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재미있는 그림읽기 13<어린이 강원 2015.7.1>

 

원색 보따리의 비밀 '이사'

 

 오순환 '이사'

 

 

 

한 가족이 이사를 가네요.

이삿짐은 보잘 것 없는 살림 보따리 몇 개가 전부입니다.

다닥다닥 비탈의 함석지붕들

반길수 없는 안타까움에 한숨만 흘리고

삐거덕 삐거덕 가파른길에

낡은 바퀴가 힘에 겹습니다.

 

어디까지 더 올라가나요

꼭대기로 꼭대기로 올라가는

이 식구의 딱한 사정은

무엇인가요?

 

작가는 이 쓸쓸한 풍경을 무채색으로 칠했습니다.

집도

길도

사람도

나무도

하늘까지도 온통 회색색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유난히 눈에 띄는 것이 있네요.

초라한 짐 보따리 몇개가

빨강, 노랑, 초록으로 선명합니다.

 

작가의 의도가 궁금하네요

속에 도대체 무엇이 들어 있기에

원색으로 칠했을까요?

마음대로 상상해보시기 바랍니다.

 

 

<어린이강원 2015.7.1 정라초 황흥진>

 

 

 

 

 

<쉽고 재미있는 그림읽기 13>

행복한 눈물

 

* 행복 오늘의 풍요

행복한 눈물’2007년도에 어떤 재벌이 불법자금으로 구입했다는 의혹으로 갑자기 유명해진 작품입니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 세상모습을 보면 이 작품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먼저 제목을 보겠습니다. 행복과 눈물은 서로 반대의 의미를 갖고 있는데요. 반대의 뜻을 가진 두 낱말을 하나의 제목으로 만들었습니다. 작가의 의도가 궁금해집니다.

 

화면가득 얼굴을 보니 매우 세련된 현대 도시의 여성입니다. 빨갛게 염색한 머리와 정밀하게 다듬은 손톱의 매니큐어가 유난히 반짝입니다. 또 짙은 속눈썹과 쌍꺼풀은 조각한 듯 인상적이고 아름답습니다. 한눈에 봐도 현대의 풍요와 문명을 마음껏 누리는 행복한 인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표현기법을 한번 볼까요. 위 작품의 얼굴부분을 자세히 살펴보세요. 특이 하게도 피부표면을 수많은 망점으로 표현했습니다. 이 망점은 영어로 픽셀(pixel)또는 바이트(bite)라고 하는데요, 디지털을 나타내는 단위랍니다.

 

디지털이란 21세기 문명과 대량생산의 기본 방식으로, 우리가 배우는 교과서의 인쇄, 사진, 영화 등이 모두 디지털 방식이고요, 우리 친구들이 갖고 싶어 하는 스마트 폰 역시 디지털입니다. 디지털 체계는 현대의 모든 과정에 관여하여 우리의 편리와 풍요를 가능하게 하였고 오늘날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즈음 세대를 디지털세대라고도 말 한답니다. 따라서 작품 제목의 행복과 얼굴의 망점표현에서 오늘 날의 풍요로운 행복으로 우선 정리해 보겠습니다.

 

* 망점 성형열풍

, 디지털이라 불리는 이 망점에 대하여 좀 더 이야기 해볼까요. 디지털방식은 세상의 모든 대상을 오직 2진법으로 일괄 처리하고 있는데요, 이 작품에서도 인물의 개성적인 얼굴 표정과 섬세한 이미지를 무시하고, 완전 망점으로 처리했습니다. 결과로 인간 개인의 고유한 감성과 표정은 모두 실종되고 말았네요. 물론 작가의 치밀한 의도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 사례 하나를 소개합니다. 최근 갑자기 불어 닥친 성형열풍은 아무리 생각해도 정도가 너무 지나칩니다. 아무런 의학적 이유 없이 부모로 부터 물려받은 각자의 고유한 모습을 단칼에 지워버리는 일에 너도 나도 줄을 섰다는 이야기입니다.

연예인들의 눈, , 입 등으로 복제 해달라는 것이죠. 대한민국의 성형 열풍은 이미 세계 최고의 성형 선진국으로 인정되었고요, 우리의 첨단 성형기술은 범죄자의 위장 수단으로도 발전하고 있답니다. 참으로 부끄럽고 슬픈 현실입니다.

 

* 눈물 인간성 상실

이번에는 눈물에 대하여 살펴보죠. 디지털의 대량생산은 우리가 갖고 싶은 물질과 욕망을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도 발생하였죠.

 

디지털시스템은 사람들의 노동현장을 자동화와 로봇으로 대신하게 하였는데요, 이런 결과로 생긴 인간의 편안함은, 엉뚱하게도 황금만능과 쾌락으로 변질되고 있답니다.

