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신문 사설만큼 좋은 교재는 없다

뉴스메이커 667호

‘문제 제기-원인 분석-해법 제시’… 논술 구성의 모든 것 모범자료

서울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어린이 신문을 들고 함성을 지르고 있다.


미국 메이저 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치로 야구선수는 동체시력(動體視力)이 좋다고 합니다. 움직이는 물체를 정확하게 파악한다는 것이죠. 초등학교 논술도 이와 같습니다. 동체시력이 좋으면 수많은 변화구를 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것처럼, 쏟아지는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능력을 키워주는 것입니다. 대학에서도 논술을 통해 이런 능력을 테스트합니다.”

고양시 대화초등학교 이정균 교사는 ‘동체시력론’을 주장했다. 이 교사는 1995년 NIE(신문활용교육) 도입 초창기부터 NIE를 소개하고 보급하는 활동을 벌여왔다. 이 교사는 최근 ‘너 사설 나 논술’ 시리즈(경향신문사 간)로 3권의 초등 논술서를 펴냈다. 이 책에서 신문 사설을 통해 초등학교 논술 실력을 부쩍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부모가 뉴스 맥 짚어주면 이해 쉬워

현직 교사로 27년간 초등학생을 가르쳐 온 이 교사의 논술 학습법은 먼 곳에 있지 않다. 학원이 아니라 학교와 가정에 있다는 것. 학교와 가정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신문이 바로 논술 교재다. 특히 신문 사설은 어떤 주장을 펼치고, 그 주장으로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만큼 논술의 구성방법을 제대로 배울 수 있다.

이 교사는 사설에 나타나는 3가지 요소를 제시했다. ‘이것은 어떤 문제인가’ ‘문제의 원인과 의견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 ‘이 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이 3가지가 논술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는 것.

사설은 흔히 초등학생이 읽기 어려운 것으로 치부된다. 복잡한 시사 문제가 담겨 있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 나중에 고등학생이 되어서 읽어도 되는 것이라는 인식이 많다. 하지만 이 교사는 초등학교 고학년인 4학년부터 NIE 교육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이 교사는 “사설의 구조를 파악하고, 읽는 방법을 알면 사설이 전혀 어렵지 않다”면서 “초등학생들도 충분히 사설을 읽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방법도 아주 쉽다. 부모가 함께 TV를 통해 저녁 뉴스를 본다. 뉴스 속에 나타난 세상의 흐름을 아빠가 해설해 주면 더욱 좋다. 다음날 아침에는 아이와 함께 신문의 사설을 함께 읽고 내용을 이야기한다. 엄마가 직접 NIE 교육을 받는다면 초등학생에게는 훨씬 더 효율적으로 논술을 가르칠 수 있다. 사설이 어려울 경우 신문에 실리는 사진과 만평을 통해 쉽게 접근하는 방법도 있다.

4학년 때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갈 수 있다. 일단 사설·칼럼을 요약하고 정리한다. 그리고 난뒤 초등학생이 직접 사설과 같은 내용으로 자신의 주장을 글로 쓴다. 이 방법은 신문·칼럼이 어떤 주장을 하며, 이 주장을 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글을 쓰는가를 알 수 있게 한다. 이 교사는 “어릴 때부터 이런 훈련을 한다면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끝난후 논술을 준비하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사가 근무하는 4학년 교실의 칠판에는 ‘PREP’라는 영문 글자가 씌어 있다. ‘Point(주장)-Reason(이유)-Exemple(예)-Point(주장)’의 약자다. 자신의 주장에 대해 이유를 정확하게 제시하고 예를 든 후 다시 주장으로 마무리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영국의 처칠 총리가 연설을 할 때 즐겨 사용한 기법이라고 한다. 말하기 훈련 뿐만 아니라 글쓰기에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글쓰기보다 읽기·생각하기 선행돼야

고양시 대화초등학교 이정균 교사가 신문을 읽고 있다.
이 교사는 아이들에게 아무런 배경 지식을 주지 않은 채 글만 쓰라고 하는 초등 논술 교육의 맹점을 지적했다. 출력만 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뭔가 입력을 해야 제대로 된 출력을 할 수 있다는 것. 그렇다고 무조건 입력만 해서는 되지 않는다. 입력된 정보를 네트워크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입력과 네트워크화를 위해서는 독서와 사고훈련 과정을 거쳐야 한다. 초등학교부터 이런 훈련이 돼야 독서와 생각, 글쓰기의 3박자가 맞물려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읽기’와 ‘생각하기’가 되지 않은 채 ‘글쓰기’만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 교사의 주장.

