 건전한 상식을 바탕으로 조금이라도 깊이 있는 사고를 요하는 것이다.
논술에서 논리적 사고가 필요한 이유는 논지 전개의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이는 사물의 객관적 파악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을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재구성하는 능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 논술이기 때문이다. 객관성 확보의 방식으로서 필요한 논리적 사고는 언어적 활동의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언어 자체가 지닌 논리의 오류를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잘못된 일반화라든지, 편벽된 사례에 의한 단정 등이 언어상의 비논리성의 예들이다. 이는 자칫 과도한 의욕을 가지고 성급하게 판단할 때 드러나기 쉬운 오류이다. 논술은 근본적으로 논리적인 절차와 과정이 중시되는 행동이고 사고이다. 상황을 주관적 편견이나 감정적 흥분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내적인 논리를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논술은 지적인 훈련의 과정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논리적 사고는 지적 인간으로 성장하는 데에 바탕이 되는 정신 능력이다. 사고하는 존재,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존재로서 인간은 지적인 속성을 토대로 해서만 성장한다. 시민 의식을 지닌 인간,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인간, 진리 추구에 헌신하는 인간이 지적인 인간의 속성이다.
논리적 사고 능력은 학문 연마의 바탕을 마련해 준다. 대학에서 수행되는 수준 높은 학문에서는 물론, 중등학교 학습도 이러한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원리에 있어서 학교급별로 논리적 사고의 차이는 없는 셈이다.
논리적 사고를 위해 필요한 능력으로 다음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적정한 논거를 발견하고 그 논거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합당하게 정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적정한 논거를 발견하는 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전체 상황과 연관지어 이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객관성, 규칙성,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논리를 전개할 수 있는 추론 능력이 있어야 한다. 추론은 논술에서는 물론 독해에서도 중시되는 고등 사고 능력이다.
5) 글쓰기로서 논술
논술은 일차적으로 글쓰기의 한 양식이다. 논리를 중심으로 하는 글이라는 것은 다양한 글쓰기의 한 영역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글쓰기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글쓰기’는 생각을 바르고 효율적인 언어로 표현하는 행위이다. 논술은 정서 표현의 글쓰기와는 달리 논리성과 합당한 논거를 바탕으로 견해를 주장하는 글이기 때문에 필요한 지적 능력도 다소 차이가 있다. 또한 실용적인 글쓰기와도 다르다. 실용적인 글쓰기가 문제의 구체적인 해결과 현실적인 적용을 중시한다면 논술은 적용의 단계까지 나아가지 않을 수도 있다. 내적인 논리와 논거의 타당성이 우선하기 때문이다.
논술이 글쓰기의 하나라면 그 자체가 언어활동의 한 양상이다. 여러 가지 글쓰기 가운데 논리적인 글쓰기라는 한 양상인 것이다. 따라서 논술은 글쓰기의 일반적인 절차와 과정을 밟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논술이 글쓰기의 형식을 익히는 것으로 다 되는 것은 아니다. 내용이 없는 형식을 만들어 내는 기교만으로는 논술이 될 수 없다. 흔히 논술의 형식을 공부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이는 논술의 기본 성격을 잘못 파악한 데에서 비롯되는 오류이다. 논술에서는 일차적으로 사고 방법과 정신적 태도가 문제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논술의 글쓰기는 사고하기와 엄격하게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논술에서 필요한 사고 과정은 문제의 발견․계획․실행․검토의 네 단계를 설정할 수 있다. 이는 아이디어의 생산-표현-조정으로 바꾸어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단계는 글쓰기의 일반적 단계와 일치하는 것이다. 논술을 통하여 글쓰기의 일반적 과정을 익힐 수 있으며, 반대로 글쓰기의 일반적 과정을 통하여 논술에 접근할 수도 있다. 이처럼 글쓰기와 논술은 동전의 앞뒤와 같은 불가분리의 관계에 있다.
