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을 말한다! - 건국대[2006-11-27 오후 2:59:11]
[주요 대학 입시처장 릴레이 기고(4)]건국대 2007 정시 논술 이렇게 치른다
건국대학교에서는 인문사회계열 중 다군에 지망한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우리 학교의 논술고사는 학생들의 글읽기 능력과 논리적인 글쓰기 능력을 측정하여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것에 목표가 있다. 논술을 통하여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얼마나 깊이 있는 사고로 표현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는 것이 논술 시행의 취지이다.

우리 대학은 논술고사를 도입한 97년부터 지금까지 일관된 방향으로 문제를 출제해 왔다. 동서고금의 고전에서 지문을 주고 학생들로 하여금 어떤 내용을 찾게 한 후 그 내용으로부터 본인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도록 요구하는 지문제시형 논술이 건국대의 특징이며, 이번 2007 정시 논술에서도 이 흐름을 유지할 생각이다. 지문은 고등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며 학생들이 그 책을 읽었다고 전제하지는 않는다.

논술고사의 채점은 한 답안지당 4명의 채점위원이 채점을 하며, 이해력, 논리력, 창의력, 표현력의 네 가지를 평가한다. 논술은 100점 만점으로 채점되고, 전체 전형의 3%를 차지한다. 답안의 길이는 1101자에서 1200자가 되기를 요구하며 1100자 이하이거나 1200자를 초과하면 감점이 될 수 있다. 질문과 완전히 무관한 답안을 적거나 본인의 신분이 드러날 수 있는 내용이나 표시가 들어가면 0점 처리될 수 있으며 글자수를 충족시키고 0점 처리의 대상이 아닌 경우에는 기본적인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해력은 문제에 대한 이해와 지문에 대한 이해를 측정하여 네 가지 요소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 특히 문제는 2-3줄에 불과하지만 답안에 요구하는 내용이 압축되어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읽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논리력을 측정할 때, 학생들에게 어려운 논리를 사용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논리력에서는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적절하게 제시하고 있는가를 평가한다. 미사여구를 늘어놓거나 단순하게 옳은 주장을 하는 것보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창의력에 대하여, 학생들이 '독특한' 주장을 하면 좋은 점수를 받는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남과 다른 주장을 하고 이를 좋은 근거를 통해 잘 뒷받침할 수 있다면 우수한 답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근거제시 없이 주장만 독특하면 엉뚱한 답안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학생들은 창의성의 발휘를 '주장'에서 발휘하려고만 하는데, 주장이 독창적인 것뿐 아니라 근거제시에서 남과 다른 방식의 논증을 전개하는 것도 훌륭한 창의성의 발휘임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

표현력은 일반적인 글쓰기에 적용되는 것으로 원고지 사용법, 단락나누기, 적절한 어휘의 구사 등을 평가한다. 간혹 어려운 표현을 쓰려고 무리를 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어려운 표현을 정확하게 사용하지 못하면 오히려 손해가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답안을 채점하며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은 학생들이 취하는 입장이 너무 한 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논술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제시된 문제라면 내가 취한 입장과 상이한 입장도 분명 가능할 것이며 그렇다면 내가 취하지 않은 입장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의 고려를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안락사에 관한 문제가 출제되었을 경우, 내가 찬성의 입장을 취하더라도 분명 반대의 입장도 나름대로의 논리를 전개할 수 있을 텐데, 일방적으로 찬성의 논거만 제시하고 반대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면 균형이 잡힌 답안이라고 여겨지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대학을 말한다! - 서울대[2006-11-22 오전 11:35:06]
창의적인 논술의 기초는 자유로운 사고, 정답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기
서울대학교의 논술에서는 교과서를 기초로 하여 학생들에게 친숙하지만 다각도의 깊이 있는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 '경쟁의 공정성과 경쟁 결과의 정당성'이라는 2006학년도 정시모집 논술 주제 역시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그리 낯설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공유지의 비극, 시장 경제와 국가의 개입, 국제 경쟁과 신자유주의, 공동체, 사회복지, 생태와 환경 등 이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영역을 사회 교과를 비롯한 여러 교과에서 다루고 있기도 하거니와 논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충분히 생각해 볼만한 주제이기 때문이다.