이 교사는 논술교육을 위해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것으로 부모가 안심하는 것이나 책만 많이 읽히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훈련을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독서를 통해 초등학생에게 상상력을 길러주는 것도 좋지만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한 정확한 안내가 필요하다. 책의 내용이 내 문제·우리 생활·내 장래와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책만 ‘헛되이’ 읽는 오류를 피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읽기는 많이 읽어도 글 표현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이 교사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으로 이 경우를 비유했다.

이 교사는 “고등학교 논술은 논술 기술을 익히게 하는 것이지만 초등학교 논술은 사고 훈련을 하게 한다”면서 “이런 사고 훈련에 신문 사설이 가장 유용하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마지막으로 세 가지를 학부모에게 주문했다. 첫째가 부모가 직접 아이의 국어교과서를 꼼꼼히 읽으라는 것. 교과서에는 초등 논술에 적합한 내용들이 모두 나타나 있다. 둘째는 가정에서 서로 의사소통하는 대화를 가지라는 것이다.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의사소통을 하면서 아이가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의 주장을 합리적으로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셋째는 뉴스·신문·대담프로그램을 아이와 함께 보고 시청하는 것이다. 방송이나 신문에서 어떻게 각자의 주장을 펼치고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지 직접 학부모와 함께 보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신문 사설 이렇게 활용하라

① 모르는 단어 찾기 읽다가 모르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 정확한 뜻을 바르게 이해한다. 그래야 내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② 읽고 나서 이해한 내용 발표하기 사설의 내용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그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발표한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그 사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③ 중요한 부분이 어디인지 찾아 표시하기 사설에는 반드시 주장이나 결론이 있다. 그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④ 사설을 200자 정도로 요약해서 발표하기 사설의 내용을 요약한다. 요약을 하려면 주장하는 내용과 이유를 찾아야 한다.

⑤ 사설의 내용이 찬성인지 반대인지 확인하기 사설의 내용은 세상의 문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의 의견을 나타낼 때가 많다. 읽은 사설이 어떤 문제에 대해 반대하려는 것인지, 찬성하려는 것인지 반드시 확인한다.

⑥ 사설을 참고로 해서 그 사건이나 주제에 대해 의견 쓰기 같은 날 신문에서 사설의 주제와 관련이 있는 기사를 읽어보면 이해가 빨라진다.

⑦ 사설에 관련된 최근 기사 찾기 신문을 보면 사설에 관련된 기사가 분명히 있다. 그 기사의 내용을 참고로 해서 다시 읽고 확인해본다.

⑧ 다른 신문에도 같은 내용의 사설이 있는지 조사하기 다른 신문에도 같은 주제의 사설이 있다면 그 사설은 매우 중요한 사건을 다룬 것이므로 다른 신문의 사설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⑨ 저녁 뉴스를 보고 다음날 사설에 실릴 만한 주제를 예측해보기 주요 주제를 찾고 확인하는데 필요하다. 사설의 주제를 예측하면 뉴스의 가치를 판단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

⑩ 사자성어나 속담, 격언 찾아보기 사설에서 이해를 돕기 위해 사용한 속담이나 고사성어 등을 잘 읽어보면 속담이나 고사성어의 사용처를 알게 되어 글쓰기에 도움을 받는다.

〈‘너 사설 나 논술’ 정리 인용〉


<윤호우 기자 hou@kyunghyang.com>
4. 논술의 정의와 필요 능력
글쓴이 : 운영자 글 올린 시간 : 2006-08-16 오전 9:42
영화 ‘친구’를 보셨나요? 조폭을 미화했다느니 잔인하다느니 말도 많았지만 그래도 재미는 있었잖아요? 왜 이 얘기를 꺼냈느냐 하면, 우리에게는 조폭들이 공포의 대상이지만 아마 개인적으로 친해지다 보면 그들에게서 인간미를 발견할 수도 있을 거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요.

여러분들이 ‘논술’에 대해서 잘 모르는 상태에서는 막연히 어렵게만 느껴지고, 골목길에서 조폭들을 만난 것처럼 두렵기만 하겠지만 친해지다 보면 논술이란 놈도 꽤 재미있는 친구랍니다.




원장이 앞에서 논술의 개념을 설명했지만 피부에 확 와 닿지는 않을 거예요. 오히려 논술이 무엇인지를 대략 알고 나니 더 어렵게 느껴진다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ㅠ ㅠ 그러나 그것은 당연한 얘기지 않겠습니까? 논술이 무엇인지 아직도 구체적으로 설명을 다 한 것도 아니고, 또 개념을 안다는 것과 논술문을 쓸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이니까요.