글쓰기를 기교적인 활동으로 인식하는 데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교보다는 지적인 활동이며 문제제기 활동이다. 글쓰기는 지적 활동의 대표적인 양상이다. 일반적으로 글을 쓰는 일은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주체적인 관점에서 해결의 과정을 모색하며, 그 결과를 형식 조건에 맞는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러한 글쓰기의 과정의 각 단계에서 논술에 필요한 사고와 판단을 체험하게 된다. 그 결과 글쓰기는 종합적인 지적 활동이 된다. 따라서 글쓰기는 언어 능력 함양의 수단이 된다. 아울러 자아 발견과 형성에 핵심적인 지적 작업이 된다.
글쓰기로서 논술을 위한 능력으로는, 첫째 일관성과 단계성이 유지되는 가운데 드러나는 글의 구성 능력이다. 이는 서론, 본론, 결론의 틀을 설정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사고를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능력과 연관되는 점이다. 둘째 문단 구성 능력인데 문단으로서 응집성을 갖추면서 부분과 부분의 연관성이 유지되어야 한다. 셋째 통사, 어법, 문체 등을 포함하는 문장력이 요구된다. 글을 쓰기 위하여 필요한 문장 구성의 기본 능력을 말한다. 넷째 어휘 구사력이 필요하다. 이는 어휘의 정확성, 맥락과 연관된 적절성, 참신한 어휘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 등이다. 그러나 논술에서는 이들 능력이 부분부분 떨어진 채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논술은 종합적인 지적 활동의 대표격이기 때문이다.
2. 논술의 핵심 10가지 (서울대 제시)
가. 문제의 파악
문제의 파악이란 곧 문제가 원하는 내용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포착해서 그 내용을 차근차근 살펴 풀어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가 어느 것이 옳은지를 묻고 있다면 옳은 것을 가려내고, 원인을 밝히라고 하면 왜 그렇게 되었는지 인과 관계를 살필 수 있어야 한다.
나. 사실의 이해
사실이란 논술을 할 때 논의하고자 하는 대상이 지닌 모든 것을 말한다. 논의하고자 하는 대상은 늘 여러 가지 다른 측면을 지니기 때문에 이러한 다양한 측면을 포괄적으로 살필 수 있어야 제대로 된 논술문을 쓸 수 있다. 사실에 대한 이해는 구체적이고 정확한 이해여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다. 해결의 능력
논술이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실과 논리에 맞춰 타당한 해결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다. 보통 문제는 설명이나 선택, 규명, 권고 등의 모습이나 비교나 대조 또는 인과 관계의 양상 등으로 해결책을 포함하고 있다. 문제가 어떤 해결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절차를 찾는 것이 관건이다.
라. 논지의 적절성
논술은 어떤 문제에 대한 의견이나 주장을 펴는 글이다. 그리고 그런 의견이나 주장은 남들이 수긍할 만큼 타당한 것이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사실에 근거해야 하고 적절한 논지를 갖추어야 한다. 논지의 적절성은 과정과 결과 모두에 관계된다. 논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창의성이 필요하고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편성을 지녀야 한다.
마. 논의의 일관성
논술을 하는 데 있어서 논점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처음에 화제로 삼은 주제가 샛길로 빠지는 것은 대체로 개요 짜기가 부실한 경우에 발생한다. 일관성은 단순히 주제면에 있어서만이 아니라, 표기법이나, 용어의 사용에 있어서도 해당한다.
바. 논거 제시의 적합
논거란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 위해 제시하는 근거로 논거는 논술의 기본 자료라고 할 수 있다. 논거는 우선 확실한 사실이어야 하며 풍부해야 하고 대표성이 있어야 한다. 논거 없는 주장은 허공을 향해 내지르는 외침이나, 현수막에 걸려 있는 구호와 다름이 없다.