2006학년도 정시모집의 논술 문항은 능력에 차이가 있는 경쟁자들 사이에서 발견되는 경쟁 양상에 대한 세 가지 사례와, 경쟁과 자유에 관하여 다양한 입장을 보여주는 일곱 개의 제시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학생들은 1) 세 가지 사례는 경쟁상황을 어떻게 유형화하는가, 2) 제시문에 나타난 자유와 경쟁의 의미, 자유와 경쟁의 제한이 정당화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염두에 두고 논제의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한 뒤, 자신의 주장을 합리적으로 논증하여야 한다.

채점의 주안점은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사고력이다. 주장 자체의 옳고 그름이나, 참고자료로 제시되었던 여러 원전을 사전에 읽었는지 여부는 채점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런데 답안을 채점한 결과 서울, 광역시, 시, 군의 지역별로 점수 차이가 거의 없었다. 무시할만한 차이지만 시·군 지역 학생들의 점수가 서울이나 광역시 학생보다 높았다. 이는 사교육의 혜택을 많이 받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이나 대도시 학생들이 지방 학생에 비해 논술 점수가 더 높을 것이라는 기존의 관념을 뒤집는 것이기에 더욱 주목할만한 결과였다.

지역 차이가 없다는 점이 긍정적인 측면이라면, 우려할 만한 부정적인 측면은 논술고사가 사지선다형처럼 정답을 찾는 시험으로 학생들에게 받아들여짐에 따라 획일적인 답안이 양산된다는 데 있다. 대부분의 답안은 '경쟁의 기회가 누구에게나 주어지고 그 과정이 공정해야 결과의 정당성을 갖는다'라는 기계적인 '정답'을 찾아내면서 끝을 맺는다.

그렇다면 서울대학교는 이 정답을 묻기 위해 학생들에게 2,500자나 쓰라고 요구했을까. 학생들의 정답은 마치 '범죄를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법을 준수하며 착하게 살아야 한다'라고 답하는 것과 유사하다. '경쟁의 공정성과 경쟁 결과의 정당성'이란 논제에는 학생들이 찾아낸 정답이 이미 함축되어 있다.

결국 논제의 핵심은 이 정답이 과연 정당한지 반성적으로 성찰하는 것, 다시 말하면 이 정답을 정당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와 조건은 무엇인지, 그리고 현실에서는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는지 등 다양하게 파생될 수 있는 질문에 대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고등학생들에게 기대하는 창의적 사고는 정답을 찾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정답에 대한 비판적 사고에서 발현된다. 서울대학교가 익숙한 논제를 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많은 답안이 '현대 사회는 무한경쟁 사회'라는 문장으로 시작하고 '국가의 역할과 사회적 합의'를 강조하면서 거의 같은 결론으로 끝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입학시험으로서의 논술을 준비하는 현재의 방식이 획일적인 답안을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일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능이 끝난 뒤 서너 주 동안 사교육을 통해 논술 교육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고등학교에서 논술 교육을 받지 않아서 학생 스스로 배경 지식도 없고 글쓰기에 대한 경험도 부족하다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기출문제를 보면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어 결국 사교육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학원에서는 기출 문제를 중심으로 고전 요약본이나 주요 개념 혹은 문구에 대한 강의를 통해 배경 지식을 급조한 뒤, 주어진 주제에 대해 글을 쓰게 하고 첨삭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더구나 첨삭의 기본이 학생의 자유로운 사고를 존중하면서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첨삭 과정을 거치면서 자유로운 사고는 제한되고 개성적인 답안은 미리 만들어진 모범답안으로 수렴된다.

이렇게 자유로운 사고와 창의력을 일정한 유형으로 획일화시키고 수십 개의 모범답안을 암기하는 주입식 교육을 받다 보면, 논술은 어느새 사고력이 아닌 암기력에 의존하는 시험이 되고 만다. 그리고 그 결과 최하위 점수를 간신히 벗어난 점수를 받는다. 논술은 결코 단기간에 완성되는 암기 과목이 아니다.