예를 들기도 끔찍한 일은 바로 며칠 전, 어버이날을 앞두고 벌어진 사건입니다. 아버지의 돈을 빼앗기 위해 남도 아닌, 형제자매들이 공모하여 아버지를 죽이려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입니다.

 

또 한달 전 어떤 기업가가 조사를 받던 중 자살하였는데 이 사건에 얽혀있는 우리 정치지도자들의 추악한 사실을 조사하느라 대한민국이 시끄럽습니다. 관련자들은 모두 부인하고 있는데요, 만약 사실이라면 선생님은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심정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우리가 제일 유명하다는 대학들을 모두 나왔고요,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 잘하고, 똑똑하고, 예의 바른 학생으로 부모 선생님 이웃으로 부터 자자하게 들었을 칭찬을 생각하면 학교의 선생님으로서 어떻게 가르쳐야 되는가에 대한 회의가 옵니다.

 

이밖에도 가정파괴, 환경파괴, 빈부격차, 사이버 폭력, 해킹, 자살 등 곳곳에서 터지는 현대의 문제는 그 정도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또 이 모든 것의 원인은 부족과 빈곤이 아니라, 넘쳐나는 풍요가 그 원인이라고 하니 우리친구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행복한 눈물의 가치

이렇듯 행복한 눈물은 오늘날의 각종 문제들을 눈물로 경고합니다. 사실, 우리친구들은 가로 세로 90센티미터에 만화처럼 단순하게 그려진 이 그림의 가격이 100억 원이라는 사실은 좀 심하다는 생각을 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우리사회를 티끌만큼이라도 변화시킬 힘이 있다면 100억이 아니라, 100조를 능가하고, 어쩌면 금액으로 계산될 수 없는 보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제는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 호날두가 네팔지진 이재민을 위해 86억 원을 기부했다고 합니다. 우리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께서도 500만원이라는 성금을 기탁하셨고요, 또 연세대학에서는 연세우유 2만 개를 네팔 어린이에게 보냈답니다. 모두 모두 화이팅! 입니다.

오늘 우리 친구들이 행복한 눈물을 보면서 눈물의 의미뿐 만 아니라, 눈물을 멈추게 할 우리의 변화까지 그려보면 좋겠습니다. ‘행복한 미소이면 더 좋겠죠.

 

<정라초등학교 교사 황흥진>

<어린이 강원일보2015.12.5  쉽고재미있는 그림읽기12>

세종문화 예술회관 2015.2 살가두 사진전 빙하와 펭귄

 

그럼 내가 먼저 내려갈게! 이얏!

 

매서운 강풍은 오늘도 계속 되었습니다.

며칠 동안이나 물고기 사냥을 하지 못한 펭귄들이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조심조심 빙하언덕 아래로 내려옵니다.

그러나 금방이라도 집어 삼킬 듯 거센 파도에 그 누구도 뛰어 들지 못합니다.

, 오늘도 안 되겠어. 돌아가자

안돼! 오늘도 먹이를 못 구하면 우리 새끼들 다 굶어 죽는다 말이야

그럼, 네가 앞장 서 보라구

야아, 밀지 마

애들아,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파도가 곧 잠잠해질 거야

, 하늘도 정말 무심하시지

순간 아니다 다를까 집채보다 더 큰 파도가 우르르 쾅하며 빙하를 때리고 부서집니다.

으악, 무서워 나 살려!”

겁에 질린 펭귄 한마리가 돌아서 고개를 쳐 박고 부르르 뜹니다.

어떤 펭귄은 모든 것을 체념했는지 바다와 방향을 돌리고 

, 난 도저히 안 되겠어, 그냥 집으로 갈래

하고 오늘도 먹이 사냥을 포기합니다. 

이 때였습니다. 중간 쯤 서 있던 덩치 제일 작은 펭귄이 갑자기 뒤뚱뒤뚱 미끄러져 내려오더니

그럼 내가 먼저 내려갈게! 이얏!”

하고 그대로 파도 속을 뛰어 들었습니다.

모두들 눈이 휘둥그래졌습니다.

, 정말 대단하다! 최고다!”

친구들은 박수를 쳤고,

이때서야 모두들 첨벙 첨벙 바다로 뛰어들었습니다.