사. 논증 방식의 타당성
논술은 반드시 논리적으로 입증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러한 논증 방식의 타당성이란 규칙과 절차를 얼마나 잘 지키는가에 달려 있다. 논증은 추론의 과정을 통해서 완성된다. 즉, 연역, 귀납, 유추, 귀류법 등을 잘 이용해야만 타당하고 논리적인 논증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아. 어휘의 정확성과 풍부성
논술의 어휘는 문맥에 관계없이 그 자체로 정확해야 한다. 각 개념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함은 물론 적확한 표현을 뒷받침하는 정확한 표기 능력도 길러야 한다. 적확한 표현은 풍부한 어휘력에 크게 의존함을 유념하여 항상 국어 사전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자. 문장의 정확성과 효율성
논술문에서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려면 올바른 문장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정확한 문장이란 표기가 정확하고 그 뜻이 명료하게 전달되는 문장을 말한다. 또한 문장은 효율성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데, 이런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선 논리적인 사고 과정이 명쾌하게 드러나도록 문장을 써야 한다. 불필요한 감탄문이나 의문문의 빈번한 사용과 구어체로 적당히 넘어가려는 문장은 논술에 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소들이다.
차. 글의 단위성과 유기성
한 편의 글을 이루는 각 부분들은 그 글에 있어서 꼭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야 한다. 문단은 하나의 소주제를 갖는 단위로서 여러 문장들이 소주제를 중심으로 단단히 결집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각 문단이 제 나름의 생각으로 결집되어 있기는 하되 각 문단은 유기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문단이 하나씩 추가되면서 글을 전개시켜 나갈수록 결론을 향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3. 논술의 채점기준 5가지
가. 창의성
창의성은 주제에 접근하는 시각이 얼마나 독창적이고 창의적인가 하는 점에 그 초점이 있다. 표현이 정확하고 논리적이라 하여도 독창적인 제재나 사고가 뒷받침되지 않고 상식적인 이야기만 늘어놓는다면 진부하고 유형적인 글이 될 것이다. 효과적인 예시나 인용을 사용하여 변별력을 지닌다면 비슷비슷한 답안들 중에서 참신하고 개성적이면 독창적인 문제의식을 지닌 글이 되어 높은 점수를 받게 될 것이다.
나. 주제의 명료성
제시된 주제에 대해 글쓰는 이의 관점, 견해, 입장, 주장을 분명하게 밝혀 주는 것도 중요하다. 글에서 주제가 명확하지 않으면 글쓰는 이가 전달하려는 바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아 설득력이 부족하게 된다. 그러므로 전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려는 지가 명확해야 한다.
다. 논증의 적절성
글의 논거는 편견이나 선입견에 사로잡히지 않은 옳은 것이어야 하며 주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어야 한다. 편견, 선입견에 의해 서술한 논거나 주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논거, 출처가 의심스러운 논거, 논리를 비약하거나 억지를 부린 논거는 적절하지 못하므로 피해야 한다.
라. 표현의 정확성
논술문을 쓸 때 원고지 사용법, 맞춤법, 띄어쓰기, 단락 구분 등 형식적 요건들을 정확히 알아두는 것은 중요하다. 또한 간결하고 명확한 문장을 쓰도록 해야 한다. 논술문에 적합하지 않은 어휘가 사용된 문장이나 주․술이 어긋난 비문(非文),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불필요한 미사어구를 사용한 경우,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알기 힘든 표현도 피해가야만 하는 사항들이다.