2007학년도 입시에서도 정형화된 틀에 따라 구성된 획일적인 내용의 답안으로는 결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대학이 논술을 실시하는 이유는 단순히 학생을 변별하려는 것이 아니라, 교과 지식의 단순 반복학습과 암기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 탐구하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독서·토론을 통한 사고력을 배양하기 위함이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지만, 고등학교 교과서를 기본 교재로 하여 내용을 단순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에 대하여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교과서가 다루는 주제와 관련된 독서가 병행하면 다양한 시각과 깊이 있는 사고력을 배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윤리 교과서에서 인간의 본성이 선한가 혹은 악한가에 대해 배웠다면 교과서의 내용에 기초하여 각각의 주장에 대해 비판해 볼 수도 있고, 본성과 행위는 무엇 때문에 괴리될 수도 있는지, 인간이 모인 사회와 동물의 세계에서는 선악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선악의 판단 기준은 절대적인지, 분쟁은 어떻게 해결하고 그 모순은 무엇인지 등, 교과서에서 배운 하나의 주제를 출발점으로 하여 꼬리를 문 질문들을 함으로써 사고의 폭과 깊이를 키워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버스나 지하철에서 경로석을 보았다면 왜 경로석이 필요한지, 현대에도 전통적인 윤리는 가치가 있는지 등,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당연한 현상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여러 방향으로 자신의 생각을 펼쳐보는 것도 사고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사고력은 타인이 키워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키워가는 것이다.

논술에서 평가하는 창의적 사고력의 중요성은 대학에 들어올 때보다 대학 생활과 그 이후에 훨씬 커진다. 창의적인 논술은 자유로운 생각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그렇기 때문에 논술의 기본은 자유로운 생각이다. 서울대학교는 학생들에게 '남들은 어떻게 생각하니?'가 아니라 '너 자신은 어떻게 생각하니?'를 묻고 있다.
김경범 연구교수
서울대학교 입학관리본부
우리 대학을 말한다! - 건국대 | 2006-11-27 오후 2:59:11
우리 대학을 말한다! - 연세대 | 2006-11-24 오후 2:05:34
우리 대학을 말한다! - 부산대 | 2006-11-20 오후 12:06:12
우리 대학을 말한다! - 부산대[2006-11-20 오후 12:06:12]
[주요 대학 입시처장 릴레이 기고(1)]
부산대학교 논술고사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또는 학교생활기록부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탁월한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서 도입됐으며, ㉮군 일반전형 인문·사회계열(인문대학, 사회과학대학, 법과대학, 사범대학 인문·사회계열, 상과대학), 예술문화영상학과 지원자에 한하여 실시된다.

부산대 논술고사의 목적을 보다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민주시민으로서의 건전한 교양 측정'과 '대학에서 전공을 수학할 수 있는 능력 측정'이 그것이다. 그리고 부산대 논술 고사는 '통합교과형', '자료제시형'의 형식으로 치러진다.

부산대 논술고사의 평가 목표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 목표는 '문제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두 번째 목표는 '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종합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세 번째 목표는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네 번째 목표는 '창의적 사고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런 평가 목표는 논술고사를 출제하는 방향을 제시하며, 채점의 기준을 마련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부산대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수험생은 이런 평가 목표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부산대 논술고사 채점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선 지원자의 인적 사항은 공개되지 않는다. 또 채점은 4인 1조로 구성된 채점위원에 의해 두 차례 이루어진다. 한 조의 1차 채점이 끝나면, 다른 조에서 2차 채점을 한다. 두 차례 채점한 결과 일정 점수 이상 차이가 나면 다시 채점한다. 두 차례 채점한 점수를 산술 평균하여 최종 점수를 산출한다.

채점위원들이 긍정적 답안으로 평가하는 것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다.
우선 문제의 논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물음에 답한 내용이 담겨야 한다. 또 사실에 근거한 객관적인 소재를 선택하여 주장을 논증한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 그리고 자기의 생각 또는 주장을 솔직하게 표현한 내용이 담겨야 한다. 여기에 덧붙여 구체적이고 사실적 어휘 또는 문장으로 표현한 글쓰기가 뒷받침돼야 한다.

부산대 논술고사에서 선택적 논술 문제가 출제된 적은 아직 없다. 선택적 논술이란 하나의 현안에 대해서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여 논술하는 형식을 말한다. 예를 들면 사형 제도에 찬성 또는 반대에 관하여 논술하도록 하는 형식이다. 만약 이런 형식의 문제가 출제될 경우 두 관점 가운데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는 평가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어느 한 관점을 솔직하게 선택하여 자신의 생각과 신념을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정확하게 표현하면 된다.