이제 어떻게 해야 논술 공부를 제대로 하는 것인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조금은 긴장하셔야죠? ㅋ ㅋ ㅋ

논술의 정의 :
논술자 자신의 견해나 주장에 대하여 ⓑ이치에 맞는 논거를 제시하면서 ⓒ짜임새 있게 적은 글

앞에서 원장이 논술에 대해 내렸던 정의를 다시 적어 봤습니다. 복습을 겸해서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기억력이 나쁜 사람들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고요. ㅎ ㅎ ㅎ사실은 이 논술의 정의에서 중요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논술을 잘 하기 위해서는 어떤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지가 나타나 있으니까요.

a. 논술자 자신의 견해나 주장


일반적인 글쓰기라면 필자가 주제를 맘대로 정하겠지만 논술시험에서는 논술자가 맘대로 주제를 정하는 것이 아니겠죠? 그것을 파악해 내자면 문제를 분석하는 능력(이해분석력)이 있어야 하고, 제시문을 읽어 낼 능력(독해력-이것도 결국은 이해분석력의 범주임)도 있어야 합니다.

또, 그 주제에 맞는 자신만의 주장을 생각해 내자면, 하게 될 주장이 옳으냐 그르냐를 판단하는 능력(비판력)이 우선되어야 하고, 그것이 남들 것과의 차별성이 있느냐를 판단하는 능력(창의력)이 있어야 합니다.

b.이치에 맞는 논거를 제시


논거에는 실제로 있었던 일을 증거로 내세우는 ‘사실 논거’가 있고, 유명한 사람의 말이나 글을 인용하는 ‘소견 논거’가 있답니다. 이런 논거들을 제시하자면, 배경지식이 풍부할수록 좋고, 그것과 논제와의 관계를 유추하여 이치에 맞게 짜맞출 수 있는 능력(비판·논증력)이 필요하지요.

c.짜임새 있게 적은 글


‘개요짜기’란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흔히 ‘개요’를 ‘글의 설계도’라고 비유적으로 말하기도 하지요. 설계도 없이 집을 짓다보면 제대로 된 집이 나올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개요 없이 글을 쓰다보면 그 글에서 담아내고자 하는 뜻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좋은 글을 쓸 수가 없게 됩니다.

특히 논술 시험은 분량을 한정지어 놓기 때문에 개요가 없으면 분량도 맞춰내기가 어렵게 되지요. 어떤 장르의 글이건 시작이 있고 끝이 있게 마련입니다. 시작을 시작답게 끝을 끝답게 하기 위해서라도 개요를 잘 짜야 한답니다. 개요짜기에 대해서는 뒤에서 원장이 창안한 ‘O.L.기법’으로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아무튼 개요짜기를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구성 능력이라 하겠는데, 크게 보면 얼마나 논리 정연하게 주장의 타당성을 증명해 보이느냐 하는 능력이므로 ‘논증력’의 범주에 넣을 수 있겠죠.

논술의 정의를 내려 봤고, 그에 따라 필요한 능력들을 살펴봤습니다. 이것을 간단히 도표로 정리해 보죠.










5. 논술문은 균형미있는 피라미드다
글쓴이 : 최경진 글 올린 시간 : 2006-08-18 오후 3:59
2.5t의 바위를 230만 개나 쌓아서 만들었다는 쿠푸왕의 무덤인 대(大)피라미드! 그것은 바로 논술문입니다.

몇년전에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라는 모 침대 회사의 광고가 있었고, 그것을 본 어떤 저초딩(통신어에서 이런 말도 쓰는지 모르겠군요.


앞으로 초등학교 1,2학년 정도 아이들은 저초딩이라고 하죠 뭐.
그런데 실제 논술문에서는 통신어나 외계어는 절대로 사용하지 마세요.)이 “다음 중 가구가 아닌 것을 고르시오.”라는 시험 문제에서 침대에 ‘O표’를 했다는 우스운 일이 있었죠?

이 칼럼을 보고 “피라미드는 논술문이다”라는 한심한 친구는 없기를 바라고요....ㅋㅋㅋ
여러분은 피라미드 사진을 보면 뭘 느끼세요? 원장은 “아-!”하고 일단 탄식을 먼저 하죠. 다른 이유보다도 피라미드가 가지고 있는 균형미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논술문 중에서 이렇게 균형잡힌 글을 읽을 기회가 과연 언제나 찾아올까? 하고요.