마. 생각의 깊이
논술 시험 답안에서는 주어진 주제에 대해 어느 정도 폭 넓은 사고를 드러내야 좋은 접수를 얻을 수 있다. 논술은 사고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므로 상식적인 수준의 진술은 피해야 하며 날카롭고 독창적이며 참신한 사고가 보이도록 표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경북외국어고등학교 교사 최우현
※ 경북과학고등학교 교사 류성연
※ 구미고등학교 교사 박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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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면접이 당락 가른다 |
[스포츠한국] 2006-11-18 09:18 |
영역 전반에 걸쳐 쉬운 수능으로 변별력이 낮아져 대학들이 논술고사나 면접, 구술고사를 통해 '입맛에 맞는' 합격자를 걸러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법대나 경영대 등 상위권 대학 인기학과 일수록 대학별 고사 의존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가채점 결과 수능 변별력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언어와 수리 영역('나'형)이 쉽게 출제돼 중ㆍ상위권 수험생들이 매우 두터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귀성 EBS 입시평가분석위원은 "원점수를 기준으로 인문계는 5~6점, 자연계는 2~3점 정도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평이한 문제에 강한 중위권 학생들의 점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여 상위권 학생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결국 대학들은 우수 학생을 걸러내는 기능을 하지 못할 수능 대신 대학별 고사를 당락의 잣대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이사는 "수능이 쉬우면 논술고사가 당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라며 "상위권 이상 수험생들은 지금부터 지원 대학의 논술 출제 경향을 철저히 분석하고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학원 김영일 원장도 "올해 대입시는 상위권과 중위권 학생들의 수능 점수 폭이 줄어들게 돼 '논술과의 전쟁'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대입 전형에서는 논술 등 대학별 고사가 당락을 바꾸는 비율이 예년 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시모집에서 논술 때문에 당락이 바뀐 비율은 서울대 24.8%, 한양대 37% 성균관대 7.2% 등이었다. 서울의 한 사립대 입학처장은 "수능이 변별력을 상실할 경우 대학이 선택할 카드는 대학별 고사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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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편지 5권
1.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는 먼저 근대화를 이룬 서구 열강들이 아직 근대화를 이루지 못한 나라를 침략하여 자국의 식민지로 만드는 제국주의 시대였습니다. (15쪽 참고)1번 문제는 우리나라가 국권을 빼앗기는 과정을 파악하기 위한 문제입니다.
(1) 일본이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만드는 첫 걸음으로 강제적으로 맺은 을사조약의 주요 내용은 무엇이었나요
우리의 외교권을 일본에게 넘겨주는 것이었다. 13쪽 참고.
(2) 을사조약 체결 후 일본은 대한제국을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였나요? 아래의 빈칸을 채워 보세요. (15쪽 참고)
일본은 헤이그 특사 사건을 트집 잡아 고종을 황제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였다.
또, 마음대로 대한제국을 주무르기 위해 대한제국의 군대를 해산시켰다.
결국 일본군과 대한제국군인 사이에 큰 싸움이 일어나지만 대한제국의 군인들이 지고 만다.
(3) 외교권도 없고 군대도 없는 나라가 되어버린 대한제국은 결국 1910년에 대한제국의 모든 통치권을 완전히 일본에게 넘겨주는 조약을 맺습니다. 이 조약의 이름은 무엇이지요? 17쪽 참고
한·일 병합 조약
2. 한ㆍ일 병합 후 일본은 경복궁 건물을 헐고, 그 자리에 조선 총독부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조선 총독들은 갖가지 수탈정책을 폅니다. 이 시대를 배경으로 지어진 아래 시를 읽고 물음에 답해 보세요.국권이 수탈된 뒤, 민중들에게 생긴 변화를 파악하는 문제
빨랫줄에 걸어 논 요에다 그린 지도, 지난밤에 내 동생 오줌 싸 그린 지도. 꿈에 가 본 엄마 계신 별나라 지돈가? 돈 벌러 간 아빠 계신 만주 땅 지돈가? -윤동주 ‘오줌싸개 지도’, 중2 국어교과서 |
* 위의 시에서 ‘말하는 이’의 아버지는 왜 돈을 벌기위해 만주로 갔을까요?
19쪽 참고, 토지조사사업으로 수많은 토지가 일본인들에게 넘어갔다. 그리고 조선농민들은 소작인이 되었다. 소작조차 얻지 못한 농민들은 고향을 떠나 거지가 되어 떠돌아다니게 되었다. 만주, 연해주, 시베리아 같은 외국으로 간 사람도 많았다.
3. 일본이 한ㆍ일 병합 후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만들자 일본의 침략으로부터 나라와 민족을 지키겠다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각계각층에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파악하는 문제입니다.