채점위원들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답안 유형은 어떤 것일까.
대표적인 게 '찍기형' 답안이다. 예상문제의 답안을 그대로 옮겨온 내용이다. 또 다른 유형으로 '좌충추돌형'이 있다. 상반되고 모순된 주장을 담은 것이다. 또 '중언부언형'도 있다. 같은 내용을 무의미하게 반복한 것이다. '횡설수설형'도 있다. 도대체 주장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불분명한 내용을 담은 것이다. 또 '도사말씀형'도 있다. 논리적 비약과 권위적 단정으로 이뤄진 글이다. '뻥튀기형'이라 부르는 유형도 있다. 지나칠 정도로 과대 포장한 내용을 담고 있는 글이다. 이밖에도 '단순과격형', '유식과다형'이 있다. '단순과격형'은 근거 없는 단정적인 주장만을 담은 글이다. 또 '유식과다형'은 어려운 내용만 골라 쓴 글이다.


이런 부정적 형식의 답안은 경우에 따라서 채점에서 제외되기도 하며, 감점의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채점에서 아예 제외되는 답안의 유형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① 개인적인 신변 사항을 쓴 답안
② 두 색 이상의 필기구를 사용한 답안
③ 불필요한 내용을 쓰거나 부호를 표시한 답안
④ 지시한 분량에 크게 미치지 못한 답안
⑤ 논지에서 벗어난 답안

①의 예를 들면 지원자가 수험번호와 이름, 지원학과와 이름, 또는 소속 고등학교와 이름을 밝힌 경우다. 이런 표시는 무의식적으로 또는 실수로 이해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 자신의 신원을 명백하게 밝힌 경우이다.

②의 예를 들면 답안의 일부분은 흑색 필기구로 작성하고, 일부분은 청색 필기구로 작성한 경우이다. 이처럼 필기구를 바꾼 경우도 신분을 노출시키는 신호로 오해될 수 있다.

③의 예를 들면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와 같은 내용을 적거나, 수험생이 스스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어절 또는 문장에 밑줄을 그은 경우이다. 이런 경우도 개인의 신분을 노출시키는 내용 또는 기호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 이런 답안은 채점의 보안성을 해치기 때문에 채점에서 제외되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이다. 그래서 개인의 신분을 노출시킬 수 있는 어떠한 내용이나 기호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④의 경우는 원고지 사용법과 관련하여 자주 발생하는 문제이다. 원고지에 작성된 답안의 내용 가운데 상당히 긴 부분에 교정 부호를 사용하거나 줄을 그어서 삭제한 후에 그 부분을 그대로 둔 답안들이 발견된다. 이럴 경우에 반드시 원고지 빈 여백의 칸을 활용하여 답안을 작성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줄을 긋거나 삭제한 부분은 분량에서 제외된다.

⑤는 앞서 부정적 유형으로 언급한 '찍기형' 또는 '사오정형' 답안에 해당할 수 있는데, 이런 답안은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논술고사에서 요구하는 주제를 충족시키지 못할 수 있으며, 이런 경우의 답안은 논술고사의 주제에서 이탈한 오답에 불과하다.

또 위의 경우처럼 아예 채점에서 제외되지는 않지만 명백한 감점 사유에 해당하는 유형이 있다.

① 글의 제목을 쓴 답안
② 연필로 쓴 글을 지정 필기구로 입혀 쓰지 못한 부분
③ 문제나 제시문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쓴 내용
④ 유사한 내용의 중복 서술
⑤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긴 문장
⑥ 너무 세분된 단락 구분