이전 글에서 논술에서 필요한 능력들을 정리해 봤는데요, 그것들을 다시 간단히 나타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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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것입니다. 논술문은 이 네 가지 능력들이 골고루 발휘되어 떠받쳐주는 균형미 있는글이라야 됩니다.“논술문의 균형미”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다음 회부터는 연재 계획을 약간 수정하여 “논술 공부의 효과적 방법”부터 싣겠습니다. 중앙일본논술능력시험에 접수한 학생들이나 단체접수를 한 곳에서 “어떻게 하면 남은 기간에라도 논술 공부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가?”, “이 시험의 특별 대비법은 없는가?”, “우리 학교 학생들의 합격률을 높이고 싶다. 방학 중에 시킬 수 있는 공부는 뭔가?” 등등의 요청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통하여 열심히 준비하시고, 좋은 성적 거두시길 바랍니다.
3. 논술, 좀 더 뜯어보기
글쓴이 : 조광제 글 올린 시간 : 2006-08-08 오전 9:45
낮에 첫 대면을 했던 사람의 얼굴을 잠자리에 누워서 떠올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특히 쌍꺼풀 수술이라도 했는데 아직 자리잡지 못하여 마주보기에 부담스러웠던 얼굴이라면 되살려내기가 더욱 어려울 겁니다. 퉁퉁 부은 눈두덩이나 기억날까... ㅎ ㅎ ㅎ 여러분들도 원장이 쓴 앞의 내용들이 기억 속에 별로 안 남아 있죠?
논술이란 것을 처음 대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더 생각이 잘 나지 않을 것입니다.논술은 쉬운 것이란 말이나 기억이 날런지... 논술이란 놈의 얼굴을 확실히 익히기 위해 조금만 더 뜯어봅시다.



논리적으로 서술한 글’이란 말을 좀 더 곱씹어 봐야겠군요.
논술에서 요구하는 ‘논리적’이란 것은 앞에서 밝혔듯 내용이 이치에 맞아야 한다는 것과 그런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하여 논술문 전체의 짜임새를 아귀가 맞게 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논술의 이러한 성질들을 내용의 논리성, 그리고 표현(글의 전개)의 논리성이라 합니다. 이 두 가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논술의 생명은 바로 이 논리성에 있는 것이니만큼 많은 분량을 이것에 대한 설명에 할애해야 할 것 같군요.


다음으로는 ‘서술’이란 말인데, 이것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어떤 사실에 대하여 차례를 좇아 적음”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서술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 속에 ‘차례를 좇아’란 말이 들어감으로써 표현의 논리성이 한 번 더 강조되어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그러면 이제 위의 내용을 이용하여 논술이란 단어를 풀어서 적어 봅시다. “이치에 맞는 내용을 차례를 좇아 적은 글”이 되겠죠? 맞습니다. 일단 맞고요-. 그러나 뭔가 빠진 게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 이유는 ‘이치에 맞는 내용’에 대해 구체적이지 못해서 그런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이치에 맞는 내용’이란?

바로 이 ‘이치에 맞는’이란 말 때문에 논술에서 펼쳐내는 생각들은 보편타당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누가 보더라도 ‘맞아, 이럴 수도 있겠군.’하는 반응을 불러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따라서 논술에서는 남들이 수긍할 수 없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다음으로는 이 말에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속뜻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즉, ‘이치에 맞는 내용’ 중에는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일이라서 이치에 맞거나, 누군가의 연구 결과에 의해 입증되었기 때문에 이치에 맞는 그런 내용들을 다루어야 한다는 의미가 숨어 있는 것이지요.이런 내용들을 글 속에 제시하게 되면 그것을 ‘논거’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치에 맞는 내용’이란 말 속에는 논거를 제시하라는 말이 포함되어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이치에 맞는 내용’이란 말은 ‘논술자의 생각이나 주장을’이라는 뜻이 생략되어 있기도 하답니다. 왜냐하면 어떤 장르의 글이 됐건 주제가 담겨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논술자의 생각이나 주장’이 그 논술문의 주제가 될 것이므로 굳이 조건으로 넣지 않았더라도 논술문을 쓸 때는 논술자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밝혀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논술자의 생각이나 주장’이 갖추어야 할 조건이 있습니다. 즉, 남들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뻔한 말이 아니라 그 논술자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바라본 독특한 견해를 제시하란 것입니다. 이 조건이 갖추어지면 ‘창의적인 글’이 되지요. 다만, 앞에서도 밝혔듯이 논술문에서 요구하는 창의성은 보편타당한 것이어야 합니다.


이제 위의 모든 내용들을 종합하여 논술에 대한 정의를 내려 보겠습니다. 논술이란 “논술자의 독창성 있는 견해나 주장에 대하여 이치에 맞는 논거를 제시하면서 짜임새 있게 적은 글" 이 되겠습니다.

여기저기서 논술, 논술해도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명확한 뜻을 몰랐는데 이제 우리 회원들께서는 최소한 그런 일은 없겠죠?

조광제 중앙일보 논술평가원장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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