(1)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에 대항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어떤 방법들이 있었나요? 22쪽, 30-34쪽 참고, ①의병,독립군,광복군 운동, ②언론:신문(대한매일신보,신한민보,해조신문,대동공보)이나 잡지(서우, 대한자강회보) 같은 데 글을 써 사람들에게 일본의 침략을 알리기 ③교육:실력을 기르기 위해 학교를 세워 인재 키우기(안창호-대성학교(평양),이승훈-오산학교(평안북도,정주),안중근(41쪽 참고, 돈의학교, 삼흥학교) ④국채보상운동(돈을 모아 일본에 진 빚 갚기), ⑤학문연구:우리말과 글(주시경-국어문전음학,국어문법), 우리역사(104, 113p참고,신채호, 박은식, 정인보, 안재홍, 문일평) 연구하기 등. ⑥목숨을 끊어서 항거함(49쪽 참고, 황현, 민영환, 이범진)
(2) 의병 중장이었던 안중근은 1909년 이토 히로부미에게 총을 쏘지요. 안중근이 밝힌 이토 히로부미의 15가지 죄악은 무엇이었을까요?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토대로 해서 빈칸에 들어갈 내용을 추론해 보세요.)
4. 1919년 1월 고종은 갑자기 세상을 떠납니다. 일본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과
(1) 그림속의 학생이 손에 든 독립선언서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 있었나요?조선은 독립국이며, 조선 사람이 조선의 주인이다.54쪽 참고
<보기> 공부 많이 하고 생활이 여유 있는 사람, 노동자나 농민 누구나, 대한민국, 대한제국, 중국 상하이, 러시아, 서울 |
독립 운동은 노동자나 농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독립을 이루려면 좀 더 체계적인 준비와 다양한 실천이 필요하다고 깨달은 사람들도 많았다. 그리고 독립 운동의 중심이 될 정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임시정부를 중국 상하이에 세우고 나라의 이름을 대한민국이라고 지었다. (62쪽 참고)
(1)독립 투쟁 관련 주요 사건과 인물을 해당하는 지역에 맞게 채워보세요.68쪽참고
사건 | 인물 | 지역 |
청산리 대첩(전투) | 김좌진 | 중국 청산리(연길) |
봉오동 전투 | 홍범도 | 중국 봉오둥(훈춘) |
이토 히로부미 사살 | 안중근 | 중국 하얼빈 |
홍커우 공원에서 일본관리를 향해 폭탄 투척 | 윤봉길 | 상하이 홍커우 공원 |
일본 천황 처단목표로 폭탄투척 | 이봉창 | 일본 도쿄 |
홍범도 73쪽참고 | 김좌진73쪽참고 | 이봉창 16쪽참고 | 윤봉길118쪽참고 | |
출신 | 가난한 집, 사냥꾼 출신.(머슴,공장노동자,광산노동자 등의 일을 함) | 홍성의 명문 양반 집안 출신 | 노동자 출신 (과자점·약국 점원, 용산역 인부 등을 함) | 충남 예산의 양반 출신 |
교육 | 겨우 한글을 깨우침 | 유교 교육 받음 | 일본말을 잘함 | |
독립군 군대 | 대한 독립군 | 북로 군정서군 | 한인애국단 | 한인애국단 |
활동 | 중국 만주에서 독립군으로 활동 | 독립단체인 비밀결사단에서 활동 | 상하이 임시 정부에서 활동 | 상하이 임시 정부에서 활동 |
2. 남과 북에 각각 정부가 들어선지 2년만인 1950년 6월25일 일요일 새벽, 전쟁이 일어납니다.
(1) 남한과 북한이 전쟁을 하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요?
분단으로 남과 북은 각각 정부가 들어섰으며,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갈수록 심해
(2) 신문호외를 통해 전쟁이 터진 사실을 안 시민들이 놀라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3.8선 부근에서는 원래부터 전투가 잦았고 국군이 인민군보다 훨씬 강하다며 북한이 쳐들어와도 금방 쫓아버릴 수 있다고 큰소리치던 정부를 믿었기 때문이다.
3. 전쟁이 시작 된지 2개월 만에 인민군은 경상남도와 경상북도를 제외한 전 지역을 손에 넣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국군의 작전 지휘권을 미군에게 넘겨주었습니다.