수험생들은 자신의 답안이 이상의 여섯 가지 경우에 속하지 않는지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논술고사는 결국 문장의 정확한 해석 능력과 지식을 종합할 수 있는 능력, 논리적인 사고능력, 정확한 표현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평소 많이 읽고, 생각하고 쓰는 연습을 하는 것 이상의 방법이 없다.
조태흠 교수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학생지원처장(입학처장)
바람직한 논술 교육의 방향[2006-11-08 오후 2:32:07]
[논술 전문가 릴레이 기고(2)]
차가운 물과 뜨거운 물에 대한 일반인들의 상식은 차가운 물이 뜨거운 불을 끄는 데 더 효과적일 것이라 믿는 것이다. 그러나 직접 불을 끄는 것은 물이 아니라 수증기이다. 즉, 타고 있는 물질과 물이 접촉했을 때 생기는 수중기가 불을 끄는 것이다. 수증기는 타고 있는 물질을 감싸 산소 공급을 중단시킨다. 그 결과 불이 꺼지는 것이다. 또한 뜨거운 물은 점착성도 높아서 차가운 물보다 더 빨리 퍼지기 때문에 불을 끄는데 차가운 물보다 더 효과적이다. 차가운 물과 뜨거운 물에 대한 상식만큼이나 일반인들은 논술에 대해서도 비슷한 믿음이 있다. 즉 작문 실력이 바로 논술 실력이라고 믿는 것과 논술은 대학 입학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믿는 것 등이다. 그러나 논술문은 언어적 형태로 표현되기 전에 수많은 사고 과정을 거치고, 논술문 작성자의 가치관이 투영된다. 그 결과 사고과정의 최종 표현으로써 논술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논술 교육은 대학 입학 전형을 위한 논술문 작성에 대한 지도, 또는 논술문항에 대한 답안의 첨삭 지도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즉, 논술 교육 본래의 의미와 목적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왜곡된 인식은 논술 교육을 주관식 서술형 평가나 유형화된 문제를 기계적으로 반복하고, 획일화된 답안을 양산하는 정도의 교육으로 자리 잡게 할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대학 입시에서 논술 비중의 확대는 논술에 대한 지나친 교육적 관심을 유발하였으나 관심에 상응하는 바람직한 논술 교육은 현재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바람직한 논술교육의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그동안 대학 입학 전형의 요소로만 인식되었던 논술 교육에 대한 반성과 지식정보사회의 새로운 교육으로서 논술 교육, 그리고 사고능력 신장을 위한 논술 교육 등 바람직한 논술 교육의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1. 기존 논술교육에 대한 반성

우선 현재 논술 지도는 서술 지도에만 치우쳐 문제를 파악하는 능력에 소홀하고 있다. 논술을 문제 해결 과정에 대한 사고의 논리적 서술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문제 파악 능력은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대입 논술문항이 비교적 어려운 제시문으로 구성된 이유는 제시문을 통해 문제를 파악하는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의도이다. 즉, 읽기 능력과 분석 능력 등을 문제파악 능력으로 검증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또한 논술 문제를 '무엇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본다면, '무엇을'은 문제 파악 능력이고, '어떻게'는 논리적 사고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의 문제는 서술방법 즉, 표현력만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논술 교육의 의미가 사고력 신장에 있음을 고려할 때, 사고 능력이란 표현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현재 논술 지도의 주류인 첨삭·결과 중심의 논술 교육은 서술의 과정을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서술된 결과물만을 지도한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정서법, 올바른 문장, 자연스런 문장과 같은 지도는 서술에서 중요하다. 그러나 정서법이나 문장 지도는 논술 지도와는 다른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기초적인 단계의 지도이다. 중요한 것은 문장지도가 아닌 논리적인 사고를 구성하는 과정에 대한 지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즉 논술문 작성은 문장 서술의 결과를 생산하는 기계적인 과정이 아니라 '사고의 서술'이라는 측면에서 교육하여야 한다. 따라서 논술 지도는 분석 능력, 이해 능력, 종합 능력, 판단(비판) 능력, 창의적 사고 능력 등 다양한 사고 능력을 지도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2. 정상 교육 과정으로서 논술 교육의 필요성