 

<2015.12.5 정라초등학교 교사 황흥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고무판화 ‘을미만복(乙未滿福)’   2015 황흥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어린이 강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친구들 모두 한 학년씩 진급 했죠, 축하드리고요 새해 복도 많이 받으세요. 선생님이 지금 새해 인사를 했는데요, 사실은 새해가 아니라, 벌써 3월입니다. 달력의 새해는 11일에 시작되지만, 학교생활을 주로 하는 여러분과 선생님의 새해는 어쩌면 3월이 아닌가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3월이 되어야 새 학년이 되고요, 새 친구, 새 교과서, 새 교실, 그리고 선생님도 새로 만나게 되고, 모든 것이 새롭게 바뀌죠. 선생님은 학교도 새 학교로 옮겼답니다. 이렇게 우리에게 3월은 마치 새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의 새해 3월에 우리친구들에게 선생님이 새해 선물을 준비 했습니다. 다름 아닌 위의 선생님 판화 작품 복덩이 양입니다. 올해 2015년은 을미년 양띠 해이기 때문이죠.

 

을미년(乙未年)? 

 

  옛날 석가가 세상을 하직할 때에 모든 동물들을 다 불러 모았는데, 열 두 동물만이 모였다고 합니다. 이때 도착한 동물의 순서에 따라 해()의 이름을 붙여 주었는데, 쥐가 가장 먼저 왔고 다음에는 소가 왔답니다. 그리고 도착 순서에 따라 호랑이, 토끼, , , , , 원숭이, , , 돼지에게 해()의 이름을 붙여 주었고 이것이 오늘날의 12지신이 되었습니다. 그 순서로 올해 2015년은 을미년의 양띠 해가 된 것입니다.

 

* 을미만복(乙未滿福):을미년에 복이 가득하기를 바람

 

모든 것을 희생한 양

양은 인간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함.

 

   양() 정말 고마운 동물입니다. ()은 태초부터 우리에게 고기와 우유를 주었고, 털과 가죽으로 우리를 따뜻하게 감싸 주었습니다. 추수감사절이 되면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기꺼이 목숨을 바쳐 하늘에 올리는 제물이 되었습니다. 몽고에서는 지금까지도 양()의 똥을 비료와 땔감으로 사용하고 있는 등, 양의 모든 것은 인간을 위해 희생합니다. 그리고 양()의 이야기는 왕들의 신화에도 종종 등장하는데요, 이성계가 왕이 되기 전 시골에 살았을 때, ()의 뿔과 꼬리가 떨어져 나가는 꿈을 꾸었습니다. 이 꿈을 들은 무학대사는 양()의 두 뿔과 꼬리가 떨어지면 당연히 임금()이 된다고 하였고, 그 후 이성계는 정말 조선의 태조 임금님이 되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양 양,            착할 선             옳을 의           아름다울 미

   또 양()은 좋은 뜻으로 사용되는 많은 글자의 바탕이 됩니다. 착하다는 선()자와 옳을 의()자의 기본이 되고, 엄마의 몸에서 탄생되는 생명의 필수인 양수(羊水)의 글자로도 사용 된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양()을 기본으로 하는 많은 글자 중에서, 아름다울 ()자에 관하여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요. 선생님은 새 학년 첫 미술시간이 되면, 그 때마다 빼먹지 않는 질문이 있답니다. 그 질문은 바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무엇인가요?’입니다. 이 물음에 우리 친구들의 대답은 멋있는 것, 예쁜 것, 귀여운 것, 매우 큰 것, 아주 작은 것, 날씬 한 것, 깨끗한 것 등 매우 다양한데요, 여러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뚱뚱한 것이 아름답다.

제사상 : 가장 큰 고기와 과일을 신과 조상께 먼저 올림

 

  ()자의 유래를 보면 우리 조상들은 무엇을 가장 아름답다고 했는지 짐작할 수 있답니다. 미()란 양()중에서도 가장 큰 양(+=)이라고 했는데요우리 한글 아름다움'의 뜻도 두 팔을 벌려 가득하다는 뜻으로 날씬하거나 예쁘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뚱뚱하고 풍성하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옛날 우리의 조상들은 한해 농사를 끝낸 후, 가장 살찌고 풍성한()을 골랐답니다. 그런데 이것은 우리 조상들이 배불리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사에 올리기 위해서였는데요, 고기 과일 곡식 등 크고 풍성한 것은 모두 신과 자연 그리고 하늘의 조상께 우선 올리는 절차와 과정을, 가장 아름답고 이상적인 가치로 여겼음을 알수 있습니다. 땀의 대가로 주어진 수확의 기쁨을 자신보다 자연과 신의 덕으로 돌리는 겸손과 감사의 마음은 오늘날 제사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미()의 유래를 보면 우리가 어떤 예술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깨닫게 합니다.

  이처럼 ()만큼 우리 인간에게 의미 있고 고마운 동물이 또 있을까요? 성품도 순하고 착해서 무리지어 살지만 다투고 싸우는 법이 없답니다. 이 복덩이 양이 12년 만에 우리에게 왔습니다. 새해 우리 모두 양처럼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라초등학교 교사황흥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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