(1) 다음의 문장이 완성되도록 괄호의 단어 중 한 단어에 동그라미 표시를 하세요.
* 유엔군 사령관 맥아더 장군의 (낙동강 상륙작전, 인천 상륙작전) 으로 인민군의
허를 찔렀다.
* 유엔군과 국군의 진격이 거세지자 위협을 느낀 (중국, 소련)이 전쟁에 참전하였다.
(2) 마침내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이 이루어집니다. 전쟁이 남긴 상처들은
건물(유물,유적)이 파괴되고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가족들과 사랑하는 사람들이 남과 북으로 헤어져 이산가족이 생겼다.
군사, 평화, 우호상태, 대치 |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나라나 지역에서 군사행동을 중지하고 평화 상태를 회복하거나 우호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하여 맺는 협정. 책에는 ‘평화협정’의 개념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주어진 단어로 개념을 추론해 보도록 지도해 주십시오.
4.전쟁의 상처가 웬만큼 아문 1960년 3월 15일, 제 4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이승만은 대통령에 네 번째 당선 됩니다.
(1) 다음 표를 완성해 봅시다.
이승만 | 박정희 | |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나요? | 대통령 선거를 통해 | 5ㆍ16군사 정변을 일으켜서 |
언제부터 대통령이 되었나요? | 1948년 | 1961년 |
몇 년간 대통령을 하였나요? | 12년 | 17년 |
어떻게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나요? | 4ㆍ19혁명으로 인해 | 부하가 쏜 총에 맞아 죽음을 맞는다. |
(2) 두 대통령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오랜 시간 동안 독재정치를 하였다. 불명예스럽게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5.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며,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에 의해 이루어진 것입니다.
4ㆍ19 | 5ㆍ18 | |
원인 | 박정희 사망 후 다시 군인 전두환이 정권을 잡자 민주화를 위한 시위를 하였다. | |
과정 | 일주일동안 경찰과 대립하여 시위하였다. 많은 사람이 죽었고 400명의 대학 교수들이 합세하였다. | |
결과 | 4월 26일 이승만이 대통령직을 사임하였다. | 광주사건의 사실을 밝히는데 9년의 시간이 걸렸고 책임자들은 처벌받지 않았다. |
(2) 위의 두 사건과 함께 독재정치에 마침표를 찍고 오늘의 민주주의를 만든 사건은 무엇인가요? 1987년 6월 민주항쟁.(6월 10일)(이 항쟁으로 인해 대통령 선출방법이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바뀌었다. 이를 6.29 선언이라고 한다.)
6.남한과 북한이 갈라진지 55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북한의 생활은 우리와 여러 면에서 달라졌습니다.
고등중학교(우리나라로 치면 중,고등학교)6년 동안 같은 반과 같은 선생님 밑에서 공부한다. |
북한에서 직접 만든 만화영화를 본다. 아동영화라고 부른다. |
유치원, 초등학교, 중,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니고 매년 선생님과 반 학생들이 바뀐다. |
외국만화영화를 많이 본다. |
![](http://blog.paran.com/perblog/write/PIC152.gif)
![](http://blog.paran.com/perblog/write/PIC153.gif)
(2) 우리와 다른 북한의 언어 중에 재미있는 것은 어떤 것이 있나요? 책에 나와
있는 것 말고도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있으면 친구들에게 말해보세요.
구설수에 오르다→말밥에 오르다. 케이오→완전 넘어지기, 227쪽 참고
‘이 겨레 살리는 통일’ -전교조 출판부-
(1)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한 학생들은 통일이 되면 무엇이 좋다고 생각했을까요?
국방비 축소, 이산가족 문제 해결, 전쟁위협에서 벗어남 등
(2) 통일을 원치 않는 학생들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사회 혼란 발생, 북한 자체가 싫어서, 우리가 도움을 주어야 하니까는 가난해질 수 있다 등.
(3) 여러분은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나는 통일이 (필요하다,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왜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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