논술은 모든 교과지식들의 기반 위에서 출발한다. 논술을 통한 문제 해결 과정은 다양한 교과(국어·역사·철학·사회·수학·과학 등) 영역들의 통합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교과 영역들과의 교차를 의미하기도 한다. 단언적 지식들이 절차적 지식으로 조정되고 통합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언어구사 능력이 필요하다. 철학적 배경 지식과 다양한 사회 현상을 탐구할 수 있는 기본 능력, 그리고 수학적 사고력과 과학적 문제 해결 과정이 있어야만 문제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즉, 논술 교육을 통해 개별 교과 지식들이 사회적 맥락에서 새로운 지식으로 창출되고, 언어적으로 표현됨으로써 고등사고력이 신장된다는 점에서 정상적인 교육 과정으로서 논술 교육이 필요하다.
지식정보사회에서 정체된 지식은 지식의 흐름에 뒤처진다. 뒤처지는 것은 기본적인 인지구조가 아니라, 사실적인 내용이다. 그러므로 사실적 수준에서 표면적 구조에 관심을 두고 있는 학습 형태는 변화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논술 교육은 분절화된 교과 과정에서 사실적 내용의 확장과 인지구조의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게 한다. 즉, 논술 교육은 숲과 나무를 동시에 볼 수 있게 하는 지적 안목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 지식정보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한 부분에 속하는 분절화된 교육·훈련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따라서 논술 교육에서 교과들의 통합을 추구하는 것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전략(지식)들을 더 넓은 세계(문제)에 적용(통합)-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논술 교육 과정에서는 자료의 순수한 논리적 근거뿐만 아니라, 개인의 심리적 근거에 따라 자료를 조직할 기회를 제공한다. 교과별 지도는 지적인 측면에 강조를 두고 교과별 특성에 따른 영역 구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논술 교육의 과정에서는 교과 지식(순수한 논리적 지식)과 심리적인 논의(개인적 가치 차이의 반영, 도덕적 기준에 따른 판단)를 연결하여 학습자의 인성지도에도 교육적 효과를 증대시킨다.
또한 논술 교육은 일상생활의 구체적인 경험 및 실질적인 상황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학생들은 추상적인 개념의 학습을 요구받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교육적 환경의 경험과 탐색을 통해서 그들 자신의 사고 형태를 개발하도록 요구받는다. 교과중심 지도가 시험 및 경쟁과 같은 외적 동기에 의존하여 학습동기를 유발시킨다면, 논술 교육은 추상적인 것보다는 구체적(실생활과 관련된 문제)인 것을 강조함으로써, 학생들의 참여를 촉진시키고 협동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보다는,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를 가르쳐 학습동기를 유발·촉진시킨다.
지식의 폭발적인 증가는 학교에서 가르칠 내용의 폭발적 증가를 의미한다. 이것들을 모두 학교에서 가르치기는 어렵다. 따라서 지식정보사회에서 교육은 학습자들에게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교육이어야 한다. 분절화된 교과지식만으로는 자칫 지식정보사회에 적응하는데 역부족이다. 이러한 현상은 자칫 교육에 대한 문화지체 현상을 낳게 하여 교육의 한계를 드러내게 할 수도 있다. 논술 교육은 일상생활의 구체적 상황을 바탕으로 한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학습 환경에 대한 안목을 길러주고, 쏟아지는 지식·정보를 적절하게 수집·통합·활용하게 해준다.

3. 바람직한 논술 교육의 방향

현재 논술은 대학입시 평가 요소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대학 입시의 평가 요소에 적응하기 위해 논술 교육이 행해지고 있다. 그러나 사고 능력은 지식정보 사회를 살아가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따라서 논술 교육은 대학입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교육 과정으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 즉, 지식정보 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기 위한 분석력, 종합력, 창의력 등의 사고력 신장에 논술 교육의 목표를 두어야 한다.
결과보다는 과정 중심의 논술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논술 교육은 원하는 답을 맞게 찾아내기 위한 교육이 아니다. 이해 능력을 신장시키는 교육, 분석 능력을 신장시키는 교육, 판단 능력을 신장시키는 교육, 종합 능력을 신장시키는 교육, 창의성을 신장시키는 교육이 논술 교육이다. 즉, 논술교육은 사고 과정 자체를 지도하는 교육이어야 한다.
장건태
에플논구술연구소 책임연구원, 맥 입시전략연구소 원장, 영남사이버대학교 논술지도학과 강사, 경원대학교 사회교육원 논술지도사 강사, 유니텔 교원 직무연수 논술 과정 강사, 한국학원총연합회 논술강사 연수 연사
건국대 - 제시문을 엄밀하게 독해하고 행간의 의미를 뽑아내야 한다 | 2006-11-27 오후 3:04:14
연세대 - 정확한 주제 파악이 첫 번째 관문이다! | 2006-11-24 오후 2:05:15
정시논술 주제별 예상논제 2-사회 | 2006-11-23 오후 1:38:43
서울대-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 2006-11-22 오후 1:59:35
논술 교육과 지식정보사회 | 2006-11-21 오후 12:09:08
부산대-통합교과적 성격의 자료제시형 논술 유형이 출제 | 2006-11-20 오후 3:12:09
생각을 바꾸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 2006-11-17 오전 11:22:44
정시논술 주제별 예상논제 1-경제 | 2006-11-16 오후 3:15:51
긴 글도 두렵지 않다! | 2006-11-15 오전 10:19:39
논술의 성격과 개념 | 2006-11-14 오전 11:48:46
단락은 세포이다! | 2006-11-13 오후 2:30:44
제시문에 힌트가 있다! | 2006-11-10 오전 11:33:29
논제에서 벗어나면 탈락이다! | 2006-11-09 오전 11:00:52
정시 논술, 이것만은 알아두자! | 2006-11-08 오후 2:32:42
논술 전문가 릴레이 기고를 시작하며 | 2006-11-08 오후 2:3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